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행정과 교육행정 협력해 지역의 미래 키워야

목민관클럽은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모인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모임입니다. 지방자치 현안 및 새로운 정책 이슈를 다루는 정기포럼을 개최하며, 연 2회 정기간행물 목민광장을 발행합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방자치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지방자치와 교육자치의 연계ㆍ통합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제도적으로는 교육감 선출방식에 대한 고민이 크지만 주민 입장에서는 행정구조에 대한 관심보다 거주하는 지역에서 우리 아이가 안전하고 즐겁게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도 교육 문제는 교육청에만 맡길 수 없는 지역의 주요한 의제다. 이에 오산시와 화성시, 두 시장의 지역교육을 향한 열정을 느끼며, 같으면서 또 다른 지역교육에 대한 의견을 들어본다.

● 일시 : 2015년 9월 15일 (화) 오전 11시
● 장소 : 경기도 화성오산교육지원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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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재 희망제작소 소장 (이하 이) : 공교육 활성화를 위해 기초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많은 지원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민선 5기부터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 오셨는지 조직과 예산을 중심으로 소개해 주십시오.

곽상욱 오산시장 (이하 곽) : 저는 취임하자마자 바로 조직개편을 통해 교육 전담 부서 신설부터 시작했습니다. 해당 업무 공무원을 3명에서 10명으로 확대했고 2015년 현재 3개 팀 13명이 근무합니다. 1년 뒤 경기도교육청과 MOU를 통한 혁신교육지구로 지정받고 모두에게 신뢰받는 공교육 혁신을 추구하기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혁신교육지원센터를 설립했습니다. 현재 센터장을 포함해 8명(센터장 1, 팀장 3, 팀원 4)이 일하고 있습니다. 전국 최초 혁신교육 프로그램 전담 기관인데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계하고 지역사회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오산은 거대도시나 광역지자체가 아니어서 교육에 투입할 예산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반은 돈이고, 반은 몸으로 팀워크를 이뤄 열정으로 일합니다. 그렇지만 예산 측면에서도 최우선적으로 최대한 많은 교육 투자를 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혁신교육지구 운영예산의 경우 경기도교육청과 연계하여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데 올해는 오산시가 약 31억 원, 경기도교육청이 13억 4,000만 원 정도 투입하여 총 44억 4,000만 원 정도입니다. (2015년 오산시 교육예산은 132억 6,976만 원으로 일반회계 3,081억 654만 원 대비 4.31%이다.)

▲ 곽상욱 오산시장
▲ 곽상욱 오산시장

채인석 화성시장 (이하 채) : 민선5기부터 지금까지 자라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대를 이어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교육환경 개선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평생교육과 조직을 정비하고 조직 안에 창의지성교육팀(3), 학교시설복합화팀(3), 평생학습팀(5)과 같은 단위사업 전담팀을 신설했습니다. 또한 새로운 교육협력 공동체 구축 모델인 화성시 창의지성교육지원센터(센터장 1, 운영지원팀 3, 연구기획팀 4, 지역교육협력팀 6)를 설립해 사업연구, 컨설팅 등 종합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2015년 전체예산 1조 3,132억 원 중 교육예산이 419억 원으로 3.19%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경기도 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며, 무상급식 예산을 포함하면 582억 원으로 전체예산의 4.4%에 이릅니다. 이 중 교육청과 연계하는 사업이 30억 원이며(7%), 화성시가 시비로 전액 투자하는 사업은 389억 원(93%)인데 시의회 의원들께서도 교육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적극 지원해 주셔서 항상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 지방자치단체에서 교육에 이렇게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이 있으시다면?

