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고싶은 넓적부리 도요새, 착한종이와 짝꿍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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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희망인턴 14기 정혜림

넓적부리 도요새는 물, 공기 그리고 휴대폰이 없다면 단 1초도 못살 것 같다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오늘도 당신이 NO Jam NO Stress를 외치며 복사기에 걸려 아무 생각 없이 버린 그 종이가 없다면 단 1자라도 쓸 수가 있겠냐고. 돌? 나뭇잎? 천 조각? 2,000년전 종이가 발명되기 이전의 시대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면 우리는 이제 이 착한 종이에게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종이가 착해질 수는 없는 일이겠지만, 종이를 만들고 사용하는 과정은 착해질 수 있기에 희망제작소는 멸종위기 동, 식물을 알리고, 자연보호 단체를 후원하기 위해 짝꿍명함을 착한종이로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고민 많은 그린 디자이너(이하 그린), 넓적부리 도요새를 사랑하는 희망제작소 희망인턴 14기 정혜림, 배정훈(이하 희망), 그리고 착한 종이를 후원해주실 에코리드 페이퍼 실천기업 <두성종이> 홍보사업부 최병호 부장님(이하 종이)을 만나 사람, 종이, 환경 그리고 그린 디자인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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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디자이너의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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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망제작소 그린 디자이너 김진수 연구원


착하지만 잘생기지만은 않은 종이들이 사용될텐데 …
희망) 짝꿍명함에 사용될 종이가 조금 특별하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종이인가요?
종이) 재생지와 무염소 표백펄프(ECF)를 함유한 환경 친화적인 종이를 사용할겁니다. 새 종이가 아닌 기존에 제작, 사용된 종이를 재활용해서 random으로 들어가게 되는거죠. 어떤 사람 명함에는 한 종류, 어떤 사람에게는 누런 종이와 흰 종이가 섞인 것이 돌아갈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사실 그런 것이 더 즐겁지 않나요? 여러 가지 종이들을 보는 재미가 있지 않습니까.
희망) 사람들이 조금 낯설어하지 않을까요?
종이) 그렇다고 해서 이런 종이들이 절대 질이 낮은 것이 아닙니다. 업계의 trend나 수요변화, 생산업체의 사정상 공급을 중단하는 등 불가피한 사정이 생길 때 우리가 보관해두는 분량일 뿐입니다. 사람들이 질보다는 담긴 의미에 가치를 더 두었으면 좋겠네요.

