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희망제작소 농촌희망본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농업고수로부터 듣는다’강좌의 6월 강연자로 KBS에서 교양 PD 생활을 하다가 경북 울진으로 귀농하여 농촌에서의 새로운 삶을 열고 있는 홍순호씨를 초청하였다. 귀농 10년차 전직 교양 PD가 털어놓은 귀농의 애환과 행복은 무엇이었을까?


”?”

경북 울진으로 귀농한 솔마음농장의 홍순호 대표는 한때 방송국에서 교양 프로그램을 제작하던 PD였다. 홍 대표는 방송작가였던 아내와 함께 지난 2000년에 경북 울진으로 귀농하였고 고추농사를 비롯하여 다양한 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애초에 농사에 대한 관심도 있었지만, 틀에 박힌 직장과 도시생활에 대한 부적응 내지 반항심이 있었던 것이 귀농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라고 말한다. 1999년 귀농운동본부 9기 과정에 입학하여 귀농으로의 첫발을 디딘 그는 먼저 울진에 귀농했던 귀농학교 동기생의 권유에 오지에 해당하는 현재 거주지에 정착하게 된다.

그는 귀농자로서는 상당히 많은 양의 농사를 짓고 있다고 한다. 주작목인 고추가 10,000주, 비닐하우스 토마토 1,000주, 표고버섯 4,000본, 야콘 3,000주, 미니 단호박 400주, 그 외에도 마늘, 양파, 파프리카까지 심고 있다. 본인 소유의 땅 2,000평과 임대한 땅 1,000평에서 그는 어렵다는 유기농 농사를 짓고 있다. 그러나 홍 대표는 친환경 농사, 유기농 농사는 결코 쉽지 않기 때문에 많은 땅을 친환경으로 짓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였다.

홍 대표의 주 고객은 3~400명에 이르는 지인들이다. 이들은 신뢰에 기초하여 홍 대표의 친환경농산물을 공급받고 있다. 임대한 밭에 있는 세 그루의 감나무를 활용하여 감식초를 만들어 보기도 했다.

홍 대표가 살고 있는 경북 울진군 서면 쌍전리에는 총 40가구가 살고 있는데 홍 대표 집 주위에는 세 가구만이 살고 있다. 지금도 화전민의 흔적이 남아있으며 물을 댈 수 있는 곳은 어김없이 논을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홍 대표가 초대 대표를 맡았던 울진생명농업공동체는 23명의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17명은 마을 주민들이라고 한다. 홍 대표는 한국에서 공동체를 찾아보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고 의견의 불일치도 있을 수 있지만, 판매를 이슈로 하면 하나로 뭉칠 수 있다고 하였다.

홍 대표는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귀농생활에 대해 조언하였다. 수도권의 도시 근교지역은 사정이 다르겠지만, 전국 어디에나 빈 땅, 노는 땅이 많기 때문에 눈높이를 조금 낮추기만 하면 귀농할 땅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하였다. 그러나 빈집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고 혹시 있다고 하더라도 폐가 수준의 집이 많기 때문에 거의 수리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하였다. 좋은 집을 짓는다는 명목으로 지나치게 초기 투자가 많아지면 이후에까지 휴유증이 남게 되므로 초기 투자는 최소화할 것을 권유하기도 하였다.

쌀농사는 돈벌이는 되지 않지만, 짓는 것은 다른 농사에 비해 쉬우므로 먹고 사는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귀농에 있어서 교육문제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라고 하였다. 아이들이 다 자란 이후라면 괜찮겠지만, 가르치는 데는 상당히 많은 돈이 든다고 했다. 농사는 실패의 경험이 쌓이면 저절로 늘어날 수 있으며 동네 어르신들의 살아있는 조언을 듣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였다.

귀농에 대한 그의 생각은 명확했다. 노동에 대한 결심이 없다면 귀농은 실패하기 쉽다는 것이었다. 최근 전원생활과 귀촌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귀농은 엄격히 노동력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단 부딪쳐 보는 정신이 귀농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홍 대표는 강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