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휴먼라이브러리’의 모든 것

모든 사회에는 편견이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 것 같지만 대부분의 편견은 차별과 갈등으로 이어져 사회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2000년 덴마크의 평범한 청년들이 <휴먼라이브러리>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는 2014년 현재 전 세계 약 70여 개국으로 확산된 글로벌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

본 기사는 2014년 2월 15일(토), 18일(화) 양일 간 진행되는 <휴먼라이브러리 창립자 로니 에버겔 초청 강연 및 컨퍼런스>의 일환으로 기획되었습니다. 행사에 앞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편견에 대해 알아보고, 국내외 <휴먼라이브러리> 운영 현황과 시민교육으로의 가능성까지 살펴볼 예정입니다.

휴먼라이브러리 기획 기사
(2) ‘휴먼라이브러리’의 모든 것

지난 1편에서 우리는 휴먼라이브러리의 화두인 ‘선입견, 고정관념, 편견’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오늘 두 번째 뉴스에서는 덴마크 휴먼라이브러리 공식 매뉴얼북을 토대로 휴먼라이브러리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지, 기획자가 운영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등 휴먼라이브러리에 대해 집중 조명해 보겠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의 모든 것

코펜하겐 사람책 다니엘 (Danial), 그는 아프리카계 미국 뉴욕 출신으로 지금은 덴마크 여성과 결혼해서 코펜하겐에 살고 있습니다. 직업은 요리사입니다. 작년 6월 필자가 코펜하겐 휴먼라이브러리를 방문했을 때, 로니 애버겔(Ronni Abergel)은 이 프로그램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백 마디 말보다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 좋다.”며, 코펜하겐 사람책 2명을 초청, 사무실 인근 공원에서 즉석 휴먼라이브러리를 열었습니다.

“사람들은 다양한 나의 이력을 신기하게 생각합니다. 덴마크 사람들은 뉴요커들의 삶에 관심이 많은데,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뉴욕 출신이라고 하면 대부분 ‘굉장히 일을 잘할 거야’ 라는 생각을 갖습니다. 저는 뉴욕과 덴마크 사회의 삶의 방식, 차이에 대해 일상에서 내가 겪은 일들을 중심으로 얘기하는데 사람들이 흥미로워합니다.”

필자가 만난 두 사람책 중 한 명인 다니엘은 휴먼라이브러리 창립자인 로니 애버겔과 20년 지기 친구로, 초창기부터 사람책으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스스로를 베스트셀러라 자부하고 있었는데, “커피 한 잔만 사주면 언제든 만난다.” 고 쿨하게 웃으며 말할 정도로 사람책 활동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사람책으로 봉사할 수 있었던 동력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그는 한 치도 망설이지 않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사람책을 봉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휴먼라이브러리를 알게 되고, 참여하게 되면서 제 스스로 다양한 삶에 대해 오픈 마인드가 생기고, 삶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저 또한 휴먼라이브러리의 큰 수혜자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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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 청소년 운동으로부터 탄생

휴먼라이브러리는 덴마크 청년NGO인 ‘스탑 더 바이얼런스(Stop The Violence, 폭력을 멈춰라)’가 주관하여 덴마크의 최대 뮤직페스티벌인 ‘로스킬레 페스티벌(Roskilde Festival)’의 부대행사로 2000년에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스탑 더 바이얼런스는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폭력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자발적 청년 단체입니다. 스탑 더 바이얼런스는 5명의 코펜하겐 젊은이들이 폭력 방지를 위해 1993년에 자발적으로 구성한 운동 조직인데, 이 운동은 그들의 한 친구가 무자비하게 칼에 찔린 사건을 계기로 시작되었습니다. 3년 동안 약 7천 명의 회원이 이 운동에 가입했고, 대다수 회원의 연령은 12~18세였습니다. 스탑 더 바이얼런스의 프로젝트매니저가 로스킬레 페스티벌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첫 휴먼라이브러리를 개최했고, 로스킬레 재단이 재정적 지원을 했습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고, 휴먼라이브러리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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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라이브러리 창립자 중 한 명인 로니 애버겔(Ronni Abergel)은 첫 번째 휴먼라이브러리 이벤트 이후, 휴먼라이브러리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기 위해 전 세계의 다양한 NGO, 공공기관들을 만나 휴먼라이브러리를 소개하고 이벤트를 여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후 휴먼라이브러리의 확산에 가장 큰 조력자가 된 파트너는 유럽위원회였습니다. 유럽위원회는 지난 6년 동안 휴먼라이브러리의 매뉴얼 제작에서부터 다양한 국가의 이벤트 론칭을 위한 자금지원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전 세계 70여 개국으로 휴먼라이브러리가 확산되고 정착되기까지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순함이 갖는 힘

