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관클럽

 

목민관클럽은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모인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모임입니다. 지방자치 현안 및 새로운 정책 이슈를 다루는 격월 정기포럼을 개최하며, 매월 정기포럼 후기 및 지방자치 소식을 담은 웹진을 발행합니다. 월 2회 진행되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인터뷰를 통해 지방자치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서울 철거민 수용을 위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도시 성남은 마치 한국의 축소판 같다. 70년대 초 신도시 (현재의 구도심) 조성, 90년대 초 분당신도시, 2000년대 말의 판교신도시 개발 및 도시재개발의 역사를 그대로 안고 있으며, 지역 간 격차와 계층 간 갈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전국 지자체 최초의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 시 집행부와 시의회의 잦은 갈등 등으로 우여곡절이 많은 도시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성남이 재정 건전성 확보와 투명 행정을 통해 ‘시민이 행복한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을 만났다.

윤석인 희망제작소 소장(이하 윤) : 목민관클럽 회원 분들께 드리는 인사말씀과 성남시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하 이) : 지역의 다양성에 기초한 정책을 개발하고, 상호교류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목민관클럽의 회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시장에 취임한 지 어느덧 2년10개월이 되었네요. 시간이 참 빠르게 흐른 것 같습니다. 다들 잘 알고 계시겠지만, 우리 성남시는 역사 속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도시가 아닙니다. 서울 철거민 수용을 위해 만들어진 본시가지와 강남의 주택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분당, 판교신도시로 구성되어 있죠. 도시재개발의 역사를 안고 있다 보니 우리 시는 마치 한국의 축소판 같아요. 지역 간 격차가 크고요. 계층 간 갈등의 골도 상당히 깊죠. 하지만 서울과 가깝고 사회적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입니다.


윤 : 민선 5기 출범 당시 성남은 시급한 현안이 많은 상태였습니다. 어려운 현안을 잘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그동안 어떤 성과를 거두셨는지요?

이 : 취임 후 지금까지 정말 쉬지 않고 달려왔어요. 특히 재정 건전화와 행정 투명성 확보, 복지, 일자리 확충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본시가지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성남시립의료원 설립의 기틀도 마련했지요. 시민의 목소리를 행정에 반영하기 위해 1일명예시장제도, 시정모니터, SNS 실시간 소통 등도 진행해 왔습니다. 덕분에 2012년에는 ‘노인일자리사업종합평가’에서 전국 최우수상을 수상했고요. ‘전국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일자리 창출분야의 최우수상도 수상했습니다.

재정건전성의 중요성을 일깨우다

윤 : 임기 초, 재정과 관련된 어려움이 많으셨죠? 판교특별회계 전입금에 대해 모라토리엄(지불유예)도 선언하셨는데요. 후유증이 엄청났을 것 같아요.

이 : 당시 공식, 비공식 부채가 총 7천억 원이 넘었어요. 부동산경기 침체 등으로 세금 수입도 감소한 상태였죠. 때문에 모라토리엄 선언은 불가피한 결정이었습니다. 애초 성남시 재정의 기초체력은 튼튼했는데,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것이었죠. 제가 2010년 7월 1일에 취임했는데요, 그 해에만 1365억 원을 갚아야 했어요. 이에 과장급 이상 전 공무원들을 모아놓고 5천만 원 이상 되는 모든 사업에 대해 한 달 동안 집중적으로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를 실시했습니다. 토론을 통해 원안대로 추진, 사업규모 축소(예산 감축), 사업 연기, 사업 취소 등 4가지로 분류한 것이죠. 그 결과 특히 많은 토목사업들이 축소 내지 연기, 취소됐어요. 이렇듯 긴축재정 운영을 통해 1365억 원의 부채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판교특별회계 전입금 5400억 원 상환을 위해 2012년까지 1157억 원의 지방채를 발행했고요. 독감예방접종, 지하차도관리 등 민간위탁으로 진행되던 사업을 시 직영으로 바꾸었고, 공원 조성 등의 대단위 투자사업도 축소 혹은 시기조정을 하여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판교특별회계 내의 재산매각도 더해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총 2839억 원을 상환했어요. 2013년에도 다양한 예산절감 시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총 6224억 원을 갚았습니다. 원래는 비공식부채를 2014년까지 상환할 예정이었는데 판교특별회계의 부동산 매각을 통해 올해 안으로 모두 끝내려고 해요. 당시 성남의 사례는 전국적으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는데요. 하지만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상태를 점검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윤 : 고생이 많으셨겠습니다. 재정 건전성 확보뿐만 아니라 투명행정을 위해서도 다양한 노력을 해오셨지요? 상도 많이 받으셨던데요. 2012년에는 국민권익위원회의 ‘반부패 경쟁력 평가’에서 성남시가 우수기관 등급을 받았고, 2013년에는 시장님께서 ‘2013 한국을 빛낸 창조경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하셨습니다. 그동안 어떤 노력을 해 오셨는지요?

