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감사의 식탁 / 후기] 스스로 배우고 익히니 기쁘지 아니한가!

「감사의 식탁」은 희망제작소 후원회원을 모시고 연구원들이 준비한 음식을 먹으면서 서로 마음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10월 「감사의 식탁」에 참여하셨던 장선우 후원회원님께서 정성스런 후기를 보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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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맛있는 냄새가 난다. 고구마 찌는 냄새다. 옆에는 토실토실 햇밤도 한 소쿠리 펄펄 김을 날리고 있다. 찐 달걀도 보인다. 와~가을 소풍 온 것 같다. 천상병 시인은 ‘삶이 소풍이고 그 소풍이 아름다웠더라’고 했다지? 맞아, 바로 옆에는 사이다, 주스도 있잖아?

지난 10월 31일, 평창동 희망제작소에서 신입 후원회원을 위한 「감사의 식탁」이 열렸다. 사실 희망제작소를 후원을 시작할 때 막연히 ‘우리 사회에 좋은 일을 하는 곳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점점 내가 후원하는 곳이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궁금해졌고, 그러던 차에 후원회원들을 위한 자리가 있어 참여하게 되었다.

「감사의 식탁」은 회원재정센터를 주축으로 5개 부서가 교대로 부서 사업을 소개한다. 이것도 재미있는 발상인 걸? 10월은 ‘다른 교육’을 꿈꾸고 있는 교육센터 차례였다. 아기자기한 희망제작소 각 부서 투어를 하면서 내가 후원하고 있는 단체가 정말 믿음직한 곳이고, 왠지 자부심에 어깨도 으쓱해졌다.

투어 후 이어진 식사시간. 가을을 맞이해 햇밤, 햇고구마 그리고 김밥, 달걀까지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 들어간 음식이었다. 식사 후, 참석한 11명 후원회원들의 자기소개 시간이 있었다. 그런데, 좀 색달랐다. 이름, 하는 일을 나열하는 보통의 소개와는 달리,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가지고 소개하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모두 난처한 표정을 짓던 후원회원들도, 시간이 지나자 장난스런 웃음을 입가에 띠우며 자신을 표현할 단어 찾기에 몰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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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졸업 후 대기업에서 일했던 홍사여리 후원회원님은 인생 전반전을 마치고, 새로운 가치를 찾을 인생 후반전을 위해 ‘후반전’이라고 했고,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이 언제나 따스한 기운을 전해준다는 ‘봄바람’ 이옥숙 후원회원님. 엊그제 캐나다 밴쿠버에서 오셔서 시차 때문에 자꾸 졸리는 눈을 비비면서도 환한 미소를 보이셨다. 나무를 좋아해 가구 전공을 하고, 또 그 나무가 자신의 삶을 이끌어준다고 표현한 ‘나무꾼’ 마민주 후원회원님까지.

서로 알게 된 지 10분이 채 안 되었지만, 참가자들의 특성을 충분히 알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어색함이 없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아버지, 어머니, 아드님까지 한 가족이 회원이라는 김관효 후원회원님은 중학교 1학년 아들 문성 군까지 동행해서 희망제작소를 더 가까이 느끼도록 했다.

교육센터에서 진행한 오늘의 주제는 평생학습으로 남경아 센터장님께서 소개해 주셨다. 교육을 제공하는 주체가 다양해지면서, 어디서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소셜 러닝(social learning)의 개념이 생겼다는 것과 특히 시민주도의 학습에 대해 다루었다. 평생학습의 최종 목표는 학습자가 자율적으로 학습하도록 하는 것. 즉 자기 주도학습이다. 영국과 독일의 학습 협동조합의 사례와 한국 시민사회에서도 비슷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시민주도 교육의 미래 지속가치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이는 전에는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개념이었고,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진행되는 과정을 꼭 한번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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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희망제작소는 영국 ‘U3A 런던’과 유사한 ‘U3A서울’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누구나 배우며 누구나 가르치는 지혜로 열린 대학이다. 이렇게 자신의 능력을 공유하면서 나누는 곳에 모든 이들이 참여했으면 한다.

양우진 후원회원님은 직장 내에서 이렇게 ‘누구나 학교’와 비슷한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데, 이를 인근 가산디지털단지나 이웃들과 함께 하길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시민의 개념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우리는 종종 시민으로서 권리는 당연히 주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로 인해 많은 의무를 져버리게 된다. 따라서 앞으로는 시민력을 키우는 시민교육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지금까지 그저 아무런 생각없이 사용해 온 시민이라는 단어에 대해 돌이켜보는 기회가 되었다. 이어진 후원회원들의 의견 나눔도 인상적이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지속가능하고 시민주도적인 평생학습에 대해 고민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연구원분들의 친절하고 다정한 설명, 희망제작소 내의 분위기가 주는 신뢰감 때문일까, 「감사의 식탁」 이후 바로 후원회원 신청서를 작성한 사람도 있었다. 대학교 3학년 문숙희 후원회원이다. 나와 같은 대학생이여서 더 정감이 간다.

요즘 후원회원의 역할은 매달 후원금을 꼬박꼬박 기부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내가 후원하는 단체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일, 끊임없이 소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번 「감사의 식탁」은 단지 희망제작소의 후원회원으로서 환대받는 자리가 아니라 시민사회를 발전시키는 주체로서의 나를 깨닫게 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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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 장선우 (희망제작소 후원회원)
사진_ 정지훈 (교육센터 연구원 ideapresenter@makehope.org)
        윤나라 (회원재정센터 연구원 satinska@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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