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사용자
지난 1월, 일본 도쿄 지역에서 여행사공공과 희망제작소 주관으로 울산북구청 공무원 해외연수가 진행되었다. 이번 연수에서는 ‘도시형 커뮤니티비즈니스와 마을만들기’를 주제로 일본 도쿄 지역의 성공 사례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연수 기간 동안 깊은 인상을 받았던 방문지들과 일본 커뮤니티비즈니스와 마을만들기 동향을 소개한다.

④세타가야마을만들기트러스트

단법인 세타가야마을만들기트러스트(이하 재단)는 2006년 세타가야구 도시정비공사 산하의 ‘마을만들기센터’와 ‘(재)세타가야트러스트협회’가 통합되어 설립된 재단이다. 세타가야구는 일본에서 ‘마을만들기’가 처음 시작된 곳으로 파트너십에 의한 마을만들기를 지속적으로 실행하면서 파트너십 형성과 운영, 펀드 모금과 연구 등을 실행하고 있다. 세타가야구가 100% 출자하여 설립되었으며 사업을 통해 얻는 수익금과 각종 기부금, 국가 보조금 등을 통해 쾌적한 주거환경의 형성, 그리고 참가,연대,협동을 통한 마을만들기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 사유지 내의 녹지를 보존하거나 녹화를 추진하고 공공화하는 트러스트운동, 다양한 주체와의 네트워크 지원, 마을만들기를 위한 인재육성 및 활동지원, 주민들이 주체가 된 사업을 지원하는 ‘세타가야 마을만들기 펀드’의 운영지원, 구영?구립 주택 등의 관리와 운영, 공공시설 유지와 보전, 부대시설 설치와 관리, 주차장 설치 등이 있다.

재단은 사무국, 주택추진과, 마을만들기트러스트 세 개의 부서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마을만들기트러스트는 주민과 함께 마을만들기 사업을 하는 부서로 다음과 같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연환경과 역사 보전을 위한 트러스트운동 추진 ▲지역 공생의 집, 주민사업 지원 등 구민, 사업자(기업), 행정이 협동하여 마을만들기 추진 ▲지역의 환경보전과 개선을 위한 마을만들기 인재 양성 (트러스트마을만들기 대학 운영) ▲마을만들기 펀드와 공익신탁의 운영 지원

”사용자
녹지를 확보하라

도시의 녹지 확보를 위한 트러스트운동을 추진하는 곳은 도쿄 23구 중 세타가야구 뿐이다. 농촌이나 교외 지역에서 토지를 매입하여 녹지를 확보하는 일반적인 트러스트운동과 달리 세타가야구는 지가가 비싼 도심에 녹지 확보를 위해 정책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300㎡ 이상의 대규모 녹지를 확보하는 방법으로 시민녹지사업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숲과 정원은 외부인이 출입할 수 없지만 땅 소유자가 도시복지법에 기반하여 구청과 계약을 하고 일반시민의 출입을 허용해준다. 대신 구청은 소유주에게 도시계획세와 고정자산세를 감면해주며 20년간 계약을 한 상태에서 토지를 상속할 경우 상속세도 감면해준다.

또한 대저택들의 정원을 연 7일 이상 시민들에게 공개하여 50㎡ 이상의 작은 녹지를 확보하고 있다. 이 경우에는 세금 우대 혜택은 없지만 구 내의 자원활동가들이 정원을 관리해주는 혜택이 있다. 시민녹지사업을 통해 녹지를 공개하고, 그곳에서 다양한 이벤트 개최, 자연체험 등 커뮤니티 활동에 도움이 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역공생의 마을만들기 사업도 하고 있다. 세타가야구 내에 아이들이 독립해 부부만 살거나, 부부가 요양원에 들어가면서 빈집이 많아졌다. 3만 채 가량의 빈집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가옥 소유주가 빈 건물의 일부나 전부를 마을만들기 장소로 제공하면 재단은 건물의 재건축이나 운영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며 지역 내 협력단체와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구민들에게 홍보를 지원한다. 이렇게 제공된 집은 육아와 보육, 시니어 지원, 주민들의 교류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출발단계인 지역공생의 마을만들기사업을 통해 구 내에 총 10곳의 지역공생 공간이 만들어졌다. 제공받은 집은 주인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예를 들어 대학교 교수님이 살았던 집은 책이 3만 권 정도가 있어서 지역주민들이 철학 토론과 세미나를 여는 철학살롱으로 운영되고 있다. 노인복지사업 관련 일을 하는 빌딩 소유자는 빌딩 1층을 공개하여 노인들이 요가, 댄스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대저택에서 혼자 사는 분은 거실을 공개하여 아이들과 엄마들이 모여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있다. 노후된 집을 재건축하며 NPO 사무실이 입주를 받고 다목적실을 만들어 독거노인 식사 서비스, 갤러리, 일시적인 보육원 등 다양한 활용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 중 가장 활발하게 운영되는 곳은 살고 계시던 분이 돌아가시면서 빈집이 된 옛날 주택이다. 고인이 되신 분이 본인이 살던 집을 지역을 위해 쓰고 싶다는 유언을 남겨 상속자와 행정, 마을만들기트러스트대학 참가자들이 함께 논의한 끝에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아이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인 동시에 주민살롱으로 만들었고, 현재 다양한 주민활동들이 진행되고 있다.

