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편집자 주/ 희망제작소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이 공동으로 주관한 제4회 공공디자인전 세미나 둘째 날인 11월 12일에는 국내 세미나가 있었다. 조현신 교수(국민대 테크노디자인학과)의 사회로 진행된 이 날 세미나는‘공공디자인, 돌아서 다시 보다’라는 주제로 현재까지 진행되어 온 국내 공공디자인 사업의 현황을 점검해보는 자리였다.

제1세션 발제를 맡은 최명식 경희대 교수는 공공성 디자인, 디자인과 구조, 간판과 도시 디자인, 도시 미관 정책 제안의 네 가지 주제에 대해 발표했다.발제 마지막 정책제안 부분에서 아트타임(art-time)과 에코 포켓(eco-pocket), 디자인 스팟(design-spot) 등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아트타임은 도시 미관 저해 요소를 활용한 경관개선 계획으로, 공사장 가림막, 펜스 등의 문화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에어포켓은 부도심의 어린이 공원이나 신시가지 번화가에 새로 짓는 고층 건물에는 친환경 공간을 조성하도록 하고 보행 공간도 적극적으로 도입하자는 제안이다.

디자인 스팟은 환경디자인에 대한 의식을 바꾸자는 것이다. 공공디자인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시설물을 설치하고 오픈 스페이스의 디자인 공간을 연출하고, 부도심 재생지구 및 슬럼화된 공간에 디자인적 요소를 도입하는 등 여러가지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지자체와 단체가 네트워크를 구성해서 연차적으로 디자인 스팟을 확장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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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토론에서 첫 번째 토론자로 나온 백종원(네이트시스템 대표)씨는 공공디자인의 정의, 범위, 역할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선행되었는지가 우선 고민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실제 평가, 관리운영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제도적인 정비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 토론자인 김성천(시디알어소시에이츠 대표)씨는 공공디자인은 원칙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에서 개념을 설정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공공디자인이 한국적이고 지역색을 드러내야 하며 공공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상업성과 거리가 멀어야 된다는 강박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면서, 시장원리를 중시하여 향유하는 사람들의 수준이 높아진다면 공공디자인도 질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각 지자체의 디자인 가이드 라인과 관련하여 정량적 규제 대신 정성적 가이드 라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서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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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세션 마지막 토론에 나선 곽명희(아이디어 그룹 부설 공공디자인연구소장)씨는 먼저 뉴욕 현대 미술관에 전시된 프랑스 지하철 벤치를 예로 들었다. 공공디자인에 의해 만들어지는 일상의 시설들이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면서 지역성이나 상업적인 것을 뛰어넘어서 문화적 예술적인 부분까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시간에도 공공디자인 사업의 지속성 여부와 주민들의 참여 방안 그리고 새롭게 조성되는 신도시의 공공디자인에 대한 접근 방식 등에 대해서 열띤 토론이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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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세션 발제를 맡은 색채연구소 이석현 수석연구원은 현대의 공공디자인 사업이 단계를 나누어 보면 대규모 정비의 단계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후 단계인 개성화의 단계에 진입하면 현재 논의되고 있는 공공디자인의 문제점들이 조금씩 완화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공디자인의 주된 문제점으로는 외부 사례의 무분별한 적용으로 인해 지역성을 상실하는 경우와 행정의 독단적인 진행으로 공공성을 상실하는 사례, 장기적인 정책이나 수법의 부재로 인한 부조화된 디자인 등을 들었다.

먼저 토론자로 나선 송주철(송주철 공공디자인 연구소장)씨는 공공디자인 사업이 무언가를 자꾸 만들어내서 채우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너무 서두르기 보다는 기초부터 차근차근 다지는 것이 시급하지 않는가라는 의문을 던졌다. 표피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필요할 때마다 따로따로 디자인하는 방식을 벗어나서 유기적이고 긴 안목을 가진 방식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다음 토론자인 이상용(디자인블루 대표)씨는 공공디자인은 누가 만드는가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문제가 중요하다고 지적하며 이전에는 여권, 자동차 번호판 등의 디자인 주체가 관료였다는 것을 사례로 들었다. 현재 공공디자인과 역할을 맡은 디자이너들이 단지 보이는 것에만 집착하고 있는데 우려를 나타내며 공공디자인이 정치화 되어서는 안 된다는 등 네 가지 문제의식을 제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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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토론자 김동한(창원시 도시경관 보좌관)씨는 중앙과 지역의 공공디자인에 대한 관심도를 단풍이 내려가는 속도에 비교했다. 각 지자체가 나름대로 건축기본법 시행 이후를 대비하고 있지만 온도차가 있다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공공디자인에 대해서 거주구민들이 평가하는 방법을 도입하자는 주장이었다.

그는 평가 지표라고 해서 고난이도의 분석장치가 필요한 것이 아니며, 주민이라든지 공공디자인의 주체들이 손쉽게 평가에 참여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헤리티지의 경우 11가지의 소수 항목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만들어 거주민들의 꾸준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공공디자인이 단지 사람만을 위한 디자인에서 머물지 말고 실질적으로 친환경의 목표를 지향해야 한다는 주장을 비롯해서 주민참여를 이루어나가는데서 생기는 여러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할 지를 고민하는 진지한 논의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