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사용자

새로운 경제 생태계의 희망을 만들어 갈 시니어들의 배움터 ‘2012 시니어 착한경제아카데미’ 가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5월22일부터 6월12일까지 진행된 시니어 착한경제아카데미 수료생 한 분께서 정성스런 후기를 보내주셨습니다. 여러분과 이 글을 공유합니다.


이 글의 제목을 ‘관전기’라고 지은 이유, 시니어 착한경제아카데미 수업에 참여하며
총칼이 난무하는 전쟁터에 앉아 그 총알이 나를 비껴가리라고 자신하면서
이미 퇴직했어야 함에도 돌격 명령을 수행 중인 나이 든 전투병들을 보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였다.
 
‘호혜와 연대로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만들자’는 시니어 착한경제아카데미의 첫 수업 날
30명이 등록하고 29명이 첫 수업에 출석했다. 굉장히 높은 수강률이란다. 그런데 29명 중 여성은 단 세 명이다.
 
퇴직 후 편히 쉴 생각보다 남은 여생을 의미 있게 보낼 생각으로 이런 교육을 받는 남성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여성에 비해 남성의 비율이 높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독서, 산행, 사색과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는 일이 장기이자 좋아하는 일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분들이 많아서 긴장도 되었다.


시니어 착한경제아카데미 교육은 총 6번의 강의와 토론식 수업, 한두 번의 팀별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정태인 원장, 박범용 연구원, 이성수 상임이사를 통해 생소하게만 느껴졌던 사회적경제, 사회적기업, 협동조합에 대한 개념을 배웠다. 정작 수업보다 부록으로 딸린 만 원 카페가 더 재미있다는 게 좀 문제이지만.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정태인 원장의 긴 강의를 짧게 요약하자면, 세계 경제가 피크오일을 지나 성장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시대가 왔으므로, 이제 다음 세대에는 사회적경제라고 불릴 경제활동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는 배경을 설명한 후 협동만이 새로운 살길이라는 내용이었다.
 
사) 한국협동조합연구소 박범용 팀장은 협동조합으로 운영되고 있는 여러 회사들을 소개한 후 주식회사 사업체와 다른 협동조합의 정의를 알려주었다. ‘돈이 되나?’ ‘가치가 있나?’ ‘필요한가?’ 이 세 가지 질문이 주식회사와 사단법인, 협동조합을 나누는 구분점이란다. 수업 후 가상의 질문에 답하기를 통해서 이 세 가지 유형의 경제활동 방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2000년에 설립된 저소득층 대상 소액대출 사회적기업 신나는조합 이성수 상임이사는 10여 년 넘게 조직에 몸담은 경험담을 풀어놓았다. 신나는조합은 시니어들이 주측이 되어 운영되고 있다. 그래서일까? 신나는조합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의 인생행로를 듣는 수강생들의 눈빛이 다른 수업 때보다 더 반짝였다. ‘혹시 나도 저곳에서 일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며 신나는조합 소개 화면에 스쳐가는 직원들 얼굴 사이로 자기 자신을 넣어본 것은 아닐까? 나는 잠깐 그랬다. 강연 중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다. 현 정부가 소액대출 사업을 대기업에 일임하고 있다는 내용을 언론 기사에서 본 적이 있는데 실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의 입으로 들으니 기사를 통해 봤을 때보다 가슴이 더 답답해졌다. 사회적기업 역시 이익이 있어야 지속될 수 있음을 잊지 말라는 사회적기업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현실적인 조언도 해줬다.

희망제작소에서 진행되는 교육에는 진보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참석하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세상은 넓고 사람들은 다양하다.

정당 당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분, 통일운동가를 꿈꾸는 분, 노모와 은퇴 후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분, 한학을 배워보고 싶다는 분, 사회적기업 형태의 학원을 운영하고 싶다는 분, 변신과 변심을 거쳤으니 이제는 단심으로 살고 싶다는 분,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한 마음으로 맞춰가는 작업을 해 보고 싶다는 분들에게 개인적으로 마음이 간다.

교육이 끝난 뒤에도 자주 뵙게 되길 기대하며 새로운 경제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는 작지만 의미 있는 전쟁터에서의 관전기를 마친다.

글_서영란 (시니어 착한경제아카데미 교육생)
사진_허새나 (시니어사회공헌센터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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