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9시까지 출근하고, 야근하고, 퇴근하고 다시 9시에 출근을 하고 하루하루 비슷비슷한 삶을 사는 사람들, 한국사회에서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하며 살고 있는 그들의 이름은 바로 ‘직장인’입니다. 그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 직장인을 위한 미래상상 프로젝트 ‘퇴근후Let’s’에 모였습니다.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의 삶을 디자인하기 위해 모인 퇴근후Let’s 4기 교육생들의 한 달간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교육 마지막날 교육생들의 시선이 멈춘 곳은 어디일까요?

첫째 날, 기지개

내 인생의 타임캡슐을 열어 추억이 깃든 물건을 소개하며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미지가 망가질까봐 추억이 깃든 술병을 가져올 수 없었다는 한 교육생의 이야기에 웃음이 터지면서 첫 만남의 어색함이 웃음과 공감으로 변했습니다. 2002 월드컵 DVD, 독서 리스트, 육아일기, 시계, 사진 등, 서로의 추억들로 자기소개 시간이 채워졌습니다.

조금씩 어색함이 가시고 우리의 일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서 교육생들은 야외로 나가 여유롭게 도시를 걷기 시작했습니다. 오래간만에 느끼는 여유 때문일까요? 차가운 겨울바람도 상쾌하게 느껴졌습니다. 조원들이 사진으로 담아온 도시는 빌딩과 담, 전깃줄, 한옥이 이상하게 어우러진 낯선 모습이었습니다. 서로의 사진을 공유하며 페이스북을 통해 일상의 낯선 모습을 담는 프로젝트를 이어가기로 했지요.


이어진 강의에서 이경희 중앙대 명예교수는 고령화사회가 공포가 아닌 설렘이 되기 위해서 어떠한 태도와 계획과 의지가 필요한지 이야기를 전해주었습니다.

교육 첫 날, 25명의 교육생들은 기지개로 몸을 쭈욱 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퇴근후Let’s 4기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둘째 날, 마음을 보다

우리 사회를 통계로 읽어 가면서 공공성의 의미를 알려준 유시주 희망제작소 기획이사는 개인의 공공성은 주체성에서 출발한다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교육생들은 공적인 나와 사적인 나의 행복한 동거에 대해 진지한 고민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셋째 날, 아이디어를 맛보다

‘코끼리 똥 노트’ 들어보셨나요? 스리랑카에서는 버려지는 코끼리 똥으로 다양한 물건들을 만들고 있답니다. 세 번째 만남에서는 세상을 바꾸는 발상의 전환, 그 다양한 아이디어 세계에 흠뻑 빠져들었는데요. 이런 발상의 전환이 지속 가능성 안에서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문진수 한국사회적금융원 원장의 지적에 공감하며 새로운 세상의 맛을 보았습니다.

넷째 날,  공간을 듣다, 생각을 만지다

특별한 토요일을 보내기 위해 퇴근후Let’s 4기 수강생들은 푸르메재단에 모였습니다.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로부터 평범한 기자 생활을 하던 그가 어떻게 장애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장애인을 위한 사업들을 하는 푸르메재단을 만들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인생의 가혹한 순간이 장애인을 위한 공간의 출발점이 되었다는 이야기에 여러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직접 반찬을 고르는 재미와, 넉넉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통인시장 도시락카페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웃대마을로 향했습니다.

웃대마을은 인왕산 동쪽과 경복궁 서쪽 사이, 청운효자동과 사직동 일대를 뜻합니다. 조선시대에는 이곳 인왕산 기슭 일대를 웃대(上村)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도시 한가운데 거미줄처럼 연결된 골목 곳곳에 낯설음이 가득했습니다. 그 낯섦 가득한 공간에서 함께하는 삶을  사는 마을공동체 ‘품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교육생들의 질문으로 탐방 시간이 조금 길어졌습니다.

길어진 탐방을 마무리하고 워크숍 진행을 위해 교육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우선 현장탐방의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가벼운 몸 풀기로 마시멜로우 챌린지에 도전했죠. 가벼운 워크숍  시작 프로그램이었는데 교육생들의 열기는 대단했습니다. 몇 팀이나 챌린지에 성공했을까요?


두 번째 워크숍은 조원끼리 “당신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키워드 게임을 해보았습니다.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었지만, 사실을 타인에게 질문을 던지며 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직도 토요일 일정이 남았습니다. 긴 일정에 지치진 않았을까 걱정하며 시작된 홍성남 신부님의 강연은 기우와는 달리 눈물과 웃음으로 가득했습니다. 마음 근육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하나씩 체크하면서 토요일 일정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사용자


다섯째 날, 감각을 경험하다

다섯째 만남에서는 시각과 미각을 일깨우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김동원 감독은 타인에 대한 관심과 시선에서 영화가 시작된다면서 모두 자신만의 영화 찍기를 제안했습니다. 4기 교육생들만의 영화제가 언젠가는 열리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 봅니다.

이어서 박록담 한국전통주연구소 소장은 전통주가 가진 가치를 공동체와 삶의 이야기로 풀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가치를 직접 맛볼 기회를 가졌는데요. 와인이 범접하기 어려운 신비로운 향을 지닌 법주의 맛에 다들 감탄을 연발했죠.

여섯째 날, 타인의 향기를 맡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커피 찌꺼기로 버섯을 키우는 꼬마농부 이현수 대표와 동네서점을 디자인적으로 접근한 땡스북스의 이기섭 대표의 이야기는 다른 강연들보다 높은 호응을 받았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사회적 가치를 고민하는 것, 교육생들의 고민도 닿아있었습니다.

마지막 날, 식스센스

미래를 디자인하고 생애를 설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도구를 체크해야죠. 그 중 하나가 돈일 것입니다. 박종호 에듀머니 본부장의 돈의 인문학 강의를 통해 삶의 중심은 무엇인지 한 번 고민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10년 후 미래, 나의 꿈을 설계하는 워크숍을 가졌습니다. 워크숍 진행을 해 준 이상아 아그막 팀장은 너무 많이 고민하는 것이 문제라며 이제는 실천해야 할 때라고 여러 번 강조했는데요. 교육생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수료식에서 나눔경매 이벤트를 가졌습니다. 높은 입찰가가 나올 때마다 환호성이 터져나왔는데요.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이렇게 즐겁게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모두 신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퇴근후Let’s 4기 교육생들은 사기꾼이라는 근사한 네이밍을 가지고 이상아 팀장의 조언을 잊지 않고 실천을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이번 교육과정을 통해 그들의 시선이 멈춘 곳은 ‘협동과 연대’입니다. 앞으로 그들이 펼칠 실천에 응원을 보냅니다.

”사용자


글_배영순 (시니어사회공헌센터 선임연구원
alice@makehope.org)
사진_손수현 (시니어사회공헌센터 인턴연구원 seniorintern@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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