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싱크탱크를 가다(6)]PHP 종합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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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일본의 싱크탱크를 가다” 기획 연재는 매 주 월요일 게재됩니다. 희망제작소에서 기획한 세계의 싱크탱크 조사는 2006년부터 일본, 미국, 독일에서 동시에 시작ㆍ진행되었습니다. 현재 미래자원연구원의 선임연구원인 이영근 박사는 당시 츠쿠바대학(University of Tsukuba)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었고, 1996년 일본에 발을 디딘 후 일본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일본사회의 움직임을 유심히 보아왔습니다. 본 연재는 일본 싱크탱크들을 소개하는 차원 뿐만 아니라 입체적인 정보와 분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필자 : 이영근
미래자원연구원 선임 연구원

[##_1M|1213210582.jpg|width=”564″ height=”71″ alt=”?”|_##]PHP 종합연구소

일본 싱크탱크의 조사도 어느덧 종착역에 다다른 것 같다는 생각을 할 즈음이었다. 이전부터 눈에 거슬리던(?) PHP연구소라는 문자가 자꾸 옷자락을 잡는 듯하였다. PHP연구소는 일본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굴지의 출판업계로 이전부터 알고 있는 곳이었지만, 말이 연구소이지 실체는 출판회사이기 때문에 싱크탱크 조사와 관련해서는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었다. 더구나 일본의 싱크탱크를 조사한 몇 안 되는 문헌에서도 PHP연구소가 거론된 적은 없었기 때문에 필자가 이곳을 방문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단지 ‘PHP’가 무슨 뜻일까 하고 생각한 것이 고작이었다.

언제부터인가 PHP연구소 외에 PHP종합연구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홈페이지를 둘러보면서 그들의 활동에 적잖이 놀라게 되었다. 흔히들 민간 싱크탱크 제1호라 불리는 노무라(野村) 종합연구소 설립(1965년)보다 20여 년이나 빠른 1946년에 이미 설립되었고, 그 역사는 2008년 현재 무려 60년을 넘고 있었다. 아울러 그들의 연구 활동은 정치, 행정, 외교/안전보장, 위기관리와 같은 싱크탱크의 전통적인 테마에 더하여 지역정책, 사회보장, 경제/경영, 그리고 교육과 심리에 까지 이르고 있었다. PHP연구소는 무엇이고, PHP종합연구소는 또 무엇인지, 더욱이 그들을 떠나지 않는 PHP란 도대체 무엇인지 알아보지 않고서는 싱크탱크의 조사가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京都에 있는 본부로 전화를 걸게 되었다. 싱크탱크인 PHP종합연구소는 東京에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그 날로 서둘러 방문 일정을 잡았다.
[##_1L|1182652644.jpg|width=”258″ height=”264″ alt=”?”|PHP연구소 京都본부_##]설립과 이념

PHP종합연구소를 소개하기 전에 먼저 이를 설립한 마쯔시타가 어떤 사람인지 잠깐 소개해 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는 National 혹은 Panasonic 등으로 유명한 마쯔시타(松下) 그룹을 창설한 세계적인 경영자의 한 사람이다. 1918년에 마쯔시타 전기기구 제작소를 창업하였고, 이후 건전지式 자전거용 램프 등 수많은 전기기구를 개발하였고, 다수의 히트 상품을 만들어 냄으로써 사업을 번창시켜 나갔다. 1935년에 社名을 현재의 ‘마쯔시타 전기산업 주식회사’로 변경한 후 사장으로 취임하였으며, 1961년에는 초대 회장으로 취임하였다. 1989년 그가 사망할 때까지 그가 평생 벌어들인 돈은 5천 억 엔에 이른다고 한다. 그는 ‘경영의 신’으로 불릴 만큼 뛰어난 경영 수완을 가졌고 수많은 경영자들의 표본이 되기도 하였으며, 경영과 관련된 그의 에피소드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한편 그는 정치가 육성을 위해서도 힘을 쏟았는데 그 대표적인 것으로는 1979년에 사재 70억 엔을 투입하여 설립한 마쯔시타 정경숙(政經塾)이 그것이다. 설립 이후 마쯔시타 정경숙이 배출한 인재는 정치계는 물론 학계와 산업계, 그리고 관료계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퍼져 있으며, PHP로 요약되는 그의 이상은 일본사회에 깊숙하게 각인되어 있다.