이 : 재정 안정화, 성남시민기업과 사회적기업 창업모델의 지속적인 발굴과 육성, 산업 간 네트워크 강화, 판교테크노밸리를 산업육성 핵심 거점으로 조성하는 등 청년부터 노인까지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이 인정받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SNS를 통해 시민의 의견을 직접 수렴하고, 시장집무실 CCTV 설치, 인사업무개선 등 반부패 의지와 노력으로 청렴의식을 개선한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행정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려 합니다. 이를 위해 ‘제3섹터와의 청렴실천협의회’를 구성하여 내부청렴도를 제고하려고요. 또한 시민청렴평가단을 구성하여 공직사회의 청렴도를 시민들이 직접 평가할 수 있는 제도도 추진하려 합니다.

시민이 주인인 기업, 성남시민기업

윤 : 성남시민기업을 언급하셨는데요. 이름이 독특합니다. 조금 상세하게 소개해 주시지요.

이 : 그동안 기업은 돈벌이에 많은 비중을 할애하다보니 비인간적인 요소가 많이 노출됐어요. 하지만 기업이 반드시 돈벌이만 해야 하는 게 아니거든요. 공익목적의 기업도 있죠. 이런 취지에서 시민기업을 만들게 된 거죠. 얼핏 보면 사회적기업과 비슷해 보이는데요. 사회적기업은 기업 운영에 대한 경험과 인적, 물적 자원이 부족해서 지나치게 의존적인 성향이 강해요. 따라서 사회적기업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우리 지역에 맞는 기업 모델의 하나로 시민이 주주나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시민기업을 만들게 된 거죠. 하지만 민간영역에서 일반 기업과 곧바로 경쟁을 시작하면 도태될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우선 공공영역의 사업에 참여하게 한 후 민간으로 진출시키자는 생각이었어요.

또한 예산은 모두 시민의 것이잖아요. 때문에 예산을 집행하면서 발생하는 일자리를 시민기업을 통해 시민에게 돌려주자는 생각이었죠. 공공영역에서의 일자리는 상품개발, 기술개발, 판로개척 등의 어려운 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거든요. 계약만 하면 되는 거예요. 그런데 이게 용역이라는 형태로 특정 인맥과 기업들의 이권 사업화가 되어 있어서 문제죠. 저는 시민기업을 통해 이런 것을 방지하고자 했습니다. 중간 용역회사를 없애고 시와 일하는 사람이 직접 계약을 하는 것이에요. 청소, 경비, 조경, 정비 등에 있어 시민기업을 활용했습니다. 사실 시민기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협동조합 형태가 가장 좋아요. 하지만 당시에는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전이라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없었어요.

따라서 시민기업을 내용은 협동조합이지만 형식은 주식회사의 성격으로 운영하게 된 거죠. 시민기업의 주주와 근로자 대부분은 성남시민인데요. 근로자가 경영에 참여하다보니 자긍심도 고취할 수 있고, 복리후생이 개선되는 효과도 거두고 있습니다. 시민예산으로 시행되는 공공사업의 수익이 지역으로 환원되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측면도 있고요. 현재 성남에서 운영되고 있는 시민기업은 모두 30개입니다. 591명이 종사하고 있고요.

윤 : 많은 시민기업이 있군요. 소개하고 싶은 시민기업은 없나요?

