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목민관클럽은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모인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모임입니다. 지방자치 현안 및 새로운 정책 이슈를 다루는 격월 정기포럼을 개최하며, 매월 정기포럼 후기 및 지방자치 소식을 담은 웹진을 발행합니다. 월 2회 진행되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인터뷰를 통해 지방자치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나라, 그 중에서도 자살률이 높았던 노원구는 전국 최초로 ‘자살예방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였다. 아울러 탈핵과 재생에너지 전환 도시선언을 선도하는가 하면 에코센터를 설립하여 환경과 에너지전환에 대한 교육을 모범적으로 실시하고, 구에서 하는 사업들은 교육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교육영향평가제도도 전국 최초로 도입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재정이 넉넉한 곳이 아니라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재정자립도 꼴찌라는 곳에서 시작되었다. 그 변화의 주역인 김성환 구청장을 찾았다.

윤석인 희망제작소 소장(이하 윤):  먼저 노원구 소개와 함께 회원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이하 김): 노원구는 2008년 행정안전부 평가에서 240개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살기 좋은 자치구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평가 항목을 봤더니 공원 면적, 학교, 도로 이런 것이 주로 기준이더군요. 그런 면에서 노원구는 수락산, 불암산, 중랑천을 끼고 있어 자연환경이 좋고 아이들이 교육받기 좋은 자치구입니다.

작년에 노원구에서는 살인사건, 학생 자살이 한 건도 없었습니다. 그런 만큼 강력 범죄로부터의 안전도가 가장 높은 지역입니다. 한 가지 부족함이 있다면 일자리가 많지 않아서 직장과 주거 간 거리가 멀다는 점인데 그 문제도 조만간 창동 차량기지가 이전되고 그곳에 업무 시설, 일자리 시설이 유치되면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원구는 주거, 환경, 문화면에서 서울 동부권에서는 가장 살기 좋은 도시이고 더 좋은 도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목민관클럽은 저희 지방자치단체장들에게 아주 희망적인 모임입니다. 지방자치단체가 상호연대하기가 쉽지 않은데 목민관클럽이 각 지방이 균형발전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좋은 제안을 해주시고 상호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다리역할을 해주셔서 이 자리를 빌어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보다 많은 회원분들이 적극 참여하고 공유하였으면 합니다.


”사용자


윤: 설명해 주신 것처럼 가장 살기 좋은 곳이기도 하고 막연히 생각할 때는 1세대 신도시 같은 곳이어서 중산층들이 많이 사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취약계층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서 어떻게 된 것인지 설명을 좀 부탁드립니다.

김: 노원구는 노태우 대통령의 200만호 정책의 시발지입니다. 일산, 분당을 개발하기 직전에 서울의 목동과 더불어 노원구가 마지막 대규모 택지개발을 했던 곳이지요. 그 무렵에 소위 복지정책이 처음 시작되면서 아파트 중에 임대아파트를 밀집해서 지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서울에서 강서구와 노원구가 가장 임대아파트가 많은 지역이 되었습니다. 임대아파트를 짓고 그 임대아파트에 저소득층 주민들이 입주하다보니 상대적으로 기초수급권자와 장애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구가 되었지요. 아파트에 사니까 외형상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임대아파트 안으로 들어가면 독거노인, 장애인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칸막이 행정을 넘어, 생명을 살리다

윤: 민선5기 절반이 지났습니다. 이미 <나비효과>라는 책을 통해서 그동안의 성과들을 정리해 주셨는데 책을 내게 된 배경과 지난 2년 6개월을 되돌아보면서 가장 아쉬운 순간이 있다면?

김: <나비효과>는 일종의 저 스스로 민선5기 반환점을 돌면서 중간 점검을 하자는 취지로 냈습니다. 최초로 ‘삽질보다 사람이 우선이다’라는 선거 구호를 내세우면서 실질적으로 정책을 구현해 나가는 과정에 대한 소회를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여러모로 부족함이 많고 크고 멋진 건물을 짓는 것에 비하면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살예방사업이라던가, 여러 가지 환경 관련한 사업을 시행해 왔는데요. 시장만능주의와 경쟁체제에 찌들어있는 동네에서 여러 가지 단상 중에 대표적인 것이 자살과 같은 것인데, 자살예방이라는 마음의 상처를 어우만지는 사업을 통해서 동네의 공동체를 조금이라도 복원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합니다만 남은 기간 동안 사람 중심의 행정이 동네를 어떻게 달리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교훈을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은 여전히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윤: <나비효과>라는 책에 지난 2년 동안의 성과가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스스로도 가장 중요한 사업 혹은 성과라고 보시는 자살예방사업에 대해서 사업의 내용과 성과, 앞으로의 목표를 포함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지요.