PHP연구소는 1946년에 마쯔시타(松下幸之助)가 전쟁을 겪으면서 피폐해진 사회를 보고 평화로운 사회를 구축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설립한 기관이다. PHP란 ‘번영으로 평화와 행복을 (Peace and Happiness through Prosperity)”의 머리글자를 딴 문자로 ‘물심양면의 조화로운 풍요함에 의해 평화와 행복을 추구’하자는 의미로 마쯔시타의 평생의 염원이 담긴 글귀라 할 수 있다. PHP 이념은 또한 ‘닦으면 빛나는 인간의 본질’이라는 인간중심의 사상에 근거하여 다음과 같은 3가지 기본자세로 PHP가 운영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첫 번째는 과거에 우리들의 선조가 인생과 사회 등 인간에 관한 모든 문제에 대해 쌓아 올린 사색과 체험을 유효적절하게 살려 나가자고 하는 자세이다. 두 번째는 선조들의 성과에 현대인들의 지혜를 더하여 새로운 창조를 탄생시켜 보자고 하는 자세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위의 두 자세를 기본으로 하면서 서로 간에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소박한 마음으로 인간의 본성과 본질을 추구하여, 이른바 천지자연의 이치와 진리를 추구하여 나가자는 자세이다. 그리고 이러한 PHP 이념의 정점에 선 것이 소박한 마음(素直な心)이라고 한다. 마쯔시타는 소박한 마음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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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마음이라는 것은 단순하게 다른 사람을 거스르지 않고
순종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것에도 구속 받지 않고, 현상의 사실과
무엇이 올바른 것인가를 주시하여 이를 따르는 마음입니다.
소박한 마음을 가지십시오.
소박한 마음은 당신을 강하고 올바르고 총명하게 만들 것입니다.
松下幸之助
<글/그림 마쯔시타전기(松下電器), PHP 종합연구소 제공>

마쯔시타가 PHP연구소를 설립한 이듬해인 1947년에 월간지 ‘PHP’를 창간하였고, 1970년에 국제판이라 할 수 있는 영문 월간지 ‘PHP’가 창간되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월간지를 발행하는 것 외에 PHP연구소의 활동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많은 시간이 흐르는 동안 PHP연구소는 출판사업에 역점을 두었고, 싱크탱크 본연의 업무를 시작한 것은 1983년 ‘세계를 생각하는 京都좌회(京都座?)’ 라는 조직을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조직상 PHP연구소와 PHP종합연구소로 나뉘게 된 것도 1983년이었고, 京都좌회를 통해서 사회에 대해 여러 가지 제안을 행하였으며, 심포지엄 등을 개최하면서 정책 싱크탱크로서 착실하게 발전하여 나갔다. 이런 연혁을 통해 설립 측면만을 따져본다면 PHP종합연구소는 일본 싱크탱크 어디에도 분류되기 어려운 독특한 설립배경을 가진 기관임을 알 수 있다.

PHP연구소는 일본 싱크탱크 분류상 기업계열에 속해 있고, 모기업이 마쯔시타 그룹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적어도 마쯔시타 그룹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필자의 그런 견해에 대하여 나가히사(永久?夫) 상무는 아니라고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다. PHP연구소는 물론 PHP종합연구소의 어느 쪽도 마쯔시타 그룹과는 일체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3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인사 면에서 어느 정도의 관계는 유지하고 있었지만, 경영상 완전한 독립이 가능해지면서 마쯔시타 그룹과는 일체의 관계를 가지지 않는다고 한다.

