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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창 희망제작소 부소장은 재팬 파운데이션(japan foundation) 주최로 아시아 7개국 7인의 공공리더를 초청하는 ‘2008 아시아 리더십 펠로우 프로그램’의 한국인 대상자로 선발되었다. 그는 9월부터 약 2개월 동안 ‘다양성 속의 일치’를 주제로 일본에서 연구활동을 하면서, ‘일본리포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연구 및 현장 소식을 전해왔다.


세계여행에 대해 생각은 간절하지만 선뜻 떠나질 못한다. 우선 시간과 돈이, 그리고 정보 또한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본을 이곳저곳 많이 다닌 편이지만 주로 취재를 겸해 다녔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을 한 기억은 그리 많지 않다. 이번 ‘아시아 리더십 펠로우 프로그램’에 오면서도 일본 여행을 좀 제대로 했으면 싶었는데 일정이 일정인데다 전체적으로 ‘면학 분위기’이고, 10월 중에 있는 약 2주간의 개인연구기간에는 일본의 환경 문제를 좀 더 깊이 있게 접근하려고 마음 먹다보니 여행의 참맛을 느끼기는 글렀다. 이런 차에 ‘세계여행박람회’가 도쿄에서 열린다고 해서 일단 그곳에 가서 자료라도 좀 챙기자는 기분으로 다녀왔다.

‘JATA 국제관광회의 세계여행박람회 2008’가 열린 곳은 도쿄 오다이바의 ‘도쿄 빅사이트(Big Sight)’. 지난 9월 20일이었다. 도쿄 빅사이트는 우리나라 서울로 치면 코엑스와 같은 전시?컨벤션 센터이다. 이날 리셉션홀 A에선 ‘지역 에코 투어상품을 어떻게 유통시킬 것인가’를 주제로 한 세미나가 있었다. 그동안 나름대로 일본 생태 기행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여러 곳을 다녔기에 이번 세계여행박람회는 내게 좋은 기회였다. 특히 이번 세미나는 관광업협회 차원에서 에코투어리즘에 비중을 두고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가능하면 일본의 에코투어리즘과 아시아 유럽 등의 관광 자료를 많이 챙길 생각으로 아예 큼직한 룩색을 하나 메고 국제문화회관을 나섰다.

아자부주반역에서 도에이오에도선을 타고 시오도메역에 내려 유리카모메 노선으로 갈아탔다. 모노레일인 유리카모메선을 마음껏 타고 내려도 되고, 수상버스도 이용할 수 있는 일일권을 900엔에 끊었다. 시오토메역에서 다케시바 히노데~시바우라부두~오다이바해변공원~다이바 ~배의 과학관~텔레콤센터~아오미~국제전시장정문 앞에 내렸다. 20분 정도 걸렸을까. 유리카모메를 타고 가니 느린 청룡열차를 탄 그런 기분이 들었다.


”?” ‘느린 청룡열차’를 타고 도쿄 빅사이트로 향하다

유리카모메선을 타고 멀리서 봤을 때 ‘도쿄 빅사이트’ 국제전시장이 그리 큰 줄 몰랐는데 정말 둘러보니 어마어마했다. 대규모 전시홀이 10개나 된다. 먼저 1층 세미나실로 갔다. 거기선 ‘에코투어리즘 포럼: 실천에서 유통으로 에코투어리즘 추진을 위한 새로운 한걸음-지역 에코투어 상품을 어떻게 유통시킬 것인가’를 주제로 세미나가 열리고 있었다.

환경성과 (사)일본여행업협회 주최로 열린 이날 포럼은 환경성 자연환경국장과 일본여행업협회 상무이사가 나와 인사를 했다. 기조강연은 (주)시레토코 네이처오피스의 마쓰다 미쓰키 대표가 나와 ‘좋은 것만 있는 것도 아니고 나쁜 것만 있는 것도 아니다: 에코 투어사업의 경영자로서의 365일’을 주제로 얘기했다. 그리고 2부에서는 (주)미나미신슈관광공사의 다카하시 마코토 지배인이 ‘에코투어의 지역 창구: 코디네이터가 있으면 이렇게 달라진다’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패널토의로는 ‘지역의 에코투어상품은 어떻게 하면 유통되나’를 주제로 JTB여행사업본부 가토 마코토 지역교류비즈니스추진부장, WWF산호초보호연구센터 카미무라 마사히토 센터장, 환경성 자연환경국 총무과 오카모토 미쓰유키 자연친화추진실장 등 6~7명이 나와 토론을 펼쳤다.