: 교육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은 늘 있었죠. 우리 아이들이 뭘 위해 밤늦게까지 학원 다니고 심화교육을 해야 하는가 싶었습니다. 본질을 바꿔내지 않으면 우리 미래는 없다. 내가 지방자치단체장을 지내면서 교육문제를 해결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화성은 대한민국의 축소판입니다. 도농복합도시로 젊은 사람들이 농촌을 떠납니다. 화성에서 교육 문제를 잘 접근해 해결책을 내놓으면 대한민국의 교육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주민들을 만나면서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려면 무엇보다 교육의 주체인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의 합의과정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왜 교육이 바뀌어야 하는지 주체들과 가치와 비전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장에 당선되고 1년 반 동안 5,000여 명의 학부모들을 만났습니다. 교회도 가고 어린이집에도 찾아갔습니다. 혁신학교의 발전된 모델을 화성에서 추진할 때라고 학부모들을 설득해 시의회에 교육 예산을 올렸습니다. 당시 시 의회에서 예산을 전액 삭감해, 학부모들을 만날 때마다 호소했더니, 그들이 시정설명회 내내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항의해 주셔서 추경에 처음 제안한 예산 중 절반 정도가 통과되어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 오산시장이 되기 전 학교운영위원장을 하면서 학교 현장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는데요. 오산은 우수교사들이 오지만 정주성이 낮아 2~3년만 지나면 오산을 떠납니다. 농어촌지역이나 공단지역이었다면 승진가산 점수라도 있지만 오산은 일찍 시로 승격되다보니 그런 점수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다보니 매년 학기 초에는 20~30명의 교사들이 교체됩니다. 한 학교 교사 중 3분의 1이나 바뀌게 되니 학교 분위기가 어수선해지고 교육 환경이 열악해 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제 한 국회의원이 낸 통계를 보니 오산 학생의 65%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주변의 대도시로 빠져나가 주민들의 정주성 역시 매우 낮았습니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내가 제도권에 들어가 오산시 교육을 바꾸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2010년 제 공약 중 절반이 교육과 관련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오산시민들의 교육에 대한 자존감은 낮은 편이었습니다. 당선된 뒤 당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을 만나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알게 돼 신청해 선정되었습니다. 이후, 화장실이나 운동장을 고치는 학교시설개선사업 외에도 오산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모든 걸 해 보자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기초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의 협업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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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산시는 경기도교육청과 함께 지역의 교육현안에 관한 교육현안협의회를 주기적으로 운영한다.

: 출발점이 다르긴 하지만 오산시는 2011년부터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화성시는 2012년에 화성창의지성교육도시사업을 경기도교육청과 함께 해 오셨는데요. 교육청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협업을 하는지, 또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 교육청과의 원활한 협업을 위해 고려한 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제가 시민들에게 자주 하는 인사말 중 하나가 전국에서 교육장과 시장이 가장 많이 만나는 도시가 오산이라고 자랑하는 것입니다. 그저 행사 때 보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신뢰하고 협력하는 관계이기에 자랑스럽게 얘기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협업의 첫걸음은 바로 이러한 교육자치와 일반자치의 신뢰입니다.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오산혁신교육지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 경기도교육청과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이 사업의 계획단계부터 실행까지 협력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기도교육청과는 지역의 교육현안에 대하여 주기적으로 교육현안협의회를 운영하며 함께 고민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합니다. 교육공동체와의 격의 없는 토론과 협의를 통해 해결 방안을 찾고 이를 적극 교육현장에 반영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교육현안협의회는 상·하반기 두 차례 진행되는데 올해는 1월에 상반기 회의를 했고, 하반기 회의는 11월 말에 개최할 계획입니다.

또한 오산혁신교육협의회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협의회에서는 다양한 지역사회 구성원이 참여하여 교육 사업 운영의 민주성 및 투명성을 제고하고, 학교 중심의 지역교육공동체를 구축하고자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시, 교육청, 교육지원청(중등교육지원과 오산혁신교육지구전담팀)은 서로 유기적 관계 속에서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창의지성교육 2015 제4회 이음캠프
▲ 화성시에서 진행한 창의지성교육 2015 제4회 이음캠프