김: 지난번에 안철수 씨도 말씀하시던데, 잘 아시겠지만 우리 사회가 신자유주의가 심화되면서 가장 부끄러운 단면이 OECD 국가 중 최고 자살률, 최저 출산율입니다. 출산율 문제를 구 차원에서 해결하기란 쉽진 않지만 일단 세계 최고의 자살률을 낮추는 일을 동네 차원에서 해보자고 해서 시작을 했습니다. 제가 취임할 때 우리 구 자살률이 이틀에 한 명 꼴로 인구 10만명당 29.3명이었고 25개 자치구 중에 가장 자살률이 낮은 서초구가 인구 10만명당 15명 수준이어서 서초구 수준까지 자살률을 낮춰본다는 것이 단기 목표입니다. 현재 29.3명에서 24명 수준까지 낮추었는데 올해와 내년이 지나면 20명 이하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2017년까지 노력을 하면 OECD 평균인 인구 10만명당 11명까지 낮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통장들을 복지도우미로 전환하여 이들이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해 전수 조사를 하고 우울 단계에 따라 종교 기관으로부터 추천받은 분들이 생명지킴이 활동을 하게 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방문하는 아주 단순한 일이지만 고독과 빈곤 때문에 자살하려는 사람에게는 큰 희망이 된 것이 자살률을 낮추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

여전히 남은 과제는 소위 ‘쌍용자동차형 자살’이 우리 동네에도 곳곳에 있다는 것입니다. 중장년층의 실업과 생활고로 인한 자살을 동네 차원에서 해결하기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것은 국가의 복지제도나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제도가 빨리 보완되어야만 해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전국적으로 자살률이 올라가고 서울시도 자살률이 여전히 상승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노원구의 자살률이 두 해 연속 떨어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자살예방사업을 시작할 때 노원구의 자살률이 서울 전체에서 7위였고 작년에 15위, 올해 21위를 했습니다. 내년에는 거의 서초구 수준까지 낮추고 내 후년에는 서울시에서는 자살을 가장 적게 하는 자치구가 되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입니다. 자살률을 낮춘다는 것이 통계상 수치이지만 내용적으로는 노원구의 촘촘한 복지, 흔히 이야기하는 그물망 복지를 갖추는 것이지요.


”사용자


윤: 독거 어르신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고 실직자나 청소년 등 6만 명에 대해서 우울증 선별검사를 실시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자료를 보니 위험군 5,900여명을 조기 발견했다는 표현이 있는데, 이런 전수조사를 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일주일에 한 차례 방문하는 것도 쉽지 않겠지만 조사 과정에서 반발도 많이 있었을 것 같고 우울증 검사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도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 대한 설명과 실제로 이렇게 하면 되더라는 안내 차원에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 중앙부처는 일종의 칸막이 행정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초자치단체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은 국가 정책을 변화시키기는 쉽지 않지만 외교, 안보를 제외한 행정의 여러 분야를 기초단위에서 통합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자발예방사업을 중앙부처로 보면 보건복지부의 일인데 보건복지부 차원에서 이 일을 하려고 했으면 잘 안됐을 것입니다. 저희가 이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 사회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던 통장들의 역할을 복지 도우미로 전환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들은 평소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이 정도는 알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초인종을 누르고 우울증테스트를 하는 것이 가능했던 것이지요. 통장들을 복지도우미로 전환하는 과정, 우울증테스트를 할 수 있도록 기본 교육 하는 것 등 초기 기반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윤: 우울증테스트를 병원이나 정신보건센터의 도움을 받아서 했나요?

김: 조금 더 깊이 이야기하면, 가장 자살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 자살시도자인데 그 분들의  데이터가 병원에 있습니다. 그것이 공유 안 된 것을 평소에 관계하던 병원과 MOU를 맺어서 정보를 공유하고 자살 유가족 정보는 경찰과 공유를 했습니다. 그리고 교육청과 연계해서 학생들의 우울증 테스트도 하고 고용안정센터와 연계해서 실업자들에 대한 우울증 테스트도 했습니다. 구청이 행정을 종합적으로 했기 때문에 각종 정보들을 축적할 수 있었고, 기초행정단위에서 여러 기관과 빠른 속도의 업무 협력이 포괄적인 사업을 할 수 있는 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윤: 주 1회 방문하는 것 이외에 휴먼서비스라는 것도 있었지요? 어떤 것인지 좀 더 설명을 해주시지요.

