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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 김해창 희망제작소 부소장은 재팬 파운데이션(japan foundation) 주최로 아시아 7개국 7인의 공공리더를 초청하는 ‘2008 아시아 리더십 펠로우 프로그램’의 한국인 대상자로 선발되었다. 그는 앞으로 9월부터 약 2개월 동안 ‘다양성 속의 일치’를 주제로 일본에서 연구활동을 하면서, ‘일본리포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연구 및 현장 소식을 전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하루하루 일기를 적어가고 있는데 하루에도 많은 경험을 하고 또한 이걸 정리해 보내다 보니 ‘일본 리포트’ 내용에 진도감이 좀 떨어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오늘은 가장 생생한 최근 뉴스를 먼저 전하고 싶다. 9월 25일 저녁. 내가 있는 일본문화회관에 들어오는 일본 주요 일간지의 석간을 보니 참 의미 있는 기사가 있었다.

’27년 만에 사도섬에 날다‘따오기 방사 야생 복귀에(마이니치신문 9월 25일 석간 톱 기사)’
‘따오기 야생으로 돌아가다. 27년 만에(아사히신문 9월 25일 석간 사회면 기사)’
‘자유롭게 비상하는 따오기(요미우리신문 9월 25일 사회면 상자기사)


평소 탐조나 습지보전 등에 관심이 많은 나는 신문을 읽어본 뒤 저녁 시간에 한국 국내 언론에 혹시나 이에 대한 기사가 한 줄이라도 떠 있는지 인터넷이고 신문사 홈페이지 등을 두루 훑어봤지만 볼 수 없었다. 그래서 희망제작소 홈페이지를 통해 이 사실을 알리고 싶어 급히 정리를 해본다. 스스로 ‘희망 뉴스’ 또는 ‘희망일보’의 ‘도쿄 특파원’임을 자부하면서.


인공 번식에 성공한 따오기 10마리 방사


2008년 9월 25일 오전 10시 30분. 일본 니가타현 사도(佐渡)섬에서는 이 시간 일본 국가 특별천연기념물인 따오기의 시험 방사 행사가 있었다. 남획과 개발로 인해 멸종한 따오기를 야생으로 보내는 것으로 일본에선 무려 27년만의 일로 일본의 주요 일간지가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날 오전 사도 따오기보호센터 인근 ‘니이보묘지(新潟正明寺)’라는 절 근처 논에는 그동안 따오기 보호활동에 앞장서 온 관계자와 지역 초등학생들이 모였다. 그들이 들고 있던 작은 나무 상자 뚜껑을 열자 10 마리의 따오기가 하늘로 힘차게 날았다. 이들 따오기는 일본에서는 ‘따오기색’이라고도 하는 연분홍색 날개를 우아하게 펼치며 날아올랐다. 이번에 자연에 방사한 따오기는 중국에서 선물 받은 따오기 한 쌍을 일본 국내에서 인공번식해서 성공한 개체 가운데 일부이다.

”?”일본에서는 지난 1981년 야생 따오기의 종 보존을 위해 마지막 남은 야생 따오기 5 마리를 전부 생포한 뒤 도쿄 우에노 및 다마동물원에서 사육하였으나 5개월 만에 모두 죽어 인공사육에 실패했다. 에도시대부터 일본 전국에 서식했던 따오기는 남획이나 환경악화 등으로 인해 그 수가 급격히 줄었고 사도 섬은 일본 국내산 따오기의 유일한 서식지였다. 지난 2003년에는 그마저 암컷 따오기 ‘킨’이 36살(사람 나이로 치면 약 100세)의 나이로 죽은 뒤 일본의 야생 따오기는 멸종했다.

일본은 1980년대부터 우리 돈 70억 원 정도의 문화교류 예산을 투자해 10년 이상 공을 들였고 그 결과 중국 총리가 일왕을 방문하면서 ‘우호의 상징’으로 따오기를 선물했다. 일본은 중국으로부터 기증받은 암수 한 쌍의 따오기를 대형 새장에 넣어 사육하면서 인공부화에 성공해 현재 따오기 수가 122마리까지 늘어났다. 환경성은 2003년에 따오기 증식사업계획을 수립해, 방사를 통한 자연 번식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 사도섬에서 방사된 10 마리도 이 인공 부화된 122마리 가운데 일부이다.


