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센터는 오늘도 출장 중

안녕하세요! 희망제작소 뿌리센터 33기 인턴 정현필입니다. 인턴생활을 시작한 지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났네요. 저는 지난 한 달 동안 지역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연구와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뿌리센터 연구원님들과 함께 이곳저곳 부지런히 출장을 다녔습니다. 어디에 가서 무엇을 했는지! 그동안 출장을 다니며 경험한 것들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완주군민에게 농촌의 희망을 묻다

지난 7월 3일, 완주군 농촌활력정책 연구와 관련된 설문조사를 하기 위해 완주로 길을 떠났습니다. 인턴활동을 시작한 지 3일째 되는 날이어서 가는 내내 어색한 공기가 차 안을 꽉 채웠습니다. ^^; 3시간 정도 달려 도착한 ‘완주 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에서 센터 소개와 국장님의 귀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곳은 폐교를 리모델링해서 만든 곳인데, 출근길에 만나는 마을 어르신들은 국장님께 “등교하냐”고 인사를 건넨다고 하시네요. 국장님은 농촌의 싱그러운 품 안에서 도시 삶과는 완전히 다른 즐거운 삶을 살고 계셨습니다.

완주 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 탐방을 마친 후, 귀농·귀촌하신 분들이 모여서 만든 ‘삼삼오오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었습니다. 때마침 완주군 청년 모임이 있어서 그들과 맛있는 해물탕으로 저녁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배부르게 해물탕을 먹은 뒤에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목수, 음악하시던 분, 완주 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 인턴, 학생, 그냥 아저씨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분들이 청년 모임에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제 옆에 자리를 잡은 국장님 남편분은 제 이름을 잘못 들으셨는지 계속 미소 가득한 얼굴로 “자~ 정우성 씨 한 잔”하며 인심 좋게 콜라를 따라주셨습니다.

그렇게 시곗바늘이 밤 12시를 가르킬 때쯤 같이 간 우성희 연구원님과 정효정 연구원님께서 우리 내일 아침 6시에 출발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좀 더 나눌 이야기가 남아 있었지만 내일 일정을 위해 개구리 우는 소리와 풀벌레 우는 소리를 들으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다음날인 7월 4일, 완주군 로컬푸드 직판매장에 채소를 납품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기 위해서 5시 반에 일어났습니다. 설문조사가 처음이라 어색했는데 하다 보니 어느새 익숙해져 능숙히 해낼 수 있었습니다. 설문조사를 마친 뒤 로컬푸드 직판매장에서 장을 보고, 남부시장에서 순대국을 먹고, 청년몰 구경에 나섰습니다. 청년몰은 남부시장 2층에 청년들이 운영하고 있는 복합문화쇼핑몰인데 전통시장과 어우러진 모습이 흥미로웠습니다.

전주에 콩나물국밥만 있는 게 아니랍니다

7월 15일, 이번에는 전주시로 떠났습니다. 전주시 전북대 대학로 문화공간조성 주민 설명회가 있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완주 출장 이후 이주일만의 출장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이창한 센터장님, 장우연 연구원님과 동행했습니다. 장우연 연구원님은 아침 일찍 출근하셔서 업무를 마무리하고 운전대가지 잡으셨는데 저는 그만 졸고 말았습니다. ㅠ_ㅠ 연구원님께서는 졸리면 자도 된다고 말씀해 주셨지만, 그래도 죄송해서 몸둘 바를 몰랐습니다. 휴게소에서 정신을 차리고 절대 졸지 않으리라 다짐했건만, 졸음은 저를 놓아주지 않더군요. 누군가 저에게 출장 중 무엇이 제일 힘들었냐고 묻는다면 졸음과의 싸움이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제가 졸음과 사투를 벌이는 사이 전주에 도착했습니다.

따로 출발한 이은주 연구원님은 먼저 도착해서 주민 설명회 준비를 하고 계셨습니다. 주민 설명회를 잘 마무리한 뒤, 불가능공장 박세상 대표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 서둘러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름만 듣고 50대 아저씨의 모습을 상상했는데요. 직접 만나보니 그는 85년생으로 나이도 젊고, 키도 크고, 인물도 훤칠한 우월한 유전자의 소유자였습니다. 그는 전주에 오기 전에는 대전 충남대에서 대학로 조성사업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당시 충남대에 기숙사가 생기고 많은 자취생들이 기숙사에 입주하면서 충남대 근처 상권이 침체되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그는 기숙사에서 대학로까지 운행하는 버스를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현재 6년째 운영 중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올해 10월 4일 5천 명의 사람들이 한복을 입고 우리 문화를 즐기는 한복데이 축제를 개최하기 위해서 열심히 준비 중이라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꼭 함께해 주세요. 적극 추천합니다!

저하고 나이 차이도 별로 나지 않는 같은 청년인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은’ 청년이라는 말을 붙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아, 인재라는 건 이런 사람을 말하는 거구나’ 느꼈습니다. 또 인상에 남는 점은 바로 그의 표정이었습니다. 약간의 흥분, 고민, 기대, 기쁨, 자신감 등 굉장히 생명력 넘치는 다양한 표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지방 출장은 육체적으로 피곤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지역에서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있는 분들을 만나면서 ‘사람은 자신을 위해 또는 타인을 위해 살아가지만 살아가는 힘은 다른 사람에게 받는다.’고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글_정현필 (33기 뿌리센터 인턴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