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 답사내용

지난 11월 3일, 간판별동대가 전북 진안군 백운면 원촌마을을 찾았다. 간판별동대는 희망제작소 부설 간판문화연구소가 운영중인 <대한민국 좋은간판상>의 시민 모니터단으로 간판을 고민하는 시민동아리이자 나아가 경관을 비평하고 도시문화 개선을 이끄는 시민연구자들이다. 이번 현장탐방은 간판에 대한 인식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간판문화연구소가 개최하고 있는 간판별동대 교육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대한민국 좋은간판상www.ganpansang.org>은 희망제작소와 행정자치부가 함께 바람직한 간판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벌이고 있는 시민참여 문화캠페인이다.

1시 48분, 원촌마을에 도착한 별동대는 마을조사단 사무실에서 시민네트워크 티팟 대표인 조주연 씨와 티팟의 기확자 김선미 씨를 만났다. 마을조사단은 유한킴벌리가 지원하는 사단법인 ‘생명의숲’의 지원사업으로 전국 농촌 지역들을 대상으로 기반조사를 시행하여 귀농을 유도하기 위한 자료를 조사하고 있다. 마침 1년 전부터 백운면에 투입된 마을조사단이 간판 개선프로젝트의 매개자가 되어 큰 도움을 주었다.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금부터 마을을 돌면서 간판을 보고 농협 앞 공공미술 장소를 거쳐 지역 공동체 박물관인 계남 정미소(방앗간)을 둘러본 후에 백운 나들목 체험관에서이번 프로젝트에 관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전주대 X-edu 사업단과 진안군의 자매결연사업으로 시작된 마을 가꾸기 사업으로, 티팟에서 기획을 하고 벼레별기역에서 디자인을 맡았으며, 전주의 디자인 업체인 산디자인에서 제작업체를 선정하여 시공을 진행했다. 처음엔 간판과 안내판을 바꿀 계획으로 진행된 일이었지만, 사업비 부족으로 간판 개선만 이루어졌다고.
“처음부터 간판을 바꿔야겠다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사업비의 한계로 간판을 바꾸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만, 처음 어르신들에게 간판을 바꾸자는 제안을 했을 때 뉘 집에서 무슨 장사를 하는지 다 아는데 왜 간판을 바꿔야 하냐는 반응이 많았어요. 그래서 설문조사를 통해 동네와 간판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설득해 나갔는데, 그 시간이 예상외로 많이 걸렸죠. 끝까지 안 달겠다고 하셔서 두 달만 달아보고, 그래도 아닌 것 같으면 다시 달아드리겠다고 한 곳도 있었습니다.”

본래 3개월 프로젝트였으나 디자인 과정에서 설득하고 협의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돼, 5개월이나 걸려 완성되었다. 2~3회 이상 시안을 제작해야했고, 주민동의서를 받는 일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마을 사람들의 호응도 컸고, 찾아오는 사람도 많아졌다. 현재는 추가 지원금을 받아 후속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아트인시티(Art In City)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11월 10일 오픈할 계획이다.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눈 별동대는 김선미 씨의 안내로 본격적인 간판 투어를 시작했다.

원촌마을 간판의 90%는 플렉스간판이다. 자발적 투자로 진행된 일이지만, 제작비의 10%를 주민들이 부담하기로 하고 시작된 프로젝트이다. 이를 통해 100여명의 주민이 사는 작은 마을, 40여개의 상점 중에 32개의 상점이 간판을 바꿔 달았다. 사업기간 내내 주인을 만나지 못했거나, 끝까지 반대한 상점의 경우는 바꾸지 못했다고.
결국 간판의 디자인 개선은 물론, 상호변경을 진행한 곳도 있는데 한 건물에 간판 2개를 원칙으로 삼았고, 몇 개의 업종을 겸해서 영업을 하고 있는 상점의 특성을 살려 큰 간판을 기본으로 작은 간판을 추가하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건축물들이 전부 슬레이트 지붕으로 돼 있어서, 지붕에 간판을 세우는 방식으로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골목 안에 위치해서 잘 보이지 않는 상점의 경우에는 안내판 성격의 지주간판을 추가로 제작해주었다.

<육번집>”?”육번집이 있는 건물에는 다른 두 점포의 간판은 없었는데, 육번집의 간판을 바꾸면서 함께 바꿨다. 3개의 점포주들이 형제처럼 사이가 좋아 간판 디자인을 똑같이 해주면 좋겠다는 의뢰를 받았고, 진행도 수월했다. 김선미 씨는 “대광철물의 따님이 저와 이름이 같아서 대광철물 둘째딸로 통해요.”라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고서체를 바탕으로 개발된 서체를 활용하여 분위기를 만들었다.

