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영국 소셜이노베이션캠프 담당자를 만나다 ②

소셜이노베이션캠프를 맨 처음 기획하고 진행한 영국 담당자와의 인터뷰를 앞서 소개해드렸는데요.
이전 글에서 미처 소개하지 못한 이야기를 이어서 들려드리겠습니다.
 ”사용자
Q : 소셜이노베이션캠프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일에는 제법 손이 많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영국 소셜이노베이션캠프에서 일하는 사람은 몇 명인가요?

A : 폴과 나(Katie) 이렇게 둘 뿐이에요. 우리가 모든 것을 기획하고 진행합니다. 앞으로 조직이 더 커지고, 사람이 필요하다면 파트타임으로 도와줄 사람들을 고용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행사 당일에는 아무래도 일손이 좀 더 필요한데, 함께하는 동료들이 도와줘서 큰 어려움 없이 지금까지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사실 캠프가 진행되는 주말에 저희가 할 일은 별로 없어요. 참여한 사람들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우리는 사람들에게 언제 식사를 하면 될지 알려주고, 그 시간에 맞춰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중간 중간 간식이나 필요한 용품을 채워주는 정도입니다.
 
Q : 공간 구성은 어떻게 하나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또 밀도있는 작업을 하려면 공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A : 각 팀마다 알아서 공간을 잡아요. 어떤 팀은 밀폐된 공간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어떤 팀은 로비에서 짐을 풀고 작업을 하기도 하고 제각각입니다. 지난 번에 얘기했던 것처럼 캠프 내내 보이지 않다가 작업 완료 시점에 짠~ 하고 나타난 팀도 있구요.

그리고 3일 동안 진행되는 행사라 숙박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을텐데, 우리는 참가자들을 재워주지는 않아요. 대부분 밤샘을 하거나, 또 런던에서 했을 때는 대다수가 런던에서 사는 사람들이어서 잠을 자야하는 사람들은 집에서 자고 아침에 돌아오기도 했어요. 예산이 조금 넉넉했던 슬로바키아 소셜이노베이션캠프에서는 숙박 지원을 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숙박도 알아서 해결하도록 합니다.(웃음)

Q : 어떻게 사람들에게 소셜이노베이션캠프에 대해 알리셨나요? ‘소셜이노베이션’이라는 단어가 다소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고, 거기다 ‘캠프’까지 붙었으니 사람들은 더 의아해했을 것 같은데요.

A : 오히려 궁금증을 유발하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간단하고 미스테리한 이미지를 줬어요. 우리에게 일정을 알려 달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우린 그런 것을 제공하지 않았고 그래서 사람들은 더 궁금해 했죠. 이 방법이 잘 통한 거 같아요.(웃음)

그리고 트위터로 사람들을 스토킹(?)하기도 했어요. 웹 개발자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사람들의 트위터에 들어가서 누구를 팔로우하는지 살펴 보고, 소셜이노베이션캠프에 관심을 보일 것 같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방법이었죠. 가디언지와 같은 매체를 통해서도 했지만 거의 인터넷을 통해 홍보했고, 참여한 사람들도 대부분 트위터를 통해 온 사람들이에요.

”사용자
Q :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게 소셜이노베이션캠프 이후인 것 같아요. 캠프를 통해 아이디어들이 실제로 구현되는데 그럼 그 이후는 어떻게 되나, 개발만 하고 끝인가, 이런 궁금증을 갖고 있거든요.

A : 1, 2등은 상금을 받고, 나머지는 별도의 상금이 없습니다. 상금은 프로젝트의 밑천으로 사용할 만한 금액은 아니고, 축하의 의미가  더 강하죠. 상금을 그날 저녁을 먹는 데 사용한 팀도 있고, 그 돈으로 웹 호스팅을 구매한 팀도 있습니다.

보통 1등은 2천 파운드(약 360만 원), 2등은 천 파운드(약 180만 원)를 받는데, 스코틀랜드 캠프의 경우처럼 상금으로 써달라고 기부 받은 돈이 있으면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또 웹 개발 업체나 디자인 업체에게 상품을 기부받으면, 우승한 팀에게 웹 개발 5일 상품권 같은 걸 선물로 주기도 하구요.