: 화성시는 지역교육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시 자체 동력뿐만 아니라 교육정책의 큰 방향을 결정짓는 경기도교육청(화성오산교육지원청)의 동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교육청과 여러 가지 업무협약을 통해 화성시의 미래를 일구어 나가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가 화성창의지성교육도시사업 협약입니다. 창의지성교육이 학교현장에 적극적으로 도입될 수 있도록 2012년 4월 경기도교육청과 ‘화성창의지성교육도시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화성시는 이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 창의지성교육 프로그램 운영비 지원, 창의지성교육지원센터 구축과 운영예산 지원, 스몰클래스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경기도교육청은 화성오산교육지원청 내 창의지성교육 전담팀을 신설하여, 교원의 추가 배치 및 그에 따른 인건비와 학교운영비 부담, 창의지성센터 내 고용휴직 교사 파견, 우수교원 확보 지원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학교시설복합화사업추진 협약,「먹거리마을 교육공동체」조성을 위한 화성오산교육지원청과 협약 등 화성시와 경기도교육청은 서로 협업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유기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학생, 학부모, 교사 입장에서는 어떤 경우 교육청과 시가 유사사업을 중복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느끼는 경우도 발생할 것 같습니다. 그런 사례가 있었다면 어떤 방식으로 불편을 해결하셨는지, 그리고 공교육 지원에 있어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은 어떻게 구분되면서도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 화성시가 추진하는 사업 중 교육청과 중복해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없다고 생각하며, 그 이유는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의 업무 구분이 어느 정도 명확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교육청의 소관업무일지라도 화성시의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나도록 하는 것은 화성시의 책임입니다. 그래서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의 협력이 필요한 것이고 사업을 추진할 때 업무의 중복됨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수많은 협의 과정을 통하여 일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화성창의지성교육도시사업은 화성시, 교육청(교육지원청), 화성창의지성교육지원센터 이렇게 3개 기관의 협업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사업 구상 단계부터 3개 기관이 함께 자리하여 각 기관에서 추진할 수 있는 부분을 충분히 논의했습니다. 시는 사업계획 검토 ․ 예산지원 ․ 대외협력을 맡고, 교육지원청은 공모사업 대상학교 선정 ․ 교육과정 모니터링 ․ 사업운영 자문을 하고 있으며, 센터는 교육과정 운영 컨설팅 ․ 교육과정 연구 ․ 사업계획 편성을 맡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한 사업에 대해 각 기관 고유의 역할을 존중하면서 추진하고 있으며,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한계는 연결고리를 찾아 극복하고 있습니다.

▲ 채인석 화성시장
▲ 채인석 화성시장

: 오산시 역시 혁신교육지구사업을 추진하면서 매년 교육청과 협의에 의해서 사업을 결정하고, 사업별로 교육청과 지자체에서 각자 필요한 사업을 추진하거나 함께 추진하기 때문에 중복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크게 학교 안 교육과 학교 밖 교육이 각자 맡은 영역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다시 말씀드리면 교육당국은 정규교과과정을 진행합니다. 여기에 시청과 협의된 프로그램을 반영하게 되는데, 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시청이 지원하는 방식이죠.

오산의 많은 교육프로그램들은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하여 교육과정과 연계하고 있습니다. All for one. 아프리카의 속담으로 한 아이를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교육과정은 교육청과 교사 등 전문가가 맡고, 그들이 학교 밖에서 끌어다 쓸 수 있은 자원을 아낌없이 지원하고 제공해 주는 것이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죠.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아이들의 진로교육을 준비하는 자세

: 2015년 5월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진로교육법에 따라 이를 위한 준비를 하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떤 방안을 마련하고 계신지, 그리고 지역의 특색에 따른 차별성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요?

▲ 오산시 뷰티 분야 얼리버드 프로그램 체험 현장
▲ 오산시 뷰티 분야 얼리버드 프로그램 체험 현장

: 얼마 전 3포 세대, 5포 세대를 넘어 N포 세대라는 용어가 나왔다는 신문기사를 접했습니다.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하고 또 일어설 힘도 없는 학생과 청년이 많다는 것은 이 사회의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내용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 같은 현상을 봐도 진로교육은 매우 중요합니다.
오산시는 이 점에서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진로교육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초등학생은 ‘시민참여학교’를 통해 오산 전역의 교육자원을 찾아다니며 우리 사회 각 분야 현장학습을 진행합니다. 중학생은 ‘꿈찾기 멘토스쿨’과 자유학기제를 위한 ‘미리내일학교’를 통해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진로를 탐색합니다. 고등학교는 직업현장에서 자신의 진로를 모색할 수 있는 ‘얼리버드 프로그램’은 작년 관광경영 분야(거점학교 성호고등학교)를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올해 뷰티, 방송예술을 추가해 3개 분야로 확대 시행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세분화, 전문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는 것이죠. 일반고 학생들은 특목고, 특성화고, 자공고 등 본인의 진로를 일찍부터 선택한 아이들과 달리, 상위학급 진학을 위해 입학한 학생들이 대부분으로, 막연한 진로에 대한 불안감이 학습동기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데요. 일반고의 학력저하는 일반고 살리기라는 국가정책으로까지 우리 사회가 안고 가야 할 문제가 되었습니다. 현재 오산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일반고 ‘얼리버드 프로그램’은 이 문제점을 시작으로 현 진로교육의 한계점을 보완하고자 산-관-학 협력을 통해 방과후 거점학교에 희망하는 분야 학생들이 모여 이론, 체험 및 실습, 실질적인 자격증 취득과정으로 운영하는 진로·진학교육프로그램입니다.

