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바다 수도, 건강의 섬 완도

목민관클럽은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모인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모임입니다. 지방자치 현안 및 새로운 정책 이슈를 다루는 정기포럼을 개최하며, 연 2회 정기간행물 목민광장을 발행합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방자치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265개의 크고 작은 섬이 모인 도서군 완도, 바다를 빼놓고 완도를 말하기는 어렵다. 10년 넘게 국립수산진흥원에서 근무하고 수산과학으로 석·박사를 이수한 신우철 완도군수가 완도의 군정을 맡게 된 데에는 이런 배경이 숨겨져 있지 않았을까. 민선 6기 희망 완도를 가꾸고 있는 신우철 완도군수를 만났다.

● 일시: 2016년 3월 11일(금요일) 오후 3시
● 장소: 완도군수실

이원재 희망제작소 소장(이하 이): 완도군의 민선 6기 핵심전략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십시오.

신우철 완도군수(이하 신): 민선 6기 완도군정 목표는 ‘모두가 행복한 희망완도’ 실현입니다. 군정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소통의 화합행정, 활기찬 지역경제, 따뜻한 복지사회, 고품격 문화관광, 깨끗한 청정 환경 등 5대 군정 방침을 바탕으로 나눔 사회, 참여 행정, 가치 경영, 미래 경영으로 생동감 넘치는 완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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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도라고 하면 바다가 떠오르는데요. 지난 2015년 대한민국 청정바다 수도 완도를 선포하셨습니다.

: 청정바다 수도는 말뿐인 슬로건이 아닙니다. 완도는 굴뚝산업이 없고, 육지로부터 오염원이 유입되더라도 갯벌 생물이 빠르게 먹어치웁니다. 바다 속 해조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바다 밑에는 바닷물을 정화시켜 주는 맥반석이 깔려 있습니다. 생물종이 국내에서 가장 다양한 곳 역시 완도입니다. 완도는 이렇게 국내 가장 깨끗한 바다를 유지하고 있고 많은 생물종이 살고 있으며 수산물의 맛도 으뜸갑니다. 특별시인 서울과 행정수도인 세종에서도 지지해 주셔서, 바다의 수도로서 기능과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선포하였습니다.

: 지역의 환경과 노력과는 별개로 기후변화와 같이 전 세계적인 변화로 인한 바다의 변화를 어느 곳보다 체감하시리라 봅니다.

: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것이 수산업입니다. 제주도에서 더 이상 오분자기를 찾을 수 없습니다. 제주 자리돔은 울릉도로, 고등어는 청산도로 이동했습니다. 김 성장 적정 수온이 5~8도인데, 올해는 수온이 8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아 통상 9월에 설치하던 설비를 10월 말에 설치했습니다. 생산 시기가 늦춰진 것입니다. 전복도 5월과 6월 사이 산란을 하는데, 요즘은 시기를 가리지 않고 산란합니다. 어선업뿐만 아니라 양식업에도 변화가 온 지 오래 됐습니다. 또한 최근 엘니뇨로 인해 태풍이 대형화되고, 고밀도로 적조가 대량 발생합니다.

최근 완도의 해안가 도로가 만조 때 잠기는 현상이 자주 목격됩니다. 해수면이 높아졌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다양한 문제를 기후변화대응팀을 만들어 적응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만, 지방자치단체 단위에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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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정부 차원에서 해야 한다고 여기는 일로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 품목별로 기후변화에 따라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파악하고 대비해야 합니다. 수온 1도 는 체감적으로 10도 변한 것과 같습니다. 수온이 1도 바뀌면 어족 자원은 200킬로미터 이상 이동합니다. 우선 기후변화에 적응한 품종을 육성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고수온에 잘 견디는 전복을 개발해야 합니다. 미역이나 다시마는 본양식 이전에 가이식을 하는데, 육상수조수온과 바다수조수온이 같은 시기를 파악해 바다에 시설할 시점 등을 안내해 줘야 합니다. 어민들에게 바뀐 바다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 어족자원이 이동하는 경우는 어떻게 합니까.

: 변한 수온에 적합한 품종을 키울 수 있도록, 포자를 공급해 주어야 합니다. 품종 하나를 만들고 등록하는 기간은 평균 3~4년 걸립니다. 앞으로 10년을 내다보고 준비를 시작해야 합니다. 중국의 경우 꼬막, 바지락을 비롯해 대부분의 수산자원의 품종을 인공적으로 생산할 수 있습니다.

: 수산물 중 해조류가 탄소 저감에 크게 기여함에도 불구하고 탄소흡수원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1997년 채택한 국가 간 이행협약인 교토의정서에 산림만 탄소흡수원으로 한정해 놓고 있습니다. 해조류의 광합성에 의한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는 이미 각종 연구를 통해 검증되어 있습니다. 해조류 주요 생산국인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국,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 같은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해조류 온실가스 저감원 인정에 대한 국제적 공조와 학술교류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전 세계적 공통사항이 아닌 해조류 생산국가만 주로 해당되는 등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의 이해관계로 해조류 탄소흡수원 지정이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해조류의 이산화탄소 흡수율은 산림의 흡수율에 평균 5배입니다. 공기 중 이산화탄소의 4분의 1에서 3분의 1가량이 바닷물로 녹아들어가 바다가 산성화되고 있습니다. 해조류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 않으면 백화현상 등 바다가 더욱 산성화됩니다. 그럼에도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은 해조류가 주요 식품이 아니다보니 관심이 없습니다. 일례로 해조류는 영어로 Seaweeds로 바다잡초라는 뜻입니다. 해외의 해조류 인식 정도를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저는 해조류를 ‘Sea Vegetable’로 부르자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를 통해 중앙정부에 해조류가 탄소 흡수원으로 인정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습니다.