‘모든 것은 가능한 단순하게 만들어져야 한다. 좀 더 단순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단순해야 한다.’
–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단순함의 힘을 강조한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휴먼라이브러리의 저력은 바로 ‘단순함’에 있습니다. 창립자인 로니 또한, 휴먼라이브러리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를 누구나 쉽게 열수 있는 방법론에 있었다고 말합니다.

휴먼라이브러리는 일반 도서관과 거의 똑같이 운영된다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독자가 방문해 정해진 시간 동안 책을 빌리고, 반납하고 또 다른 책을 빌리고 하는 과정이 거의 동일합니다. 단 한 가지 차이점은 휴먼라이브러리의 책은 사람이라서 독자와 ‘사람책’이 서로 대화를 나눈다는 점이죠. 물론 휴먼라이브러리는 각 나라별, 지역별로 운영형태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일상대출 외에 일회성, 이벤트 형식으로도 많이 진행됩니다. 또한, 한국에서는 조금 다르게 운영되고 있지만, 덴마크 휴먼라이브러리의 가이드북에 따르면, 휴먼라이브러리의 사람책은 우리가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집단에 속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사회에서 소외되고 차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이 가진 편견 및 고정관념과 맞닥뜨려 얘기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독자’가 될 수 있고 약 1시간 동안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사람책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독자들의 질문도 받습니다. 또한 사람책이 독자에게 질문을 할 수도 있습니다.

‘낯선 사람은 당신이 아직 만나지 못한 친구이다.’ 인종 차별 반대 운동의 오래된 슬로건인 이 말은 단순하지만, 많은 함의를 지니고 있는데, 휴먼라이브러리를 설명해 주는 슬로건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즉, 평상시에는 대화할 기회가 거의 없는 사람들이 만나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 이것이 휴먼라이브러리의 목적입니다.

“코펜하겐에서 우리는 다양한 이민자들을 일상에서 만납니다. 채소가게의 아랍상인, 피자가게의 터키 사람, 모로코 사람이 운전하는 택시 등등. 그렇지만 같은 곳에 살고 있다고 해서 공존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민자들과 한번이라도 허심탄회한 대화를 해 본적이 있나요? 서로 다른 음식문화에 대해서, 이슬람교도라면 히잡과 같은 복장에 대해서. 궁금한 것들을 편하게 만나 얘기할 수 있어야 공존하는 것이고, 그래서 우리는 이런 기회와 경험을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로니 애버겔(Ronni Abergel)

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그러하듯이 코펜하겐에서도 이민자 문제가 심각한 편인데, 코펜하겐 인구 54만 명 중 이민자 비중은 약 22%로 높은 편입니다. 그런데, 덴마크 한 시민사회단체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다른 인종, 다른 종교 집단과의 교류경험’ 조사 결과에 의하면 덴마크 시민 10명 중 8명은 해당 경험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로니가 코펜하겐에서 이민자들과 일상적 만남과 대화를 강조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사회적 맥락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편, 한국사회에서 150만여 명의 국내 체류 외국인 비율은 전체 인구의 2.8%, 즉 국민 32명 중 1명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문화 정책을 먼저 시작한 선진국들의 평균이 10%임을 감안할 때, 2.8%는 비교적 낮은 수치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외국인의 비율이 2020년에는 5%, 2050년에는 9%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과 더불어, 일상에서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과의 소통, 교류가 강조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휴먼라이브러리의 3대 특징 ; 무형식, 다양성, 저예산

휴먼라이브러리는 누구나 언제든, 어느 공간에서건 형식과 규모의 제한 없이 열 수 있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의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무형식, 다양성, 저예산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 휴먼라이브러리의 3대 특징

– 무형식성 : 주제에 제약을 두지 않고, 참가자들이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참가자들 과 사람책 사이에 자유로운?대화, 질문으로 진행
– 다양성 : 휴먼라이브러리는 주제, 공간, 참여자 모든 것이 오픈되어 있음. 장소도 ? 공공도서관뿐만 아니라,?지역사회의 다양한 커뮤니티센터, 대학 캠퍼스, 쇼핑센터, ? 직장 공간 등 언제, 어디서나 가능
– 저예산, 고효율 : 휴먼라이브러리의 모든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 사람책도 자원봉사. 각 지역에서 행사나?이벤트를 추진할 때는 스스로 추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함

