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004클럽·HMC 모임 / 후기] 오래된 미래와 새로운 과거의 만남

청포도가 익어가는 7월의 무더운 여름 오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반가운 얼굴들이 하나둘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분, 처음 만나는 분, 모두 모여 반가운 인사를 주고받았습니다.

희망제작소 1004클럽·HMC 7월 문화행사는 ‘오래된 미래와 새로운 과거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DDP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간송 선생의 문화재 사랑

건물 안으로 들어가 첫 번째로 향한 곳은 간송미술관 특별 전시였습니다. 간송 전형필 선생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사립박물관 ‘보화각’(간송미술관의 옛 이름)을 세운 분입니다. 그는 우리의 국보급 문화재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에 단원 신윤복 선생의 미인도, 단원 김홍도 선생, 겸재 정선 선생의 작품, 고려 청자 최고의 명품으로 꼽히는 ‘청자상감운학문매병’, 훈민정음 해례본 등 이야기만 들어도 입이 턱 벌어지는 문화재를 수집했습니다. 그것도 본인의 재산을 쏟으면서 말이지요. 당대 사람들은 부유한 집 자재였던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덕분에 우리는 문화재를 지금까지 외세에 빼앗기지 않고 잘 보존할 수 있었지요. 우리 것을 지키기 위한 그의 노력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습니다. 간송 선생의 각고의 노력과 그에 의해 모인 과거의 작품들이 현재의 우리에게 큰 인상을 준 관람이었습니다.

동대문운동장의 놀라운 변신, DDP

특별 전시 관람 후에는 본격적으로 DDP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DDP는 동대문운동장이 복합 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곳인데요. 이라크 출신의 건축가 자하 하디드에 의해 디자인되었고, 지난 3월에 개관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세계의 다양한 트렌드를 볼 수 있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으며, 다양한 디자인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미래에서 온 듯 우주선처럼 보이는 건물의 외부와 내부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건물은 각기 다른 모양의 패널로 이루어져 직선도, 기둥도 없어 그 창의성과 발상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중간 중간에 놓인 의자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디자인이 아니라 다양한 모양과 형태를 하고 있어 신선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특히 전시본부장님께서 후원회원들과 투어에 동행하시며 DDP의 숨은 이야기를 전해주셔서 더욱 더 쉽고 흥미로웠습니다.


기부생일을 축하합니다!

DDP 투어가 끝나고 식사를 위해 자리를 옮겼습니다. 식사가 끝나고 모임에 처음 나오신 정영숙 선생님께서 자기소개와 함께 소감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혼자 잘 다닐 수 있는데 연구원들과 다른 후원회원분들이 계속 말을 걸어주셔서 짧은 시간이지만 행복했습니다. 환영 받는다는 게 이렇게 기분 좋은 것인 줄 몰랐어요. 앞으로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의 재치 있는 말씀에 유쾌한 분위기가 흘렀습니다.

6월부터 8월까지 기부생일을 맞은 분들에 대한 감사의 자리도 마련되었습니다. 기부생일은 후원회원님께서 희망제작소에 처음으로 기부해주신 날을 뜻합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후원회원 6분께서 기부생일자로 감사 카드와 작은 선물을 받으셨습니다. 태어난 날이 아니라, 처음 기부한 날을 축하해주는 것에 대해 모두 기쁘면서도 고맙다는고 소감을 밝혀주셨습니다. 다른 후원회원님들의 축하와 격려의 박수가 끊이지 않고 이어진 시간이었습니다.

DDP 057

반가운 마음으로 다시 만나요

7월의 마지막 금요일, 동대문에서 우리는 과거와 미래를 만났습니다. DDP와 과거의 문화재들이 공존하듯 과거와 미래는 따로 떨어져 있지 않았고, 현재의 후원회원들은 같은 곳에서 같은 것을 보고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이 과거가 될 미래의 어느 순간, 반가운 마음으로 다시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글_ 전여진 (33기 공감센터 인턴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