마을을 만드는 ‘펀드’

세타가야마을만들기펀드(이하 펀드)는 주민들의 마을만들기를 재정적으로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하는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1992년 설립된 펀드는 공생의 집, 시민녹지만들기 등 시민들의 마을만들기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 총액은 1억 4천만엔 정도이다. 펀드는 기업가와 구민들의 기부, 재단과 행정기관의 출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펀드의 관리는 재단이 아닌 신탁금융기관에서 맡고 있으며, 오랫동안 마을만들기사업을 해온 전문가와 교수 등으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재단은 자금 출자와 구민들의 마을만들기를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주민들이 사업 신청서를 제출하면 공개심사 후 조성금을 지원한다. 심사가 단지 심사만을 위한 시간이 아닌, 주민 손으로 기획하고 발표하는 주민들이 함께 하는 시간으로 만들고 있다.

지금까지 20년 동안(2011년까지) 450개의 사업과 250개 그룹을 지원하였다. 지원사업 내용은 녹화사업, 주택만들기, 교류 네트워크 만들기, 장애인/고령자 지원, 육아 지원 등으로 다양하다. 펀드는 건물 및 시설 건설과 같은 하드웨어 영역보다는 활동에 대한 지원인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원금은 1그룹당 50만엔 이내의 금액을 단계별로 지원하고 있으며 처음에는 5만엔 정도를 지원했으나 활동규모가 성장하면서 50만엔으로 늘었고, 5년 전부터는 하드웨어 부분 지원이 증가하여 500만엔을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펀드 지원사업 사례를 살펴보면, 초등학생 학부모들이 아이들이 자연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했다. 이분들은 펀드를 받아 초등학교 옥상에 정원을 만들어서 풍력, 태양광 시설, 자연친화적 간판, 비오톱, 나무데크 등 하드웨어적인 것들을 설치했다. 공원녹화를 위한 NPO 단체활동도 있다. 원래 쓰레기장이었던 곳을 공원으로 만들자고 주민들이 논의해 NPO 단체가 공원을 만들었다. 처음 2년 동안은 조성금을 받았으나, 이후 공원에서 작은 차량을 이용한 음식 판매, 주민 기부금, 화단 조성 및 화분 판매 등을 통해 자립적으로 공원 유지와 운영하고 있다. 중학생들이 화단을 정비하고, 주민들이 바자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보통 공원이라고 하면 구청에서 관리를 하는데 NPO 단체가 주민들과 공원을 만들고 운영, 관리한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공원을 방문했던 초등학생이 잠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여 연못을 조성하기도 했고, 자연관찰 및 자료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공개할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에 따라 500만엔의 펀드를 조성하여 주민들이 목판을 조립하여 건물(로그하우스)을 만들었다.

아파트가 지어질 계획이었던 노자와히로바라는 고급 주택 지역을 주민들이 토지를 매입하여 광장을 조성한 사례도 있다. 원래 그 주변은 철도가 지나가고 전신탑이 세워져 있는 곳인데, 토지 소유주가 토지를 제공하고 재단에서 펀드를 제공하여 시민들을 위한 광장을 만들었다. 광장 입구에 들어서면 평상이 있고 다도회, 바자회 등이 열린다. 건물 내부에는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거나 이야기하는 공간, 육아 강좌 및 엄마와 함께 하는 요리강좌가 개최되고, 광장에는 보도블럭이 아닌 흙을 깔고 놀이기구를 만들어 아이들이 흙을 접할 수 있게 하였다. 흙을 가지고 논 뒤 샤워를 할 수 있는 시설도 있다.

”사용자
스미레바 자연정원은 6,500㎡에 달하는 우에무라 가문의 대저택이었으나, 지금은 주민들이 사계절 자연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정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스미레바는 제비꽃을 의미하는 ‘스미레’와 장소를 뜻하는 ‘바’가 합쳐진 말로 제비꽃이 많은 곳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세타가야구는 원래 논밭이 있는 외곽이었으나 주택이 들어서고 인구가 집중되면서 스미레바 정원만 녹지가 확보되고 있는 상황이다. 70년 전 우에무라 가문(당시 우에무라 가문 여성이 Shu uemura라는 화장품 창업)이 처음 세타가야구로 이주해왔을 때만 해도 아무것도 없던 들판에 집을 건축하여 이주하였다고 한다. 당시 주변 사람들에게는 벚꽃나무집으로 불렸는데 지금까지 기존의 우에무라 정원을 그대로 살려 단풍나무, 벚나무 등을 보전하고 있다. 지금은 상속세(큰 집은 상속세가 70%에 육박함)로 인해 당시 설계도에 비하면 절반 정도만 남아있다. 당시 우에무라 씨가 세타가야구와 논의하여 정원 보전을 결정했고, 구가 정원을 조금씩 매입하게 되었다. 이후 3년에 걸쳐 공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주민과 워크숍을 개최하였고, 생태조사도 주민과 함께 진행하였다. 현재 스미레바 자연정원은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하고 관리동이 있어서 자연관찰사가 상주하며 전시회도 개최하고 있다.