진로교육법이 계기가 되었다기보다는 오산에서는 이미 이런 형태의 교육을 오래전부터 구상하고 실행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진로교육의 패러다임을 창출하겠다는 생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 향남읍 민방위 교육장 및 시민안전체험센터 체험교육
▲ 화성시 시민안전체험센터 체험교육 현장

: 자신의 꿈과 끼를 키우기 위하여 다양한 직업체험과 진로 캠프, 진로특강 등 학교 내외의 진로교육 활성화를 골자로 하는 진로교육법은 화성이 추진하고 있는 창의지성교육 사업과 방향을 같이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해 화성시는 학생의 발달단계 및 소질과 적성에 맞는 맞춤형 진로교육을 위해 창의지성교육지원센터에 진로체험지원센터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진로교육법 제정에 따른 우리 시의 진로교육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는 첫째, 지역사회를 활용하여 체험처를 발굴하는 것입니다. 우리 시는 농촌과 바다가 있어 농어업 체험이 가능하고, 공룡알 화석지에서는 고고학자의 꿈을 키울 수도 있으며 전국에서 기업체가 제일 많은 산업 도시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다양한 진로 체험을 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이 타 지역보다 많은 도시입니다. 이렇듯 우리 시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물적 ․ 인적자원을 진로 직업체험 콘텐츠로 제공할 수 있도록 체험인프라 발굴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둘째, 우리시는 삼성, 현대, 기아와 같은 대기업이 있어 다양한 직군이 많습니다. 대기업의 유능한 연구원을 비롯한 다양한 직업인이 진로교육 기부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교육기부자 발굴로 자유학기제를 더욱더 풍성하게 만들겠습니다.

셋째, 관내에 있는 많은 교육기관을 참여시키고자 합니다. 한국폴리텍대학은 귀금속도금, 3D 모델링 설계 등 쉽게 접하기 힘든 다양한 교육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7개 일반대학과 학과별로 체험이 가능하도록 발굴에 노력하겠으며 130여 개 유치원과 727개 어린이집, 직업학교 등 학생들이 관심 갖는 직업체험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지난 7월 화성시와 오산시가 자유학기제 체험처를 공유하는 협약을 맺으셨는데요. 이 밖에도 각 시에서 자유학기제를 위해 운영하는 사업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 기안중학교 공보담당관실 현장견학
▲ 화성시청 공무원 체험의 날. 기안중학교 학생들이 공보담당관실을 견학하고 있다.

: 화성시는 2015년도 신설학교 5개교를 제외한 관내 29개 중학교에서 1학년 184학급을 대상으로 2015년도 하반기부터 자유학기제를 실시합니다.
자유학기제를 위한 사업 첫째는 학부모 교육입니다. 자유학기제에 대비해 지난 7월까지 약 400명의 학부모가 교육을 이수하였고 9월에는 학부모 300여 명을 대상으로 진로코칭 연수(하루 3시간씩 6회 교육 후 실습 및 평가 2회)를 할 계획으로 2학기에 시작되는 자유학기제에 학부모가 진로체험 인솔자와 우리 마을 체험처 발굴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둘째는 자유학기제 진로체험 운영지원입니다.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는 학교의 진로체험 운영을 위한 강사비와 체험활동비 등을 학교별로 지원하여 화성시 관내 모든 중학생이 마음껏 자유학기제를 누릴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셋째는 ‘화성시청 공무원 체험의 날’ 운영입니다. 우리 화성시청에서도 다양한 공무원 체험 프로그램을 발굴하여 현재 40여 개 프로그램을 발굴하였으며 연간 150회를 운영할 계획으로 저도 화성시청 대표사원으로서 학생들에게 일일시장 체험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넷째는 교육기부자를 모집해 운영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교육기부자를 모집, 위촉하여 전문직업인을 학교수업에 참여시켜 청소년의 진로에 대한 고민 해결에 도움을 주고, 직업인에게는 지역사회에 일원으로 함께한다는 자긍심을 줄 수 있어 적극 추진코자 하며 현재는 90여 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화성시는 기업체, 공공기관, 사회적협동조합, 소상공인 등 학교 밖 다양한 자원을 이용한 진로체험처 발굴에 힘써, 자유학기제 기반 마련 및 맞춤형 진로설계를 지원하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 미리내일학교(바리스타)
▲ 오산시는 자유학기제에 대비하여 미리내일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미리 내 일(my job)을 체험한다는 의미다. 학생들이 바리스타 체험을 하고 있다.