운영

東京 치요다(千代田)구에 위치하고 있는 PHP종합연구소를 방문하게 되면 좌우로 나뉘어진 현관과 맞닥뜨리게 된다. 왼쪽으로 가면 PHP연구소이고, 오른쪽이 PHP종합연구소이다. 같은 건물, 같은 층에 위치하는데도 두 기관은 통로를 사이에 두고 깨끗하게 구분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필자가 받은 자료에 의하면 PHP는 그룹으로 소개되어 있고, 그 산하에 PHP종합연구소, PHP연구소, 미국 PHP연구소, 싱가포르 PHP연구소, PHP에디터그룹, PHP Ph-Actory 출판, 그리고 Media Rights co. 이렇게 7개의 회사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PHP그룹의 정점에 있는 것은 PHP종합연구소라고 한다. PHP그룹의 조직과 운영원리에 대해 나가히사 상무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_1R|1150236609.jpg|width=”380″ height=”282″ alt=”?”|나가히사(永久?夫) 상무_##]“PHP연구소는 PHP종합연구소의 자회사에 불과합니다. 싱크탱크가 출판업을 하는 PHP연구소를 소유하고 있는 형태인 것이지요. 싱크탱크인 우리가 왜 출판업을 해야만 하는 가에는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싱크탱크는 기본적으로 비영리로 운영되어야 하며, 미국처럼 기부금으로 예산을 편성해야 진정한 싱크탱크인 것처럼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일본은 미국과는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주식회사 형태의 많은 민간 싱크탱크의 경우, 모기업이 돈을 대거나, 정부 등으로부터 사업을 위탁 받아 운영을 해야 합니다. 그런 식으로는 독립성이 보장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기주장을 제대로 펼치기도 힘듭니다. 그런 조직을 싱크탱크라 부르는 것은 어렵다고 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자유로운 발상으로 정책제언을 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이 있는가 고민하게 되었고, 우리는 그러한 해답으로 출판을 통한 경영체제의 확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책을 선택하게 된 것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책은 아이디어를 전하는 매체라는 점이고, 우리의 생각을 출판이란 사업을 통하여 사회에 호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출판업을 통한 매상의 일정액을 싱크탱크의 활동비로 사용하고 있고, 우리의 활동은 다시 출판이라는 형태를 통하여 전체 그룹의 매상에 기여하게 됩니다. 따라서 싱크탱크가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우리의 발판인 출판업이 불황에 빠지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입니다.

PHP연구소의 출판업은 일본 국내에서도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이러한 출판업의 호조로 인하여 PHP종합연구소의 경영은 100%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물론 마쯔시타 그룹으로부터도 어떠한 보조를 받지 않으며, 그럴 필요조차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리고 출판업의 매상에 의해 싱크탱크의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인정하면서, 그렇다고 영리를 목적으로 모든 유형의 책을 만들지는 않는다고 한다. 즉, PHP연구소가 출판하는 책은 어디까지나 ‘PHP’라는 이념에 합당해야 하며, 따라서 성적이나 오락적인 내용의 책은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_1C|1228446726.jpg|width=”506″ height=”499″ alt=”?”|지역주권형 도주제와 관련하여 발표한 서적_##]PHP종합연구소는 출판업을 통한 경영기반을 구축함으로써 싱크탱크의 업무를 수행한다는 대단히 이색적인 운영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이는 일본의 다른 싱크탱크에게 있어서도 커다란 운영상의 힌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면적으로 볼 때 출판업을 행하는 PHP연구소가 직원 수, 예산 면에서 압도적으로 위에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싱크탱크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은, 그들이 발신하는 정책제언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라는 상상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노무라 종합연구소나 미쯔비시 종합연구소도 마찬가지로 싱크탱크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컨설팅 업무나 컴퓨터 시스템 업무를 한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나가히사가 지적한 것처럼 노무라 종합연구소의 경우는 노무라증권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한 어려울 것이라고 보이지만, 미쯔비시 종합연구소는 나름대로 PHP종합연구소와 가능한 카테고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본다.