전국 생산량의 40%를 생산하고 있는 완도군의 해조류가 탄소흡수원으로 인증받아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면 어민 소득 증대는 물론 생산 어민들이 탄소배출권 시장에 진출하는 일석이조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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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어회 전국 택배 서비스가 인상적이었습니다.

: 소비자들이 싱싱한 광어회를 가정에서 쉽게 드실 수 있도록 고안한 방식으로, 2015년도 7월부터 완도군 소재 4개 회센터 내 47개 점포에서 택배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바쁜 대도시의 맞벌이 부부들이 주말에 횟집에 가기 번거롭고 요리하고 손질하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서 낸 아이디어입니다. 완도의 광어는 사계절을 모두 겪어 살이 고밀도이고, 항생제가 아닌 백신을 사용합니다. 이해하기 쉽게 비유하자면, 항생제는 병에 걸리면 맞는 주사고, 백신은 예방주사입니다. 회를 운반되는 시간 동안 숙성되면서 이노신산이 발생해 식감도 더욱 쫄깃합니다. 2015년 하반기에만 약 3천 건의 광어회가 전국 각지로 배달돼 2억2천만 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반응이 좋습니다.

: 완도의 복지 상황은 어떻습니까?

: 완도군은 독거노인 4천505명, 장애인 1천827명, 다문화 319명으로 인구대비 12%인 6천696명의 취약계층이 있습니다. 이 중 기초생활보장인구 2천426명을 제외한 4천72명의 인구가 복지 사각지대 및 소외계층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심각한 빈곤문제로 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제도권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취약계층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시의적절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절실한 상황이라,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 지난 2015년 민관을 하나로 묶는 네트워크 형성 및 지역공동체 구축의 일환으로 완도군 행복복지재단을 설립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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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도의 경우 기초연금에 대한 부담은 없으신지요?

: 완도는 이미 초고령사회입니다만, 인구가 타 지역에 비해 많지 않은 편이라 대도시의 구보다는 나은 실정입니다. 수령자는 선호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복지 부담은 엄청납니다. 게다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이 많은데, 중복지원 등의 문제로 보살피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복지 수혜대상자 지원을 위해 행복복지재단을 설립한 것입니다. 재단에서는 지역에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공감대가 형성된 사람을 이장이 추천하게 합니다. 이장 개인 의지대로 추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그 과정을 공정하게 확인합니다.

: 완도군에서 10억 원을 초기 출연하셨습니다. 계속 지원하실 예정입니까?

: 일정 금액이 모아질 때까지는 군에서 꾸준히 출연하려고 합니다. 출향인들이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습니다. 자식들이 객지에서 부모에게 돈을 보내 주어도, 어르신들은 장판 밑에 돈을 숨겨두시기만 합니다. 거동이 불편하셔서 식사하기 어려운 분들도 많습니다. 이런 상황을 아는 분들이 복지재단에 기부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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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위한 공동생활 홈도 운영하고 계시지요?

: 공동생활 홈 사업은 마을 공동시설을 리모델링하여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공동시설에 입주시켜 주거와 식사 등 모든 일상생활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100세 시대를 여는 어르신들의 여가와 생활공간으로서의 경로당 및 공동생활 홈의 중요성과 역할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의 건강한 삶과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공동생활 홈 지원 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입니다.

: 공동생활 홈에 입소한 분들은 함께 거주하시는 것인가요?

: 종일 거주하시는 분들도 있고, 잠은 집에서 자고 낮에만 머무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루 한 끼라도 따뜻하게 제대로 드시는 게 중요합니다. 가족이 2인 이상이면 서로가 서로를 챙기는데, 1인 가족의 경우 여러 문제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어르신들은 밤낮을 헷갈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몸이 아파 약을 먹고 잤는데 깨어나면 약 복용시간이 아닌데 다시 약을 먹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함께 살면 약을 과다 복용한다거나 하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목민관클럽 회원 단체장으로서 목민관클럽에 기대하시는 점은요?

: 목민관포럼에 참여할 때마다 늘 만족스럽습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의 사례들을 보면서 다들 열심히 하시는구나 선의의 경쟁심도 생기고, 우리 지역 실정에 맞게 적용해 보자는 아이디어도 많이 얻습니다. 포럼 시간이 충분치 않아 아쉽지만 바쁜 단체장 분들이시니 더 욕심내기는 어렵고, 기회가 된다면 완도의 사례도 더 많은 분들과 지역에 소개하고 싶습니다.

: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리 : 송정복 | 목민관클럽팀 선임연구원 · wolstar@makehop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