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 프로그램

아이들이 너른 마당에서 뛰어 놉니다. 술래잡기를 하다가 지치면 ‘따뜻한 의자’에 앉아 쉽니다. ‘따뜻한 의자’는 보일러식 의자로 사람의 체온 36.5도를 유지합니다. 역사의 아픔과 흔적을 가진 종친부 공간을 따뜻한 온기로 치유한다는 의미를 가진 작품에서, 5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마당에서 아이들이 뛰어놉니다.

지난 2013년 11월에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그곳에 희망제작소 1004클럽, HMC 후원회원 50여 명이 모였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정형민 관장은 “희망제작소 기부자들이 이곳을 찾아 더욱 뜻깊다.”면서 “국립현대미술관은 현재 과천관, 덕수궁관, 서울관에 이어 오는 2015년 개관 예정인 청주관에 이르기까지 현대미술에 대한 문화예술의 한마당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지난 2010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축 설계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홍익대 건축학과 민현준 교수의 작품이 선정되면서 이렇게 새로운 모습의 박물관이 탄생되었습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묻어나는 미술관을 한가롭게 거닐며 민 교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곳은 옛날부터 사간원, 규장각, 종친부가 있던 자리입니다. 일제 강점기 때는 일본군의 수도 육군병원, 경성의학 전문학교 부속의원에 이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 국군기무사령부 등 역사적 유래를 가진 정치, 문화 중심지였습니다.

특히 조선시대 문화재인 종친부 건물과 근대 문화재인 국군기무사령부. 이 두 가지 형상으로 현대와 미래의 공간이 공존하게 만드는 것. 바로 서울관의 큰 이슈이기도 했습니다. 종친부 건물은 100평에 불과하지만 미술관 전체 부지는 1만 평이나 됩니다. 그럼에도 1%에 불과한 종친부 건물을 부각시키고, 1만 평이나 되는 미술관이 주변 경관과 잘 어울리기 위해 건물에 힘을 뺐습니다. 서울관 앞에 200년 된 비술나무가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내 주고 있습니다.

현대적이면서 전통적인 이미지가 조화를 이루도록 하기 위해 재료에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종친부 건물은 기와로 이루어져 있고, 기무사 건물은 벽돌이 주재료입니다. 기와와 벽돌의 공통점은 흙이라는 것인데요. 기와는 흙을 저온에서 구운 것이고, 벽돌은 흙에 철을 섞은 것입니다. 때문에 벽돌에서는 붉은 빛이 납니다. 이 두 건물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 서울관은 흙을 고온에서 구운 테라코타라는 재료를 사용했습니다. 이 테라코타로 만든 암기와가 서울관의 외벽을 이루고 있습니다. 테라코타는 빛의 각도에 따라 다른 느낌이며, 천연 색소를 사용해서 시간이 지나면 그윽한 느낌을 줍니다. 4가지 색으로 되어 있는데 빛을 받으면 강조되지 않지만 그림자를 받으면 색이 달라집니다.

서울관은 마당이 있는 미술관을 테마로 하였습니다. 마당은 원래 정해진 용도가 없습니다. 마당에서 결혼식을 하면 결혼식장이 되는 것처럼 사용하기 나름인 장소입니다. 따로 용도가 없는 만큼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도 있습니다. 시민들과 친숙한 미술관으로 담장도 없앴습니다. 미술관 내부에서도 사람들이 왕래할 수 있도록 열린 공간으로 길을 냈습니다.”

전시장으로 들어섰습니다.

“와~ 전시장 천장이 뻥 뚫리고 정말 환하네!”

널찍한 전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후원회원들의 얼굴이 연신 싱글벙글합니다. 10만 개의 섬세한 디지털 요소로 이뤄진 인터렉션 설치 조각 ‘착생식물원’에 들어서자 후원회원들의 움직임에 따라 불빛이 반응했습니다. 마치 외계 생물체 같았습니다. 큐레이터는 잠시 적막의 순간을 주문했습니다. 꿀럭꿀럭, 심장 박동소리와 비슷한 소리가 났습니다. 바로 정교한 실험실이었습니다.

제 5전시실 앞 천장에 높이 5미터에 이르는 가상의 거대한 기계 생명체가 있습니다.‘오페르투스 루눌라 움브라’입니다. 바이킹족의 배에 달린 노처럼 좌우 대칭 형태로 수십 개의 날개가 서서히 움직이는 모습이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핸드폰 카메라로 이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후원회원들의 손놀림이 빨라졌습니다.

미술관에는 ‘움직이는 정원’도 있습니다. 하루 120송이의 꽃을 관람객들이 가져갈 수 있고, 그 꽃을 박물관 밖에서 만나는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선물하는 것으로 작품은 완성된다고 합니다. 정지된 작품이 아닌, 움직이는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미소를 주고 기분까지 좋게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현대미술의 새로운 맛인 것 같습니다.

관람이 끝난 후 푸드코트로 옮겨 나눔의 자리를 가졌습니다.지난 1월 조찬 인문학 강연에 이어, 이번 2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행사에서도 많은 후원회원 분들이 찾아 주셨습니다. 강산애 나은중 회장님은 가족 네 분, 박윤재 회장님도 사모님과 수원에서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는 따님과 동행하셨습니다. 원기준 사랑의연탄나눔운동 사무총장님은 미대에 다니고 있는 아드님과 함께 했고, 멀리 경남 고성에서 원명스님도 찾아오셨습니다. 캐나다에서 오신 이옥숙 선생님은 지인 다섯 분을 모시고 오셔서 모두 희망제작소 후원회원으로 가입하는데 열의를 보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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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공감센터’ 연구원들이 정식으로 인사를 드렸습니다. ‘회원재정센터’는 올해 ‘공감센터’로 센터명을 바꿨습니다. 앞으로 후원회원들의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고, 희망제작소의 연구사업과 활동을 알리고 시민들의 참여를 북돋우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공감센터 연구원들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글·사진_ 정세희 (공감센터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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