”?”<로얄미용실>

로얄미용실의 간판은 원래 있던 그대로 두었다. 마을 분위기와 잘 어울리고 주인이 바꿀 의향도 없었기 때문이다. ”?”<희망건강원>

“주인 할머니에게 처음 디자인 시안을 가져갔을 때는 좋아하셨는데, 누군가 염소가 공을 차는거냐고 했나봐요. 다시 찾아갔더니 역정을 내시더라고요. 간판에 색칠을 해달라고 성화셨는데, 결국 끝까지 설득해서 그대로 가기로 했죠. 그런데 시공 후 찾아와보니, 호박모양에 노란색이 칠해져있었습니다. 시공하시던 분이 할머니 부탁으로 결국 칠해 주셨던 거예요.”
이곳은 할머니의 디자인으로 완성된 간판이라고 할 수 있다. 노란 호박도 전체적으로 잘 어울리고, 직접 수세미 넝쿨을 올려서 운치 있는 분위기가 완성됐기 때문이다.
”?”<풍년 떡 방앗간>

원촌마을 이장님 댁이다. 이장님이 간판의 글씨 색으로 빨간 원색을 원했는데, 입체형으로 해서 디자인을 제안했더니 만족해 하셨단다.
”?”<용호 카공업사>

원래 간판이 없던 곳. 건물의 구조가 판을 다는 형태가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글씨 따서 붙이는 형태로 제작했다.
”?”<근대화상회>

예전에 간판을 붙였던 자국이 있다
”?”<합동중기>

부부는 정육점을 하고 아들이 중기가게를 운영한다. 아버지가 매사냥 무형문화재여서 매사냥 간판도 함께 만들었다.
”?”<흰구름 할인마트>

백운(白雲)을 흰구름이란 이름으로 바꾸자고 제안하여 가게이름까지 바꾼 경우이다.
”?”<우리회관>

상점주가 간판을 바꾸고 장사가 잘 된다며, 무척 좋아하고 있다
”?”<삼산옥>

40년 된 음식점으로 상점주가 절대 간판을 바꾸지 않겠다고 했고, 전체적으로 어울리기도 해서 전면간판은 원래 그대로 두고 지주간판만 추가했다.
”?”<순대와 통닭>

순대와 통닭이라는 이름으로 상점명을 바꾸고 디자인을 통일했다.
”?”<백운 농기계종합수리센타>

간판이 없었던 곳.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정보를 체크하고 시안을 점검했다. 상점주가 간판 시공 후 가게주위를 깔끔하게 정리해 더욱 보기 좋아졌다.
”?”<대광만물상회>

원래 있던 간판의 글씨체를 그대로 사용했다. 하지만 주인아주머니의 반대가 심해서 두달만 달아보자고 설득해야했다. 지금도 아주머니는 글씨가 조금 더 굵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행운 떡 방앗간>

원래 있던 간판이 태풍 ‘매미’로 날아간 상태였는데 주인은 간판 바꿀 생각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설득 끝에 간판을 바꿀 수 있었다.

<백운회관>

상점주의 반대로 끝까지 간판을 바꾸지 못했다.
”?”‘흰구름 탐사단’

공공미술 컨테이너. ‘흰구름 탐사단’이란 마을 어린이들이 작명한 이름이다. 양철모 씨의 진행으로 추진중인 공공미술 사업으로 자전거를 타고 농로 길을 달리는 산책코스와 지역주민과 작가들이 사진공모를 통해 만든 엽서를 전시하는 이동식 컨테이너를 개발하여 동네를 홍보할 계획이다. 공공미술을 통해 지역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사업으로 ‘흰구름의 초대’ 라는 제목으로 인근 자전거 동호회를 초정할 계획이며, 향후 지역 특산물 포장워크숍도 운영할 예정이다.
www.b-mat.tv

<계남정미소>
사진작가 김지연 씨가 지역공동체와 함께 문화를 공유하는 공간으로 만든 박물관이자 미술관이다. 금년 여름 ‘계남정미소에 사진 찍으러가요’라는 추억의 사진전을 통해 지역민들의 사진을 전시했고, 현재 김지연 씨의 이발소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그는 “정미소 사진 전시계획의 일환으로 이곳을 오픈하게 되었다”고 말하며 “살아있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며, 쌀을 빻는 과정을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앞으로 지역정체성이 살아있는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백운면 면소재지 간판디자인 개선’

‘백운면 면소재지 간판디자인 개선’ 사업은 면 전체 활성화 계획으로 면 소재지를 먼저 개선하는 프로젝트였다. 면 소재지에 장소마케팅을 도입하여 살고 싶은 지역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 이에 ‘지붕없는 농촌전원 박물관’ 즉 ‘에코 뮤지엄’이라는 컨셉으로 문화, 생태 벨트를 구축하고자 하였다. 명소 만들기를 통해 면 전체의 성장 동력을 구축하여 백운면 지역문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디자인 방향은 시선이 멈추는 곳을 디자인하기. 시선을 멈추게 하고, 지속적으로 기억하게 만드는 간판 만들기가 그것이다. 지역문화마케팅이라는 기치아래 통합성과 개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디자인을 전개했다. 이에 ‘지역민과의 커뮤니케이션/마을 생동, 큰 간판/오래지속, 마을 자랑거리/사람 불러모으는 계기 마련’이라는 컨셉으로 마을 이야기가 살아있는 간판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간판에 가게의 이야기까지 담을 수 있다면 동네 전체의 이야기가 뭉쳐있는 작은 박물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게 이름, 이야기, 그림 등이 결합된 다섯 개의 간판이야기를 시안으로 설득을 진행했지요. 앞으로 계남정미소, 마을 주민과 연계, 사진, 전시. 데미샘, 손내옹기까지를 지역네트워크로 연결하여 관광명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티팟은 앞으로도 다양한 공공프로젝트들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 더 자세한 내용은 <대한민국 좋은간판상> www.ganpansang.org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