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서부터 3시간여를 달려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고맙게도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었던 식당이었습니다! '성미산 밥상'이라는 성미산 마을 주민들이 출자하여 만든 마을 식당이었는데요. 유기농 식재료만을 사용한다는 문구 때문일까요? 왠지 밥이 훨씬 더 맛있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 곧바로 성미산 학교로 이동을 했는데요 '길눈'이라고 불리는 마을 투어 담당 주민분께서 저희를 반겨주셨습니다. 성미산 마을은 지금은 너무도 유명해진, 가장 성공적인 도시형 공동체라고 할 수 있는 곳입니다. 밖에서 보기에는 그저 재밌어보이고 행복해보이기만한 이 조용한 동네가 사실은 마을을 지키기 위한 거친 투쟁을 하는 과정에서 생겨났고, 지금도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마을 주민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으니 지역이든, 도시든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일은 역시나 어렵고, 꾸준한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성미산 학교에서 강연을 들은 후, 성미산 마을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인 '작은 나무' 카페에 들러 맛있는 유기농 아이스크림을 먹어보았습니다. 회의장소이자 수다장소인 이 곳에서 마을의 역사가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동네 주민들이 부담없이 모여서 여유롭게 담소도 나누고 아이들이 몸에 좋은 간식도 맛볼 수 있는 이런 카페. 우리 동네에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납을 부탁해
성미산 마을을 두루두루 살펴본 다음 장소를 옮겨 희망제작소에 도착했습니다. 소셜디자이너스쿨(SDS)의 인기 프로그램인 '리빙 라이브러리(Living Library)'를 하기 위해서였는데요. 리빙 라이브러리는 책 대신 사람을 빌려서 그 사람의 이야기를 읽을(들을) 수 있는 도서관입니다. 책을 읽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책과 대화를 해야하지요. 이번에는 특별히 홍콩에서 해외배송된 책까지 있었답니다^^ 이 날 절찬리에 대여된 도서목록(?)을 소개합니다.

대여 시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반납을 해주시지 않을 정도로 수강생분들의 독서 열기가 무척 뜨거웠는데요. 이렇게 소규모로 앉아서 대화하는 형식이 아니었다면 못해봤을 사소한 질문에서부터 보다 자세하게 알고 싶었던 내용까지 편안하고 자유로운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홍콩에서 온 소셜큐레이터 하워드챈은 지역에 대한 고민을 예술활동과 결합해 이끌어내는 과정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구요, 이름만 들어도 흥미로운 '00은대학' 에서 온 김뽕과 쭈야는 지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갖게 되는 발랄한 방법들을 털어놓았습니다. 지역 상인들, 주민들이 직접 선생님이 되어 이웃들과 일상의 지혜를 나누는 공동체의 이야기에 눈과 귀를 모았습니다.

이런 자리가 아니면 언제또 이들로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듣고, 과감한 질문을 던질 수 있을까요. 살아있는 책을 통해 생생한 정보와 지혜를 얻은 독자들은 이제야 원하는 답을 얻었다는 듯 모두들 상기된 표정이었습니다. 오랜만의 만족스러운 독서여서였을까요? 연체를 무릅쓰고 독서삼매경에 빠진 분들이 많았습니다.

글ㆍ사진 : 사회혁신센터 위촉연구원 유미혜 (sorin@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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