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임팩트, 어떻게 측정할까?

소셜디자이너는 사회혁신의 기획자이자 설계자입니다. 청년×로컬×임팩트 소셜디자이너는 로컬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청년들입니다.

이를 위해 자원을 연결하고 동료를 만들고 협업하며 구체적인 목표와 실행계획, 비전을 구상하고 설계합니다. 저마다 업종과 분야가 다르고 비영리단체부터 소셜벤처, 협동조합, 영리기업까지 다양하지만, 청년×로컬×임팩트 소셜디자이너클럽 회원들이 갖는 공통점은 그들이 ‘소셜’한 ‘설계자(디자이너)’라는 점입니다.

소셜디자이너들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플레이어로서 한 사람의 ‘로컬 크리에이터’라고 볼 수 있지만, 자신을 둘러싼 공동체와 생태계의 변화를 디자인하고 이 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다른 플레이어(로컬크리에이터)를 지원하는 플레이어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좀 더 넓은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11월 15일 열린 소셜디자이너클럽 네트워킹데이 현장

희망제작소는 2022년부터 ‘청년×로컬×임팩트 소셜디자이너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전국 곳곳에서 활동 중인 청년 소셜디자이너들을 찾고, 만나고, 연결해 왔는데요. 2024년까지 40여 명이 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지난 11월 15일에는 ‘소셜디자이너클럽 네트워킹데이: 오프 더 레코드’라는 제목으로 포럼을 열었습니다. 클럽 회원들과 동료들, 관심 있는 연구자 등 5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지요.

이날 포럼에선 크게 두 가지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소셜디자이너가 로컬의 변화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①다양한 자원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협업할 수 있을까 ②자신이 만들어낸 변화와 성과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측정하고 공유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어요.

▲정은빈 청춘여가연구소 대표

첫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정은빈 청춘여가연구소 대표는 커뮤니티 비즈니스 전문가답게, 우리 사회 공동체와 관련해 큰 변화를 예견했는데요.

“좋은 공동체와 커뮤니티를 선택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는 커뮤니티 유료화 시대가 곧 온다”는 것과 “영리‧비영리 섹터의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비영리적인 감각이 ‘커먼센스(Common Sense)’가 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변화에 비춰볼 때 “소셜디자이너들은 앞으로 B2C보다는 기관‧정부‧기업과 협업해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성과를 만들어내는 B2B 사업을 더 많이 하게 될 것”이라고, 정은빈 대표는 내다봤습니다.

관건은 수직적인 조직인 기관‧정부‧기업과 어떻게 수평적으로 협업할 것인지에 달렸는데요. 정은빈 대표는 “그들의 수직적인 소통구조 안에 뛰어들어 자신이 추구하는 결과와 성과물을 함께 만들어내도록 설득하는 것이 기획자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 주제발표는 장종욱 소이랩협동조합 대표가 맡아 ‘임팩트를 어떻게 측정하고 공유할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했는데요. 장종욱 대표는 여러 정부‧기관‧기업 등과 협업하면서, 소이랩이 창출한 임팩트(성과)를 매우 적극적이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계량하고 측정해 왔습니다.

▲ 장종욱 소이랩협동조합 대표

장종욱 대표는 “소셜디자이너들은 모두가 매우 좋은 서사를 갖고 있고 그 서사는 (협업하려는)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중요한 매개가 된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하는 일들은, 그 일이 사적 이익이 아니라 공적 이익과 변화를 추구하는 일일수록 수많은 주체들이 함께하게 마련이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게 하려면 서사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무엇이 어떻게 얼마나 달라지고 개선됐는지를 주체들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표현하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장종욱 대표가 지속적으로 임팩트 측정과 지표에 관심을 가져온 이유입니다.

포럼 부제가 ‘오프 더 레코드’인 만큼 글을 통해 모든 이야기를 들려드리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지금 어딘가에서 홀로 분투 중인, 곧 만나게 될 소셜디자이너들을 위해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두 명의 소셜디자이너의 이야기를 일부 요약해드렸어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한 분들은 소이랩협동조합이 펴낸 책 두 권을 참고하셔도 좋겠습니다.

<공공정책 제안 길라잡이>(김재춘 지음, 소이랩 펴냄)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작은 아이디어가 공익적인 사업이 되고, 공공정책으로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부와 지방정부, 공공기관과 협업하는 15가지 방법을 다룬 이 책은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제안서 작성 요령, 타당성 검토 방법 등 공공정책 제안의 전 과정과 노하우를 담고 있습니다.

<ESG 실행전략 만들기>(이즈미 요시츠구 지음, 소이랩 펴냄)

일본의 CSR(기업 사회적 책임) 전도사이자 중소기업 지속가능성 경영, 소셜 비즈니스 전문가로 알려진 이즈미 요시츠구가 쓴 중소기업 ESG 가이드북,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기업경영과 연관지어 바르게 이해하고, 비즈니스에 접목해 도입하고, 꾸준히 지속하기까지 85가지 실천사례를 안내합니다.

글: 이미경 희망제작소 연구위원 | 사진: 희망제작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