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사용자

2011년 9월 문을 연 수원시 평생학습관은 희망제작소가 위탁 운영하는 공공교육기관입니다. ‘서로 배우며 함께 성장하는 정다운 우리 학교’를 지향하는 수원시 평생학습관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여러분께 그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는 평생학습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기획기사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2013년 첫 번째 주제는 시니어와 평생학습입니다. 100세 시대를 맞아 은퇴 후 제2, 제3의 인생을 기획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무엇을 해야할지,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한 마음이 먼저 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아직 개인도 사회도 모두 준비되어 있지 않으니까요. 그렇다고 그냥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학습부터 창업까지. 단계적으로 이어지는 삶을 통해 조금씩 바뀌어가는 시니어의 삶을 생각합니다. 앞으로 세 차례에 걸쳐 가까운 나라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면서 우리사회 시니어의 삶과 학습에 대해 좀 더 고민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평생학습 초점 (2) ‘나의 삶’을 강연합니다

 퇴직 후 좋아하는 것을 살려서, 무엇인가 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많다. 일본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NPO법인 <시니어대락(大樂:다이가쿠)> (이하 시니어대락)이다. ‘현역에서 물러난 시니어들의 다채로운 능력을 다시 사회로 환원하자, 무엇보다도 스스로 즐거운 일을 하자!’ 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중심으로 되어 2003년 설립되었다.

<시니어대락>은 시니어에게 강사활동의 기회 등을 제공하며 법인의 이름처럼 인생을 ‘크게 즐기는(大樂)’지원을 한다. 현재 강사로 등록되어 있는 회원은 약 500명 정도 된다. 나이는 평균 70세이며, 80대는 보통이고, 90세 분들도 있다. 모두 눈빛이 빛나고 있으며 취재하러 온 기자들도 나이에 비해 원기 왕성한 회원들의 모습을 보고 놀란다. 그들이 원기 왕성한 이유는 무엇일까? 시니어가 지금까지 인생에서 축적해온 경험과 지혜는 보물인데, 그 보물을 그냥 썩히지 않고 잘 활용하면서 “나는 아직 쓰임이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에 구애받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지금부터의 인생이 진짜 인생이라는 것을 이 분들은 잘 알고 있다.

살아온 세월이 곧, 강연의 주제

<시니어대락>에는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였던 분들이 많다. ‘해외여행’이란 테마로 강연을 한다면 과거에 국제선 조종사나 승무원, 여행사, 종합상사의 해외주재원, 언론사의 해외 특파원 등으로 일했던 시니어들이 각각의 경험을 바탕으로 강연을 한다. 모두 40년 정도의 근무경험이 있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실무적이고도 구체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또 젊은 시절부터 시대소설을 전문적으로 읽은 사람은 “역사 이야기라면 나에게 맡겨라”고 말하며 자기 취미를 살려 강사활동을 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회사에 근무하는 동안 ‘만담’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었는데 이것을 바탕으로 ‘만담에서 배우는 장사의 지혜’라는 테마로 기업에 강사로 나가 호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 평소 여행을 좋아하여 ‘정년 후 미국 1만5천km 암트랙 철도여행’이란 주제로 강의를 하는 사람도 있다. 직장활동부터 오랜 취미활동까지 오랜 기간 쌓아온 자신의 삶과 생활의 다양한 것들이 강의의 주제가 된다.

”사용자

시니어 강사를 빌려드립니다

2003년도에 은퇴한 몇몇 사람들이 모여 의논하였다. 베이비붐 세대들은 일본을 성장시켜 온 시대의 한 사람으로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는데 그 경험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그래서 우선 강사를 파견하는 활동을 생각했다. 걱정도 있었다. 강사를 할 수 있는 시니어를 모집할 수 있을까? 그런데 시니어 강사 파견이란 독특한 활동이 신문에 보도된 직후부터 강사 희망자가 급증했다. 지금은 약 500명의 강사를 확보하고 있다.

