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지역과 농촌의 어려움은 일본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농촌을 살리기 위한 갖가지 지원구조와 자구 노력은 우리와 사뭇 다르다. 농업·농촌이 갖는 국가적 상징성과 다원적 공익기능에 대해서는 재론의 여지없이 그 중요성을 인정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지켜내고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적 접근이나 실천 활동에 너무도 인색하다. 그런 의미에서 농촌살리기, 지역재생을 위한 일본의 상상력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그린투어리즘과 커뮤니티 비즈니스에 관한 개론적인 소개와 대안적 사례들을 연재한다. 이 글이 우리의 대안 모델을 상상하는데 모티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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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벌판, 한적한 시골 밭들 사이에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이 서있다. ‘호시바 카즈마사’씨(나가누마초 그린투어리즘 운영협의회 이사)가 운영하는 농가레스토랑 ‘크레스 가든’이다. 운치 있는 레스토랑 건물과 넓은 잔디밭, 아담한 숙박 시설, 수공예품 판매점, 지역 농산물 판매소, 그리고 작은 허브 꽃밭들이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호시바 대표가 크레스 가든을 세울 당시만 해도, 사실 지역활성화보다는 어떻게 장사를 잘 해 돈을 벌 것인지가 주된 관심사였다고 한다. 그는 자가 생산한 농산물로 음식을 만들어 파는 친환경 레스토랑이 히트치는 시대가 올 것이라 예상하고 2000년 크레스 가든을 오픈해 현재까지 8년째 운영 중이다.

이 레스토랑의 주요한 고객층은 삿포로 시민들로 약 50%를 차지한다. 인근지역 에베츠, 에니와, 치토세 등을 포함해 삿포로 권역의 손님들이 8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삿포로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중앙구에서 이곳 나가누마쵸 크레스 가든까지는 1시간 이내의 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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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누마초의 신선한 야채’를 슬로건으로

호사바씨는 사실 삿포로에서 아주 유명한 외식업체 사장이었다. 이미 13년 전에 앞으로 ‘채식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판단해 삿포로에 채식 뷔페식 식당을 냈다. 그리고 8년 전, 삿포르의 식당 경영은 아들에게 맡기고, 나가누마초의 신선한 야채와 집에서 재배한 허브를 가지고, 이곳에 테마 레스토랑 ‘크레스 가든’을 열었다.

‘나가누마쵸의 신선한 야채’라는 슬로건을 붙였지만, 처음부터 야채가 메인은 아니었다. 일반 경양식집과 똑같이 메인메뉴가 있고, 야채는 거기에 곁들여 나오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야채를 메인으로 바꾼 것은 3년 전. 이때부터 손님이 늘기 시작했다. 겨우 적자를 면하던 레스토랑이 야채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 손님이 급증하였고 매출도 껑충 뛰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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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허브는 100% 자가 생산하고 있지만, 채소는 주변 농가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귀농해 레스토랑을 열었을 당시에는 애호박을 비롯하여 각종 채소도 직접 생산했지만, 주변 농가와 관계를 맺게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호시바씨의 말을 직접 인용하자면, 인근 농민들이 “호시바씨 당신은 농사에 익숙지 않으니 농사에 전문가인 우리가 더 좋은 농산물을 대주겠소. 당신은 장사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소.”라고 충고했단다.

이렇게 해서 호사바씨는 허브를 제외한 나머지 식재료는 모두 인근 농가들로부터 제공받고 있다. 특히 이 레스토랑은 인근 농가들이 지은 농산물에 맞추어 음식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식재료에 대한 정보는 사장과 손님이 똑같이 공유해야

호사바씨는 농가레스토랑에 대한 뚜렷한 소신을 갖고 있다.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몇 가지를 충고했다.
첫째,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과 자산, 그리고 지역에 있는 자원(토지, 건물, 가축, 가족, 기후 등)을 확실히 살려야 한다. 둘째, 적어도 음식에 대한 정보의 공유라는 측면에서 손님과 경영자는 동등한 관계가 되어야 한다. 음식과 식재료에 관한 모든 정보를 손님과 경영자가 똑같이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식재료에 대한 투명하고 완전한 정보 공개만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다는 것이다. 특히 주인만 알거나 속이는 행위는 절대 금물이다. 셋째, 농가의 경우 지금껏 속아서 살아왔다. 그래서 농가는 도시민이나 유통업자에 대한 적대감이 있는데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장사해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것이 그의 충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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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스 가든은 그 유명세만큼, 언론에서 늘 주시하는 곳이다. 지역TV방송에서 연간 6회 정도 크레스가든의 테마 이벤트를 취재해 방영하고 있다. 그는 방송국에서 취재하러 온다면, 절대 거절하지 않고 어느 시간이든 응한다고 했다. 아침 5시에 생방송 취재를 온다고 하면 레스토랑 문은 새벽 4시에 열고, 직원들은 새벽 3시부터 준비를 한다. 그리고 계절마다, 혹은 특별한 이벤트를 만들어 계속 방송에서 관심을 갖도록 아이템을 개발한다. 일종의 사회적 경향에 대해 늘 신경쓰고 있다가 레스토랑에서 그것을 표현한다는 것이다.