: 자유학기제에 대해 생각하면, 참 숨 가쁘게 준비해 왔습니다. 지난 몇 개월간 자유학기제를 준비하느라 공공기관이나 기업체 분들을 만나면 늘 공공기관이나 사업장을 진로체험장으로 개방해달라는 얘기를 먼저 꺼낸 것 같습니다. 개인적 의견이지만, 자유학기제는 근래 정부가 내놓은 교육정책 중에서 가장 우수한 정책이라고 봅니다. 오산시가 해온 ‘시민참여학교’나 ‘얼리버드 프로그램’ 같은 정책과 매우 유사하죠. 쉴 새 없이 배움에 시달리는 우리 아이들한테 숨 쉴 공간을 제공하는 좋은 제도입니다.

자유학기제는 진로진학 탐색을 위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학교 바깥의 체험교육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관건입니다. 도시 전체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교육청이나 학교만으로는 만만치 않습니다. 오산시는 일찍부터 범도시적으로 학교교육 지원 생태계를 구축해왔기 때문에 어떤 도시보다 자유학기제 실행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죠.

오산시는 일찍부터 전국 최고 자유학기제 운영지원도시를 선언하고 준비해 왔습니다. 지난해 8월 교육지원청, 시청, 시의회를 비롯한 17개 기관과 자유학기제 지원협약을 체결하고 올해 초에는 이들 기관이 다시 모여 자유학기제 지원단을 구성했습니다. 4월에는 관내 공공기관, 학교, 기업, 시민사회단체 등을 망라해 ‘자유학기제 지원협의회’도 출범시키고, 8월에는 화성시, 수원시, 용인시와 진로체험장을 확대해 공유하기로 협약을 맺었습니다.

오산시가 자유학기제에 대비하는 핵심 프로그램은 ‘미리내일학교’입니다. 미리 내일(my job)을 체험한다고 해서 명칭도 ‘미리내일학교’인데요. 학생들이 관공서, 기업체, 사업장 등에서 직접 체험하는 청소년직업체험학교입니다. 오산시가 꾸준히 개발하고 실행해 오던 기존 프로그램을 심화 확충해 자유학기제에 최적화된 교육과정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학부모 100여 명을 선발해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연수프로그램(이론교육 30시간, 안전교육 10시간 등 총 40시간)을 진행해 학부모 진로전문코치단을 양성했습니다. 이분들이 학생들을 인솔하고 체험이 끝난 뒤에는 사후수업까지 진행하며 학생들의 진로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입니다. 오산시의 공공기관, 기업체, 자영업체 등 가용할 수 있는 각 분야의 진로 체험처를 발굴했습니다. 그 결과 약 30개 직업분야 100여 개 진로체험장도 자유학기제 시행 전에 구성을 완료했습니다. 난제였던 학생수송은 관내 법인, 개인택시조합에서 맡기로 했습니다. 단언컨대 전국에서 가장 체계화된 진로체험시스템을 오산시는 갖추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이런 진로 체험뿐 아니라 자유학기제에 실행모형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지원프로그램도 또한 준비되어 있습니다. 동아리 활동 중점모형과 관련해서는 약 70개 학생동아리와 30개 토론동아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토론동아리는 토론리그를 거쳐 토론축제를 열 수 있을 만큼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있습니다. 예술체육 중점모형관련해서는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수영강습이 진행되고 있고 여기에 1인 1체육으로 줄넘기교육이 자유학기제 시행에 맞춰 지원되고 있습니다. 예술 쪽으로는 찾아가는 공연장, 찾아가는 미술교육, 1학교 1미술관 만들기 등이 프로그램화되어 지원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자유학기제 가장 잘 하는 도시’라는 얘기를 들을 만하지 않겠습니까?