사람들의 인식이 걱정이에요.
그린
) ‘색상, 소재 등 각기 다른 친환경 종이가 랜덤으로 섞여 한 사람의 명함에 다 사용된다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기존 명함과 비교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 사람의 종이가 더 맘에 든다,  디자인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등 요구가 다양했습니다. 공익의 뜻을 갖고 시작된 일이다 보니 시간적, 인적, 비용적 측면이 넉넉하지 않기에 일일이 사람들의 요구를 들어 주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착한 종이를 싫어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시겠어요?
종이
) 짝꿍명함을 선택할 때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서 일정한 디자인과 정해진 종이 소재 몇 종을 놓고 사람들에게 고르라라고 한다면 후원하는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잠자고 있는 종이 즉, 좋은 질임에도 불구하고 팔지 못하고 있는 종이, 자투리 종이 들을 좋은 의도를 가지고 지원하고자 하는 입장인데 사람들이 “어? 이번엔 왜 다른 색깔이지? 이번엔 왜 다른 재질로 만들었지?”라고 생각한다면 현실적인 어려움도 생기게 되고, 그것은 결과적으로 이 프로젝트의 의도나 목적과 맞지 않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린)   ‘짝꿍계획에 대한 서약’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 짝꿍계획이 외부로 확장되기 전 희망제작소 연구원을 대상으로 실시할 때에는 짝꿍계획에 동참하며 공유하게 될 가치가 무엇인지, 짝꿍이 될 멸종위기동,식물에 대해서는 어떠한 관심과 정보, 대안이 있는지 수시로 의견을 나누며 전개했는데 외부로 확장되며 그 부분이 많이 약해진 것 같습니다. 
종이) 그렇게 사람들이 종이에 대해 불만이 있거나 design selecting에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한다면 그런 사람들은 그냥 명함업체에 정식으로 요청하는 것이 더 빠르지 않을까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사업 의도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이 있고, 동의했다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약서의 형태를 빌려서든 어떤 방식을 채택하든 ‘이 명함을 신청한 사람들이 인식을 바꾸겠다는 일종의 약속’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생각, 다른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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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기업은 기본적으로 이윤을 추구합니다. 하지만 희망제작소는 짝꿍명함처럼 ‘재활용 종이를 활용하자’라고 다소 그와 반대되는 움직임을 하고 있습니다. 기업입장에서 NGO단체들의 이런 움직임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종이) 기업도 사회적으로 연결되어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같은 기업도 결과적으로 사회에서 활동해서 사회에서 이윤을 얻는 거니까요.
예를 들어 100g 종이 100장을 쓰는 것과 200g 종이 100장을 쓰는 방법이 있다고 하죠. 디자이너들이 생각을 바꾸면 100g 종이를 가지고도 200g 종이를 쓴 것보다 더 나은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물론 200g 종이가 가진 가치가 다를 것이고, 쓰여질 목적에 따라 어울릴수도 안어울릴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것은 디자이너가 해야 할 몫입니다.
그리고 기업도 친환경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고객들이 물건을 사주지 않는 세상이니까요. 기업은 이제 제품이 아닌 이미지를 팔고 있습니다. 또한 ‘종이’와 같은 환경적 소재를 다루는 기업입장에서 친환경적인 컨셉들이 들어간 제품들을 공급할 의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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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면지로 제작 후 사용되는                                                 (↑) 에코피스(Eco office)를 위한
                    희망제작소의 에코노트(Eco Note)                                                      희망제작소의 분리수거


희망) 말씀하신 (사이즈를 줄이거나 얇게 하는) 방법은 이미 만들어진 종이의 활용방법을 달리하는 최후의 선택일 뿐이지 않나요? 


종이) 디자이너들이 ‘제작공정’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인쇄공정에 대해 고민하고 그것을 감안해서 재료의 낭비가 없도록 디자인해야 한다는 거죠.
그린) 하지만 디자이너들이 현장에서 일하다보면 클라이언트와 조율하는 과정에서 그 의지가 꺾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종이) 그렇기 때문에 종이, 환경, 자원에 대해 디자이너들이 고민하고 클라이언트들에게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디자이너가 왜 이렇게 가려고 하며 기업이 얻을 이익이 무엇인지 설명할 줄 알아야 합니다.



                                       좀 더 근본적인 방법은 없을까요?[##_1R|1078184908.jpg|width=”373″ height=”373″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




















                                                                                  두성종이의 [paper gallery] (↑)
                                                                                : 두성종이 곳곳에 잠자고 있는 종이를 사용,  최대한 버리지 않는
                                                                                  크기의 종이로 디자인된 그리닝 노트(Greening Note)를 비롯하여
                                                                                  에콜로지 씨리얼 페이퍼, 삼림 인증지 등 환경을 고려한 친환경
                                                                                  종이들이 전시되어 있다.

희망) “종이를 아껴라. 나무를 베지마라.”… 종이회사 입장에서 어떤가요?