김: 자살률과 관련하여 관심군, 주의군 이렇게 구분하는데 우울 단계가 낮은 분들은 관심군이고 조금 걱정스러운 분들은 주의군이라고 합니다. 주의군들은 정신보건센터의 전문 상담사들이 직접 상담을 합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마음건강 상담의 날’이라고 해서 전문적으로 상담을 하는데, 대한민국 사람들은 자신이 우울증에 걸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신병원에 가는 것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그런데 동사무소에 와서 마음건강 상담 정도는 하는 거예요. 첫 해에 비해서 두 번째 해에 마음건강 상담 건수가 50배 정도 늘어났습니다. 뭔가 털어 놓으면 그만큼 스트레스 해소가 되는 거지요.

윤: 상담사는 아무 말도 안 하고 들어만 주어도 되는 거잖아요.

김: 그렇지요. 정혜신 박사가 ‘와락’에서 했던 것처럼 들어주고 공감만 해주어도 절반은 해결됩니다. 저희가 엊그제 생명지킴이로 활동하신 분들의 사례 발표를 듣고 고생하신 분들에 대한 시상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생명 부지의 사람이 찾아가니까 뭐 하러 왔느냐, 더 안 와도 된다고 하셨던 분들이 지금은 친자식보다 친해져서 쇼핑도 같이 다니고 교회나 절에도 같이 간다는 사례를 많이 들었습니다.

윤: 교육중심, 녹색복지 도시를 구정 목표로 세우시고 복지 분야를 강조하면서 동 단위 복지협의체를 꾸리셨는데 동을 일종의 복지허브화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최초다 아니다를 말하는 것은 좀 그렇습니다만 성북구는 앞서 비슷하게 한 것 같고 최근에 서대문구가 이것을 하려고 하는 것 같더군요.

김: 구청장들에게 물어보면 지적재산권을 누가 가지고 있다는 것을 다 압니다.(웃음)

윤: 읍면동 주민자치 차원에서 동을 강조하는 흐름에 복지를 더 얹힌 것이잖아요? 복지허브, 동단위복지협의체의 내용을 좀 더 소개해 주시지요.

김: 참여정부 때 호주의 센터링크라고 하는 제도를 벤치마킹해서 민관협력을 통해 8대 서비스를 통합, 민관협력으로 지원하는 구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것을 구 단위의 민관협의체로 구성을 하는 것이지요. 참여정부 당시 제 주무는 아니었지만 특히 광역도시는 동 단위까지 복지의 단위가 내려가야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행안부 국장이 총괄책임이었는데 대답은 하겠다 해놓고 진행되는 것이 없어서 제가 그때부터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시군단위의 복지전달체계와 광역도시의 복지전달체계는 좀 달라질 필요가 있는데 우리는 시군이나 구 단위를 동일하게 봅니다. 그런데 노원구의 인구가 제주도보다 더 많거든요. 우리 구에서 인구가 적은 동이 2만 명, 많은 곳은 4만 7천명인데, 4만 7천명이면 어지간한 시골의 군보다 인구가 많습니다. 인구가 많은 광역시는 동이 일종의 복지전달체계의 기본적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복지의 핵심은 행정의 전달이 아니고 결국 면대면 서비스이거든요. 그렇게 하려면 동 단위까지 시스템을 낮출 필요가 있겠다는 것이 제 오랜 소신이었습니다. 구청장 되자마자 시작을 했고 구청장들을 만나면 노원구가 이런 것을 해볼 것이니 검토해 보시오 했던 것이지요. 이렇게 해서 다른 구청에서도 동 단위까지 복지협의체를 구성하게 된 것입니다.

사실 초기에는 주민자치협의회라는 것이 있고 그 내에 복지 분과가 있는데, 주민자치협의회 내에 복지 분과를 확대해서 이 일을 할 것인가 아니면 별도의 기구를 하나 만들 것인가 고민을 했는데요. 주민자치협의회는 대체로 동주민센터의 문화 활동을 중심으로 하고 있었고 그것이 전혀 불가능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시대적인 흐름상 별도의 기구를 구성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별도의 기구를 구성하였습니다.

내용적으로는 일종의 사례 관리를 동단위로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대부분 구청에서 휴먼서비스를 위한 사례관리를 구청 단위로 하는데, 맞춤형 복지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동 단위에서 그 동에 사는 주민들의 여러 가지 기본적 사례관리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윤: 동중심의 복지행정을 위해서는 현장중심의 인력 배치가 필요한데, 직무조정을 통해 동 복지행정분야 인력을 충원하셨다고요?

