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2012년 서울시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한 공동체 지원사업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2021년 5월 기준 약 141개의 지방정부가 마을공동체 지원 조례를 제정하였고, 도시재생, 평생학습, 공교육, 복지, 사회적경제 등의 분야에서도 마을공동체 지원 및 관련 사업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은평구 마을공동체 정책 지원을 통한 주민의 성장 및 지역사회 활성화 성과 연구」를 통해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에서 몇 가지 주목할 지점을 발견했습니다.

마을공동체 사업을 통해 개인의 관심사가 직업관으로 확장되거나 마을공동체가 지역 문제에서 사회문제 해결로 기능이 확장되는 것 등입니다. 9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참여자와 사업의 양적 확대, 분야의 다양화 등의 성과가 있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마을공동체를 통해 파생된 개인과 사회의 변화를 중점적으로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 ‘업’으로서 마을활동가

마을활동가 수가 증가하면서 사회적 인정, 경제적 보상의 욕구가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을 활동가로서 정체성을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경력을 인정해주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현재 마을활동가는 마을지원활동가, 마을사업전문가, 촉진자, 동자치지원관 등으로 불리며 역할도 기획가, 컨설턴트, 촉진자, 연결자, 상담가 등으로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마을 활동 초반에는 회계, 디자인 등 실무에 필요한 기술을 익혔다면, 마을 활동 기간이 넓어지고 범위가 넓어지면서 강화된 개인의 역량이 자치 영역, 마을 공간이나 사회적 경제 분야 등에서 발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데요. 이를 통해 마을 활동 경험이 이력이 되고 직업과 연결이 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마을활동가의 상에는 ‘봉사’, ‘자발적 활동’ 등이 함께 있어 직업화하는 것은 사회적 합의 등의 과제가 남아있지만, 개인의 역량이 전문성을 갖추게 되었다는 점은 직업과의 연결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점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현장에서는 도서관 운영진, 마을센터 총무 등의 직업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특히 은평구는 마을 활동의 인정과 확장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구청에서 위탁 운영하는 방과후지원센터의 경우 마을 활동 강사 풀을 등록하는 제도를 통해 학교와 연계하여 강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위탁기관에서 신원을 보증해주어 강사에 대한 처우가 좋은 것은 물론, 마을 활동의 이력을 활용하여 ‘강사’라는 직업과 연결하는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지역,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마을공동체

마을공동체는 코로나19 이후 복지 사각지대를 메운 사례를 통해 돌봄 안전망의 역할이 조명받고 있습니다.

「코로나 뉴노멀시대, 마을공동체 변화와 지원 방향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마을공동체 정책에서 집중해야 할 지원내용으로 43.4%가 돌봄과 교육공동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습니다. 또 코로나19 이후 강화해야 할 마을공동체 활동 지원에 관해서는 안정적 마을공간 운영(26.9%), 대상 맞춤 돌봄 프로그램 확대 및 지원이 (19.9%)등을 꼽았습니다.

돌봄, 교육 등이 행정의 역할에서 마을공동체의 ‘역할’로 자리잡게 된 것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실제로 코로나19 시기, 시민이 주도하여 재난 대응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면 마스크를 제작하여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진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등 마을공동체 활동 팀이 주도적으로 해결을 도운 사례가 있습니다.

첫 번째 사례는 대구시입니다. 시민이 주도하여 대구시민센터에서 상황실을 꾸리고, 대구마을센터, 대구시민공익센터 등 상근인력 4명을 파견하여 ‘시민주도 재난 대응 플랫폼 구축’ 활동을 운영했는데요.

전국 단위 물품, 기부금 등을 현장에 전달하고 기부금 배분처를 연결하는 활동을 통해 아동돌봄기관, 노숙인, 쪽방, 임대아파트, 독거노인,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 우선 지원 대상에게 연결하여 지원했습니다.

이를 통해 대구지역 현장 단위 26곳과 상시적으로 소통하는 체계가 구축되었으며, 대구 동구 안심마을, 수성구 시지마을 공유공간 톡톡, 성서마을넷, 서구돌봄기관 등 마을공동체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는 은평구입니다. 마을공동체 공모 활동으로 면 생리대 제작 및 지원사업을 하고있는 ‘도르가’팀은 마스크 대란 시기에 주민센터와 구청에 연락을 받아, 면 마스크 제작 봉사를 했는데요.

은평 마을넷을 통해 마스크가 없다는 소식을 올리고 주민들이 빠르게 결합하여 면 마스크를 만들고, 만드는 사람들을 위해 밥을 차리는 활동을 했다고 합니다

「은평구 마을공동체 정책 지원을 통한 주민의 성장 및 지역사회 활성화 성과 연구」 포커스그룹인터뷰(FGI)에서 ‘도르가’팀 구성원 박은진 님은 코로나19 상황에 빠르게 정보를 교환했던 곳은 은평 마을넷이었고 빠르게 소외된 곳까지 도움이 닿을 수 있었던 건 “마을 모임을 통해 형성된 공동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라며 위기상황에서 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을 통해 주민은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경험을 시작으로 노하우가 쌓였을 땐 지역 정책으로 활동 반경을 넓혔습니다. 다방면의 경험이 축적되자 이력으로 전환하여 직업으로 연결을 고민하는 등 관심사가 직업관으로 확장되는 성과를 가져왔습니다.

‘공동체’는 취미와 교류로 시작했던 모임이 지역 내에서 꾸준히 유지되면서 행정이 하고 있었던 돌봄, 교육 등의 역할을 함께하는 주체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는 공모 활동으로 역량을 키웠던 공동체와 이웃 간의 유대관계가 사회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더 절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긴 시간 충분히 마을 활동을 경험하고 확장하는 숙성의 과정과 주민. 공동체, 행정과 결합하여 새로운 에너지를 내는 발효의 과정에 접어든 ‘마을공동체’를 주목해야겠습니다.

미래가 보이지 않을 때, 공중보건 위기상황 등으로 세상이 더 팍팍해질수록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마을공동체’에서 해결의 key를 찾게될 수도 있으니까요.

– 글: 손혜진 연구사업본부 연구원 raha@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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