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그리스 해외탐방 후기(1)

희망제작소  호프메이커스클럽(HMC)과 1004클럽 회원들이 지난 4월15일부터 25일까지 터키, 그리스 해외탐방을 다녀왔다. 동서문명의 교차로인 터키에서 로마, 비잔틴, 이슬람의 문화를 접하고 기독교 성지를 둘러봤으며, 그리스에서는 세계문화유산 1호인 파르테논신전을 보면서 신과 인간의 나라를 체험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에 여수 배울학어린이집 정숙 원장(수필가)의 여행기를 2회에 걸쳐 소개하므로써 공존과 화해를 이룬 역사의 현장을 공유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_1C|1027370158.jpg|width=”400″ height=”316″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아기아 성소피아 성당을 보면 터키의 반을 본 것이다_##]1만년의 시간여행!

동서문명의 교차로를 가다
-터키· 그리스 전문가 유재원 교수와 세계 답사 일번지에 서다

1. 버림과 비움의 동행
9박 11일, 바쁨의 일상에서 9박 11일은 엄청난 반란이었다. 51명 모두의 사정은 금방 쏟아질 것 같은 순간에 급히 비설거지를 하는 농부의 몸놀림처럼 부산했을 것이다. 특히 박원순 변호사님, 김정애님, 윤여임님은 병상의 부모님 때문에 일정을 수차례 번복하고서야 합류할 수 있었으니 가히 버려야만 얻을 수 있는 동행이었다.
더불어 유재원 교수님의 해설이 있는 답사가 동행되었다. 1만년의 시간을 역추적하면서 동서문명의 교차로라는 터어키 그리이스에 대해 의심스러웠던 것들에 대한 답을 명쾌히 채울 수 있는 로또적 기회가 준비된 것이다.
[##_1C|1266216132.jpg|width=”500″ height=”376″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한국외대 유재원 교수의 해박한 고대문명의 지식은 회원들의 지적욕구를 한층 업그레이시켜 주었다_##]
토인비는 로마, 비잔틴, 오스만 제국의 중심에 섰던 터어키를 나라전체가 거대한 옥외박물관이라고 칭송했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유네스코 세계 자연· 문화유산, 신비로운 지형과 특수한 자연환경, 그리고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 세계 3대 종교의 문화가 잘 보존되어 있어서 과연 그 표현이 걸맞았다.

또한 그리이스는 세계답사의 일번지라고 일컬어진다. 민주주의의 발생지만으로도 우리의 호기심은 증폭된다. 게다가 헬레니즘 문화와 알렉산드로 대왕의 군사력과 신약성경과 종교회의를 통해 세계를 3번씩이나 정복했던 유적지에는 신화와 스토리가 면면히 흐르고 있어 상상의 묘미까지 더해졌다.

그러나 나는 떠날 때부터 비움을 준비했다. 많이 배워 얻어오겠다는 욕심을 미리 버렸다. 재충전이란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워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남편이 결혼 30주년이라는 미명하에 만들어준 이번 여행이 오랜 시집살이에 묶여 있었던 내게는 오히려 낯설었다. 하지만 그 귀한 기회를 어설프게 보낼 내가 아니다. 남편의 따뜻한 배려에 감사하면서 버리고 비우는 동행에 적극 참여했다.

2. 터어키 탁본
[##_1C|1399768158.jpg|width=”500″ height=”353″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하투샤에서 철기문명을 꽃핀 히티이트제국의 수도를 방문하여 생활터전을 둘러봤다_##]
-카파도키아의 응회암
터어키는 돌의 문화였다. 돌에서 시작해서 돌로 끝났다. 특히 카파도키아 응회암은 토굴과 암혈의 주거형태를 이루며 돌문화의 절정을 이루었다. 아나톨리아 고원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카파도키아는 과거 화산활동으로 용암과 화산재가 날아와 무려 1200m나 덮였었다. 그 후 비와 바람으로 씻기고 침식되어 바위에 구멍이 송글송글 뚫린 응회암 지대가 되었다. 구멍이 송송 뚫린 수많은 비둘기 집을 품은 젤베 골짜기와 개구쟁이 스머프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것 같은 파샤바 계곡 그리고 등에 혹을 두 개나 달고 있는 낙타 계곡들은 기괴하고 신비스러운 자연 풍광을 연출하였고 그 때문에 스타워즈의 촬영지가 되기도 했다.

또한 카파도키아는 기독교 박물관으로 불렸다. 기독교 박해시대에 땅 위와 땅 속에 수많은 교회를 지었다. 거듭 말하지만 터어키는 돌의 문화다. 그들의 주거형태도 돌로 이루어졌다. 눈이 많은 지역에서 이글루를 지어 사는 것처럼 그들은 암굴 속으로 들어가 살았다. 사람들은 암굴 속에 방, 부엌, 샘, 환기통, 마구간을 구분해서 지었다. 그리고 몇 집 건너 교회를 수없이 만들었다.