김: 민선5기 취임 후 복지여건을 보니 복지수요가 전국 최고인데 비해 사회복지 인력의 부족으로 찾아오는 민원처리에 급급할 뿐 수요자 중심의 찾아가는 복지서비스의 실천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주민과 접점 단계에서 ‘촘촘한 그물망 복지’를 실현하고 현장중심의 복지행정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전체 19개 동 주민센터를 지역별 주거여건을 분석하고 이를 근거로 주민센터별 1~2명에서 3~4명의 인력을 충원하였지요. 인력충원은 신규 채용과 조직업무 진단을 통해 2010년 구직원 37명을 줄여 동주민센터에 배치하여 복지인력이 72명에서 128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일반 행정직을 동주민센터 사회복지 행정업무를 맡게 하고, 그동안 복지행정업무를 처리하느라 바빴던 사회복지사들은 책상을 떠나 현장에서 어렵고 힘든 주민들을 자주 방문하여 보살필 수 있도록 한 것이지요.

윤: 사실 공직사회에서 동으로 배치되는 것은 인사평가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좌천이라고들 생각하는데요.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으로 나가는 것을 즐겁게 생각해야 하고, 일반 행정직을 복지 행정직으로 돌리는 것도 상당한 인센티브를 주어야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노원구는 어떤 방안을 마련하셨는지요?

김: 보통 과장에서 국장으로 승진하는 것이 구청 직원의 꽃이라고들 말합니다. 국장 승진하는 코스는 다른 자치단체 사례를 보면 총무과장을 거쳐야 국장으로 승진하는데, 우리는 동장이 바로 국장으로 승진할 수 있도록 한다고 했고 이번에 동장 출신 2명이 바로 국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모든 것을 인센티브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기본적으로 사회복지직 공무원은 복지 마인드와 행정 마인드를, 정반대로 행정직은 누구나 다 사회복지 마인드를 가져야한다고 봅니다. 일반 행정직이 왜 사회복지 마인드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일상 교육을 많이 시키고 있습니다. 책도 많이 보고 승진할 때 논술시험을 보는데 책 두 권 중 하나가 사회복지와 관련된 책입니다. 지난번에 논술 주제로 보았던 책은 제정임씨가 쓴 <벼랑에 선 사람들>이었습니다. 그것을 보고 시험을 보려니 동의를 하든, 하지 않든지 외워서라도 봐야하는 상황인 것이지요.

윤: 동 중심 복지를 구정의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면서 많은 우수사례도 발굴되었죠? 널리 알리고 싶은 사례가 있으시다면 소개해 주시지요.

김: 셀 수 없습니다. 엊그제 신문에 보니까 인천의 모녀가 국가의 지원을 충분히 받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을 못 받고 자살한 사례가 있더라고요. 저희는 구청 단위의 휴먼서비스를 하는 계약직공무원이 따로 있습니다. 그런데 구청단위만으로는 안 된다고 판단을 합니다.

모든 동사무소의 사회복지직과 일반직이 모두 휴먼서비스를 직접적으로 담당하고 동 단위에서 일종의 솔루션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어서 그 동네의 어려운 분들은 그 동네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인지 살펴보고 아니면 긴급구호 제도에 넣거나 아니면 매년 따뜻한 겨울나기라는 사업을 통해서 모금한 금액이 일 년에 5억 정도 되는데 그 돈으로 지원합니다. 그래도 안 되는 것은 노원의 교육복지 재단에서 재정적 지원을 받도록 합니다. 법의 사각지대 때문에 재정적 지원을 못받는 일은 없도록 하자고 하여 많은 분들이 혜택을 보도록 하고 있습니다.

제가 엊그제 편지를 한 통 받았는데 임대 아파트 사시는 분이 보내셨어요. 요지는 구청공무원과 상계1동 직원들이 본인이 금융 이자와 각종 공과금 때문에 소위 사채를 쓰느라고 전전긍긍 살았는데 구청의 도움으로 이자도 낮출 수 있었고 여성개발센터에서 자격증취득 공부도 하고 고등학교 딸도 열심히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준 것에 대해 너무 감사하다는 편지입니다.


”사용자


또 남편과 사별 후 지체장애 4급인 어머니와 장애를 가진 2자녀를 둔 어머니가 장애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은 사례가 있었는데, 민관협력을 통해 지속적인 방문과 설득으로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열악한 주거환경도 개선하였습니다. 이런 일이 참 많습니다.

사람을 빌려 드립니다

윤: 노원구의 재미있는 사례가 ‘휴먼 라이브러리’인데요. 책 대신에 사람을 빌려준다고요? 어떤 내용이며, 어떻게 진행하는지요? 구민들의 반응은?

