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고맙습니다

우리 사회의 희망씨, 희망제작소 후원회원님을 소개합니다.

“‘힐리언스 선’캠프에서 박원순 변호사님을 처음 뵈었어요. 저는 글로벌 IB(투자은행)생활로 서울, 홍콩, 뉴욕을 오가며 대한항공 2백 만마일 고객이 될 정도로 바쁜 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글로벌 IB 세계는 그야말로 전쟁터거든요. 세상에서 제가 제일 바쁘고 열심히 살고 있는 줄 알고 있었죠.

그곳에서 명상, 요가, 등산을 하며 제 자신을 들여다보고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박원순씨를 알게 되었죠. 제가 제일 바쁜 줄 알았더니 저보다 더 바쁘시더라고요. 일주일 동안을 같이 보내고 저분은 참 좋은 일하면서 사는구나. 그동안 제가 옆도 뒤도 안보고 전투적인 생활을 했으니 이제부터는 장기적인 비전을 지니고 살아야겠다 싶었죠. 저 분을 따라 다니면 ‘많이 배우겠다. 인생이 의미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 뒤 제 삶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네, 신동기입니다. IWR Partners.com으로 보내주세요.”

논현동 사거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인터뷰가 이루어졌다. 일주일은 홍콩에서, 일주일은 서울에서 업무를 보는 신동기씨(53. IWR 파트너스 부사장, 노무라 증권 전무)는 한국이 내세우는 홍콩국제금융계의 한국인들(중앙일보 2009. 8. 25) 4명중 한 명이다.

급한 것보다 중요한 것을 우선으로 살자

신 부사장은 1978년부터 대한민국 금융계의 주축을 배출한 뱅커스트러스트(BTC)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1999년부터는 도이치은행(홍콩), 2003년부터는 호주NBA(홍콩), 2004년부터는 골드만삭스(홍콩)에서 일했고, 2007년부터는 노무라증권(홍콩)에서 일하고 있다. 이력을 살피다가 특이한 점이 눈에 띄었다.

금요일에 회사를 그만두면 바로 그 다음 월요일에 다른 회사로 출근하는 것. 국제 금융계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일하면서 거듭 승진을 하는 요인이 바로 ‘성실’이었노라고 드러내는 듯하였다.

“스페인 ADB총회 후, 마드리드에 가서 투우장에 갔었어요. 투우의 목표는 빨간 보자기예요. 최선을 다해 투우가 전력 질주하는데 30초도 안 걸리는 겁니다. 쓰러지는 순간, 실려 나가는 거죠. 그 때 깨달았어요. ‘내가 만들어 놓은 성공은 빨간 보자기다. 급한 것보다 중요한 것을 우선으로 살아야겠다’고요.”

한번 맺어진 인연이 어떻게 이어지고 있을까. 신 부사장은 글로벌 IB 30년 생활이 몸에 배어 그런지, 반짝이는 눈으로 명확하고 간단하게, 요점을 집는 대화에 능숙하다.

“은퇴하려던 시점에 박원순 변호사를 만난거죠. 지금까지 나는 아내, 아이들, 내 월급, 내 승진만을 위해 일한 것이 아닌가 하는 회한도 들었고요.

똑같이 열심히 살았어도
저 분은 자신이 아닌 사회를 위해,
다른 사람을 위해 저렇게 바쁘게 살았더라고요.
부끄럽고 감동했습니다.

나도 옆에서 배우고 도와야겠다. 은퇴를 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어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경제적인 일을 다시 하게 되었지요.”

강연료를 모으자

그 뒤, 신 부사장은 HMC 창립일에 홍콩에서 날아와 참석하였고 천리포수목원 행사에는 가족과 친지까지 함께 하였다.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직접 눈으로 보고 공감했고요. 가족과의 대화도 요즘 제가 노력하고 있는데 같이 참여해 더욱 소중하고 좋은 기회였어요. 그 다음에 천사클럽에 초청을 해 주셔서 영광으로 생각하고 기쁜 마음으로 참가했죠. 모금 방법은 제가 강의를 하니까 강연료를 모으자고 생각했죠. 송금 계좌번호를 희망제작소로 알려주니까 바로 들어갑니다. 금융부문은 국제적으로 많이 뒤떨어져 있어서 금융계나 금융전문대학원에서 투자은행에 대한 것을 특강하는데 거기서 많이 줘요. 한 번에 백만 원 정도에요. 나중에 안 되면 집이라도 팔아서 해야죠. 하하. 약속을 했으니까 지켜야죠.”

