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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 톺아보기 (1) 이장님에게 듣는 ‘공유경제’

“우리 집 마루에는 199,000원짜리 옷걸이가 있어.”

홈쇼핑을 통해 운동 자전거를 구입한 친구가 불현듯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건강한 몸매의 남녀가 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고 충동적으로 구매를 했지만 정작 사용을 한 것은 5번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때는 왜 그렇게 사고 싶었는지 모르겠다고 중얼거리며, 이사를 갈 때 갖고 갈 것인지 버릴 것인지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고가의 물건이지만 일 년에 몇 번 사용하지도 않고 먼지만 쌓이다 버리게 되는 물건 하나쯤은 다들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눈 뜨면 쏟아지듯 나오는 새로운 물건에 밀려 어느새 ‘구식’ 물건이 되어버리는 ‘거의 새것’과 같은 물건들이 넘쳐 나는데요. 여기 소유보다는 공유를 통해 그 물건들의 가치를 두 배, 세 배 되살리는 거꾸로 버는 경제, ‘공유경제 (Sharing Economy)’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 첫 번째로, 국내에 공유경제를 소개하고 발전시키는 이장 역할을 맡아 오신 ‘양석원 (은행권청년창업재단 팀장) 이장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유경제의 현재와 앞으로의 전망을 알아봅니다.

공유로 빛나는 중고의 가치

공유경제(Sharing Economy)는 2000년대 말부터 주목받고 있는 새로운 경제 모델입니다. ‘소유’ 하기보다는 활용되지 않고 있는 재화나 서비스를 비롯하여 지식, 경험 등 무형의 자원에 이르기까지 ‘공유’ 를 통해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자원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SNS,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기술 (ICT)의 발전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대부분의 공유경제 비즈니스가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Q. 이장님이 공유경제에 주목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양석원 : 개인적으로 인터넷 일을 하면서 IT 스타트업들의 창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사회적 기업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 쪽은 사회적인 면이 조금 약하고, 사회적 기업은 기술이 부족한 상황이었죠. 우연히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협력 소비’라는 새롭고 재미있는 서비스를 접하고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Q. ‘협력적 소비’와 ‘공유경제 (sharing economy)’라는 말이 함께 쓰이고 있는데요. 그 차이가 무엇이며, 각각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양석원 : ‘협력적 소비’는 ‘TEDx’의 타이틀로 처음 사용이 되었는데 한국에서는 ‘협동소비’라는 말로 번역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협력적 소비’나 ‘협동소비’라는 말로는 그 개념을 잘 설명하기가 어려웠던 것 같아요. 고민하다가 함께 쓰이는 ‘sharing economy’를 ‘공유경제’라고 번역하여 쓰게 되었습니다.

개념적으로 따지자면 ‘협력 소비’가 더 작은 개념이 되겠죠. 협력 소비는 유형 재화의 소비나 생산 활동을 함께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공유경제는 테크숍(techshop) 같이 지식, 경험 등의 무형의 것들도 포함하는 조금 더 큰 범위를 말합니다. 또한 어떤 점에서는 사회적경제와 공유경제가 겹치는 부분이 있고, 이베이(e-bay) 같은 곳들을 1세대 공유경제로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공유경제는 SNS등의 정보통신을 플랫폼으로 하여 시간, 재화, 물건, 지식이나 정보, 경험 등의 공유를 통해 쓰이지 않고 놀고 있는 것들의 효율성을 극대화 시키는 거라 할 수 있지요.

Q. ‘공유경제’라는 개념이 전세계적으로 뜨겁습니다. 2011년 미국의 TIME (타임)지는 ‘공유경제’를 주목해야 할 10가지 중 하나로 선정했고, 지난 달  Economist (이코노미스트)지에서는 공유경제를 메인 주제로 다루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국제 사회가 공유경제를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양석원 : 공유경제는 2000년 후반 세계 경제위기 이후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사람들은 ‘공유’의 장점을 알고는 있었지만, 최근 ICT (정보통신기술)의 보급으로 공유라는 것이 더 실현 가능해진 거죠. 소유보다는 공유를 함으로써 비즈니스를 할 때 발생하는 거래비용을 줄이고, 환경적인 측면과 자원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긍정적이고요.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ICT에 친숙한 밀레니엄 세대는 ‘절약’이 아닌 ‘공유’라는 새로운 방식의 경제 소비 방식에 이미 익숙합니다. 예를 들어 차를 가지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이동을 해야 한다고 했을 때, ‘카쉐어링(Car sharing)’ 같은 차량 공유 방식이 ICT기술과 접목이 되어 제공이 되더라도 젊은 사람들은 부담없이 쉽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거죠.