이 : 성남시민버스와 청소회사가 대표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 사례예요. 특히 성남시민버스는 운전자들이 만든 시민기업인데요. 주주는 모두 97명으로 시민과 운전기사로 구성돼 있어요. 그 중 성남시민이 90명입니다. 고용자 가운데 취약계층이 23명이에요. 또한 3교대 7시간 근무가 원칙인데요. 개인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적어지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수익이 고루 분배되는 장점을 갖고 있죠.

”사용자
윤 :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성남 시민이 할 수 있는 성남표 일자리 정책’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열심히 노력하신 덕분에 이런 결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시에서 발주하는 1억 원 이상의 건설공사에 성남시민 50% 이상을 의무고용하게 하는 ‘시민우선고용제’도 있던데요.

이 : 성남은 건설일용직 근로자가 많은 도시예요. 그래서 취임 후에 성남시 공사계약 특수조건을 개정해서 각 사업장에 성남 시민을 50% 이상 고용하도록 했죠. 2010년에는 47.2%였는데요. 2012년에는 62.5%까지 늘어나는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취임 이전에 비하면 성남시민의 고용률이 15.3%가 증가된 거죠. 앞으로도 고용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서 정당한 사유 없이 성남시민을 50% 이상 고용하지 않으면 제재 조치를 취할 예정이에요. 이를 통해 성남시민의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구도심과 신도심의 균형발전 위해

윤 : 성남의 수정구, 중원구는 본시가지이면서 대표적인 구도심이잖아요. 분당신도시가 생기면서 열악한 구 시가지가 되었는데요.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떤 사업을 하고 계신지요?

이 : 수정구와 중원구는 1960년대 말, 청계천의 무허가 판자촌을 철거하면서 그곳에 살고 있던 주민들을 수용하기 위해 만들어졌어요. 하지만 말씀하셨던 것처럼 분당과 판교신도시가 생기면서 상대적으로 열악해졌죠. 오랜 경기불황에 도시의 생동감을 잃어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커요. 이에 우리 시에서는 상권활성화전담기구를 시 출연 재단법인으로 설립하는 내용의 조례를 전국 최초로 제정, 공포했습니다. 이를 통해 ‘도심상권재생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상인들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의식혁신, 소셜마케팅, 고객서비스 등의 내용을 담은 상인대학도 개설했고요. 시장인 제가 명예학장직을 3년째 맡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소상인들이 자생할 수 있도록 협동조합 설립에도 적극 지원하고 있지요. 이런 노력 덕분인지, 다행히도 상권활성화사업이 추진 중인 구 시청 인근 공실률이 40% 가량 줄었어요. 매출도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고요. 현재는 수정, 중원, 분당 등 3개구를 11개 지구로 세분화해서 권역별 상권재생사업을 추진하려 준비 중입니다.

”사용자
윤 : 다행이네요. 그런데 분당신도시도 조성 20년이 넘으면서 주택 노후화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잖아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모델링 사업도 진행하고 있던데요.

이 : 성남에는 현재 15년 이상 경과된 공동주택이 전체 154개 단지, 10만3912 가구가 있는데요. 이 중 75%가 분당구에 있어요. 이에 ‘성남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지원에 관한 조례’를 시의회에 제출해놓은 상태입니다. 이 조례에는 리모델링지원센터와 기금 설치, 자문단 운영 등이 주요내용으로 담겨 있는데요. 리모델링지원센터에서는 단지 특성별 맞춤형 리모델링 시행방안의 연구개발과 함께 재정 지원을 위한 정책 연구개발을 추진하게 됩니다. 또한 리모델링기금을 통해 1단계로 10년 간 5천억 원을 조성하고, 2단계로 재건축연한이 도래할 때까지 총 1조 원의 기금을 확보해나갈 계획이에요.그동안 한국의 주택정책은 투기 중심이었습니다. 재건축이라는 게 사람이 살기 좋은 환경으로 개선하는 사업이 아니라 돈 버는 수단으로 전락해버린 거죠. 그렇다보니 전면 철거, 전면 재개발로 도심과밀화를 유발하는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했어요. 또한 최근에는 용적률이 높아져 더 이상의 철거 재개발은 불가능하게 됐습니다. 이런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리모델링으로 사업을 추진하게 됐어요. 리모델링은 재건축보다 사업진행 속도가 빠릅니다. 자원의 낭비도 덜하지요. 도심을 재생시킬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재정착율도 높여줍니다. 공동체 유지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갖고 있는 거죠. 앞으로의 주택정책은 철거(재개발)에서 리모델링으로 가야 합니다.