에코투어리즘이란 ‘자연환경이나 역사문화를 대상으로, 그것을 체험하고, 배움과 동시에 대상이 되는 지역의 자연환경이나 역사문화 보전에 책임을 가지는 관광의 한 형태’이며 에코투어란 ‘에코투어리즘의 생각을 실천하기 위한 여행’을 말한다. 에코투어리즘을 위해 필요한 것은 첫째가 지역의 자연과 문화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을 안내하는 가이드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는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보전 유지하기 위한 룰이 있어야 하며 여행이 지역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셋째, 지역에서는 숙박객의 증가나 관광소비액의 증대 등으로 지역 경제 진흥에 도움이 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넷째, 지역은 고유의 매력을 발견하고, 식문화나 공예품 그리고 이런 것을 만드는 사람 등 중요한 인적 물적 자원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하여 주민들이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
다양한 방식의 ‘에코투어리즘’을 만나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선 (주)미나미신슈관광공사의 다카하시 마코토 지배인이 에코투어의 네가지 여행 스타일을 소개했다. 첫째는 ‘에코를 의식하는 여행’이다. 이는 ‘CO2제로여행’ 혹은 ‘자기 수저 갖고 다니기’ 등 여행지에서 환경의식을 갖고 즐기면서 환경친화적으로 다녀오는 여행으로 주로 사원대상여행이나 초대여행 등에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 ‘CO2제로여행’은 여행중에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풍력이나 태양광, 바이오매스 등 자연에너지를 지원하는 단체로부터 ‘그린전력증서’를 구입하고 배지를 받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둘째는 ‘넓고 깊게 에코를 아는 여행’으로 여행지에서 환경에 관해 강연을 듣고, 자연관찰이나 환경학습, 환경시설 시찰을 하는 것인데 주로 수학여행이나 견학여행 등의 형태에 적용된다. 셋째는 ‘생물로부터 에코를 배우는 여행’으로 이는 여행지에서 희소생물보호활동을 하거나 생물보호기금에 참여하는 등 주로 사원연수나 노동조합의 여행에 많이 권하고 있다. 넷째는 ‘정말 에코를 실천하는 여행’인데 이는 여행지에 가서 지구환경보전활동을 하고 기업의 숲 가꾸기나 환경이벤트를 실시하는 것으로 주로 기업의 몇 주년기념사업이나 기념여행의 형태로 권유하고 있다고 했다. 세미나장 뒤편에는 에코투어리즘에 대한 자료도 제법 비치돼 있었다. 나는 거기에 있던 자료를 한두 부씩 챙겼다. 그리고 이왕 온 김에 옆의 세미나실을 둘러보니 ‘학교 급식’에 대한 세미나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그곳에서도 간단한 자료를 챙겨 나왔다.

”?”잠시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이날의 핵심인 ‘에코투어리즘 박람회’에 들렀다. 입장료는 1,200엔. 박람회장 안에는 정말 온갖 나라 여행정보가 다 모였다. 작년에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여행박람회를 가봤는데 그것보다 규모는 조금 더 컸다. 그런데 세련도는 더했다. 우선 일본 부스 쪽을 찾았다.

특히 현재 생태기행을 생각하고 있기에 홋카이도 시레토코와 오키나와 부스를 만나 반가웠다. 2006년 세계자연유산에 등록된 시레토코국립공원엔 불곰박제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오키나와 부스에서는 ‘미스 오키나와’가 나와서 오키나와의 지역특성을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미스 오키나와와 함께 포즈를 취해 사진도 찍었다. 세계여행박람회여서 그런지 일본지역은 다양하게 소개되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오키나와와 시레토코의 여행 자료를 구하고 그곳에 나와 있던 관계자들과 명함을 주고받은 것만 해도 일단은 성공이었다. 오키나와관광컨벤션션뷰로 수입추진부 코디네이터 타마키 신지 씨와 홋카이도 라우스정 환경관리과 도시마 노부히로 주사와도 연락을 할 수 있는 사이로 만들어놓았다. 물론 이들과도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나서는 인도, 네팔, 중국, 필리핀, 태국의 부스로 갔다. 지금 함께 생활하고 있는 ‘아시아 리더십 펠로우’들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가는 길에 우리 대한민국 부스가 눈에 띄었다. 먼저 서울시 부스가 눈에 띄어 가보니 사람들이 많았다. 한국지방자치단체국제화재단 일본사무소에는 임예순 씨가 나와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그는 서울시 파견공무원이라고 했다. 그리고 부산 부스가 보였다. 부산시청 관광진흥과 직원인 김강미 씨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내가 부산 출신이라고 하니 더욱 반갑다고 했다. 그리고 울산, 충남 보령시 등 다른 한국 지자체 부스도 둘러보았다.



”?”인도, 네팔, 중국, 필리핀, 태국 부스에 가서는 가능한 한 그 지역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가방에 집어넣었다. 특히 인도의 하이드라바드시에 대해선 샤르마 교수가 있기에 어떤 도시인지가 궁금해 자료를 챙겼다. 중국 부스에서는 상하이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태국부스에서는 태국의 무용을 보여줬다. 그런데 진짜 무용은 대한민국 부스에서 ‘다이나믹하게’ 보여줬다. 아름다운 한복을 차려입은 7,8명의 국악연주팀과 4,5명의 비보이팀이 어울려 정말 멋진 퓨전음악과 공연을 보여주었다. 입장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나중엔 북유럽,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의 부스도 둘러보고, 좋은 자료는 다 집어넣었다. 나중엔 가방이 다 차고 큰 종이가방도 가득 찼다. 제법 무거웠다. 어쨌든 일단 국제문화회관에 가져가서 거기서 다시 분류를 해보자 마음먹었다. 국제회의장을 나오는데 그렇게 시간이 걸리는지 들어갈 때는 몰랐다. 무겁기도 무겁고. 다시 모노레일을 타기 위해 역으로 한참 걸어갔다. 그리고 ‘배의 과학관’을 들러보려고 했는데 시간을 보니 5시 반 가까이 돼 폐장시간이기에 포기했다. 대신 오다이바에서 수상버스를 타고 도쿄만의 야경을 즐기기로 했다.