공원의 관리운영은 4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공원 소유자인 세타가야구, 구로부터 위탁(1천만엔 정도의 위탁료 받음)받은 트러스트센터가 주민조직과 함께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외 2개의 NPO 단체가 상주하고 있는데 하나는 세타가야 스미레바 네크워크로 실제 정원에 상주하면서 생태교육을 지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정원의 청소관리를 담당하는 실버인재센터(노인고용센터)가 있다. 구로부터 트러스트센터가 위탁받은 위탁료를 스미레바 네크워크와 실버인재센터에 사업비로 재배분해 운영 중이다.

스미레바 정원 방문객들은 정원 내 채소들을 채취하여 먹거나 나무 이름과 안내도를 만드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아이들을 위해 개최되는 계절전시회에 30~40명씩 참가한다. 근처 도쿄농업대학생들이 자원활동가로 참여하여 자연염색, 쑥떡만들어 먹기, 낙엽아트 등을 체험활동을 하고 있으며, 매월 주민 30명 정도로 구성된 스미레바 네트워크와 정기 연수를 통해 정원 개선을 위한 회의를 하고 있다.

그외 Q&A (more 버튼 클릭)

[#M_ more.. | less.. |
Q. 소유자가 개인인데 공원으로 조성했다가 판매하면 어떻게 하나요?
갑-을 계약과 같은 형식적 계약은 맺지 않습니다. 그러나 운영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에 3년간은 당초 약속이 유지될 수 있도록 약속합니다.

Q. 스미레바 자연정원은 입장료가 있나요?
스미레바 자연정원의 입장료는 없으며 여러 가지 활동은 재료비 정도만 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쓰레기를 쌓아 두던 장소를 공원으로 조성한 곳은 원래 공유지였나요?
동네마다 쓰레기 모으는 곳이 있는데 그곳을 공원으로 만든 것이고 원래 도 소유 부지였습니다.

Q. 시민, 기업, 행정이 계속 펀드를 내고 있다고 했는데 그에 따라 계속 사업을 지원할 계획입니까?
매년 조성하는 펀드 총액이 500만엔인데 구에서 받는 위탁금과 재단에서 발간한 책자와 강연 등 자체 수입 등이 대부분이며, 기업과 주민들의 기부금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올해는 재정난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원금이 계속 유지되어왔는데 올해 기부금을 더 모으지 않으면 원금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Q. 특별회계를 받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재단의 경우, 마을만들기 지원사업이 주된 사업이지만 공영주택 관리 등을 위해 특별회계를 받고 있습니다.

Q. 마을만들기대학 프로그램이 궁금합니다.
마을만들기대학은 연 15회 정도 진행되는데, 세미나 형식으로 운영됩니다. 정해진 커리큘럼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_M#]

글_뿌리센터 홍선 센터장 (theresa@makehope.org)
     커뮤니티비즈니스 연구소 임은영 연구원 (ley@makehope.org) 

* 도시형 커뮤니티비즈니스와 마을만들기 연수 후기

[목차]

지바시  
  1. 지바 마을만들기지원센터 – 파트너십형 마을만들기를 펼치다
  2. 니시지바 상가 지역 – 지역화폐(피너츠)를 사용하다

도쿄도 세타가야구
  3. 세타가야구 – 환경공생주택단지, 환경을 위해 앞선 실험을 하다
  4. 세타가야마을만들기트러스트 – 민관협력의 마을만들기를 진행하다

도쿄도 신주쿠구
  5. 도쿄 장난감 미술관 – 폐교를 활용하여 어린이를 위한 장난감박물관을 만들다

도쿄도 아다치구
  6. 아모르도와 – 지역상가를 살리기 위한 해법을 지역을 위한 활동에서 찾다

요코하마 지역
  7. 코우난다이 타운카페 – 주민교류의 장 커뮤니티 카페가 안테나숍 형태의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다


● 연재목록

1. 마을을 비즈니스 하라
2. 지역 상권을 살린 ‘땅콩’의 힘
3. 지구를 살리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4. ‘주민’ 손으로 마을만들기

뿌리센터 바로가기
커뮤니티비즈니스연구소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