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지난 2009년 2월, 오스트리아 빈(Wien)에서 열린 ‘연대의 경제 콩그레스(Solidarische ?konomie Kongress)’에 참가한 이후로 필자의 이메일 계좌에는 연대의 경제에서 발송해 주는 뉴스레터가 정기적으로 배달되고 있다. 지난 2월 중순에 도착한 가장 최근의 뉴스레터에 담긴 흥미로운 소식이 있어서 유럽희망통신의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뉴스레터의 몇 가지 내용 중에서 2월 28일 베를린에서 시위를 조직할테니 많이 참가자하는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연대의 경제 네트워크 (Initiative Netzwerke Solidarische ?konomie), 아탁(attac), 그리고 깨끗한 옷을 위한 캠페인 (Kampagne f?r Saubere Kleidung), 이 세 곳이 주관하는 시위의 일시와 장소는 당일 오전 11시 베를린 시내의 인터콘티넨탈 호텔 앞. 당일 호텔에서 열리는 ‘사적 재산 펀드(Private Equity Funds)’의 국제 회의를 겨냥한다고 한다.

이 시위와 회의가 공통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이 하나 있다. 바로 ‘헤스 나투어(Hess Natur)’라는 이름의 독일 기업이다. 이 기업은 1976년 하인츠 헤스(Heinz Hess)와 도로테아 헤스(Dorothea Hess)가 프랑쿠프르트 인근의 바트 홈부르그(Bad Homburg)에 설립한 곳으로,  순전히 자연적인 소재만을 이용해 의복을 제작하는 소위 친환경 기업으로 일찍부터 각광을 받아온 곳이다.

”사용자
그런데 이 회사가 최근 부도가 나서 문을 닫아야 할 지경에 처했다고 한다. 독일의 대형 백화점 체인인 카슈타트 크벨레(KarstadtQuelle)의 아르칸도어 콘체른(Arcandor-Konzern)이 소유권을 행사해 오다가 부분적으로 파산을 하면서 그 여파를 겪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 회사의 경영권 인수를 미국의 무기제조업체인 칼레일(Carleyle)에서 추진하려는 것이다.  이는 바로 헤스 나투어가 종래에 지켜왔던 친사회적, 친환경적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이 소멸됨을 의미한다. 내부 노사관계가 악화될 뿐 아니라, 순전히 돈벌이만을 추구하다가 적당한 때에 다시 처분될 것이 명약관화하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에 대해 독일 시민사회가 저항을 위해 들고 일어나게 되었고, 이의 일환으로 위에서 언급한 단체들이 이번 시위까지 조직하게 된 것이다. 이미 약 1만여 명이 칼레일의 헤스 나투어 인수를 반대하는 서명을 한 상태이다.

여기에서 더욱 흥미롭고 관심이 가는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저항자들이 헤스 나투어를 협동조합(Genossenschaft)적 방식으로 재구성하여 여러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인수 작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가칭 ‘hnGeno’로 불리우고 있는 이 미래의 협동조합은 3월 중순경 결성이 예정되어 있다. 이 협동조합은 철저히 민주주의의 원칙 아래 운영될 것이며, 이를 통해 국제투기자본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도록 경주할 계획이다. 현재 협동조합을 함께 결성해 나갈 조합원들을 모집하고 있다.

이미 연대의 경제 독일 네트워크의 웹사이트 첫 화면에는 이 문제를 핵심 이슈로 강하게 부각시키면서 지난 1월 10일 독일 공영방송 ZDF가 이 사건을 보도한 영상까지 링크해 두고 있다. 28일의 시위에서 더 나아가 협동조합 hnGeno가 힘있게 결성되어 헤스 나투어의 정신을 계승해 가도록 한국에서도 응원을 했으면 한다.

★ 관련링크
연대의 경제 네트워크 웹사이트
헤스나투어의 칼라일 인수에 대해 비판적인 모임을 보도한 ZDF 1월 10일자 방송영상 
헤스 나투어에 대한 독일어 위키백과 소개
헤스 나투어 공식 영문 소개 
헤스 나투어 협동조합 추진 소식을 알리는 독일 아탁 웹사이트
 
베를린= 박명준 객원연구위원 (mj.park@makehope.org)

유럽희망통신은 유럽 주요 국가의 시민사회ㆍ사회적기업ㆍ사회자본ㆍ싱크탱크들이 추구하는 사회혁신 실천사례를 소개합니다. 주로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독일어권 국가들의 소식에 중점을 두고, 부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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