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키워드: 이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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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일보다 얼마나 더 중요한가요?

안녕하세요. 이원재입니다. 오늘 내가 살아간 하루를 25년 뒤 지금 내 나이로 살아갈 누군가의 하루와 비교한다면, 어느 쪽의 가치가 더 클까요? 오늘 성인 한 명의 가치는 25년 뒤 성인 한 명의 가치와 같을까요? 심각해 보이는 이 질문은 10여 년 전 기후변화를 놓고 벌어진 두 경제학자의 논쟁에서 나온 것입니다. 니콜라스 스턴 전 세계은행 부총재는 당시 ‘지구온난화의 경제학’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놓습니다. 일명 ‘스턴보고서’는 기후변화가 전 세계 경제의 20%를 파괴할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그리고 이를 막으려면 2050년까지 매년 전 세계 총생산의 1%라는 어마어마한 재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하지요. 바로 대응하지 않으면 몇 년 안에 이 비용이 20%까지 올라가고, 경제공황이 올 수도 있다고 전망합니다. 윌리엄 노드하우스

가습기 살균제 앞의 우리들

안녕하세요. 이원재입니다. 언론을 뒤덮은 ‘살인 가습기 살균제’ 소식에 마음이 답답하셨을 겁니다. 가슴을 치는 피해자 부모와 가족들 이야기에 눈물을 삼키셨을 겁니다. 한 차례라도 그 제품을 사용하셨다면, 아이의 작은 기침 소리에도 가슴이 철렁하셨을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중에서도 ‘옥시’라는 상표를 단 제품이 가장 많이 팔렸다는 보도가 나옵니다. 이 제품을 만든 RB코리아(옥시레킷벤키저)가 보여준 모습은 끔찍합니다. 정부 조사가 본격화하자 유한회사로 모습을 바꿔 기업 정보를 감췄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제품 유해성에 대한 실험 결과를 조작하고 은폐했다고 합니다. 제대로 된 사과 한 번 하지 않은 것은 물론, 유가족들을 만나주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RB코리아의 영국 본사 레킷벤키저는 그동안에도 매년 3조 5천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며 화려하게 성장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돌연변이와 퍼실리테이터

안녕하세요. 이원재입니다. 돌연변이. 우연히 태어난 아주 다른 존재입니다. 퍼실리테이터. 서로 다른 존재들이 대화하며 공존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사람입니다. 이들은 어쩌면 한국사회에 가장 필요한 두 종류의 사람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희망제작소가 진행 중인 ‘시대정신을 묻는다’ 연구과제를 수행하다 떠오른 생각입니다. ‘시대정신을 묻는다’는 한국사회 전체를 긴 호흡으로 전망하는 연구과제입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지니고 있지만 오랫동안 한국사회 전체를 조망하며 대안을 모색해 온 분들을 연달아 인터뷰한 뒤, 한국사회 공통의 ‘시대정신’을 찾아내는 희망제작소의 야심찬 기획입니다. 이 기획을 진행하느라, 운 좋게도 다양한 분야의 석학을 두루 만나 깊은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인터뷰 대상자들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보수적인 이도, 진보적인 이도 있습니다. 관료 출신도, 학자도, 사회운동가도 있습니다. 얼핏

투표하라고만 말하지 마세요

안녕하세요. 이원재입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투표하러 가라는 이야기가 차고 넘칩니다. 어떤 때는 매혹적인 광고로, 어떤 때는 껄끄러운 훈계로, 어떤 때는 분노에 찬 웅변으로, 다들 투표하러 가라고 외칩니다. 특히 청년들에게 ‘꼭 투표하라’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은 이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희망제작소에서 ‘좋은 대표 좋은 정치’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이관후 연구자문위원, 이은경 연구위원, 황현숙 연구원은 최근 조금 다른 이야기를 했습니다. 무작정 투표하러 가자고 말하는 대신, 대학 캠퍼스를 찾아가 토론의 장을 펼쳤습니다. 희망제작소에서 개발한 ‘노란테이블’ 토론툴킷을 사용해 대학생들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그곳에 다녀온 황현숙 연구원이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봄꽃이 피기 시작한 3월의 어느 날,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경희대학교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대학에 갓 입학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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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와 시대교체

안녕하세요. 이원재입니다. 요즘 이런 질문을 종종 듣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세대갈등이 심해지고 있는데, 왜 더 부추기려고 하시나요?”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고 생각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닌가요?” ‘시대가 바뀌었으니 리더십이 젊은 층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내용의 책을 쓰고 나서 받게 된 질문입니다. 그때마다 저는 “‘세대가 아니라 시대가 교체되고,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는 취지를 설명한 것입니다”라고 대답합니다. 20년 전인 1990년대 중반을 떠올려 봅니다. 당시 한국은 ‘열심히 일하고 꾸준히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이 상식으로 통하던 나라였습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뤘다는 자부심이 넘쳤습니다. 그리고 문제 해결의 패러다임은 이렇게 정리되었습니다. 국가가 잘 살면 기업도 잘 살게 되고, 기업이 잘 살면 직원들도 잘 살게 되고, 직원들이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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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에 퇴근하면 ‘좋은 일터’일까요?

안녕하세요. 이원재입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설문조사에 1만5천 건이 넘는 응답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글의 조회 수는 종종 10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희망제작소가 홈페이지와 네이버 해피로그를 통해 연재한 ‘좋은 일 공정한 노동’에 쏟아진 관심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이 ‘좋은 일’에 대한 갈증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설문조사의 응답 내용이었습니다. 높은 임금이나 정규직 여부보다 노동시간의 길이와 삶의 질을 중시한다는 응답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설문조사는 ‘고용안정, 직무?직업 특성, 개인의 발전, 임금, 근로조건, 관계’ 등 일의 6개 측면을 제시하고 내용을 설명한 뒤, 그 중 ‘좋은 일의 가장 중요한 조건’ 하나를 꼽도록 했습니다. 그랬더니 근로조건(근로시간, 개인 삶 존중, 스트레스 강도)이라는 응답이 48%나 나왔습니다. 고용안정(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