김: 저도 열람 대상자입니다. 엊그제도 사람 책을 대출하는 ‘휴먼 북’ 행사가 있었는데 저도 대출을 당해서 우리 동네 고등학교 학생들과 50분간 토론을 하고 왔습니다. (웃음)

윤: 그 학생들은 50분간 독서를 한 것이군요. 다른 곳에서 들어보지 못한 것 같아요. 덴마크 출신 사회운동가가 처음 시도했다고 하는데 국내에는 독특한 사례 아닌가요? 흔히 멘토를 연결해 주는 제도는 있어도 사람 책을 빌려 주는 것은 처음 시도된 것 같습니다.

김: 이렇게 상시적으로 하는 곳은 현재까지는 유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휴먼 북’은 한 세대가 어떻게 다음 세대에게 지식을 넘겨줄 것인가 고민한 결과인데요. 보통 도서관에서 지식을 축적하고 이전을 하지만 한 사람이 책을 읽으려면 최소한 일주일가량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저자와 같은 사람을 통해 직접 전수하면 훨씬 더 짧은 시간에 엑기스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 면에서 노원구 내에 많은 지적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무료로 다음 세대에게 전달해줄 수 있는 도서관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구상된 것이죠.

윤: 상설 공간은 카페처럼 되어 있는 곳인가요?

김: 네. 도서관 지하 1층을 개조해서 일종의 카페 형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정기적인 행사를 통해서 하기도 하고 상시 대출을 하기도 합니다. 평소에 ‘휴먼 북’으로 등록되어 있는 사람을 클릭해서 예약하고 대출 신청을 하면 그 도서관에서 신청자와 열람 대상자를 언제 만날지 연결해주지요.

윤: ‘휴먼 북’은 읽기가 아니라 듣기이니까 열람이라든지 대출과 같은 용어는 바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휴먼라이브러리에서 전문가들은 어떻게 섭외하고 연결하는지요?

김: 그것이 도서관의 역할입니다. 도서관의 취지에 대해 설명을 하고 ‘휴먼 북’이 되어달라고 요청을 합니다. 그런 과정을 거친 분들이 ‘휴먼 북’에 등록하는 것이지요. 철저하게 무료입니다.

윤: ‘휴먼 북’으로 되는 분들이 일단 노원구 구민만 하는 것인가요?

김: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영화감독도 있어야 하고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을 하다 보니 노원구 구민이 아닌 사람도 있습니다. 재능기부라 멀리서 오기는 힘들어서 가급적 노원구 구민 위주로 하지만 예외로 타 지역 구민들도 있습니다.

생계와 보행권의 갈등, 원칙으로 돌파하다

윤: 어디에나 있는 문제인데, 노원구도 노점 문제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텐데, 생존권과 보행권을 잘 조화시켜 풀어 나간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요?

김: 구청에 접수되는 민원 가운데 10%가 노점상에 관한 것으로 단일사항으로는 꽤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우리구도 현재 540여개가 있는데 노점상 문제는 노점의 생존권과 시민의 보행권이 충돌하는 사안으로 어느 편을 일방적으로 들 수 없는 딜레마가 있지요. 그래서 우리 구는 노점의 생존권과 구민들의 보행권을 아우르는 관리라는 측면에서 ‘보행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생계형 노점을 관리 하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서울시 노원구 노점관리운영규정’을 제정하여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을 마려하고 있습니다. 버스정류장, 지하철 출구, 횡단보도 주변 등 보행권이 필히 확보되어야 하는 공간 주변은 노점의 설치를 금지하고 최소 2.5m의 보도 폭을 확보할 예정이며, 그 범위 내에서 노점의 재산조회를 바탕으로 관내에 1년 이상 거주한 2억원 이하의 자를 생계형 노점으로 선정, 보행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관리해나갈 예정입니다. 현재 관리를 실시하고 있는 노점은 점용료를 부과하고 있는데, 127건에 2,800만원 정도 됩니다. 재산조사 결과 재산소유자인 비생계형 노점에 대해서는 일정기간(6개월) 운영 후 전업 등 자진 소멸토록 하고, 미이행시 강제집행 할 예정이며, 조사(재산조회)를 거부하는 노점에 대해서도 비생계형 노점으로 판단하여 퇴출 조치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민간용역을 대신하여 노점관리를 위한 계약직공무원 6명을 채용하여 3개조로 나눠 운영하고 있는데, 민간위탁 관리에 비하여 관리가 용이할 뿐만 아니라 비용도 절감됩니다.