우수한 강사들이 갖추어지자 곧, 일감 확보를 위한 활동도 적극적으로 시작했다. 강사의 프로필이 첨부된 리스트를 작성하여, 전국의 구민회관 등 공공시설이나 라이온스 클럽, 기업 등에 보냈다. 공개강좌나 사내연수 등의 담당자는 언제나 ‘누군가 좋은 이야기를 해 줄 사람이 없는가?’하고 고민하고 있다. 이것이 맞아 떨어졌다. 서서히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강의 요청이 많이 들어오는 곳은 지방자치단체의 평생학습강좌나 시민강좌, 기업의 연수 프로그램, 고령자 시설 등이다. 지자체의 경우는 주로 시민강좌를 요청하는데 참가자는 고령자가 많아 역사 등의 일반교양과 건강, 혹은 지역활동의 보람과 같은 주제를 많이 의뢰한다. 기업에서는 크게 3종류의 요청이 들어오는데, 첫째는 정년의 사원을 대상으로 세컨드 라이프의 재무설계 및 살아가는 마음가짐 등에 관한 것이고, 두 번째는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사회인의 마음가짐이나 예절, 커뮤니케이션 방법 등이다. 세 번째는 퇴직자 모임에서 취미에 관한 독특한 이야기를 요청하고 있다. 고령자 시설로부터는 마술이나 거리공연, 만담 같은 연예물이 자주 요청된다. 이렇게 다양한 강의 요청을 받을 수 있는 것은 현역시절 다양한 프로필을 갖춘 강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의활동이라는 것이 경험과 이야기만 있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공통적인 요구사항은 재미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강사를 원한다는 점이고 듣는 사람들이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인기강사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이야기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래서 강사들의 요청에 따라 ‘재미있게 강연을 하는 방법’ 연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연수 프로그램에서는 우선 인기강사가 이야기를 하고, 참가자 전원이 3분간 스피치를 하는데 이것이 좋은 공부가 된다. 3분으로 이야기를 잘 정리할 수 있게 되면 1시간의 이야기에도 강약의 변화를 줄 수 있게 된다. 이런 다양한 방식으로 강사의 질도 향상시키고 있다. 또한 웹사이트에 강사 소개는 물론, 강사의 프로필이 적힌 강사 리스트를 작성하여 학교, 각종 단체, 행정기관 등에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등록강사에게도 지속적으로 정보를 제공해주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강사와 강의 요청 기관과 지속적인 소통을 진행하고 있다.

강연은 프로 수준, 비용은 아마추어 수준

인기의 이유는 강사료에도 있다. ‘강연은 프로 수준, 비용은 아마추어 수준’이라고 스스로 평가하지만, 강사료는 의뢰 측의 희망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한다.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담당자는 좋은 강연을 저렴한 비용으로 해주는 강사가 있다면 언제나 대환영이다. <시니어대락>의 기획은 거기에 딱 들어맞았다.

하지만 무료 자원봉사는 하지 않는다. 비영리조직으로서 친목을 위한 동호회가 아니며 사무처리도 많고 필요한 경비와 활동자금을 벌지 않으면 운영이 힘들기 때문이다. 시스템은 명확하다. 강사 파견의 소개료는 무료며, 강사 사례비의 10%를 <시니어대락>에 납부하게 되어 있다.

강사로 등록한다고 자동적으로 회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별도의 입회 절차를 밟아야 한다. 입회비는 무료이나 연회비는 6천엔(6만 원)으로 이것이 활동자금의 원천이 된다. 하지만 회원이 사업활동에 참여한다고 해도 보수는 없다. 사업활동은 어디까지나 자원봉사활동으로 매월 둘째 화요일에 회원이 참석하는 정례회의를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자기 의견을 발표하고 활동에 참여한다.
 
강사 파견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한다. 시니어 유머 단시(短詩)를 즐기는 모임도 있고 ‘발명발견교실’이라는 상품 개발을 즐기는 모임도 있다. 익살, 거리공연, 삼현 현악기 등의 연예물이 아주 능숙한 회원으로 ‘시니어 연예단(演多亭)’을 결성하여 고령자시설이나 주민자치모임 등에서 공연을 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산 걷기 모임이나 여행대학, 유머 스피치 모임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사용자

이처럼 <시니어대락>은 본업으로 하는 일 이외의 ‘제2의 얼굴’을 어떤 사람은 주말 직업으로, 어떤 사람은 부업으로, 어떤 사람은 취미를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수많은 회원이 모이는 곳이다. 단지 강사 파견만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조직이 아닌 것이다.

그럼 <시니어대락>에서 활약하고 있는 시니어들이 말하는 좋은 강연자 되는 방법을 들어보자.

(1) 아무리 훌륭한 콘텐츠를 갖고 있어도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으면 소용없다. 블로그 운영을 시작하든지, NPO에 참가하든지, 어떤 방법이라도 좋으니 자기 표현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
(2) 강연 내용이 흥미롭지 않으면 강연 의뢰가 반복적으로 오지 않는다. 강연자인 자기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3) 지금까지 회사 등에서 익숙해져 온 ‘수직적인’ 인간관계로부터 벗어나, ‘수평적인’ 인간관계를 만들어야 새로운 제2의 인생을 실현할 수 있다.

글_ 김경회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취득하였다. 국내 중견 기업의 CEO로 은퇴한 뒤 지금은 제 2의 인생을 의미 있게 살기 위한 길을 찾고 있다. 그 과정의 하나로 외국 시니어들의 활동 사례를 수집하여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 평생학습 초점 연재목록
 (1) 누구나 무엇이든 가르치는 대학 – 간다(神田)잡학대학  
 (2) ‘나의 삶’을 강연합니다 – 시니어대락(大樂:다이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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