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새벽에 비가 내릴 거라던 기상예보와 달리, 11월 29일 아침은 화창했다. 그야말로 차타고 놀러가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하지만 SDS 2기 수강생들은 주말에 놀러가는 대신 종강워크숍을 위해 성신여대 근처에 위치한 ‘성 골롬반 선교센터’로 모여들었다. 1박2일 워크숍 동안 우리는 졸업논문발표, 레크리에이션, 수료식 등을 함께 하며, 꿈을 나누고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과연 수강생들은 지난 8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을까?




”?”[졸업소논문발표] 총 천연색 꿈들이 피어나던 시간

가장 먼저 ‘졸업소논문 발표’가 진행됐다. 수강생들이 과정을 졸업을 하면서 자신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꿈을 발표하는 시간이다. 1인당 7분의 시간이 주어지는데 시간을 넘기면 징이 울리게 했다. 가끔 발표 시간을 넘긴 발표자들이 징소리에 깜짝 놀라는 모습에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에너지부터 지역. 식량, 노인복지 등 사회의 갖가지 고민들이 수강생들의 발표 속에 녹아 꿈으로 피어났다. 오전 11시부터 6시까지 강도 높게 진행되었지만, 누구하나 지친 기색 없이 끝까지 진지하게 임했다.

장애청소년과 부모가 함께 운영하는 ‘골목찻집’부터 누구나 와서 그림을 그려보고 싶은 공간 ‘드로잉카페’까지 여러 꿈들 가운데 유난히 카페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 많았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 소통과 나눔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증거일까? 그 외에도 살아있는 시골다큐 제작, 자전거와 전통문화를 연계해 배낭객을 위한 체인시스템 마련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실천적 고민까지 녹아있어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드로잉 카페를 열고 싶다는 수강생은 직접 제작한 엽서를 들고 와 팔기도 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 이사는 발표마다 코멘트를 달아 아이디어를 보태주거나 여러 가지 보충 자료를 보여주어 보다 다양한 면에서 고민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1기 동문회 회장인 정용재씨 역시 ‘감탄의 연속’ 이라며 “이런 작은 생각과 행동이 일상의 혁명을 일으켜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비록 지금은 개인의 작은 꿈들이었지만, 만약 이들의 꿈이 연계되어 펼쳐진다면 정말 눈부신 세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기 수강생들은 이날 자신의 기수 이름을 ‘희나리’라고 지었다. ‘희나리’엔 ‘희망을 나누는 리더’, ‘희망과 나눔의 리더’, ‘희망제작소에서 나의 인생을 리메이크하리라’ 와 같은 재밌고 다양한 뜻이 있다.


”?”[레크리에이션] 동심으로 돌아간 어른들

오전, 오후 내내 진행됐던 발표가 끝나고 드디어 한바탕 놀아볼 시간이 되었다. 레크리에이션은 이도경 수강생이 진행을 맡았다. 자리 뺏기 게임, 딱지치기 등 여러 가지 놀이를 했는데, 특히 딱지를 칠 때 왕년에 골목대장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듯 어르신 분들이 더욱 신나하며 두 팔 걷어붙이고 열을 내었다. 자리 뺏기 게임에선 벌칙으로 고무줄로 앞머리 묶기를 했는데, 누군가 걸릴 때마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다들 즐거워했다. 여기엔 박원순 상임이사도 예외가 아니었다. 한 시간 반 동안의 레크리에이션 시간 내내 소리치고, 웃고 떠들며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

이 후에는 4개의 모둠으로 나뉘어 모둠별로 콜라주를 했다. ‘콜라주’는 잡지 등에서 사진, 글자 등을 오려서 내가 원하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인데, “내가 꿈꾸는 세상을 만들라”는 것이 주제였다. 모둠별로 모여 다들 머리를 맞대고 내가 꿈꾸는 세상이 무엇인지 얘기하고 열심히 오려붙이며 작업에 몰두했다. 놀이면 놀이, 공부면 공부, 정말 뭐든지 온몸을 바쳐 즐기는 수강생들의 열기와 함께 밤이 깊어갔다.



”?”
[릴레이 수료식] 너와 내가 만나다

밤 열시가 다 되어, 드디어 종강 워크숍의 하이라이트인 수료식이 거행됐다. 보통 수료식을 하면 한두 명의 대표자가 나와 똑같은 문구를 읽고 수료증을 받는다. 하지만 이번 수료식은 달랐다. 모든 수강생들이 한 명씩 앞에 나왔고, 서로에게 릴레이로 수료식을 전달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A가 나와서 B에게 “당신은 누구보다 뛰어난 열정으로 어쩌구 저쩌구” 하면 수료증을 받은 B가 이번엔 C를 불러 수료증을 주는 것이다. 한두 명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었다. 진지한 소감과 함께 상대방을 격려해주면서, 서로에 대한 정도 깊어져 이게 끝이라는 게 안타까울 정도였다. 이어 ‘뒤풀이’로 그 분위기를 이어갔다. 맥주에 간단한 안주뿐이었지만, 수강생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은 곳마다 이야기꽃이 활짝 피어났다. 서로가 진솔한 비평과 토론을 하고, 아이디어를 교환했다. 몇 명은 피곤해서 눈까지 충혈 되었지만 밤이 깊도록 아무도 자러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새벽 2시가 가까워져서야 한두 명씩 잠자리에 들기 시작했고, 새벽 4시가 되어서야 자리가 파했다.


”?”
[아쉬운 해산] 꼭 안고 안 놔줄 껴

이튿날, 수강생들은 아침 7시부터 잠에 깨서 8시에 전원이 아침을 먹는 놀라운 체력을 보여주었다. 결국 이도경 수강생의 지휘 아래 예정에도 없던 ‘댄스파티’를 열어 아침부터 한 차례 땀을 뺐다. 정말 어제 밤새도록 얘기하던 사람들이 맞나 싶다.

이제 정말 헤어져야할 시간이 왔다. 우리는 작별인사를 ‘찐하게’ 하기로 했다. 모두 숙소 앞뜰로 나가서 마주보고 빙 둘러 섰다. 행렬을 이루어 한 사람씩 꼭 안아주며 작별인사를 나눴다. 처음에는 어색해하더니 나중에는 인사가 끝나지 않을 정도로 길어졌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지난 여정을 정리하고 서로의 정과 꿈을 돈독히 하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종강워크숍을 끝으로 2기는 과정을 모두 끝마쳤지만, 이것이 마지막은 아니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 될 것이다. 다들 그 꿈틀대는 꿈을 보지 않았던가. ‘졸업논문 발표’에서 큰 호응을 받았던 시를 한편 소개하며 마무리를 짓는다.



이제 그대 꿈을 말할 때가 아닌가 -홍 광 일


어딘가 가슴 한 켠에 쓸쓸함이 묻어
지새우는 그대
아침을 여는 저 한줄기 햇살처럼
세상을 열어보라
빛나는 이름 아니어도
그 한줄기 마음으로
이젠 세상 앞에 서서
세상가득 꽃빛으로
세상가득 별빛으로
채우리라는 그대의 꿈
이젠 말할 때가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