아시아의 사회혁신을 곁에서 보다

‘사회혁신’이라는 단어는 알 수 있을 듯 없을 듯 오묘한 단어로 느껴진다. 나는 지난 11월17일~19일 아시아 사회혁신가들이 모여 그 오묘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아니스 (Asia Ngo Innovation Summit)에 참여했다.


특히 이번 아니스에서 ‘아시아 사회혁신의 7가지 특징’을 경험할 수 있었다. 7가지 특징 중 나의 관심을 끈 것은 ‘시민이 주체가 되다’였다. 시민은 불편함을 직접 경험하는 사람이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주체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들의 커뮤니티가 구성되고, 자립 가능한 대안적 생태계가 조성된다는 것이다. ‘아래로부터의 행동’ 그 자체가 나에게 희망이고 따스함으로 다가왔다.

방글라데시 BRAC(Bangladesh Rehabilitation Assistance Committee)의 사회혁신은 모바일 머니에 있었다. 모바일 머니는 사회적 약자와 일반 시민 모두 유용하게 사용 가능한 도구이다. 가난한 가정에게는 모바일 머니로 유연한 소액 보험을 이용하게 도왔다. 재해 발생 시 화폐로 기부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개인 휴대폰 기부 플랫폼도 구축되어 있다. 그들의 정서에 맞는 문화와 관습이 있듯이 사회혁신도 사회 모습에 맞게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서울에서 태어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생을 서울에서 지내며 살아 간다. 그런데 바쁜 일상 때문에 서울의 변화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정신 없이 돌아가는 서울이라는 도시에도 사회혁신이 깃들여 있었다. N버스와 지하철 환승역의 국악 알림과 같은 작은 변화는 서울 시민들의 아이디어로 이뤄진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서울은 어떻게 변할까? 기대감이 상승되는 시간이었다.

아니스에 모인 사람들은 한국인을 비롯해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었다. 문화, 역사, 정치, 언어 또한 다양했다. 서로의 다름에 대해 마음을 열지 않으면, 궁금증도 없었을 것이다. 이번 아니스에서 진행된 피시볼 대화에서는 대담한 질문과 진솔한 답변이 오갔다.


‘사회혁신’이라는 단어는 나를 포함한 청년들에게 매우 낯설게 느껴진다. 이미 한국 사회 곳곳에서도 사회혁신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말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스펙을 쌓고, 끊임없는 경쟁을 하는 청년들이 느끼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혁신’은 무엇일까? 청년들이 그 사회혁신의 주체가 될 수는 없을까? 그 사회혁신의 끝에는 누구나 희망을 꿈꿀 수 있는 세상이 있기를 바란다.

글_ 원소영 (34기 사회혁신센터 인턴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