멈출 수 없는 과제, 기후변화

윤: <나비효과> 2부는 ‘공존의 시대 살아가기’로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요. 먼저 지난 2월 완공한 노원에코센터는 에너지 전환에 대한 교육과 체험을 시행하고, 탈핵과 에너지전환 종합대책도 발표하셨죠? 너무도 당연한 동기에서 시작을 하셔서 목표도 분명할 것 같은데 핵심내용을 설명해주시면 다른 지역에도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김: 늘 주장합니다만 현재 인류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기후변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람이 당장 배고프면 절대빈곤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 때문에 이런 문제는 가려지게 됩니다. 우리나라도 양극화가 가장 큰 문제여서 복지국가가 큰 이슈인데 기후변화 문제에 빨리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복지국가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지금 선후의 문제로 돌릴 만큼 기후변화문제는 한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1년에 2ppm씩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고 있고 이미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390ppm까지 올라가 있습니다. IPCC(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의 권고에 따르면 450ppm(IPCC  라젠드라 파차우리의장 및 환경단체등은 450ppm은 정치적 타협안이며 환경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350ppm이 마지노선이라고 주장함, 편집자주)이 마지노선이라고 하는데 현재 우리 삶의 방식으로 보면 지금 당장 이산화탄소 양을 제로로 하더라도 달려 왔던 관성 때문에 그 농도를 맞출 수 있을지 모른다고 할 정도로 위기입니다. 여전히 많은 나라들이 자국의 경제적 이익 때문에 인류와 공존의 문제를 후차적으로 미루고 있는 상황을 목도하면서 동네 차원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고민이죠. 국가가 다 해결해 주기를 기다릴 수만은 없고 우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보자는 일종의 소명의식 같은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다른 용도로 쓰려고 했던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에너지 절약 하우스를 짓고 그 외에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기본적인 수요절감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저소득층 집수리 사업도 그냥 집수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단열을 기본으로 하여 집수리를 해드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에너지 효율이 거의 20% 이상 올라갑니다. 가난한 집일수록 창문 틈새로 바람이 술술 들어오거든요. 그걸 놔두고 집수리를 해본들 소용이 없어요. 벽에다가 단열을 하면 훨씬 효과가 높아지거든요. 구정목표에 녹색이 들어가 있는 이유이지요.

윤: 에코센터 자체는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0)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지요? 일반 시민들보다도 학생들 교육이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인가요?

김: 일단은 아무래도 주로 학생들 교육이 중심이 되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좀 더 전면적으로 주민들 교육도 해볼 예정입니다. 일종의 에너지 체험관 같은 것도 만들어서 TV나 컴퓨터, 냉장고가 전원을 꽂아 놓으면 대기 전력이 얼마나 소비 되는지 표시해서 절전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노원구가 마침 수락산, 불암산을 끼고 있으니 독일처럼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까지 등급으로 나누어서 단계별 생태교육을 진행하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계 환경 교육도 보다 전면적으로 해나갈 예정입니다.

윤: 예전에 희망제작소가 화성시에 제안해서 시도 해보려했던 것이 CO2 절감운동이었습니다. 단체장부터 이러한 활동을 통해서 CO2 발생을 이만큼 줄이겠다는 1년 치 목표를 세우고 실천을 하면서 그것을 계속 그래프로 체크하는 사업인데요. 이런 것을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하면서 시행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김: 우리 구는 CO2 절감을 위해서 건물 옥상에 협동조합방식과 시 예산으로 ‘노원 햇빛과 바람 발전소’를 세울 계획입니다. 한화에너지하고도 협약을 맺어서 노원구 전역에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는 모든 곳에 설치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구청에서 새로 짓는 모든 건물은 에너지 효율 60% 이상 되는 건물로 지어 에너지 효율을 대폭 높일 예정이고요.

건축 분야에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보려고 한국판 베드제드 사업도 계획 중에 있습니다. 서울시의 투자심사 분석은 통과 했습니다. 투자심사 분석을 할 때도 국가도 못하고 시도 못하는 일을 구차원에서 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제기가 많았는데, 그것을 설득하느라고 애를 좀 먹었습니다. 참고로 노원에코센터도 서울시가 먼저 시작했지만 준공은 저희가 먼저 했습니다. 서울시는 사공이 많아서 그런지 3년이 걸려서 최근에 오픈을 한 것이지요.

