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대하는 청년의 자세

불확실한 현실 속, 과장된 불안을 긍정의 힘으로 바꾸고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힘’을 키우는 <청년인생학교>가 10월19일 문을 열었습니다. 청년들은 돈, 직업, 사랑, 주거(독립), 관계에 대하여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요? 그 현장을 공개합니다!

끝나지 않을 이야기

인생을 불태울 영혼의 ‘굳은 심지’를 세우기 위한 <청년인생학교>의 마지막 만남이 지난 11월 30일 토요일 희망제작소 4층 희망모울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매주 수요일 저녁 7시부터 시작했던 지난 다섯 차례의 강연과는 달리, 토요일 환한 낮에 수강생들을 만났는데요. 언제나 그렇듯이 수강생들 모두가 밝은 표정으로 희망모울에 들어섰습니다. 특히 이 날은 졸업파티가 있는 날이라 빨강이라는 드레스코드가 있었기 때문인지 한층 더 들뜨고 경쾌한 분위기였습니다.

오늘은 ‘잘 자 내 꿈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에서부터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진심이 짓는다’에 이르는 광고를 기획한 박웅현 ECD(Executive Creative Director)를 만나 우리가 인생을 어떤 자세로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궁금’해 하는 힘

박웅현 강사님은 우선 수강생들에게 궁금한 점을 물었습니다. ‘성장의 의미란?’, ‘언제 행복하다고 느끼는가?’, ‘확신하는 인생의 법칙은 무엇인가?’와 같이 ‘인생’이라는 키워드를 아우를 수 있는 질문과 ‘아이디어와 영감은 어디서 얻는가?’, ‘가장 힘들었던 경험은 무엇인가?’, ‘선택의 기준이 있다면?’과 같은 ‘경험’을 통해 나올 수 있는 대답을 얻고자 하는 질문 등 총 20여 가지의 다양한 질문들이 간추려졌습니다.

강사님은 자신이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들은 절대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진리가 아니며,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참고할 만한 사항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이 이야기는 ‘확신하고 있는 인생법칙이 무엇이냐’는 질문과도 연결이 되는데요. 우리는 각자의 삶에 대한 의문을 우리 밖에서 구하려는 경향이 짙어 보인다며, 그건 삶에 대한 존중이 아니라는 말씀을 덧붙여 강조하셨습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드는 의문에 대한 진정한 대답은 바로 나 자신에게서 구해야 한다는 것을 되새겨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도 중요하다고 하셨는데요. 박웅현 강사님이 ‘알고 싶다’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 대상은 바로 고전, 즉 ‘클래식’한 것들이라고 합니다. 몇십 년 전에 즐겨 들었던 해외의 유명 락밴드인 딥 퍼플이나 레드 제플린은 이미 기억의 뒤편으로 사라진지 오랜인데 베토벤이나 모차르트와 같은 이들의 음악은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왜 듣고 있는 것인지 정말 궁금하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끊임없는 탐구를 통해 ‘본질’이 살아남는다는 것을 체득하셨고 그 덕분에 일상을 사는 것이 한층 더 재밌어지고, 삶이 더욱 풍요로워졌다고 하셨습니다.

삶은 순간의 ‘합’이다

특히 “행복은 삶의 태도에서 기인하며,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삶’은 순간의 합이다.”는 말이 유난히 기억에 남습니다. 찰나일지라도 그 순간에만 마주할 수 있는 즐거움, 기쁨, 혹은 슬픔 등 삶을 풍요롭게 하는 다양한 감정을 소홀히 여기고 너무 빠르게 지나쳐 온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간 우리가 <청년인생학교>에서 고민했던 돈, 직업, 사랑, 주거, 관계의 다섯 가지 범주에서 우리는 어느 한 곳에서도 마음 편히 안정적일 수 없다는 현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렇듯 어느 것 하나도 안정적이지 못하고 끊임없이 흔들려야만 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더욱 삶의 매 순간에 집중하지 못했던 것은 ‘혼자’ 견디기에는 이러한 현실이 무겁고 쉽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혼자여야만 하는 순간도 견디기를 두려워하고, 혼자일지라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질문들에 자신만의 답을 구하기보다 바깥에서 답을 구하고 의지하려 들기에 급급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스쳤습니다.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상에서 <청년인생학교> 수강생들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자그마한 ‘점(點)’을 이어 하나의 ‘선(線’)으로 만드는 작업을 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후속 모임을 꾸려 계속해서 만남을 이어가기로 했는데요. 1기의 대표로 선출된 세 분 중 이도훈, 강민영 기장의 유쾌한 진행을 통해 우리들의 인생학교를 만드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소셜 네트워킹 워크숍을 통해 흩어져 있던 ‘나’와 ‘너’를 선으로 긋고 이어가며 ‘우리’를 이루고, 평소 하지 못했던 말을 전하거나 공통된 관심 분야를 포스트잇에 작성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수강생들의 관심사는 서로가 배우고 싶고 알려주고 싶은 것들을 나누는 ‘생각나눔(교육)’조, 공연과 관련된 학습을 나누기로 한 ‘공연’조, 각자의 꿈과 미래에 대해 도움을 주고받을 ‘진로’조, 함께 모여 다양한 지역을 살펴보는 ‘여행’조까지 총 네 개의 나눔 모임이 만들어졌습니다. 수강생들은 각자의 관심 분야에 맞는 모임을 선택하여 앞으로도 계속해서 만남과 배움, 나눔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반을 다졌습니다.


독일의 작가이자 철학자인 괴테는 “현실을 직시하는 마음에 진정한 이상이 깃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직시해봤자 현실은 녹록지 않다는 냉혹한 사실들만 보이기 때문에 마음에 진정한 이상이 깃들기는커녕 뻥 뚫린 공허함만이 남을지도 모릅니다. 내 안에서 답을 구해보겠다고 머리를 싸매고 치열하게 고민해 본다한들 쉽게 답이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그 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나, 둘 ‘합’으로 차곡차곡 쌓여 단단한 마음의 기반이 되어 줄 것이라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기대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_ 장지향 (교육센터 인턴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