연구 및 사업

모두에서 밝힌 것과 같이 PHP종합연구소는 상당히 넓은 범위의 연구를 행하고 있다. 모든 분야는 정책연구와 정책제언이라는 형태로 수행되고 있는데, 먼저 정치 분야를 보면 특히 2005년 이후 매년 발행되는 ‘공약백서’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예를 들어 ‘공약백서 2007’은 ‘아베(安部)정권은 코이즈미(小泉)개혁을 얼만큼 계승하였나?’라는 주제로 대학 교수와 PHP의 연구원 15명으로 구성된 검증위원회에 의해 작성되었다. 공약백서는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의 개별 공약에 대하여 각각 난이도, 추진도, 달성도로 평가를 하고 있고 그 정책항목은 553건에 이른다. 그 외에도 ‘긴급제언’이란 형태로 정책제언을 행하고 있으며, 헌법개정론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결과를 ‘私案’의 형태로 출판하고 있다.
[##_1L|1341654271.jpg|width=”490″ height=”318″ alt=”?”|“일본의 대중국 종합전략”에 대한 기자발표_##]다음으로 행재정(行財政) 분야를 보면, 정부금융축소개혁을 테마로 7개의 제언을 행하고 있으며, 공공사업이나 재정, 투·융자 제도 개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출판을 비롯하여 강연, 연수 등의 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외교 및 안전보장 분야는 월간지 ‘VOICE’ 등을 통하여 수시로 제언형태의 보고서를 기재하는가 하면, 대외전략을 테마로 활발한 연구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위기관리, 지역정책, 사회보장, 경제와 경영, 그리고 교육심리를 연구 분야로 지정하여 수시로 정책제언을 행하고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PHP종합연구소의 연구원은 고작 10명에 지나지 않는데, 이렇게 광범위한 연구수행이 과연 가능할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그런 필자의 의문에 대해 나가히사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지적하신 것처럼 PHP종합연구소의 연구인력은 10명입니다만, 이 10명에 곱하기 10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물론 PHP 연구원이 10명의 연구자와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은 아닙니다. 저희 PHP종합연구원 10명의 연구원은 각각 자신의 분야에서 외부의 전문가와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하게 됩니다. 즉, 한 명의 PHP 연구원이 10명의 외부 전문가를 초빙하여 사업을 전개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연구원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강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으며, 각각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정리하여 발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공동으로 연구하는 외부 전문가들에 대해서 PHP종합연구소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게 됩니다. 이러한 사업형태가 가능한 것은 우리가 재정적으로 독립되어 있고, 출판이라는 사업을 행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_1R|1376931377.jpg|width=”501″ height=”326″ alt=”?”|2008년 PHP 심포지엄_##]다음으로 PHP종합연구소의 정책제언은 어떠한 흐름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는데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분류가 된다. 첫째는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정해진 테마에 관한 연구가 끝나면 PHP 연구원이 정리하여 기자회견을 열어 발표하는 형식이다. 간단한 방법이지만 가장 직접적으로 원하는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방법이다. 둘째는 공개가 힘들거나, 시기적으로 부적절한 경우가 이에 해당하는데, 작성한 보고서를 직접 정치인이나 장관들에게 송부하는 방법이다. 아마도 미국 싱크탱크계에서는 당연히 행해지는 방법이라고 생각되지만, 일본에서 이러한 정책제언을 행사할 수 있는 싱크탱크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다. 셋째는 심포지엄을 열어서 특정 주제에 대해 토론을 행하는 방법으로 참여형 민주주의를 지향한다는 입장에서 유익한 반면 하나의 정책형태로 결론짓는 것이 어렵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끝으로 출판을 통해 정책제언을 행하는 방법으로 출판사를 소유하고 있는 PHP종합연구소의 입장에서는 가장 커다란 강점을 가진 형태라고 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출판물이 월간 “Voice”와 “PHP Policy Review”이다. 특히, Voice는 1977년 창간 이래 정치, 국제관계, 경제, 과학, 기술, 경제, 교육 등 폭넓은 분야에서 수많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종합잡지로 일부 보수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날카롭고 정교한 문체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_1C|1080281268.jpg|width=”209″ height=”305″ alt=”?”|Voice 2008년 3월호_##]비약의 형태