토굴 속 교회의 구조는 거의 비슷하여 십자가 모양의 회랑 중 중앙에 제단이 있고 좌우와 천정에는 성화가 그려져 있고 성배를 마실 수 있는 공간과 죽은 자를 안치할 수 있는 무덤이 있었다. 특히 괴레메 동굴 속 성화들은 일부 이교도들에 의해 훼손이 되었으나 비교적 잘 보존되어 최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데린구유의 지하 8층짜리의 최소 2만명이 살았다는 지하도시이다. 복잡한 미로로 연결되어 있는 데린구유는 땅 속 여왕개미를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는 개미집을 연상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지하터널이 9km까지 연결되어 기독교 박해를 피해 은신했던 자는 모두 모여 더불어 살 수 있도록 하였다. 두레박을 이용하는 지하샘도 있었고 빠삐용이 쏘일 수 있을 것 같은 한 뼘 햇볕의 채광통로도 있었다. 곳간, 광장, 교회, 마굿간, 감옥 그리고 무덤도 있었다. 우리 일행은 순례자가 되어 캄캄한 1만 년 전의 성지를 더듬더듬 기어들어갔다.
[##_1C|1310481417.jpg|width=”500″ height=”177″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카파도키아의 괴뢰메 야외박물관을 하늘에서 열기구를 타면서 탄성을 지르고 하강 후 와인으로 축배를~_##]
-파묵칼레의 석회봉
파묵칼레에는 수천년 동안 지하에서 온천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탄산칼슘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온천수는 산소와 결합하여 침전되면서 응결되어 하얀 목화성 같은 석회봉을 만들었다. 석회봉의 뜨거운 온천수를 보고 양말을 벗지 않을 자가 어디 있으랴. 우리 일행은 갑자기 천진한 어린애가 되어 길이 3km, 두께 3km 정도로 이루어진 석회봉의 하얀 물에 하얀 발자국도장을 어지럽게 오랫동안 찍었다. 파묵칼레야말로 하얀색 돌문화였다.
[##_1C|1241688337.jpg|width=”500″ height=”333″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젤베와 데린구유는 기독교와 타종교간의 마찰로 빚은 기독교박물관이며, 풍화작용으로 만들어낸 기괴한 풍광이 장관이다_##]
– 공간 건축예술과 대리석 조각들
(성 소피아 성당)
비잔틴 미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연한 팥죽색 건물인 성 소피아 성당은 돔지붕이 기둥 없이 벽으로만 지탱하고 있는 고도의 뛰어난 기술력의 대표적 건축물이다. 그 화려함이나 웅장함은 4개의 첨탑, 프레스코화, 장식 모자이크, 그리고 최고급 대리석들에게서 지금도 여전히 내뿜어진다. 점령자가 누구냐에 따라 그 안에서 성모마리아님을 예배하기도 했고 마호멧님을 부르짖기도 하였으나 지금은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술탄 아흐메드 모스크)
성소피아를 마주보고 있는 또 하나의 6개의 첨탑을 가진 이슬람 사원 술탄 아흐메드 모스크는 첨탑(오벨리스크)이 4개냐 6개냐를 따지는 경쟁심리로서의 일화가 더욱 재미있다. 내부의 260개의 스테인드글라스 창과 2만 여장의 푸른색 타일로 화려하고도 신비스로운 빛을 뿜어내고 있어 블루모스크라는 이름이 붙었다. 성소피아 성당보다는 한 치라도 더 크게 만드려는 술탄 아흐메드 1세의 질투심처럼 정원의 튜울립들도 감히 오스만터어키 문명을 질투하는 빛깔을 선명하게 내뿜고 있었다.

(대리석 신전들)
그리이스는 길거리에도 비싼 대리석을 깔았다. 대리석으로 신전들을 지었고 부조를 팠으며 조각상을 만들었다. 사막에 모래가 많은 것처럼 그리이스에는 허연 대리석이 많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대리석 예술품이 탄생될 수 있었다. 부드러운 면이나 곡선을 잘 연출하여 신들의 옷이 드레시하게 흐르도록 하였고, 신전에 기하학적 무늬를 새겨 넣었으며, 고대 그리이스의 수많은 석학자들의 얼굴과 전쟁 영웅들의 탄탄한 허벅지와 창에 짓이겨진 노예들의 신음까지를 잘 새겨 돌의 미학을 서사적으로 완성시킨 것이다.

(세계 최초의 광고문)
에베소의 대리석 거리에는 이런 광고문이 있었다.
“이곳에는 예쁜 여자가 있는 곳이요, 이 발보다 작은 자는 출입을 금하오, 수표도 좋아요!“
[##_1C|1079033277.jpg|width=”500″ height=”375″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파묵칼레의 히에라폴리스에서 자연과 역사유적에 취한 회원들의 모습_##]

*글 : 정숙 수필가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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