윤 : 리모델링을 해도 일반분양이 되나요?

이 : 원래는 가구 수 증가, 즉 증축개념이 들어가야 일반분양이 돼요. 이렇게 보면 리모델링은 일반분양이 되지 않습니다. 리모델링의 경우, 면적을 30% 정도 늘릴 수 있게 되어 있는데요. 저희는 면적만 늘리는 게 아니라 세대 수를 늘려서 일반분양도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존 세대는 면적을 늘리되, 건물 위로 세대를 더 늘리자고 주장한 거죠.

윤 : 이미 지어진 건물 위로 세대를 더 늘리게 될 경우, 안전 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이 : 물론 보강 작업이 필요합니다. 요즘은 지하주차장 밑에 지하주차장을 또 만드는 시대예요. 공법은 충분히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리모델링을 통해 세대수를 10% 정도 늘리고, 이를 일반분양하여 비용조달에도 도움이 되게 하자는 생각이었어요. 세대수 증가는 작년에 법률이 개정되어 허용되었습니다. 그런데 수직증축은 허용하지 않더라고요. 수평증축만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건 말이 안 되잖아요. 그래서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 왔는데요. 드디어 이번에 정부가 4.1 부동산대책을 통해 허용하기로 했어요. 수직증축은 소형아파트에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면적이 넓어지니까요. 더군다나 요즘 소형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잖아요. 하지만 대형아파트의 경우에는 큰 의미가 없어요. 오히려 매매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죠.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합니다. 현재 한솔마을 등은 이미 조합을 구성해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분당은 1기 신도시 중 대표 도시라고 할 수 있는데요. 리모델링을 통해 주거개선사업의 모범도시로 변모시키고자 합니다.

성남시립의료원 통해 공공의료의 모범사례 만들고자

윤 : 최근 진주의료원 사태 등으로 인해 공공의료와 의료복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성남시립의료원 설립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그동안 진통이 많았잖아요.

이 : 성남시립의료원과 관련된 논란은 제가 시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죠. 초기에는 의회에서 반대도 심했고, 심지어 조례 폐기까지 갔어요. 의료는 시민 생활에 꼭 필요한 요소인데, 정치적인 이유로 방해받는 것을 보고 속이 많이 상했습니다. 시장에 취임한 이후에도 의회의 반대가 심해서 고생을 많이 했어요. 지금은 다행히 잘 해결되어 예산도 편성되었고 착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올해 안으로는 착공하려고요. 하지만 그동안 많이 지연되다보니 공사비가 물가상승을 못 따라가는 문제가 발생해서 업체 선정이 계속 유찰되고 있습니다. 3번이나 유찰됐어요. 한 번 더 해보고 안 되면 수의계약할 생각입니다.

진주의료원 논란을 보면서 맘이 착잡했습니다. 저는 의료를 공공서비스의 일부로 보고 있거든요. 인간이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해주는 것이니까요. 따라서 단순한 경제논리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공공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지방의료원의 기능과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사람의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스포츠시설에는 재정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정작 질병을 치료해야 하는 의료기관에는 투자가 많이 안 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이 되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공공의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니까요. 저는 성남시립의료원을 통해 공공의료의 모범사례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사용자
광속행정으로 시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다

윤 :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주민들의 삶이 많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회복지서비스 확충과 지역공동체를 위한 보편적 복지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요. 성남에서도 다양한 복지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요?

이 : 최근 범죄율이 많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사회안전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우리 성남 시민들도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2012년 1월에 ‘SOS위기지원통합시스템’을 지자체 최초로 가동시켰습니다. 이 시스템은 휴일과 야간의 갑작스런 가정폭력, 유기, 학대 등으로 시설보호가 필요한 대상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는데요. 시와 경찰서, 소방서, 민간 사회복지기관 등이 통합적으로 대응하여 위기대상자를 원스톱으로 보호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198명을 보호했어요.저소득층의 자립, 자활을 위한 ‘행복?드림통장’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본인이 적립한 금액의 2배로 늘려주는 것인데요. 일시적인 후원이 아니라 근로 의지가 있는 저소득층의 희망을 북돋워준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현재 7기까지 진행됐는데요. 모두 6개 기관과 개인 2명이 총 600가구에 21억1천만 원의 후원을 했어요. 3년의 적립기간 이후에는 창업과 주택, 교육자금 등에 목돈으로 사용될 수 있게 할 예정입니다.

