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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 김해창 희망제작소 부소장은 재팬 파운데이션(japan foundation) 주최로 아시아 7개국 7인의 공공리더를 초청하는 ‘2008 아시아 리더십 펠로우 프로그램’의 한국인 대상자로 선발되었다. 그는 앞으로 9월부터 약 2개월 동안 ‘다양성 속의 일치’를 주제로 일본에서 연구활동을 하면서, ‘일본리포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연구 및 현장 소식을 전할 예정이다.


환영 리셉션, 소박하지만 알차게

9월 8일 오후 6시 반부터는 환영리셉션이다. 당초 생각한 것보다 거창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테이블 없이 모두 서서 하는 ‘스탠딩 파티’ 형식으로 진행됐다. 일본희망제작소 하야시 야스요시 이사장님, 깃카와 준꼬 사무국장 그리고 강내영 연구원이 오셨다.

하야시 야스요시 이사장은 도쿄 세타가야구 트러스트 운동 등 마을 만들기 분야에서 일본 내 권위자 가운데 한 분이다. 그리고 도쿄 시민환경단체인 AMR(Amenity Meeting Room)의 사카이 겐이치 회장님도 오셨다. 올해 우리나이로 83세이다. 작년 6월 30일 일본희망제작소 설립총회 때 뵙고는 다시 뵙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는데 건강한 모습에 너무 반가웠다. AMR 사무국장인 다카하시 가츠히코 상은 어제 내가 준 영어로 된 일본 체류 일정을 일본어로 깔끔하게 정리해 사카이 회장과 하야시 이사장 그리고 깃카와 국장, 강내영 연구원에게 일일이 나눠준다. 역시 사무국장 체질은 어쩔 수 없는가 보다.

리셉션이 시작됐다. 국제문화재단 후루하다 다카시로 상무이사가 먼저 환영사를 했다. 내용은 이번 아시아 리더십 펠로우 프로그램이 일본을 이해하고, 아시아와 교류하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간단하게 뷔페식 식사를 하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펠로우 한 사람 한 사람씩 간단하게 연단에 올라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다. 나는 여기서도 간단하게 유머를 하나 했다. 물론 책에서 봐두었던 것이다. “What do you call dear without eyes?”(눈이 없는 사슴을 뭐라고 하는지 아세요?). 좌중엔 잠시 침묵. 모르겠다(“No Idea”)라고 한다. “That’s the correct anser!”(그게 바로 정답이죠!). “No eye dear!”(노 아이 디어: 외눈박이 사슴).

”?”아시아의 친구들에게 희망제작소를 소개하다

그리고 나는 “이런 시민들의 작은 아이디어를 존중해 희망을 만들어가는 일을 한국의 민간 싱크탱크인 희망제작소가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기억나는 다른 하나의 소개는 ‘CK’로 불러달라고 하는 네팔의 칼럼니스트 찬드라 씨이다. 그는 자기는 ‘젠틀맨’이 아니라면서 그래서 자기는 어쩐지 일본 화장실을 들릴 때마다 겁이 난다는 것이다. 일본의 화장실에는 오로지 남자(Men)가 아니라 ‘젠틀맨(Gentlemen)만’이 이용할 수 있다고 씌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해 많이 웃었다.

리셉션이 진행될 동안 자리를 옮겨가며 서로 명함을 교환했다. 방글라데시 도쿄 특파원 몬주룰 후크 기자. 그는 일본에 15년 가까이 특파원으로 있다고 했다. 다나카 요지로 국제교류기금 일본연구 지적교류부 아시아 대양주과 주임. 과장보좌인 후루야 마사미치. ‘유엔의 친구 일본지부’ 페마 걀포 명예고문. 재단법인 시부사와에이치기념재단 고이데 이즈미 실업사(實業史)연구정보센터장. 국제문화회관 도서관 실장 하야시 리에. 주일 중국대사관 정치부 일등서기관 왕 티안링. 히토츠바시대 사회학과 포스트 닥터 조한나 즈루에타. 그녀는 말레이시아 여성이었다. 일본종합연구소 특별연구본부 주임연구원 사토 히로키. 니혼게이자이신문 논설부위원장 이나 히사요시. 국제교류기금 참여(參與: 우리로 치면 이사와 부장 중간 직위) 다카하시 즈요시. 그는 다카하시 가츠히코 AMR 사무국장의 대학 친구라고 했다.