마을교육공동체, 오산

: 오산시장님께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조례 제정을 준비 중인 교육영향평가제도는 무엇이며 어떤 효과를 기대하시는지요?

: 오산은 온마을 교육도시를 지향합니다. 개별 학교를 지원하는 것도 그렇지만 도시 전체적으로 교육도시다운 도시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이 하나하나를 중시하는 교육도시를 만들자는 비전에 대다수 시민들이 공감하고 강력한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번 선거에서 교육영향평가제도를 운영하겠다는 것을 공약했습니다. 시의 모든 정책과 사업을 계획할 때 그 정책이 교육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를 사전에 검토 평가하자는 것이죠.

개정된 교육과정에서는 가르치는 교육에서 배움을 즐기는 행복교육으로 교육 패러다임이 변화되어 문화예술, 창의체험활동, 진로교육, 생명안전교육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시민참여학교’에서 실천되고 있는 것처럼 오산 전역이 아이들의 교육장소입니다. 아이들이 학부모의 인도로 오산 곳곳을 다니며 현장학습을 합니다.

한마디로 말해 교육도시 오산에 걸맞은 개방과 협력의 시스템 구축이 필요합니다. 이런 시스템 구축을 구체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교육영향평가 조례입니다. 사업추진 초기 단계에서 교육적 효과를 검토하고 사업(유·무형)에 그 결과를 반영하자는 것입니다.

교육도시로서 명실 공히 모든 측면에서 우리 아이들을 지키고 보호하고 가르치고 키워 나가자는 오산시의 의지를 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산 공직자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교육도시 오산의 비전을 공유하고 이를 실천해 나가는 데 구체적인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시민참여학교(경찰서)
▲ 오산시의 시민참여학교. 아이들은 학부모의 인도로 오산 곳곳을 다니며 현장학습을 한다.

: 오산의 교육은 한마디로 정의하면 지역사회가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함께 협력한다는 것으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 오산은 서울의 변방에 있어 교육 측면에서 가장 열악한 지자체 중 하나였습니다. 사실 시장이 되겠다고 결심한 동기도 오산 교육을 살리자는 것이었습니다. 민선5기 핵심공약으로 전국 최고 교육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도시규모와 한정된 예산 때문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가장 효율적인 프로그램 운영방법을 연구했습니다. 지역의 인프라와 인재를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다양한 사업구상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지역 전체가 참여해 도시 자체를 교육도시로 만들고 학습 분위기를 제고하자는 것이죠. 교육을 통한 도시 재생, 도시 발전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먼저 학부모들을 모아 스터디를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다행히 130여 명의 학부모님들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주제에 맞는 학습동아리가 만들어지고 전문 강좌도 개설했습니다. 공부하는 학부모 모임 ‘학부모 스터디’는 이렇게 만들어졌습니다. 이와 동시에 지역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습니다. 물향기수목원, 오산천, 궐리사, 고인돌, 독산성 등 다양한 인프라들을 탐방학교로 운영하는 것이었습니다. 분야별 교사와 전문가들을 모아 탐방학교별 지도안을 만들고, 탐방학교를 이끌 자원봉사자들을 모았습니다. 학부모 스터디에서 공부한 학부모들이 재능기부를 하겠다고 나섰고 곳곳에 숨어있던 지역에 관심 있는 분들이 모였습니다. 이것이 오산이 자랑하는 ‘시민참여학교’입니다. 초기 3개 탐방학교는 2015년 현재 19개로 늘어났고 약 1000개 학급 2만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꿈찾기도 지역과 연계하는 방안을 찾았습니다. 인재뱅크를 만들어 멘토단을 모으고 진로탐색을 위한 대학탐방 프로그램도 만들고 대학생과 함께하는 진로진학 멘토링캠프, 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와 연계한 진로캠프 등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꿈찾기 멘토스쿨’입니다. 이렇게 학부모 스터디, 시민참여학교, 꿈찾기 멘토스쿨은 오산이 자랑하는 지역특화사업입니다.

