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살리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 1월, 일본 도쿄 지역에서 여행사공공과 희망제작소 주관으로 울산북구청 공무원 해외연수가 진행되었다. 이번 연수에서는 ‘도시형 커뮤니티비즈니스와 마을만들기’를 주제로 일본 도쿄 지역의 성공 사례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연수 기간 동안 깊은 인상을 받았던 방문지들과 일본 커뮤니티비즈니스와 마을만들기 동향을 소개한다.


③ 세타가야구

1990년, 세타가야구는 도쿄도의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던 공영주택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자 주택조례를 제정하고, 당시 노후화된 후카자와 도영(都營)아파트의 이관하여 관리, 운영을 시작하였다. 세타가야구는 이 아파트단지를 환경자원을 살린 환경공생아파트로 탈바꿈하기 위해 1995년 9월에 공사를 시작해 1997년 3월에 준공하여 9월에 입주를 시작했다.세타가야구 후카자와 환경공생주택단지는(이하 환경공생주택단지) ▲ 지구의 환경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에너지 절약, 재활용 추구 ▲ 주변환경과 자연환경과의 조화 ▲ 주거환경의 건설성, 쾌적성을 목표로 한다는 세 가지 기본개념을 가지고 운영되고 있다.

환경공생주택단지는 주민들이 참여하여 에너지 절약형 주거지로 주변 환경과의 조화와 커뮤니티를 고려하여 설계되었다. 실버주택, 데이 홈(미취학 아동, 장애인 보호시설), 공영임대주택, 특정공동임대주택, 주거자를 위한 각종 시설이 있으며 단지 곳곳에는 녹지와 쉼터가 조성되어 있어 주거민들의 안락한 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다. 주택 건물은 바람이 앞과 옆에서 통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었고 뿐만 아니라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작은 길은 주변 주택과의 연결통로 겸 바람길 역할을 하고 있다. 단지 내의 모든 길은 보행자와 자동차의 동선을 구분하여 아이들이 안심하고 뛰어놀 수 있다. 고령자를 위해서 손잡이, 슬로브, 엘리베이터 앞의 벤치, 휠체어 사용에 최적화된 현관 등을 설치하는 등 주거자를 고려한 설계로 준공된 지 14년이 지난 지금도 방문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환경을 생각합니다

환경공생주택단지는 물과 바람의 흐름을 고려하여 통풍과 배수가 잘 되도록 설계되었을 뿐 아니라 녹지공간도 되도록 기존의 지역 생태계를 유지, 보전하였다. 건물에는 단열재를 사용하고, 옥상 정원을 조성해 건물의 열을 낮추고 있다. 일반 건축물 지붕 온도는 여름에 약 60℃인데 옥상에 정원을 조성하면 30℃ 정도로 유지 가능하다. 다만 스프링클러 등의 유지비가 드는 단점이 있다. 또한 태양열 콜렉터 등을 설치하여 데이케어센터 난방 및 온돌 난방에 사용하고 있으며, 가로등은 태양광 전기를 사용한다. 길에는 빗물이 잘 흘러갈 수 있는 구조의 블럭을 설치하였고, 비오톱(다양한 곤충과 식물의 서식지)을 조성하여 녹지공간을 유지하고 있다.

[##_Gallery|1252478966.jpg|옥상정원|1066794474.jpg|태양열 난방|width=”350″ height=”300″_##]
각 가정 베란다에는 100리터 물통이 있는데, 빗물을 받아서 청소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지하빗물저장탱크가 있어서 데이홈시설의 화장실 물로 사용하고 있다. 몇 개 건물(1,3,5동)은 벽면녹화 작업을 해 여름철 열을 차단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를 분쇄기를 활용해 비료로 만들어 사용하고, 재건축 이전의 건물 기와를 재활용하여 화단을 장식했다. 건물 가운데 통풍과 채광을 고려하여 조성된 정원은 주민들의 모임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주택의 재탄생

노후화된 도쿄도 소유의 도영주택이 있던 대지를 1993년에 세타가야구가 이양 받아 재건축하기 시작했다. 도영주택은 1952년 건축된 건물들로 생활이 불편하고 지진 위험, 안전성 등의 문제가 있었다. 1992년 세타가야구는 주택기본조례(환경친화, 쾌적한 주거환경, 커뮤니티 기능강화 목적)를 책정했으며, 중앙정부(건설청, 국토교통부)도 환경공생주택 보급과 노인과 장애인이 살기 좋은 배리어 프리 주택을 권장하는 방침을 세웠다. 이런 정책이 세워지면서 지금까지 도쿄도의 사업으로 진행하던 공영주택 건설을 세타가야구에서 적극적으로 하게 되었다.