베드제드는 공동주택과 일부 단독 주택이 어우러진 곳으로 일종의 냉난방 제로 하우스를 지으려고 했는데요. 공동주택의 경우 태양광을 받을 수 있는 면적이 적어서 에너지 전체를 제로로 하기에는 어렵고 에너지 60% 절감형으로 지으려고 합니다. 참고로 지금 실용화 되고 있는 것은 에너지 20% 정도까지인데 그게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초기 투자비가 10% 정도 더 듭니다. 비용이 더 드는 것 때문에 실용 단계로 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여전히 연구 단계에 있는데 이것을 빨리 실용화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고 보아서 소위 한국판 베드제드를 노원구에 새로 하나 지어보려고 합니다. 내년에 설계하고 착공할 예정인데, 대지 11,344㎡에 지상 7층 3개동 규모입니다.

윤: 대지가 제법 크네요.

김: 학교 부지로 있던 것인데 학교 짓는 것을 교육청이 포기해서 그 땅을 샀습니다. 3,000평정도 되는 땅인데 그 땅의 절반 정도를 에너지 절감형 공동주택 모델하우스로 만들 예정입니다.

윤: 지난 2월, 전국 45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모여 ‘탈핵 에너지 전환을 위한 도시선언’을 했는데, 그 선언을 주도하셨죠? 탈핵 캠페인 관련해서 조금 더 설명 부탁을 드립니다.

김: 잘 아시겠지만 일본의 원전사고 이후 한국에서도 여러 가지 기관과 그룹별 모임에서 탈핵에너지전환 운동을 하는데 정작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책임 있게 참여를 하고 있지 않아서 저희가 제안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탈핵이라고 하니까 뜨거운 물에 덴 사람처럼 반응했는데 의외로 43개 지방자치단체가 취지에 동의를 해주어서 각 지방자치단체의 모범사례를 공유하고 조례를 만들고 각 지역에서 가능한 사업들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원전하나 줄이기 정책에 호흡을 맞추고 있습니다.

한국사회도 기본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면 우선 필요한 것이 수요절감입니다. 에너지 다이어트를 기본으로 하고 원자력에 의존하는 것을 빨리 재생가능 에너지로 바꾸는 작업을 동시 병행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런데 저희는 수도권이기 때문에 수요절감에 초점을 맞추면서 재생에너지를 교차적으로 사용하고 지방자치단체가 대규모로 지속가능한 도시 만들기를 위한 노력을 한다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독일의 모델을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을 바꾸면, 쓰레기도 자원이다

윤: 도심형 바이오매스 사업도 재밌는 발상인데요. 처치 곤란한 가로수 가지를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계신데 도심형 바이오메스 사업은 어떻게 가능한 것이지요?

김: 가을만 되면 도로변에 있는 가로수 전지작업을 용역에 맡겨 몇 천만 원 씩 들여서 작업을 합니다. 아파트단지 안에 있는 것도 전지작업을 하는데 노원의 규모가 있는 아파트는  전지하고 버리는 비용만 천 만 원 이상 듭니다. 어떻게 하면 이것을 자원화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도심형보일러를 구축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12월말이나 늦어도 1월 초면 노원구에 펠릿 공장이 완성되는데요. 전지한 나무의 가지로 펠릿을 만들고 노원구 저소득 가정에 나무 보일러를 설치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지요. 1년 동안 이산화탄소를 먹고 자란 나무를 베어서 다시 원위치하는 것이니까 석탄과 석유와는 달리 이산화탄소 배출 플러스마이너스 제로인 것이지요. 시범적으로 두 가구에 나무보일러를 설치했는데 아주 따뜻합니다. 잘 아시겠지만 저소득가구 중에 기름보일러를 쓰는 가구가 꽤 많이 있습니다. 한 겨울에 기름보일러를 보통 두 드럼 정도 때면 70-80만 원 정도가 들어요. 그래서 기름보일러를 조금 돌리다가 전기장판으로 버티는데요. 그런 가구들을 점차적으로 펠릿보일러로 바꾸려고 합니다. 펠릿보일러의 펠릿이 20kg 한 포대가 시중가로 6천 원 정도 하는데 저희는 한 3천 원 정도면 공급이 가능합니다.

윤: 그 정도면 며칠 때는 것이지요?

김: 8~9만 원 정도면 한 달을 보낼 수 있습니다.

윤: 지금은 주로 펠릿을 비닐하우스에서 많이 하고 있지요? 이것이 가구용으로 들어오려면 보일러도 약간 손을 봐야 하지 않나요?