이번에 우리가 한국에서 휴먼라이브러리 컨퍼런스를 추진하기 위해 로니 애버겔과 회의를 진행할 때, 로니가 강조한 몇 가지 운영원칙이 있었는데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 행사장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자원봉사로 참여함을 원칙으로 한다. 사람책이 비용을 받는 순간, 본연의 취지와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 단, 장거리 사람책을 위해서 최소한의 교통비는 보조할 있다. 또한, 원활한 행사진행을 위해 외부 펀딩을 시도할 경우에도 펀딩사의 윤리성, 사회적 책무성등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휴먼라이브러리의 가장 중요한 자원, 사람책

일반 도서관이 그렇듯이, 휴먼라이브러리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은 책, 바로 사람책입니다. 그래서 휴먼라이브러리 가이드 북에서는 사람책 선정 방법, 사람책 제목 정하기, 사람책과의 사전미팅 방법, 사람책이 유의해야 할 사항들, 사람책들의 체험 수기 등 매우 많은 분량을 사람책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가 편견과 고정관념을 핵심으로 하지만, 휴먼라이브러리의 사람책들이 반드시 사회적 편견의 대상, 혹은 우리와는 조금 다르다고 분류된 소수자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휴먼라이브러리는 자신의 분야와 위치에서 즐겁게 일하고 있는 사람, 자신의 굴곡진 인생을 들려주고픈 사람, 그 어떤 주제에도 크게 구애받지 않습니다. 다만, 휴먼라이브러리의 교육적 측면을 고려할 때 불건전하거나 위험한 행동을 유발시킬 수 있는 사람책 (예: 마약남용자, 축구 훌리건), 도덕적, 정치적으로 의문시 되는 사람책 (예: 신나치주의자), 개인적 믿음을 전파하거나 이익을 도모할 목적의 사람책(예: 종교인, 영업인)은 지양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정적이거나 파괴적 행동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사람책, 예를 들어 마약중독을 극복한 사람 등은 포함시킬 수 있다고도 명기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휴먼라이브러리의 단골책들은 ‘동성연애자’, ‘경찰관’, ‘환경주의자’로 나타났습니다. 또, 국가마다 조금씩 다른 사람책들을 초청하기도 하는데, 정신병, 우울증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휴먼라이브러리가 개최되는가 하면, 어떤 지역에서는 주술사, 침술가가 가장 인기 있는 사람책이 되기도 합니다.

* 휴먼라이브러리 홈페이지에 등록되어 있는 매우 다양하고 재미있는 사람책 목록

장애, 안면장애인, 여성소방관, 축구열광팬, 장의사, 치유자, 노숙인, 동성애자, 인문주의자, 이민자, 기자, 레즈비언, 무슬림, 경찰관, 정치인, 난민, 엄격한 채식주의자, 회계사, 인류학자, 알코올 중독자, 망명 신청자, 금발 여성, 불교 신자, 보디빌더, 대머리, 양성애자, 맹인, 관료, 암환자, 대마 흡입자, 성직자, 감독, 공산당원, 청각장애인, 치과의사, 당뇨환자, 외교관, 장애인, 무도회 1등 수상자, 환경운동가, 전 조폭, 페미니스트, 장의사, 도박 중독자, 천재 연구자, 그라피티 아티스트, 해커, 증오범죄 희생자, 힌두교도, 히피족, HIV 보균자, 노숙자, 이맘, 유대인, 재판관, 변호사, 사서, 남성 아기 돌보미, 남성 간호사, 매니저, 수학자, 시장, 정신장애자, 기상학자, 나이트클럽 댄서, 주차장 직원, 중재자, 매춘 종사 여성, 철학자, 경찰관, 성형외과 의사, 점술인, 랍비, 치안경비원, 가출 아동, 시크교도, 심리학자, 편부, 스트리버, 병약한 사람, 트렌스젠더, 실직자, 마녀, 노동중독자, 동물학자…

휴먼라이브러리 FAQ

휴먼라이브러리를 처음 개최하고자 하면 질문이 많이 생기기 마련인데, 덴마크 휴먼라이브러리 본부에서는 전 세계 기획자와 운영자들이 자주 물어보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을 정리했습니다. 물론, 모든 국가에서, 모든 휴먼라이브러리가 이대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강제는 없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는 각 나라의 특성에 맞게, 기획자의 의도에 맞게 여러 가지 형태로 변형되어 운영될 수 있습니다. 다만, 휴먼라이브러리 글로벌 활동을 위해서는 덴마크 휴먼라이브러리와의 사전협의와 파트너십이 중요하고, 이럴 경우에는 휴먼라이브러리 공식 가이드북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질문 : 휴먼라이브러리는 주로 어떤 사람들이 개최하나?