”사용자

                                                                      공유경제 카쉐어링 ‘zipcar

Q. 이 같은 변화가 한국에서도 비슷한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시나요?

양석원 : 그렇게 생각합니다. 한국은 서울이라는 파급력이 큰 도시의 인구밀도가 높아서 공유경제의 확산 가능성이 크고, 우수한 결제 시스템과 온라인 활성화 등 정보통신기술 기반도 잘 갖추어져 공유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공유경제 비즈니스, 지속가능한가?

Q. 공유경제의 장점은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공유경제 비즈니스도 경제 모델이다 보니 지속가능성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는데요. 공유경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코업쉐어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셨는데, 그 간의 경험을 통해 공유경제가 비즈니스 모델로 지속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나요?

양석원 : 초기 사회적기업처럼 공유경제도 초기에는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영역에 비해서 새로운 개념이기 때문에 더 어렵다고 볼 수도 있구요. 낯설어 하는 소비자들에게 설명해야 하는 시간도 더 많이 걸리고, 커뮤니티 구축에도 시간이 걸리겠지요.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의 공유경제 모델들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공했다고 이야기되는 해외의 공유경제 기업들도 자리 잡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공유경제 서비스 자체가 소유자와 사용자가 되는 ‘대중’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많은 대중이 참여하기까지 어떻게 잘 커뮤니티를 유지하고 밸류체인(Value Chain)을 만드느냐가 중요하겠죠. 미국의 경우에도 공유경제 사업들이 많이 나타났다가 또 사라지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공유경제가 기존의 시장 경제 시스템, 개인의 삶의 방식, 나아가 사회와 문화 전반에 걸쳐 큰 영향력을 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보시나요?

양석원 : 일반적인 비즈니스 모델과는 거래의 방식이 다르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공구도서관’의 빌려가지 않는 공구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내부에 공방을 운영을 한다면, 공구를 다룰 줄 아는 커뮤니티 어르신들이 운영을 하시고, 그 지역에서 버려지는 쓸모없는 가구나 그런 것들을 활용하여 재료로 사용을 하고, 젊은 사람들은 그곳에 가서 공구를 빌려 사용하거나 새로운 것을 배워서 만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공간 자체의 효율성을 극대화 하면서, 그 안에 있는 개별 개별의 사람들도 변화시킬 수 있는 거죠.

또, 어르신들 중에 요식업 창업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서비스 정신 등 갖추어야 할 부분들에 대한 교육 등이 많이 부족하죠. 해외에 보면 이런 것도 인큐베이션 할 수 있거든요. 레스토랑 등 부엌시설이 있는 공간을 공동으로 활용하여 창업을 희망하시는 분들이 한 두달 동안 서빙도 해보고 요리도 해 보는 경험을 하게 할 수 있다는 거죠.

그 공간 자체가 비즈니스가 될 수는 없겠지만 사회가 공적인 영역을 만들어 주면 그것을 통해 얻은 것을 가지고 안전하게 창업을 할 수 있을 테니, 결국 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이득이 될 것입니다. 공유경제의 좋은 점은 개인의 가치가 쌓이는 것과 더불어 사회 전체의 가치도 쌓아간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에어비앤비 같은 경우 호텔을 지음으로써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대안이 된다고 봅니다.

기존의 경제가 없는 것을 만들거나 새로운 것을 발견해 나가는 일들을 하는 반면에, 공유경제는 있는 것을 가지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나간다는 점에서 더 많은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서 지금 발견되지 않은 유휴자원들을 어떻게든 새롭게 활용하려고 한다면 앞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일반적으로 공유경제를 산업군으로 나누어 놓은 것을 보면 재화의 공유, 공간의 공유, 지식의 공유 등으로 크게 구분이 되는 것 같은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공유경제가 특정 산업군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산업군에 적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양석원 : 모든 산업군에서 반드시 적용이 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찾아보면 공유경제와 접목이 되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 예를 들면, 음식 창업 같은 경우에도 ‘주체’가 무엇인가를 가지고 시작하고자 한다면 없는 것을 마련하기 위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데, 기존에 있는 것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먼저 고민한다면 더 효율적으로 창업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그 출발에 대한 고민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거죠.