종이) 재생지가 환경에 좋은가요?
희망) (헉….뭔가 반전스런 대답을 해야 할 것 같은 중압감…)나쁘진 않지…. 않을까요?
종이) 좋을수도 나쁠수도 있습니다. 항상 그런 양면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는 단순하게 종이는 나무로 만드니까 나무를 베지 말고 있는 종이를 다시 쓰자 하는데 그 프로세스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환경을 위한다는 ‘재생지’ 제조방법이 전혀 환경스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헌 종이를 수거하려면 수거차량의 기름이 소비되고, 매연이 나오죠. 그리고 나서 수거된 종이에서 잉크를 빼내려면 엄청난 화약약품을 써야 합니다. 그리고 종이에 입혀진 색을 빼내려면 물을 써야 하고, 약품을 또 써야 하고, 엄청난 에너지를 써야 합니다.
무조건 나무를 베지 마라? 요즘 컨셉은 보다 근본적인 것에 가있어요. 베서 쓰되 그만큼 많이 심어 가꾸라는 거죠. 가꾸는 프로세스 안에서 이산화탄소는 더 정화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만들어진 종이를 어떻게 하기 보다는 근본적으로 나무를 많이 심고, 가꾸어야 한다는 거죠. 있는 나무를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산소 정화력, 번식력, 성장속도 모두 뛰어난 어린 나무들을 계속 심고 가꾸어서 숲을 늘려가야 합니다.

 

대안을 생각할 시점


희망) 다른 대안은 없을까?  왜 종이는 나무로만 만들어야 할까?

종이회사 부장님이 말합니다. 나무가 아닌 소재. 즉 해초, 우뭇가사리, 과일껍질 등 업계에서 대체자원을 생각하고 있다고. 표백방법도 달리해서 무염소 표백펄프(ECF)를 생산해내려 하고 있다고. 그리고 그 국제적인 움직임이 숲을 바르게 관리하고 있는가에 대한 FSC인증제도(Forest Strewardship Council)와 나무와 종이제품 구매자에게 지속가능한 경영방식으로 숲을 관리하고 있다고 보증하는 정부간 프로세스인 PEFC인증 시스템(Programme for the Endorsement of Forest Certification Schemes)이란 말도 덧붙여 주십니다.
그런데 대안들을 찾아내어 업자가 막상 팔려고 하면 소비자의 인식은 다소 의외라고 합니다. 우리가 기존에 보아오던 ‘하얀 종이’에 그쳐있다는 거죠. 사람들은 아주 하얗고 아주 좋은 종이만이 환경을 생각하는 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요즘엔 아예 업자들이 재생지가 아닌데 재생지인 것처럼 만들어 파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됐다고 합니다.
이것이 왜 디자이너들이 제작공정을 잘 이해해야 하는지, 왜 업자들도 삼림을 관리해야 하는지, 왜 구매자인 우리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할 이유입니다.  
* 무염소 표백펄프(ECF): 염소 대신에 산소를 펄프 표백에 사용하는 방법, 염소화합물이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다이옥신이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적임. 폐수 방출 시 유기염소 화합물의 양을 감소시키며 백색도가 저하되지 않는다는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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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짝꿍명함 이야기

그린) 명함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입니다. 내 사회생활이 그대로 담겨있는. 그런 중요한 공간에 희망제작소는 멸종위기 동, 식물 그리고 환경에 조금이라도 이로울 수 있는 제작공정을 선택해  담았습니다. 그것을 사용할 사람이라면 그 의미를 알리고 타인과 커뮤니케이션까지도 할 수 있는 자격이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 짝꿍명함은 그냥 예쁜 명함이 될 뿐이니까요. 그래서 향후 그런 소정의 자격을 테스트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도 고민 중입니다. 
희망) 제작소가 그저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준다.’라기 보다는 ‘짝꿍명함의 의도를 제대로 알리고 환경보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바꾸고 싶은 것’이 짝꿍명함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생각해요. 제작과 보급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인식변화를 위해 하나하나 단계를 다져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퀴즈나 동영상 같은 여러 콘텐츠를 개발해서 이 프로젝트의 목적에 대해 사람들에게 확실히 각인 시킬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종이) 있는 나무도 보존해야 하지만 어린 나무를 더 많이 심어야 한다고 말했었습니다. 즉 결과도 중요하지만 시작할 때의 의도, 결과물을 만들어주기까지의 과정을 사람들에게 제대로 인식시키고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외부 사람들과 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고민하는 것이 희망제작소의 남겨진 숙제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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