‘기리기리'(겨우) 막배를 타다

오다이바는 쇼핑이나 엔터테인먼트로 새롭게 등장한 명소. 그곳 수상버스 선착장 가는 길에 도쿄 레인보우 브리지가 보이는데 그곳에 ‘자유의 여신상’이 서 있었다.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잘 베껴내는 일본이다. 내려가면서 혹시나 싶어 선착장으로 내리 뛰어가니 아니나 다를까 막배라고 한다. 오후 5시45분 출항. 1분 전에 ‘겨우’ 탔다. 일본말로는 ‘기리기리’. 타자마자 배는 바로 출발이다. 도쿄만엔 저녁 어둠이 내리고 다니는 배들과 레인보우 브리지 그리고 멀리 고층빌딩들이 빛을 낸다. 야경이 이렇게 멋지구나. 옆자리에는 유럽 아가씨 둘이 앉아있다.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니 독일에서 왔단다. 아그네스, 린이라고 하는 이들은 독일 하노버대학에서 실내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인데 몇 달 전 히로시마시립대학에 1년짜리 교환학생으로 와있고 이번에 일주일 정도 도쿄를 둘러보러왔다고 했다. 밝은 미소가 좋았다. 그래서 함께 사진도 찍었다. 배 한쪽에는 젊은 연인이 다정하게 포즈를 취한 채 도쿄만의 밤 풍경을 즐기고 있다. 정말 아내와 함께 밤배를 다시 한번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히노데. 마음 같으면 모노레일 유리카모메를 한 번 더 타고 오다이바 일대를 다시 한번 둘러보고 싶었으나 짐이 짐인지라 그만 접었다.

국제문화회관에 들어오니 어깨가 제법 뻐근하다. 아내한테서 온 이메일이 너무 반갑다. 저녁식사는 ‘푸드매거진’이란 마트에 가서 회도시락을 사서 그곳에서 먹었다. 호텔방에 돌아와 침대에 다리를 뻗고 누워 텔레비전을 틀었다. NHK인데 제목이 ‘돌고래와 산다-미얀마 큰강에 숨쉬는 전통어로’이다. 미얀마에서 어부인 아버지가 아들에게 고기잡이를 가르친다. 아버지는 돌고래를 보호하면서 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쳤다. 미얀마에서는 이들 젊은이에게 투망하는 기술을 보고 A,B,C,D로 구분해 B이상이면 어업면허를 줬다. 갑자기 우리 아이들 생각이 났다. 정말 지금까지 내가 아버지로서 우리 아이들에게 인생에서 저렇게 고기잡이하는 법을 제대로 가르친 적이 있었는지 반성이 됐다.

며칠 전에는 환경특집 프로인 ‘에코 대탐험’에선 아나운서가 직접 보스와나 오가방고습지에서 생방송으로 습지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했다. 거기선 직접 사파리모험을 하는데 사자를 200미터 앞에 두고 아나운서가 가이드와 함께 조심스럽게 피해서 초원을 통과하고, 코끼리가 헤엄치는 모습, 황새들이 사는 모래섬, 그리고 그 지역 아녀자들이 전통적인 방법으로 우리로 치면 삿갓 같은 통발을 물속에 넣어 고기 잡는 모습 등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공영방송은 이처럼 수준 높은 교양프로를 많이 방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이명박 정부 들어 KBS MBC 등 공중파방송에 대한 언론 재갈 물리기와 ‘제사람심기’를 보면서 일본 NHK가 새롭게 보였다.








[김해창의 일본리포트 바로가기]


첫 번째 이야기- 도쿄에 짐을 풀다
두 번째 이야기- 국제문화회관, 도서실부터 접수하다
세 번째 이야기(1) – ALFP 2008 참가자들을 만나다 – ‘일곱 빛깔 무지개’ 아시아 친구들
세 번째 이야기(2) – 환영 리셉션, 소박하지만 알차게
네 번째 이야기-일본 교수가 보는 ‘침몰하는 일본’
다섯 번째 이야기 – ‘ 서던 아일랜드’-오키나와, 필리핀 기지문제 다룬 연극을 보다
여섯 번째 이야기 – 일본 따오기 27년 만에 자연 품으로
일곱 번째 이야기 – 방콕 포스트 기자가 말하는 ‘태국의 민주주의는 지금’
여덟 번째 이야기 – ‘필리핀 정치의 현주소’와 ‘일본의 정체성’을 묻다
아홉 번째 이야기 – ‘제3의 길’을 말하는 네팔 인도 중국 펠로우들
열 번째 이야기 – ‘먹는 게 부동산’ 일본 식당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