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 프로그램

”사용자

● 정조가 왜 다른 국왕과 다른가?
– 아국(我國)이 아닌 민국(民國) 인식
– 문화다양성 인정
– 백성들을 똑똑하게 만드는 정책 훈민정음 적극 활용
– 손해는 자신이 보고 이익은 아랫사람이 얻어야 한다 損上益下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PPT 화면이 불을 밝히고 있다. 강의를 듣고 있는 사람들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열심히 메모를 한다. 어떤 이는 A4용지 석 장을 빽빽이 채우고 넉 장을 넘긴다.

2013년 10월25일. 희망제작소 1004클럽, HMC 후원회원 조찬 인문학 강연 행사가 열렸다.
아침 7시. 50여 명의 후원회원들이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집을 나설 때 제법 찬바람이 불었을 텐데 새벽 어둠을 헤치고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사용자

오늘날 우리는 ‘기회는 늦게 오고 위기는 빨리 온다’는 시대에 살고 있다. 역사를 돌아보면 ‘위기’가 곧 ‘몰락’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지금은 그 위기를 새로운 시대의 전환기로 바꿀 수 있는 대응 능력이 필요한 때이다. 그래서 후원회원들은 오늘 ‘정조의 리더십’을 듣기 위해 새벽잠을 설친 것이다.

새삼 전 세계에서 조찬모임이 있는 곳은 우리나라뿐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사용자

‘내가 밤잠을 안 자고 독서하다가 새벽닭이 울고 나서야 잠자리에 든 것이 몇 날 몇 밤이던가’
‘매양 눈 오는 밤이면 달빛에 비추고 언 붓을 입김으로 녹이며 공부하는 한사(寒士)나 궁유(窮儒)를 생각하고는 스스로 일깨웠다’
조선 22대 임금 정조. 오 백년 동안 정조만큼 치열한 삶 속에, 아픔을 인내하고 또 인내하면서 개혁을 이뤄낸 국왕이 또 있을까?

”사용자

오늘 강연을 맡은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김준혁 교수는 정조 전문가이자, 정조 애찬론자이다. 정조를 연구하다 보면 나라와 백성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매번 감동해서,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고 그는 말한다.

“정조가 왕위에 오르던 날 첫 일성이 무엇인 줄 아십니까?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라고 한 것입니다. 이는 바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양반 사대부 중심의 사회에서 민국(民國)의 주체인 백성의 사회로 만들고자 하는 근대의식이 정조에게 있었던 것이고, 정조는 백성들의 지지기반으로 노론 위주의 기득권층을 압박해 조선의 변화를 추진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정말 절묘한 우연의 일치였다. 때맞춰 KBS 1TV에서 ‘의궤, 8일간의 축제’를 3주에 걸쳐 방송했다. 여기에 이 프로그램 전에 방송된 ‘한국의 유산-원행을묘정리의궤’에 김교수의 인터뷰가 있었다. ‘원행을묘정리의궤’는 8권의 책에 정조가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맞아 수원화성을 방문한 8일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부모와 백성을 위한 축제의 한마당을 속속들이 기록해 둔 것이다.

”사용자

“정조는 사회통합을 위한 인간 존중 개혁정책을 추진했습니다. 즉위하면서 천재지변 등으로, 버려진 아이들에 대한 구휼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인식한 것입니다. 정조 시대 이전에는 민간에서 맡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그는 버려지고 구걸하는 아이들을 국가가 보호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자휼전칙(字恤典則)이 제정됐습니다. 이는 정조의 애민정신을 상징화하는 정책으로, 어떤 구휼정책보다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은 국가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정신이 내포되어 있어, 오늘날 버려진 아이들을 보호하는 정책보다 오히려 앞서는 정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하지 못한 30세 이상의 남녀를 지방 수령의 책임 하에 결혼시키게 하는 법률까지 만들어져 소외계층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정책을 단행했습니다.”

이 말이 끝나자마자, 회원들은 웅성거렸다. 그래, 이런 것이 지도자의 몫이고 리더십이 아니던가?

정조는 밑에서 오는 판결문을 경전을 읽듯 했다고 한다. 남들이 하찮게 하는 일을 더 중요하게 여긴 것이다. 특히 격쟁은 임금의 행차 때 징이나 꽹과리를 친 뒤 억울한 사연을 호소하는 제도였는데, 이때는 예전 보다 2~3배나 증가된 1,300여건에 이르렀다. 바로 민의에 귀 기울일 줄 알았던 소통의 정신이 활발했음을 보여 준다.

”사용자

우리는 정조와 다산 정약용의 만남을 잘 알고 있다. 제대로 된 인재를 발견하고 그 인재가 온전히 자신의 뜻을 펼치도록 끊임없는 격려와 배려를 아끼지 않은 것. 그리고 자신을 알아주는 지음(知音)같은 군주를 믿고 따르며 백성을 위한 조선을 만들기 위해 혼신을 다했던 군신(君臣)관계. 이들은 수직의 관계라기 보다는 오히려 도반이고, 진정한 벗이요, 비익조(比翼鳥)임에 틀림없다.
이런 것이 한 나라 한 사회 한 집단 한 단체의 리더들에게 필요한 덕목이다.

이번 행사는 지도자의 마음과 지도자의 능력이 바로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기본 명제를 정조와 다산 정약용을 통해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멀리 창덕궁의 인정전에서 성균관 유생들이 모여 있을 때의 장면이 겹친다. 정조는 한 사람을 주목해 고개를 들게 했고 그가 바로 다산 정약용이었다. 그래, 그것이다. 낭중지추(囊中之錐).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그 재능이 드러나고, 그 재능을 볼 수 있는 자는 따로 있음이다.

“오늘 강연 주제도 좋았고 강연해 주시는 교수님 설명도 으뜸이었습니다. 다음에도 이런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후원회원들은 1시간이라는 짧은 강연시간에 아쉬움을 남기면서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렸다.

● 정조의 리더십
– 철저히 공부해라
– 매일 일기를 써라
– 항상 메모하라
– 인내를 갖고 참아라 (1번을 참으면 100가지가 편해진다)
– 시간을 정하여 운동하라
– 모든 이들과 소통하라
– 다방면의 공부를 하라
– 밥 투정 옷 투정을 하지 마라
– 같이 일을 하는 사람들과 몸을 부딪쳐 행동하라

글_ 최문성 (회원재정센터 선임연구원 moonstar@makehope.org)
사진_ 윤나라 (회원재정센터 연구원 satinska@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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