그리고 무카이 미카 국제교류기금 아시아 대양주과 직원은 우리 희망제작소 희망아카데미 이영미 연구원과 지난 8월 일본의 창조도시 견학 프로그램에 함께 했다고 했다. 요시모토 노리코 국제교류기금 정보센터 후원회원클럽 담당자. 이밖에 이스라엘 출신의 화학자인 여성분도 있었다. 이들 가운데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 관심을 보인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희망제작소에 대해서도 아는 분도 있었고, 궁금해 하는 분도 적지 않았다.

이렇게 리셉션도 끝나고 사카이 회장, 다카하시 국장, 깃카와 국장, 강 연구원, 나 이렇게 해서 다시 가볍게 한잔하기로 하고 롯폰기로 걸어갔다. 하야시 이사장은 일찍 들어가셨다. 롯폰기의 밤은 ‘흑인 천지’인 것 같다. 대부분 아프리카 흑인들이 이곳 롯폰기의 술집, 나이트클럽 등의 문을 지키고 서있다. 적어도 이런 빌딩 마다 3,4명씩 보일 정도다. 우리는 ‘天下鳥(텐카도리)’라는 술집을 발견하고 그곳에 들어갔다. ‘텐카도리’는 우리로 치면 ‘꼬치 등을 파는 술집’ 정도인데 이 말이 또한 발음상 ‘천하를 손에 쥔다’는 의미도 함께 있다고 했다.

”?”‘한국의 희망제작소’가 아닌 ‘희망제작소의 한국’을 구상하다

술집으로 가는 길에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어제도 그랬는데 이거야말로 정말 지구온난화로 인한 걸까. 이제 도쿄가 동남아시아의 스콜처럼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정말 우려된다. 사카이 회장은 올해부터 부쩍 이런 일이 늘었다고 말했다.

술집에서 사카이 회장은 요즘엔 ‘무무생활(無無生活)’이란 칼럼을 ‘건강어메니티’라는 동호회 소식지에 몇 년째 계속 쓰고 있다고 한다. 텔레비전 없이 사는 법, 돈 없이도 도시에서 사는 법 등 자신의 단순한 삶을 소개하고 있다고 한다. 즉 ‘느리게 사는 법’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80이 넘는 연세에도 불구하고 텐주(千住)대학학장 문장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또한 동시에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대학 내 기숙사에서 살고 있다고 했는데 놀라운 것은 휴대폰을 갖고 있었다. 그것은 나이가 많아 비상시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밤 10시 좀 넘어 자리를 정리했다. 롯폰기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에 다카하시상이 제안을 한다. 내년에 희망제작소 3주년 때는 ‘한국의 희망제작소’가 아닌 ‘희망제작소의 한국’이란 책을 한번 정리해보는 게 어떠냐고 말이다. 우리가 3년 동안 대한민국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가를 새로운 시각에서 한번쯤 생각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것이다. 정말 좋은 발상이다. 박원순 상임이사께서도 들으시면 필시 그렇게 해보자고 하실 것 같다.



[김해창의 일본리포트 바로가기]

첫 번째 이야기- 도쿄에 짐을 풀다
두 번째 이야기- 국제문화회관, 도서실부터 접수하다
세 번째 이야기(1) – ALFP 2008 참가자들을 만나다 – ‘일곱 빛깔 무지개’ 아시아 친구들
네 번째 이야기 – 일본 교수가 보는 ‘침몰하는 일본’
다섯 번째 이야기 – 서던 아일랜드. 오키나와, 필리핀 기지문제 다룬 연극을 보다
여섯 번째 이야기 – 일본 따오기 27년 만에 자연 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