따오기 살리기에 앞장 선 사도섬 사람들


환경성은 앞으로 2015년까지 따오기의 야생 개체를 60마리 정도로 늘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지금 일본에서는 국내에서 사실상 멸종된 종과 같은 종으로 인공 번식한 따오기를 야생으로 복귀시키려는 시험이 이뤄지고 있는데, 효고현 도요오카(豊岡)시에서는 황새를 대상으로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이날 행사장에는 일왕의 차남 부부와 주일중국대사 그리고 니가타현 지사 등을 비롯해 오랫동안 따오기 먹이주기 및 서식 연구 활동에 애써온 관계자, 지역 초등학생 등 모두 1500여명이 참석해 성황리에 끝났다.

이날 방사한 따오기 10 마리는 1~3살짜리로 암수 5쌍씩으로 지난해 7월부터 비행하는 법이나 먹이 잡는 능력을 높이는 훈련을 받아왔다고 한다. 이들 따오기는 개체 식별용 발찌에다 일부는 인공위성위치추적장치(GPS) 송신기도 부착돼 있어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이들의 행동을 조사 연구할 예정이다.

이번 사도섬에서 있었던 따오기 방사는 이 지역의 따오기를 살리려고 노력해온 지역 환경활동가와 농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따오기 복원을 위해 한 평생을 바친 농부였던 고노 다키지(1997년 85세로 작고)와 그의 아들인 고노 쓰요시(65) 따오기야생복귀연락협의회 회장 부자의 대를 이은 따오기 사랑은 언론에 보도될 정도로 널리 알려졌으며, 이러한 사람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멸종된 따오기를 복원해서 자연의 품으로 보내줄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이 지역 농민들은 일곱 농가가 지난 2001년부터 (유)세븐시스템이란 회사를 만들어 환경보전형 농업에 노력해왔다. 이들은 무농약 저농약 농업을 계속해왔는데 그 덕택에 논에 미꾸라지, 개구리 등이 늘어났고, 비록 수확은 일반 논보다 4할 정도 적지만 이들은 따오기를 지키는 일을 중시하며 농사를 해왔던 것이다.

이들은 이 지역 농산물에 대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사먹어 판매도 좋고 또한 따오기를 살리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다른 현 출신 사람 가운데도 따오기에 심취해 아예 사도섬으로 이사오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곳 사람들은 따오기가 논밭에 야생으로 나타난 것을 본 지가 거의 40, 50년 됐다며 앞으로 논밭 어디에서든 쉽게 따오기를 보게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이 지역 초등학생들이 지난해 지은 ‘따오기 노래’도 불렀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으나 어린 아이들의 마음만은 충분히 이해가 됐다.


국내에서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따오기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따옥 따옥 소리 처량한 소리/ 떠나가면 가는 곳이 어디메이뇨/ 내 어머니 가신 나라 해 돋는 나라’
우리가 어릴 적부터 불러온 애잔하고 애틋한 동요 ‘따오기’. 1920년대 암울한 시절 윤극영이 작곡했다.

따오기는 어떤 새인가. 원병오 박사의 설명을 바탕으로 한 백과사전을 보면 다음과 같이 나온다. ‘황새목(―目 Ciconiiformes) 저어새과(―科 Threskiornithidae)에 속하는 섭금(步禽).’으로 학명은 ‘따오기(Nipponia nippon)’. ‘니포니아 니폰’. 즉 일본이란 이름이 두 번이나 나올 정도로 일본이 관심을 가질 만한 새임이 틀림없다.

몸길이는 약 76.5㎝ 정도이며, 밑으로 굽은 긴 부리에 다리는 짧은 편이다. 뒷머리의 길다란 깃은 관우(冠羽)를 이룬다. 머리·몸은 흰색, 얼굴·다리는 붉은색, 관우·날개·꼬리와 날 때의 날개깃은 밝은 홍색이다. 부리는 검은색을 띠는데, 끝부분만은 붉다. 울음소리는 ‘과아, 과아’ 하는 것이 까마귀와 비슷하다.


”?”일본은 1969년 이래 세계 야생동물기금(재단)의 지원을 받아 니가타의 사도섬에서 인공사육 번식을 시도했다. 그러나 실패만 거듭하여 1981년에는 2마리가 살아남았다. 중국은 오랜 야외조사를 통해 1981년 산시성(陝西省) 친링산맥(秦嶺山脈)에서 7마리의 번식 집단을 발견하였는데, 이곳을 엄중히 보호하여 1984년에는 17마리로 불어났다. 중국정부는 소수의 생존집단이 뜻하지 않은 재앙으로 멸종될 것을 우려하여 해마다 야생 따오기 1마리씩을 인자은행 저장용으로 생포하고 있다.