PHP종합연구소는 일본 굴지의 출판업계를 운영하며, 그 수익금을 통하여 싱크탱크로서의 사업을 전개하는 독특한 사업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들은 PHP연구소라는 질적, 양적으로 수준 높은 언론매체를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PHP종합연구소의 실체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이제 갓 10년이 조금 넘은 ‘구상일본’과 같은 싱크탱크는 열악한 재정상황과 적은 연구진의 소규모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책 싱크탱크의 간판 격 존재로까지 알려져 있는 것을 보면 PHP종합연구소는 자신들을 밖으로 드러낼 수 없는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은가하는 의혹을 자아내게 한다. 그 점에 대해 카네코(金子?史) 주임연구원은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일본의 싱크탱크는 PHP가 첫 주자로 스타트를 끊었지만 70년대와 90년대 금융계 조직들이 붐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금융계 싱크탱크를 싱크탱크로 부르는 것을 거부하였습니다. 90년대 중반 이후 진정한 싱크탱크에 대한 논의가 일기 시작했는데, 그들은 민간 비영리 싱크탱크라는 점에 강한 집착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정당 싱크탱크라는 또 다른 독특한 일본형 싱크탱크를 탄생시키게 되었습니다. PHP종합연구소는 기업계 싱크탱크도 아닐뿐더러 비영리 조직도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언론력을 이용하여 어떻게 사회에 영향을 줄 것인가에 역점을 두었지만, 우리 자신을 PR하는 노력에는 소홀했던 점은 사실입니다.”

카네코의 말을 받은 나가히사도 다음과 같은 말로 대답을 대신하였다.

“확실히 싱크탱크의 영향력은 미디어에 얼마만큼 등장했는가 하는 것이 중요한 척도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이유 중의 하나는 우리들의 활동이 실제로 정책결정을 행하는 정치인 혹은 주요 관료들과의 관계에 있습니다. 카네코 씨도 마쯔시타 정경숙 출신이지만 우리들은 많은 정치인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실제로 우리들의 정책제언이 각료심의회에서 그대로 논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일부러 기자들을 불러 모아야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_1M|1083471090.jpg|width=”670″ height=”253.7625″ alt=”?”|카네코(金子?史) 주임연구원 & 도이(土井系祐) 연구프로듀서_##]그렇다고 하더라도 60년 이상을 유지해 온 조직치고는 그 활동의 인지도가 너무 낮은 점에 대해서는 PHP의 연구진들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오히려 필자의 그러한 의문에 왜 자신들의 활동이 그토록 알려지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의아해 하며, 한국의 독자들에게 많은 PR을 해달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그리고 그와 함께 한 권의 책을 내밀며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다.

나가히사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전해달라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일본과 한국의 역사에는 여러 가지 역사적인 사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상호 행복하고 만족하기 위한 관계설정을 해야 하는 사실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방법들을 하나씩 찾아나가는 것이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몫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것은 일본과 한국 두 나라만의 관계뿐만이 아니라, 인근 지역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카네코 상석연구원도 다음과 같은 말로 당부하였다.

“일본에 있어서 싱크탱크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경우 정책제안은 관할 성청에서 나오며, 그러한 제안은 수직적인 성격의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도주제나 헌법개정과 같은 테마는 그들과 같은 조직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것들입니다. 따라서 싱크탱크는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여러 분야를 횡단하는 종합적인 정책을 강구하여 제안해야 합니다.. PHP종합연구소는 항상 그런 점을 의식하면서 연구를 수행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우리의 활동을 주목해 주시길 바랍니다.”

연구 프로듀서로 재직 중인 도이(土井系祐)는 다음과 같은 바람을 남겼다.

“PHP종합연구소에서 발행하는 메일 메거진이 100회를 넘겼습니다. 오늘 지적 받은 것처럼 좀처럼 PR이 안 되는 점은 앞으로 분발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하고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저희 PHP종합연구소가 한국의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 도주제(道州制)에 관해서는 현재 일본에서도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중요한 테마 중의 하나이다. 필자가 싱크탱크를 방문하면서 입수한 바에 의하면 정부 차원에서 도주제로의 이행은 이미 결정이 난 상태이지만, 실제로 도주제가 시행되기까지는 앞으로 20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연재순서

0. [공지]기획연재 & 필자 소개(2/2)
1. 일본 싱크탱크 – 연재를 시작하며(2/2)
2. 미쯔비시종합연구소(2/16)
3. 일본종합연구소(3/2)
4. 東京재단(3/16)
5. 구상일본(3/30)
6. PHP종합연구소(4/13)
7. 공공정책플랫폼(4/27)
8. 싱크탱크2005일본(5/11)
9. 종합연구개발기구(5/25)
10. 지방자치연구기구(6/8)
11. 일본국제교류센터(6/22)
12. 가계경제연구소(7/13)
13. 유타카론(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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