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온라인게임 개발회사 스마일게이트 임직원들은 디자인, IT 기술로 희망별동대(청년소셜벤처 그룹)를 돕고 있습니다. 이른바 Smile Do IT 프로젝트! 그 진행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사용자
단풍이 고운 덕수궁 돌담길을 뒤로 하고 황금 같은 휴일 먼 곳까지 온 사람들. 애인이 없을 것이라는 예감이 스쳤습니다. 혹은 높고 푸른 가을 하늘만큼 마음이 넓은 사람들이 모였을 거라는 추측도 했습니다.

 
도전하는 청년들을 위한 ‘Smile Do IT’ 프로젝트! 지난 10월 8일, 청년 사회적기업 행복한학교를 돕기 위해 스마일게이트와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안산으로 출동했습니다. 행복한학교는 격주로 토요일마다 안산 광덕공원에서 주민들이 자신의 물건을 들고 나와 판매하는 ‘행복한 토요장터’를 열고 있습니다. 행사 수익금의 일부는 행복한학교의 사업비로 사용됩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행복한학교가 어떤 곳인지 직접 들여다보고 일손도 돕고자 두 회사 식구들이 뭉치기로 했습니다.

안산 광덕공원에 도착해보니 명당을 차지하기 위해 일찌감치 돗자리에 엉덩이를 걸친 주민, 커다란 여행가방 속에서 끊임 없이 물건을 꺼내는 주민 등 토요장터에 참여하기 위해 토요일 늦잠을 포기한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반면 먼 곳까지 오느라 벌써 지쳐있던 두 회사 직원들은 모닝커피 한 잔으로 기운을 얻고자 토요장터 가까운 곳에 위치한 행복한카페로 향했습니다. 삐뚤빼뚤 어색한 문장으로 손님을 반기는 바리스타 용석씨의 인사글과  ‘커피 한 잔의 기적’이라는 문구를 들고 찍은 가수 장재인씨의 사진이 일행을 반겼습니다.

행복한학교의 진은아 대표는 행복한학교, 행복한카페가 탄생된 과정에 대해 설명해주었습니다. 서빙도 서툴렀던 용석씨가 혼자서 가게를 볼 수 있게 됐다는 기적 같은 이야기도 들려주었습니다. 

   
공정무역 커피 한 잔과 행복한학교 이야기에 마음이 훈훈해진 일행은 본격적인 활동을 위해 다시 장터로 모였습니다.

“첫 번째로 해주실 일은 토요장터 홍보입니다. 그런데 좀 특별한 미션도 수행하셔야 해요. 팀별 대항전이고요. 진 팀은 벌칙이 있습니다.”

‘미션? 벌칙?’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일행을 향해 운영팀은 회심의 미소를 날렸습니다. “진 팀은 토요장터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작은 공연을 펼치셔야 합니다.” 오늘 처음 만난 스마일게이트 직원들과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의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주기 위한 운영팀의 계책에 한 마디 항의도 하지 못한 채 일행은 마을 곳곳으로 발걸음을 옮겨야만 했습니다.

 
한편 홍보 업무에서 제외된 이들은 장터 한 쪽에서 물건 파는 일을 담당했습니다. “그건 2천 원입니다. 보세요, 거의 안 입은 것처럼 깨끗하죠?” 스마일게이트와 희망제작소 식구들이 가져온 옷, 책, 화장품 등 꽤나 괜찮은 물건들이 손님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거기에 ‘1+1’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덤으로 주는 전략까지 세워가며 지나가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판매 수익금은 기부할 계획이었기에 더욱 열심이었지요.
 
점점 구경 온 시민들이 많아진다 싶을 때 즈음, 일행이 다시 모였습니다. 홍보하랴, 미션 수행하랴, 정신없이 뛰어다닌 사람들의 얼굴에는 피곤함이 묻어 있었습니다. ‘팀 전체 점프컷 찍기’, ‘지나가는 행인의 머리띠를 빌려서 팀원 한 명이 착용한 뒤, 다 같이 사진 찍어 오기’ 등등 난감한 과제들도 예외 없이 성공!! 미션 결과를  확인할 땐 한바탕 웃음보를 터트리며 즐거워했습니다. “음… 이긴팀, 진팀 우열을 가릴 수 없군요. 그러니 다 같이 벌칙을 수행하기로 하죠!” 얄궂은 운영진은 기타까지 준비하는 섬세함을 보이며 이미 짜놓은 대본에 맞춰 일행에게 공연 미션을 던지고야 말았습니다.


“마른 하늘을 달려 나 그대에게 안길 수만 있으면 내 몸 부서진대도 좋아 설혹 너무 태양 가까이 날아~♪” 토요장터가 마무리가 되어 갈 때 즈음. 대화 소리만 오가던 광장에 통기타 반주가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물건을 구경하던 눈길들은 일제히 간이 무대로 향했습니다. 행복한학교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는 용석씨(행복한카페 바리스타)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노래를 크게 따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처음엔 어색하고 수줍어 했던 일행도 흥에 겨워 목소리를 높였지요. 덩달아 이 날 가져갔던 물건들을 판매한 수익금도 점점 쌓여만 갔습니다.

흥겨운 노래 소리와 더불어 장터 곳곳에는 아기자기한 풍경들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골동품을 한 수레 가득 싣고 온 만물상 아저씨, 소풍 나온 것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 지적장애인 친구들도 행복한학교 좌판 앞에 앉아 야무지게 물건을 팔고 있었습니다. 장갑으로 인형 만들기, 버려진 물건으로 화분 만들기 등 부모님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을 위한 체험 부스는 장터의 흥겨움을 더했습니다.
 
이제 몸 좀 풀었다, 싶을 때쯤 마무리해야하는 시간이 훌쩍 다가왔습니다. 장터를 말끔하게 정돈하고 돈 주머니를 살피니 언뜻 언뜻 시퍼런 배춧잎들이 보이는 게 아닙니까! 천 원, 2천 원짜리를 팔아 모은 돈이 3만 8000원. 비록 적은 액수에 손 내밀기 부끄러웠지만 일행은 응원의 마음까지 묵직하게 담아 진은아 대표에게 건넸습니다.
 
“피곤하긴 해요. 하지만 저보다 어린 친구들이 가슴 뛰는 일을 향해 돌진하는 모습을 보며 더 큰 에너지를 얻고 갑니다.”
“저희 회사 앞에 행복한카페가 있다면 별다방 말고 여기를 이용할 텐데… 3호점은 사당역이나 평창동으로?^^”
이 날의 감동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스마일게이트 직원 분 중에는 봉사활동 이후 행복한학교의 후원회원으로 가입한 이도 있고, ‘Smile Do IT’ 프로젝트에 결합하여 행복한학교의 BI(Brand Identity)와 CI(Corporate Identity) 제작에 힘을 보탤 이도 있습니다. 일손이 필요할 때 다시 오겠노라 약속하기도 했지요.

 
애인과의 데이트를 미루고 안산행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는 한 자원봉사자의 말에 저의 추측이 빗나갔음을 인정해야했습니다. 하지만 몇가지 가설 중에 일치한 것도 있네요. 행복한장터를 찾은 10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생긴 것과 다르게(?) 마음이 참 따뜻한 이들이라는 사실 말입니다. 마음 따뜻한 스마일게이트 식구들이 만들어 줄 행복한학교의 BI와 CI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됩니다.
 
글_소기업발전소 배민혜 위촉연구원 (jwain@makehope.org, 02-2031-2181)
사진_ 자원봉사자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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