오산시의 교육정책은 ‘마을교육공동체’로 운영하는 것이 타 지방자치단체와의 차별점입니다. 마을교육공동체란, 교육이라는 공통의 가치를 중심으로 학교와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함으로써 함께 성장하고, 학생들의 배움을 지역사회를 통해, 지역사회를 위해 확장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산시 교육의 특징은 학교 안에서만 이루어지던 교육을 학교 밖으로 끌어내고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운영하는 마을교육공동체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주민 모두가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화성

: 화성시장님께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창의지성모델학교와 창의지성체험프로그램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창의지성모델학교는 공교육의 획일적인 교육 커리큘럼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학습능력 향상이라는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4가지 세부과제(민주성, 윤리성, 전문성, 창의성)와 다양하고 질 높은 교육과정 운영 및 교사의 전문성을 향상시키고자 4-text(동서고금의 명저, 문화예술작품, 체험과 실험, 사회적 실천) 중심 창의지성수업 연수 등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문화예술교육, 체험학습 등의 교육적 지원을 통하여 풍부한 자아실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창의지성모델학교는 화성시 관내 전체 학교 적용을 목표로 하며, 일반화와 보편화를 통해 모든 아이들이 골고루 교육사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며, 학교 현장에서도 쉽게 다가가고,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습니다.

창의지성교육도시사업의 세부사업 중 하나인 창의지성교육과정은 정규교과와 연계하여 동서고금의 명저와 명작의 이해와 감상, 토론을 통해 길러진 지식과 감성이 경험 및 체험활동과 결합됨으로써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획득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교과서를 통하여 공부한 내용에 대하여 좀 더 깊이 있는 독서와 토론을 유도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술관, 박물관 또는 진로와 관련된 체험처 등을 방문해 구체적인 경험으로 발전시키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직접 체험활동 기관을 찾아가서 할 수 있는 것 외에도 여러 가지 다양한 활동들이 있습니다.

독서토론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작가와의 만남, 책의 날, 북아트 등을 운영하고 있는 학교도 있으며, 진로교육 활성화 지원을 위해 체험처 방문뿐 아니라 진로관련 강사 초빙 수업 운영, 교육기부자를 통한 수업 등이 있고 문화예술 교육을 위한 국악, 서예, 표현무용 등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학교 내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교육과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체험과 경험, 지성활동을 통해서 그들 자신이 사회적 존재이며 사회 속에서 성장하고 미래 사회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자각해 나갈 것입니다.

▲ 학교시설을 복합화한 화성시복합센터 조감도
▲ 학교시설을 복합화한 화성시복합센터 조감도

: 다시 화성시장님께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학교시설 복합화 사업은 2016년 첫 시설이 개소될 예정입니다. 현재 어느 정도 진행되었으며, 어떤 효과를 기대하시는지요?

: 문화・복지 시설은 시민이 생활하는 가장 가까운 곳에 존재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학교시설복합화를 추진하였습니다. 지금까지 도시에 존재하는 문화・복지시설은 주민생활권을 고려하지 않고 큰 규모로만 추진됐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주민생활권과 가까운 학교에 이들 시설을 적정 규모로 배치하면 주민들은 도보로 문화・복지 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학생들은 넓은 운동장, 복합화 건물의 도서관, 문화센터 등에서 정규교육과정이나 방과후 수업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시민과 학생 모두가 win-win하는 학교시설복합화 추진으로 각종 공공시설 설치에 절약되는 예산이 약 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학교시설복합화 사업의 첫 결과물이 현재 동탄2신도시 시범단지 동탄중앙초등학교가 2016년 개관을 위해 한창 공사 중에 있습니다. 이 시설이 완공이 되면 마을 사람들이 서로 가르치며 배우고 나의 아이가 아닌 우리 아이를 마을 구성원들이 함께 이끌어 가는 마을교육공동체를 만드는 새로운 지평이 열리게 될 것입니다. 시민의 문화・복지시설 자원은 교육자원으로 활용되며, 학교를 평생교육시설로 이용하는 학교시설복합화는 공간의 인지도 증대 및 시민이용 편익증대, 지역주민의 자원봉사와 교육 품앗이를 통한 운영비 절감, 지역공동체 구성원의 대면접촉 기회 증대를 통한 지역공동체 활성화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화성시는 2016년 학교시설복합화 사업의 첫 열매를 시작으로 동탄2신도시 6개소, 향남2신도시 1개소, 송산그린시티에 3개소 등 모두 10개소의 학교시설복합화 사업을 확대 추진하여, 학교시설복합화사업이 단순한 시설 공유가 아닌, 학교와 지역 사회가 비전과 철학을 공유하는 지역공동체 활성화의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 공유경제 관점에서도 학교시설복합화는 커뮤니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기대됩니다.