이처럼 창업을 하는 것도 공동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나, 남는 부분을 활용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스마트한 생각 전환이 필요합니다. 조금 다르게 생각하면 낭비하지 않아도 되는 비용이 있을 것이고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면 활용할 수 있는 잠자고 있는 가치들이 많이 있을 겁니다.

Q. 공유경제의 시장 잠재력에 주목하며 최근 영리기업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소셜 다이닝이나 중고물품 대여 같은 경우 비슷한 서비스가 시장에 다수 나타났다고 들었습니다. 공유경제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분들의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이 있을까요?

양석원 : 공유경제도 사업이니까 경쟁력을 갖추는 수밖에 없겠죠. 공유경제의 경우 신뢰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거기에는 뚜렷한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서비스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일반 기업처럼 공유경제 기업도 스스로 차별성을 가지고 잘 해야 하는 거겠죠. 아직까지는 공유경제가 작은 영역이고, 커뮤니티를 구축하는데 있어 대기업보다 장점을 가지고 있어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돈보다 사람이 중요하다

Q. 커뮤니티 구축과 관련하여, 사람들의 인식이나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 등이 필요한 Peer to Peer 기반의 사업이 중요한 영역이라고 보는데요. 그래서 사람들 간의 신뢰가 특히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공유경제 비즈니스 영역에서 참여자 간의 ‘신뢰도’를 위해 어떠한 것들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양석원 : 해외의 경우에는 플랫폼 상에서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개인의 ‘사회적 영향력’ 을 SNS를 통해 확인해주는 서비스를 하거나, 기본 프로필 제공, 리뷰 시스템, 평판 시스템 , 인증 등 의 기본적인 시스템을 하고 있습니다.

Q. ‘사람’과 ‘사회적자본’이 중요하다고 보이는데요. 공유경제 영역의 경우 온라인 접근이 어려운 분들이나 시니어분들처럼 공유경제라는 개념이 낯선 분들과 관계를 만들어 가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특별한 방법이 있을까요?

양석원 : 한 가지 사례로, 여수 엑스포 당시 ‘비앤비히어로’에서 여수 주민분들 집에 안 쓰는 방을 외국인 관광객에게 대여해주는 사업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당시 주민분들을 직접 다 일일이 찾아뵙고 사업을 소개하고, 노는 방을 활용해 경제적인 이익을 가져가실 수 있다는 점을 자세하게 설명드리고, 네트워크의 중심이 되는 분들을 만나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다고 들었습니다.

”사용자                                                                   공유경제 숙소 ‘비앤비히어로

서울, 공유도시를 꿈꾸다

Q. 이번에 서울시에서 ‘공유도시 서울’을 선언하며 민간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서울시에서 공유경제를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양석원 : 자동차, 주거 관련 문제 등 서울시가 직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이 해결이 되면 서울시 예산이나 비용이 들어가는 부분이 줄어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존재하는 자원이나 인프라 중에서 사용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 부분들도 많이 있는데요. 그러한 것들을 시민 분들이 많이 쓸 수 있도록 더 많이 공유가 되면 좋겠다고 서울시에서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Q. 커뮤니티 구축이나 인식 개선 등 공유경제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할 듯 보입니다. 서울시의 공유도시 관련 정책에서 어떠한 부분들이 추가적으로 지원이나 보완되면 좋겠다고 보시나요?

양석원 : 제도적인 개선이 지속적으로 있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CO-UP’과 같은 사무실 공간공유와 같은 경우에는 사무실 내에 여러 사업자를 등록할 수가 없다는 제약이 있습니다. ‘소셜 다이닝 집밥’ 같은 경우에는 원래 집 반찬을 공유하는 사업 모델이었는데, 이 경우 식품관리위생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어 어려움을 겪어야 했구요. 숙소를 공유하는 B&B 사업의 경우에도 세금 징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이 많습니다. 워낙에 공유경제가 새로운 것이다 보니 법이 이에 맞게 따라오지 못하고 기존에 있는 것들과 계속 충돌이 생기는 것이죠.

더불어, 서울시 내부에서 공유경제와 관련한 정보들이 많이 공유가 되면 좋겠습니다. 구 별로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이를 반영하여 다양하게 추진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겠죠. 또한,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비슷하게 진행되는 일들이 있는데, 그 주체들과도 많은 교류를 통해 함께 논의하여 이 같은 부분을 줄여나가면 좋겠습니다.

글_ 노율 (사회적경제센터 위촉연구원 nyoul1002@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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