크레스 가든의 사장은 호사바씨가 맡고 있지만, 상무인 아들이 삿포로의 레스토랑과 이곳 레스토랑의 실제적인 관리를 도맡아 하고 있다. 아들은 도쿄 레스토랑에서 접객과 요리를 배웠고 이를 토대로 레스토랑의 실행 매뉴얼을 만들었다. 메뉴 계발, 요리의 레시피, 조리 시연 등은 DVD로 만들어서 종업원 교육에 이용한다.

레스토랑 앞에는 농산물직매소가 있다. 6월에서 10월까지 5개월간만 운영하는데, 매출액은 작년 기준으로 가장 많을 때가 7월이다. 약180만엔 이라고 한다. 직매소는 생산자가 가격, 수량을 정하고, 남은 물건들은 되가져간다. 농산물이 나지 않는 11월부터 1월까지 혹한기에는 레스토랑과 농산물직매소 모두 영업을 하지 않는다.

직매소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은 모양도 볼 폼 없고 규격도 맞지 않아 시장에 출하할 수 없는 것들이다. 판매 수수료는 20%를 받고 있다. 농부들은 새벽에 자신이 생산한 야채를 들고 와서 진열하고 판매하는데, 이 과정에서 농부들은 농사일에 대한 각종 정보를 공유하고 교류하게 된다고 한다. 직매소가 농부들의 교류와 소통의 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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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레스토랑은 그린투어리즘과 농산물 직거래의 매개

호사바씨는 레스토랑이 잘 되려면, 지역이 우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과 공존하기 위한 방법들을 고안하는 과정에서 직매소도 생각하게 된 것이다. 직매소를 통해 농산물을 판매하는 농가는 주로 유기농을 하거나 도시에서 갓 이주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진열되어 있는 농산물은 소량으로 포장한 야채와 쨈, 된장, 무농약 밀가루뿐만 아니라 절임류인 쯔게모노와 막걸리, 푸딩 등 가공품도 많았다.

레스토랑 부속 건물로는 직매소 이외에도 로그하우스(통나무집, 6인용))가 있다. 주로 농가체험을 위한 숙박시설로 이용한다. 1박 2식의 농업체험에 8,400엔을 받고 있는데, 이 가격은 나가누마초 그린투어리즘 운영협의회에서 정해준 것이다. 수학여행 체험 대상은 아니지만, 집이 비어있을 때에는 숙박료 1만엔을 받고 일반인에게도 임대해준다.

농가체험용으로 사용하는 방은 통나무집 말고도 호사바씨가 거주하는 본가 건물이 있다. 본가의 2층 다다미방(5인용), 3층의 서양식 방(5인용), 그리고 통나무집 등은 여관업 허가를 받아 운영중인 시설들이다. 통나무집 맞은편에 있는 작은 기념품 판매소에서는 주부들이 만든 목공예품이나 기타 수공예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3박 4일 등의 장거리 수학여행 농가체험이 늘지 않았냐’는 질문에 호시바씨는 체험이 너무 길어지면 농가가 질려하기 때문에, 길더라도 2박 3일 정도라고 대답하였다. 실제로 호시바씨도 3박 4일 체험은 작년에 한번 밖에는 받지 않았다고 한다.

호시바씨는 <나가누마쵸 그린투어리즘 운영협의회> 이사를 맡고 있다. 이사는 각 지역별로 2∼3명 정도 있다고 한다. 이곳의 체험이 주로 숙박형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농림수산성에 숙박형으로 허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나가누마초의 경우는 농가들 뿐만 아니라 자치단체나 농협과도 협력관계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다. 행정의 실무자, 농협의 실무자들 사이에 업무 분담이나 네트워크가 잘 구성되어 있고 관계도 좋다고 한다. 물론 이처럼 나가누마초의 행정과 농협의 관계, 그리고 농민과의 관계성이 좋은 이유는 나가누마초가 상업이나 공업의 비중이 낮기 때문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