: 학교시설복합화는 커뮤니티 시설을 지어야 하는데 예산이 없어 한 사업이기도 합니다. 교육청 도움도 미비하고 국토부도 인정을 안 해 줬습니다. 화성이 최근 택지개발이 많으니 처음 TF를 만들었을 땐 다들 잘 참여했습니다. 분양대금 이익이 없어 기반시설에 투자를 안 해 준다기에 학교를 개방형 구조로 하자고 했습니다. 공원 운동장은 쓰는 사람이 없는데 공원주차장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바로 옆 초등학교 운동장엔 주차장 기능까지 있어, 학교와 공원을 붙여서 짓자고 했습니다. 학교 지하 전체를 주차장으로 만들면 주차장을 교사가 쓰는 시간과 지역주민이 쓰는 시간이 다르니 혼선을 빚을 일도 없습니다. 그런데 아파트 사업승인을 해 준 뒤로 안 된다고 해서, 문제를 푸느라 고생이 많았습니다.

: 일자리가 수반되는 등 여러모로 효율적이고 지역에 의미 있는 일입니다. 일본을 방문했을 때 학교가 밤에는 주민을 위한 공원이 되는 걸 보고 무척 부러웠습니다. 우리가 하려면 여러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게다가 한국사회는 학교시설이 주민의 것이기도 하다는 인식이 부족한 편입니다.
오산시의 경우 경기도 최초로 학교시설복합화 커뮤니티시설인 물향기문화체육센터를 오산초등학교 내 건립해 2012년부터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향기문화체육센터는 오산시 서부권 문화체육 소외지역에 대해 문화향유기회를 넓히고 마을교육공동체의 중심으로, 지역주민과 학교 모두 만족하는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원동초등학교 내 수영장을 포함한 주민개방형 학교시설복합화 커뮤니티 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역과 교육이 자유로이 교류할 수 있는 핵심열쇠는

: 지역과 교육이 융합되어 자유롭게 교류하는 형태가 이상적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실제로 발생하는 여러 걸림돌이 있을 텐데요. 중앙정부나 교육청, 교사집단 누가 대상이든 간에 이것만큼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고 싶으신 게 있다면?

: 저는 교장공모제가 능동적인 사회변화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교육인사행정이 우선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장이 학교의 변화를 이끄는 중심축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중학교 자유학기제 시행을 기점으로 중․고등 자치문화가 생기고, 중학교든 고등학교든 교과과정의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인문계고 재학생 중 70%가 입시에 관심이 없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습니다. 마이스터고와 인문계고 중간에 실업고가 있는데, 이 학생들은 패배의식에 젖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제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개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로 교육시스템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지방자치단체가 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제도를 열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유학기제 사례만 보아도 교육청 단독으로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지방행정이 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저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그걸 원한다고 봅니다. 중앙정부와 같은 큰 규모의 행정이 주민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을 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이런 일은 다양한 자원을 사용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에 더 적합하고, 지방자치단체가 교육을 위해 자원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 예를 들어 교육청은 정규직을 채용하는데 제약이 있으니 보조교사 인건비 지급 등이 어렵습니다.

: 제도적으로 시가 교육에 개입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단순투자에 보조사업만 할 수 있고, 시가 지원한 예산에 대한 감사권도 없습니다.

: 지금까지 지방자치단체에서 교육에 대한 접근을 많이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교육은 지방자치의 핵심입니다. 현장에 가보면 지역 정주성의 핵심은 교육입니다. 그리고 정주성 회복은 지방자치단체가 핵심적으로 해야 할 일입니다.

: 지방자치단체가 교육혁신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긴 시간 대담에 협조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리 : 이민영 (목민관클럽팀 선임연구원 mignon@makehop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