윤 : 스마트시대의 신문고라는 평가를 받는 성남의 ‘시민소통관제’가 재미있습니다. SNS의 쌍방향성과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이웃 같은 공직사회 이미지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던데요.

이 : 시의 행정이라는 게 시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것이잖아요. 그리고 이왕이면 되도록 많이, 그리고 빨리 반영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에 어떤 방법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SNS를 이용하기로 했어요. 현재 성남은 시 산하 전 부서에 1명씩, 총 135명의 SNS 시민소통관을 두고 있습니다. 전국 지자체 중에서 최초로 실시했는데 자리를 잘 잡고 있습니다. 민원이 빨리 처리돼서 광속행정이라는 별명도 붙었어요. 시민의 의견이 올라오면 3~4시간 안에 답변이 이뤄지고요. 민원은 보통 한나절이면 모두 처리됩니다. 지난해 8월부터 운영했는데요, 7개월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3천 건에 가까운 민원을 처리했습니다. 이런 노력 덕분에 2012년에는 경인일보의 히트상품 공모에서 자치단체 민원서비스 분야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를 비롯해 많은 지자체에서 벤치마킹도 하고 있고요.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시민과 시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윤 : 2013년 초 시의원의 등원거부로 준예산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2012년에도 시의회 의장 선출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는 등 성남시와 시의회의 갈등이 잦은 편인데요. 이로 인해 위례신도시 등의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의회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 같은데요.

이 : 지방의회와 지자체는 권력분립의 원칙 아래 상호견제와 균형을 기본원리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결기관과 집행기관으로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발전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갖고 있죠. 목표를 실현시킴에 있어 방법은 다소 다르지만 태생적 근거는 동일하기에 상생이 필연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시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서로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봐요. 이를 위해 의장단간담회, 상임위원회별 간담회, 정책협의회 등 ‘간담회를 통한 소통의 장’을 확대해나가고요. 지역현안에 대한 ‘사전설명회’를 통해 다각적인 의견교환과 상호협력체계를 구축해나가겠습니다. 또한 서로에 대한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시민과 시의 발전을 위해 더 큰 틀에서 사고하면서 시민이 원하는 품격 있고 건전한 관계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윤 : 남은 임기동안 중점적으로 진행하고자 하는 분야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이 : 취임 후 재정건전성 확보와 복지 등의 사업에 치중해왔는데요. 시 승격 40주년을 맞이한 올해부터는 창의교육도시사업, 문화, 예술, 체육 등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시책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나가려 합니다. 또한 최소한의 예산과 인력으로 도시개발공사를 설립하여 각종 개발사업의 이익을 시가 확보하려 합니다. 이를 통해 구 시가지의 재개발을 활성화하고요. 부족한 기반시설을 확보하는 데 수익을 재투자하여 시민들이 골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시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 본사, R&D센터, 벤처기업 유치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윤 : 마지막으로 목민관클럽 회원분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와 당부말씀 부탁드립니다.

이 : 지방자치의 주인은 시민입니다. 시민이 시정에 대해 당당하게 요구하고 주장하며 참여해야만 지방자치가 잘 실현될 수 있어요. 그동안 저는 시정을 바로세우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앞으로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민과 각계각층의 의견, 지혜를 모으는 데 총력을 기울이려 합니다. 이를 통해 시민이 행복한 성남, 시민이 주인인 성남을 만들려 합니다. 대한민국, 더 나아가 세계 최고의 명품도시인 성남을 만들고 싶어요. 지방자치를 바로세우고, 그 완성도를 높여나가는 길에 목민관클럽 회원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진행_ 윤석인 (희망제작소 소장)
정리_  최은영 (기획홍보실 연구원
bliss@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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