그리고 각 팀에 멘토를 연결시켜서 세 달 동안 꾸준히 만나게 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지, 진행한다면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상담과 조언을 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또 캠프 후 각 팀이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요. 사실 현물보다 이런 식의 지원이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Q : 그렇다면 캠프 참가자들이 먼저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이상, 먼저 도와주는 부분은 없는 셈인가요?

A : 없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소셜이노베이션캠프가 주말 동안 얼마나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는지 사람들에게 증명해 내기 위한 실험이기 때문이죠. 프로젝트들이 계속 잘 진행되는 것도 놀랍지만, 사람들이 48시간 안에 변화를 이루어 낼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사전에 캠프에서 나온 결과물들을 지속적으로 운영해야한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지금 오는 사람들과는 다른 사람들이 참여하게 되겠죠. 우리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신기하게도 캠프에서 구현된 프로젝트 대부분은 시범 운영에 들어가는 등 실제 운영을 준비하거나 운영 중에 있습니다.

Q : 캠프를 마치고 난 뒤, 지속되지 않는 프로젝트들은 어떻게 하나요?

A : 모두 우리 웹 사이트에 올라가 있는데요, 운영을 원하는 사람이 있는지를 찾고, 그런 사람이 나타나면 그들에게 운영권을 넘기기도 합니다.

Q : 아이디어 제안자는 아이디어를 내고, 캠프 참가팀은 그것을 구현하는데,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는 건가요?

A : 이건 소셜 프로젝트입니다. 다른 사람을 돕는 것들이기 때문에 가장 뛰어난 아이디어가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고요, 자신과 아이디어가 비슷하면 서로 도우면서 그 아이디어를 살찌워 가는 것이지 소유권을 따지진 않습니다.

캠프에서는 아이디어나 제안자나 개발자 등으로 이뤄진 참가팀 말고도 사회적 기업가나, 광고 홍보 분야의 관계자들도 참여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방법과 재능을 통해 프로젝트에 기여를 하게 되죠.

”사용자 Q : 아마 이게 가장 정확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캠프에서 나온 구현물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A : 전문 심사위원들이 들어가고, 그들은 평가항목에 맞춰 채점을 하고, 그 총합으로 심사를 합니다. 평가항목은 크게 4가지입니다.
첫째, 사회적 요구가 큰 아이디어는 무엇인가입니다. 예를 들면 채소 거래 관련 프로젝트보다는 노인 돕기 프로젝트가 더 높은 점수를 받겠죠. 영국은 채소 재배하는 사람들보다 노인 인구가 더 많기 때문에 사회적 효과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둘째, 구현가능성을 증명해 보이는 것입니다. 아이디어가 실제로 구현가능하지 않다면, 아무리 큰 효과가 있어도 필요가 없죠. 실제로 실현가능한지 평가가 필요합니다.

셋째, 아이디어에 맞는 기술을 고르고, 적용시켰는지 입니다. 기술을 얼마나 잘 접목시켰는지에 따라 아이디어의 효과는 더 커질 수도, 작아질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장기 지속가능성입니다. 장기적으로 파급력있는 아이디어일수록 높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용자영국 소셜이노베이션캠프에 대한 인터뷰는 여기까지입니다. 궁금증이 조금 풀리셨나요?

우리와 많이 닮긴 했지만, 영국 소셜이노베이션캠프는 그들의 문화를 담아, 다른 색을 띄는군요. 모든 과정이 ‘자율’에 맡겨진 모습이 신선하기도 하구요.

지난 3월과 4월에는 호주와 그루지아에서 소셜이노베이션캠프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6월 초에는 뉴질랜드에서도 열리고요. 각 나라마다 얼마나 닮았으면서도 다른 캠프가 만들어졌을지 궁금합니다.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새로운 변화를 만들기위한 시도를 한다는 공통점 때문에 우리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느껴지기도 하고요.

6월 18일, 우리의 소셜이노베이션캠프는 어떤 모습일지,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립니다^0^

인터뷰 진행_ SEED팀 김준용, 남수균, 박동희, 송지나
정리_사회혁신센터 이경희 연구원 (olivia19@makehope.org)

소셜이노베이션캠프36 공식 사이트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