답변 : 특정 편견 및 고정관념이 타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 및 차별로 이어질 수 있음을 깨닫고 이러한 편견 및 고정관념에 도전하고, 차이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를 구축하는데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휴먼라이브러리를 개최할 수 있다. 개인 자격으로도 개최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휴먼라이브러리는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에 의해 개최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질문 : 휴먼라이브러리는 주로 어떤 장소에서 개최되나?

답변 : 휴먼라이브러리는 공공도서관, 페스티벌, 대학, 컨퍼런스, 학교, 쇼핑센터 등 다양한 곳에서 개최됐다. 책을 대출하여 읽고자 하는 사람들을 많이 모을 수 있는 장소라면 어디든 가능하다.

질문 : 사람책이란 무엇인가?

답변 : 사람책은 사람들의 편견 해소를 위해 자원한 사람으로서, 자기 자신을 대출한 독자와의 정중한 대화를 통해 그들의 편견에 도전한다. 사람책의 제목은 그들이 경험한 편견이나 차별이 잘 대변될 수 있도록 붙여진다.

질문 : 누구나 사람책이 될 수 있나?

답변 : 그럴 수 없다. 인종, 성별, 나이, 장애, 성적 취향, 성 정체성, 계급, 종교, 라이프스타일 등 자신의 정체성으로 인해 편견을 경험한 사람만이 사람책이 될 수 있다. 사람책 제목은 이러한 편견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 독자들이 그들의 마음 속 편견을 직면하고 도전해 볼 수 있다.

질문 : 휴먼라이브러리 개최를 위해 몇 권의 책을 준비해야 하나?

답변 : 2~3권에서부터 70권 이상까지 다양한 사례가 가능하다. 하지만 가능하면 많은 사람책을 모집해 다양한 편견을 포함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 때, 프로그램 진행 장소의 크기 및 운영자의 수를 고려하도록 한다. 처음 휴먼라이브러리를 개최하는 경우 10~15권 정도의 사람책이 적당하다. 이 정도 숫자면 어느 정도 다양한 편견을 포함할 수 있고, 3~5명 정도의 상대적으로 적은 운영자만으로도 관리가 가능하다.

질문 : 사람책의 안전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나?

답변 : 휴먼라이브러리 운영자에게 안전 관련 이슈는 최우선 과제 중 하나이다. 안전 관련 상세 내용은 휴먼라이브러리 무료 가이드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단, 중요한 사실은, 전 세계에 걸쳐 수천 건 이상의 만남과 대화가 휴먼라이브러리를 통해 이루어졌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사람책의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적은 없다. 사람책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운영자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다. 어떤 사람책을 어떻게 모집할지 신중히 결정하고, 운영자의 관련 역할을 강조하고, 필요한 경우 안전한 단어나 문구를 만들어 대화가 안전하게 종료될 수 있도록 관리한다.

질문 : 우리 단체의 특성이 반영된 한 가지 주제만으로 휴먼라이브러리를 개최해도 되나?

답변 : 안 된다. 휴먼라이브러리의 유일한 목적은, 우리는 서로 다른 다양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야 하고, 어떤 사람들은 편견과 차별의 대상이 되어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휴먼라이브러리는 누구나 가지고 있을지 모를 편견과 고정관념에 도전하고자 한다.

질문 : 사람책 제목을 창의적이고 별나게 정해도 되나?

답변 : 사람책의 역할은 그들이 겪은 편견과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것이다. 휴먼라이브러리 운영자는 이점을 사람책에게 명확히 알려줘야 한다. 따라서 사람책의 제목은 그들이 경험한 편견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것이어야 하고 가능한 간단해야 한다. 효과적 사람책 제목의 예는 다음과 같다. 난민, 조울증, 게이, 전(前) 갱 단원, 이슬람교도, HIV감염자, 트랜스젠더, 젊은 한부모, 알코올중독 회복 중인 자, 이민노동자, 전(前) 재소자, 경찰관, 정치인 등. 편견과 고정관념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사람책 제목 자체가 독자들의 마음 속 편견과 고정관념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질문 : 우리단체의 활동 및 신념을 홍보하기 위해 휴먼라이브러리를 활용해도 되나?