환경공생주택단지 내에는 세 가지 형태의 주택이 있다. 저소득층을 위한 일반공영주택, 고령자 대상의 실버하우징, 그리고 중산층 임대주택이다. 원래 도영주택에는 19세대가 있었으나 재건축 후 16세대가 재입주했다. 건축 과정에서 기존 주민뿐 아니라 주변 주민들로 구성된 재건축 협의회는 워크숍을 개최하여 주민들의 의견을 설계에 반영했다. 이 워크숍에는 기존 거주자와 공무원, 사회복지협의회와 관련 공무원 등이 참가하였다. 한 예로 원래 주택단지는 6층으로 계획되었으나 주민들이 햇빛 차단 등의 이유로 5층으로 변경해달라고 요청하여 5층으로 건축되었고, 주변 녹지 보전을 위해 보전할 나무들을 선정하여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환경공생주택단지는 도영주택을 구에서 권리를 넘겨받아 재건축했기 때문에 토지매입비가 들지 않았고 건설비만 투입되었다. 총 건설비 20억 3천만 엔 중 8천만 엔 정도가 생태계 보전 비용으로 사용되었으며 친환경 건축으로 국가보조금 9억 9천만 엔을 지원 받았다.

환경공생주택단지의 총 면적은 6,200.47㎡이고, 세대수는 데이홈센터 등을 제외하고 70세대이다. 입주희망자가 많은 편인데, 소득기준(4인가족 기준) 336만엔(연간소득) 이하의 자격자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추첨으로 입주자를 선정한다. 60대 이상 노인, 모자가정, 장애인이 있는 경우 우선 입주가 가능하다. 정해진 거주기한은 없으나 연소득이 높아져 기준 이상의 소득이 되거나 임대료 체납 등이 되면 퇴거시키기도 한다. 월세(임대료)도 소득에 따라 다르게 책정된다. 주택형식은 주로 노인들이 거주하는 독신형은 원룸, 가족형은 3개 룸 정도로 구성되는데 방 2개 혹은 3개 주택 한 달 기준 월세가 35,400~87,000엔 정도이다. 참고로 세타가야구 주변 시세는 같은 크기 기준(방 2개 임대시)으로 15~16만엔, 신규 주택은 최대 30만엔 정도로 비싼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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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타가야구는 일본 도쿄도 내에서 중산층 이상의 부유층이 거주하는 구이다. 이 지역에 저소득층을 위한 환경친화적 공영주택이 있다는 사실이 조금 의아할 수 있지만 세타가야구에는 복지, 육아, 환경, 마을만들기 부분에 다양한 우수 시민활동 사례가 있다. 뿐만 아니라 생협운동도 활발하여 생협의 도쿄본부가 세타가야구에 위치하고 있다.

글_뿌리센터 홍선 센터장 (
theresa@makehope.org)
     커뮤니티비즈니스 연구소 임은영 연구원 (
ley@makehope.org)

* 도시형 커뮤니티비즈니스와 마을만들기 연수 후기

[목차]

지바시 
  1. 지바 마을만들기지원센터 – 파트너십형 마을만들기를 펼치다
  2. 니시지바 상가 지역 – 지역화폐(피너츠)를 사용하다

도쿄도 세타가야구
 
3. 세타가야구 – 환경공생주택단지, 환경을 위해 앞선 실험을 하다
  4. 세타가야마을만들기트러스트 – 민관협력의 마을만들기를 진행하다

도쿄도 신주쿠구
  5. 도쿄 장난감 미술관 – 폐교를 활용하여 어린이를 위한 장난감박물관을 만들다

도쿄도 아다치구
  6. 아모르도와 – 지역상가를 살리기 위한 해법을 지역을 위한 활동에서 찾다

요코하마 지역
  7. 코우난다이 타운카페 – 주민교류의 장 커뮤니티 카페가 안테나



● 연재목록

1. 마을을 비즈니스 하라
2. 지역 상권을 살린 ‘땅콩’의 힘
3. 지구를 살리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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