‘성실’에 덧 붙여서 ‘열정’과 ‘신념’이 드러난다. ‘내 인생을 바칠 수 있다’고 스스로 약속하면 밀고나가는 추진력이랄까. 본인은 쉽게 이야기 하지만, 남들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을 간단히 처리하는 결단력이 엿보인다.

올해, 거버넌스 사업 여러 개를 잃고 다시 힘을 얻으려는 희망제작소에 분명 큰 힘으로 다가온다. 혹시 이렇게 돕는 데 어려움을 겪지나 않으시려나 우려가 되었다.

“옳은 일이기 때문에 하는 거죠. 저희는 ‘Front Page Test’를 염두에 둡니다. 지금까지 살아보면서 어떤 불미스런 지적사항이나 감사사항이 신문 1면기사에 실려 모든 국민들이 읽을 때, 내가 떳떳이 설명할 수 있느냐는 거죠. 이게 옳은 일이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박변호사님이 하시니까 내가 후원하는 겁니다.”

청년다운 기백과 열정이 넘쳐나는 분이다. 국제적인 감각으로 우리사회를 어떻게 진단할까 들어보았다.

“우리 사회가 돈이 없어서 공부하지 못하거나, 돈이 없어서 굶는 일이 없으면 좋겠어요. 이것만 해결되어도 자립할 수 있으니까요. 우리가 원조만 받다가 이제 다른 나라를 원조하는 데, 우리 내부에서 돈이 없어 공부 못하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희망을 만들어주는 천사같은 역할을

천사클럽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길 바라시는지 궁금했다.

“저는 초보자이기에 뭐든 배워야지요.
지금까지 남을 위해 산다는 것에
신경을 못 썼거든요.
이제부터 배우려고 합니다.

저를 포함해서 우리 사회에 사랑이 부족한 거 같아요. 비난만 하지 대안이 없고요. 또, 사랑을 하는 데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들만 사랑하더라고요. 사랑만 있다면 사회가 많이 아름다워질 거 같아요. 희망제작소를 통해 희망이 없는 사람들도 비전을 갖고 노력하여 희망이 생기면 참 좋을 거 같아요. 모임 자체가 희망을 만들어주고 천사같이 그런 역할을 하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내내 ‘배우겠다’ ‘교만했었다’ 등 성찰의 언어를 많이 쓰시는 분이다. 일을 통한 보람도 각별하지 않을까싶다.

“국내 굴지의 기업을 소생시켰을 때나 대한민국 정부를 도왔을 때, 큰 보람으로 다가옵니다. 바로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관련되니까요. 제가 일 만 한 것 같아요. 일이 재미있고 보람 있었으니까요. 나한테 맞으니까 30년 동안 한 거 같아요.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일을 할 예정이고요. 우리 세계에는 2등이 없어요.‘ Winner Takes All.’ 항상 세계 최고여야해요. 2등에게 누가 맡기겠어요. 세계적인 경쟁자들, MIT, 스탠포드 나온 사람들이 일하는 데 남들 잠자는 것 다 자고 어떻게 이기겠어요. 잠 안자고 일하는 거죠. 결근한 번 않고 쉬지 않고 일했어요. 내가 출근 안 하면 큰일 나는 줄 알았으니까요.”

신 부사장은 지금도 계속 배우고 있다. ‘아버지학교’를 통해 자녀와의 관계도 배우고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 사회를 다시 보는 일도 배우고 있다. 그야말로 열심히 일하고 배우는 ‘천사’다.

“제 삶이 고된 것이 아니라, 신앙적 표현으로 훈련과정이라고 생각하니 기쁜 거죠. 병으로 결근 안 했으니 감사하고요. 이제는 중요한 것, 내가 꼭 해야 할 일을 우선순위로 하려고 합니다.”

글/사진 : 민들레 사업단 정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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