답변 : 안 된다. 휴먼라이브러리는 편견, 고정관념, 부정적 인식, 차별에 도전하기 위한 평등 프로젝트로서 시작되었다. 특정 신념을 확산시키거나, 특정 단체 및 개인을 홍보하거나, 상업용 목적으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

글로벌 휴먼라이브러리

작년 12월, 휴먼라이브러리 창립자 로니 애버겔은 미국 TED에 출연, 강연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오늘날 휴먼라이브러리는 단순히 다양한 교육방법론 중 하나가 아니라, 그 자체가 훌륭한 민주시민 학습의 장이자 배움의 플랫폼으로 인정받아 국제적인 영향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휴먼라이브러리 국제 교류도 매우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데, 매년 기획자들을 위한 다양한 컨퍼런스와 포럼이 열리고 있습니다. 오는 1월28일~1월30일에는 태국에서 ‘아세안 국가에서의 휴먼라이브러리 개발과 발전’이라는 주제의 국제포럼이 개최됩니다.

얼마 전 각국의 휴먼라이브러리 최근 소식을 로니가 전달해 주었는데, 우리도 참조해 볼 만한 것 같습니다.

* 덴마크: 국가적 차원에서의 정부 결합은 많지 않으나, 휴먼라이브러리의 역사가 있어서 지역적으로 활발한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음. 주로 도서관 조직, 덴마크 도서관협회, 지역 내 education center, 직업학교, 학교 등을 중심으로 휴먼라이브러리 이벤트 활동 이루어지고 있음. 특히 의회나 지방정부 대상으로 훈련/워크숍에 활용되기도 함. 주로 프로젝트 성으로 실천되고 있으며, 직업학교에의 차용이 활발한 편.

* 노르딕 국가 (북유럽: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 차원에서 함께하는 이벤트도 있음. 노르웨이의 경우 휴먼라이브러리가 활성화된 곳이기도 하며, 국가 차원에서의 정부지원이 상당한 편.

* 아시아 지역에서는 한국에서의 휴먼라이브러리가 하나의 기념비적 시도가 될 것 같다고 하며, 마찬가지로 2014년 말레이시아의 휴먼라이브러리 프로젝트도 기념비적 시도로 간주하고 있다고 함. 말레이시아는 온라인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서 휴먼라이브러리 추진에 활용하려고 한다고 함.

* 유럽국가 중에서는 특히 영국이 강세인데, 홈페이지 운영도 활발하며,? 특히 미디어와의 협력을 통해 다큐멘터리도 제작 준비 중이라고 함.

* 미주에서는 캐나다가 가장 활발, 특히 밴쿠버 지역의 활동이 활발. 미국에서는 2013년 말에 로니가 TED에 출연, 휴먼라이브러리 강연 진행.

* 아프리카 지역 최초로 얼마 전 이집트와 파트너십을 채결하고 올해 처음으로 아프리카에서 휴먼라이브러리 진행할 예정이라고 함.

자, 이제 휴먼라이브러리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은 풀리셨나요?
더 자세한 내용은 오는 2월15일, 2월18일 로니 애버겔 초청강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2월18일(화) 수원시평생학습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휴먼라이브러리 심포지엄>에 오시면 사전등록자에 한해 휴먼라이브러리 공식 가이드북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 꼭 기억해 주세요.

휴먼라이브러리 창립자 로니 에버겔 초청 강연 및 휴먼라이브러리 컨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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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 남경아 (교육센터 센터장 msnka@makehope.org)
최영인 (교육센터 선임연구원 in@makehope.org)
이민영 (교육센터 연구원 mignon@makehope.org)

■ 휴먼라이브러리 소개 영상

2014 휴먼라리브러리 소개 from The Hope Institute on Vimeo.

△ 위 영상은 이지환 님의 재능기부로 제작되었습니다.
소중한 재능을 나눠 주신 이지환 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언론보도
“당신의 죄가 아니야, 어떤 질문도 괜찮아” (한겨레21 / 황예랑 기자 / 14.01.20)
당신 안의 ‘비정상’을 꺼내라 (한겨레21 / 황예랑 기자 /14.01.20)
안철수 의원 빌려주세요(한겨레21 / 황예랑 기자 /14.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