베이징(北京)동물원에서 산란과 부화에 성공한 예가 1번 있었지만, 새끼는 살아남지 못했다. 소련에서 근래에 생존 따오기를 발견한 예는 없으며, 한국에서는 1966년 2월 10일과 1974년 12월 8~10일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대성동과 판문점 부근 비무장지대에서 각기 1마리씩 2번 발견한 예가 있다. 그러나 1980년 이후에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어, 멸종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따오기는 원래 겨울새로 텃새는 아니었다. 일본의 경우 논·소택지·냇가·물가의 습지에서 살았으며, 한국 역시 논이나 갯가에 도래하고는 했다. 한국에서 발견된 예를 보면 1966년에는 판문점에 이르는 도로변 갯가였고 1974년에는 대성동 비무장지대 군사분계선 부근의 논이었다. 우리나라는 1968년 5월 30일 따오기를 천연기념물 제198호로 지정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는 10월 28일부터 10월 4일까지 제10차 창원 람사르총회 개최를 계기로 국제 멸종위기종인 따오기 복원 사업이 창녕 우포늪 일대에서 추진되고 있다. 창녕군과 마창환경운동연합은 우포늪과 비슷한 생태환경인 중국 섬서성 양현군에서 따오기를 데려와 우포늪에서 복원하는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람사르총회를 계기로 시작하는 따오기 복원사업


이들 민관이 협력해 지난 2005년 세계 유일의 따오기 서식지로 알려진 중국 산시성 양현을 방문하고 현지 활동을 벌였다. 이러한 힘을 바탕으로 지난 5월인가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 방문 때 후진타오 주석으로부터 따오기 한쌍을 선물 받기로 했다고 한다. 지난 7월 하순에는 경남 창원에서 주민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우포늪따오기복원위원회가 결성돼 민관이 합심해 본격적인 따오기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6일 아침에 람사르총회 민간추진위 집행위원장인 이인식 선생님께 전화를 드려 우포늪의 상황을 알아보니 현재 창녕군 유어면 세진리 지내에서는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가운데 우포늪 따오기 종복원센터 신축공사가 한창이라고 했다. 이곳에는 검역동과 부화장, 번식게이지 등이 설치돼 따오기가 우포늪을 마음껏 비상할 수 있도록 만전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데 아마 다음달 13일에서 16일 사이에 중국 섬서성에 가서 따오기 한쌍을 인수해 올 계획이라고 전했다.

따오기는 중국에서는 국조로 여기는 새라고 한다. 동물로 치면 팬더와 거의 동급인 셈이다. 창녕군과 환경단체의 이러한 따오기 복원 노력에 학생들도 동참했다. 경희대학교 학생인 정준석 씨는 초등학교 음악시간에 불렀던 ‘따오기’가 우리나라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을 언론에서 접하고 충격을 받은 뒤 창녕고 학생인 차현욱 군과 지난 3월 하순 중국 산시성을 직접 다녀왔다고 한다.

청소년 인터넷신문 ‘나린뉴스(www.narinnews.com)’의 발행인이기도 한 정 씨는 귀국 후 귀국 즉시 서명 작업에 돌입해 창녕고는 물론이고 전국의 30여개 초중고 2만 여명의 지지 서명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런 열정이 이번 제10회 람사르총회 창원 개최와 맞물려 따오기 복원 사업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따오기복원사업이 람사르총회라는 대규모 국제회의에 맞춰 ‘이벤트성’의 행사로만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경남 우포늪은 진정 따오기를 비롯한 새들의 천국이 돼야 한다. 우포늪을 사랑했던 고 김수일 교수(전 교원대 교수)는 2005년 갑자기 돌아가시기 전까지 우포늪에 황새 복원을 위해 수년간 혼신의 노력을 다해왔으나 그 분이 돌아간 뒤엔 연구를 계속 이어갈 전문가조차 없는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국제행사만 거창하게 여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국가차원에서 생태 환경 마인드의 제고가 절실히 요구된다. 람사르 총회의 진정한 의미는 종다양성을 중시하고 멸종동식물의 생존 기반이 되는 습지를 보전하는 일에 가장 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 언론이, 특히 중앙 언론이 이러한 문제에 대해 착목을 하지 못하는 것은 너무 안타깝다. 따오기가 살지 못하는 환경에선 결국 우리 인간도 살 수 없는 것 아닌가.



[김해창의 일본리포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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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야기- 국제문화회관, 도서실부터 접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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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이야기(2) – 환영 리셉션, 소박하지만 알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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