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6기 소셜디자이너스쿨 현장 중계 ③

크리베이트(Creavate)는 차별적이고 혁신적인 서비스와 제품에 대해서 고민하고, 실제를 이를 구현시키는 일을 하는 아이디어 컨설팅 기업입니다. ‘크리베이트’와 같은 아이디어 전문 기업들이 생겨난 만큼, 사회혁신에 있어서도 창의력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소셜디자이너스쿨(SDS) 6기는 크리베이트 박성연 대표의 강연으로 개강 워크숍 이후 ‘희망모울’에서의 첫 시간을 가졌습니다. 박 대표가 들려주는 머리를 말랑말랑하게 하는 ‘크리에이티브 샤워 Creative Shower’ 에 대해 알아볼까요?

”사용자

박 대표의 강연은 시작부터 좀 달랐습니다. 수강생들은 음악을 들으며 각자의 느낌과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서로 다른 5개의 도형을 각자의 기준에 따라 분류하면서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보기를 시도했습니다. 일반적인 강의의 시작과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죠.

‘그거 해봤는데 안 돼’

피카소는 모든 어린이는 예술가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정답 맞추기 훈련에 열을 올리는 우리 교육의 현실은 어떤가요. A가 답이라고 하는 순간, 다른 답은 생각해보지도 않게 됩니다. 내가 남들과 다를까봐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상상력은 너무 어려운 문제가 되어버리는 겁니다.

또, 이렇게 상상력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논할 때 문제가 생깁니다. 사람들은 ‘아이디어 룸’이다 뭐다 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강요한 후에도, ‘그거 해봤는데 안 돼’, ‘그거 돈 많이 들어’ 등의 일명 ‘yes, but’ 반응으로 창의성을 억누릅니다. 단순히 창의성을 방해하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안전하고, 틀리지 않는 아이디어’ 만 살아남게 되는 현상이죠.

박성연 대표는 크리베이트에서 활용하고 있는 아이디어 회의 기법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했습니다. ‘Yes, But’ 스티커는 그 중 하나로, 누군가 회의 중 ‘yes, but’ 반응을 보이면 스티커 한 개를 붙이고, 스티커 3개를 받게 되면 말을 하지 못하도록 마스크를 씌웁니다. 아이디어를 독려하기 위한 긍정의 눈맞춤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밥풀 스티커’ 같이 재치있는 요소도 발랄한 분위기 속에서 웃음을 통해 더 많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크리베이트의 워크숍은 보통 하루에서, 길게는 닷새까지 진행을 한다고 하는데, 물리적 환경보다 중요한 것이 심리적 환경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사용자

누구나 다 창의성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그런데 막상 누군가 우리에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요구하면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렇다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어떻게 탄생하는 걸까요?

우리의 아이디어를 훈련시키는 방법은 여러가지입니다. 평소의 고정관념을 뒤집어 생각해 볼 수도 있고,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연결시켜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와 병원을 연결시켜보면 어떨까요?

치료만 받으면 쉽게 나을 수 있음에도,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해 실명하는 백내장 환자들을 보면서, 인도의 한 의사가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아! 의료 수술이 빠르고 저렴할 수 없을까?’ 그는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저개발 국가의 보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대안적이고 지속가능한 의료 모델인?아라빈드 안과 시스템(Aravind Eye Care System)을 만들었습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눈을 크게 뜨고, 귀와 마음을 여는 것입니다.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관찰하면서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 그것이 바로 관찰을 ‘내 것’으로 소화하는 과정입니다. 핵심을 찌르는 아이디어 안에는 끝없는 통찰과 질문이 숨어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새롭기만 하면 장땡?

더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봅시다. 그럼 창의적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창의적이라는 것은 ‘새롭다’는 것에 큰 가치를 둡니다. 그러나, 단지 새롭기만 하면 창의적인걸까요. 그렇다면 ‘엽기적’이거나 ‘기괴한’ 것도 창의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새로움 뿐 아니라 적절성과 유용성도 고려돼야 합니다.

우선은 ‘새롭기만 한’ 생각들을 다 뽑아보고, 그 뒤에 적절함과 유용함을 기준으로 고민해 보는 거죠. 바다 속 진주를 캐기 위해서는 일단 바다 속에 들어가 수 많은 조개를 배 위로 건져 올린 뒤, 진주를 찾아내야 합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해 내는 과정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에디슨은 1000개가 넘는 특허권을 냈고, 바흐는 매 주 한 편의 칸타타를 작곡했으며, 모차르트는 600곡 이상의 음악을 작곡했다고 합니다. 아인슈타인은 248편, 프로이트는 650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피카소는 2만 점 이상의 그림을 그렸습니다. 세익스피어는 154편의 소네트를 작성했고요. 우리도 이만큼의 노력을 해야 진주를 건질 수 있지 않을까요?

”사용자

박성연 대표는 “창의성도 노력의 결과”라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습니다.

“지하철을 타던 사람이 버스를 타고 다니는 것도 해볼만 합니다. 앞으로 가는 사람이 뒤로 가보는 것도 좋습니다. 열심히 길을 찾는 사람은 길을 한 번 잃어봐도 좋을 듯하고요. 작정하고 길을 잃겠다고 생각하면, 전혀 다른 길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 번쯤은 길을 잃어도 좋습니다.”

기존의 방식과 똑같은 생각으로는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습니다. 항상 창의적이고, 도전적으로 생각을 하는 것이 여러분이 이루고자 하는 변화의 첫 걸음입니다.

통통튀는 아이디어로 엉뚱한 실험과 무모한 도전을 일삼는 그대들, 모두 파이팅!

글_이응준 인턴연구원
사진_정재석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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