김: 공공장소형 보일러가 있고 가구형 보일러가 이미 나와 있습니다. 다만 펠릿보일러는 가스보일러나 기름보일러에 비하면 조금 덩치가 커요. 펠릿보일러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곳이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보일러 시장이 초기 단계다보니 상대적으로 가격이 좀 비쌉니다. 550~600만 원 정도 되는데 산림청하고 지방자치단체가 합쳐서 70% 정도 지원을 해줍니다. 나머지는 자비로 하거나 저소득 가구는 그 비용을 구에서 지원해 주거나 합니다.

윤: 공장은 자체적으로 세우는 것인가요, 아니면 민간에서 세우는 것인가요? 수지가 맞으려면 그 지역의 상당한 가구가 이것을 사용해야 생산단가가 맞을 텐데 사회 복지 차원에서 하시는 것인가요?

김: 공장은 구에서 세우는 것이고요. 올해는 두 가구와 상계5동 동사무소에 설치를 했습니다. 내년에는 대략 15~20가구 정도 추가로 설치할 예정입니다. 공장이라는 것이 대규모 공장은 아니고요. 한 시간에 생산할 수 있는 것이 20kg씩 다섯 개니까 한 시간에 100kg 정도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입니다. 잔가지 처리 비용을 감안하면 경제성을 떠나서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봅니다.

윤: 다른 구로 보급해도 좋겠네요.

김: 서울에 산을 끼고 있는 자치구의 경우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어지간하면 저희 구의 펠릿 공장으로 나무를 싣고 오면 소화를 해드립니다.(웃음) 각 구마다 다 처치 곤란이니까요. 도심 내 자원을 멀리 가져가지 않고 도심 내에서 소화할 수 있는 작은 에너지 순환 시스템을 만든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 있다고 봅니다. 나무 가지는 펠릿으로 공급하고 있고 낙엽은 부엽토 생산 공장을 만들고 있는데 낙엽은 부엽토로 도시 텃밭 하는 분들에게 공급합니다.

윤: 제가 아는 분 중에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분이 계세요. 나무만 가지고도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분인데요.

김: 실제로 유럽의 재생에너지의 세부 비중을 보면 바이오메스 비중이 50%를 넘습니다. 흔히 독일의 재생에너지라고 하면 태양광, 풍력을 생각하기 쉬운데 전체 비중으로 보면 태양광, 풍력의 비중이 50%를 넘지 않습니다. 여전히 바이오메스, 나무 태우는 것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생활방사능 처리 매뉴얼 절실하다

윤: 작년 월계동 방사능 아스팔트가 논란이 되었는데요. 중앙정부는 기준치 이하여서 괜찮다는 둥 오락가락 하는 사이에 지자체에서 즉각 문제의 아스팔트를 회수 처리했던 적이 있었지요? 현재 그 아스팔트는 어디까지 가 있나요?

김: 뒤편에 아직까지 쌓여있습니다. 방사성 폐기물 분류는 다 끝났고요, 처리 비용은 중앙 정부가 내기로 했습니다. 기준치 이상인 것은 경주 방폐장 부근으로 일단 옮겼다가 방폐장이 완성되면 그 안으로 집어넣기로 되어 있습니다. 경주 방폐장에 집어넣으려고 했더니 경주에 일종의 쓰레기 소각장 주민대책위원회 같은 것이 있는 모양이에요. 안 받겠다는 것은 아니고 이것을 받으면서 그 동안 협상했던 것 중에 안 풀렸던 것을 이것을 고리로 해서 협상하고 있답니다. 지금 예정으로는 12월 24일까지는 다 치우겠다는 것이 정부의 원자력안전위원회 입장입니다. 작년 11월에 발생한 일인데 이것 하나 처리하는데 1년이 넘게 걸렸어요. 차제에 생활방사성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고민해야할 것 같습니다. 감시체계도 강화해야 할 것 같고요. 의료기기에도 방사능 물질이 꽤 있는데 방사능 치료를 받은 당사자가 걸어 다니면 그 자체로 피폭이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방사능 치료를 하면 2주 간 격리를 해야 하는데, 2주간 격리를 하면 사람들이 미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니까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원칙은 그런데 그렇게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조선소 같은 곳의 경우 땜질이 제대로 됐는지 측정하는 비파괴검사를 하는 기구에도 방사능물질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제가 볼 때는 노원구에서 발생했던 방사능 아스팔트도 그 비파괴검사 기기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고철로 팔리고 녹으면서 오염이 되지 않았을까 예상이 되거든요. 그런 기기에 대한 관리, 방사능 치료를 받는 사람에 대한 관리, 방사능 기기를 활용하는 사람에 대한 점검이 차제에 엄격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윤: 노원구가 88년도인가, 예전에 원자력 연구소가 있으면서 문제가 됐던 적이 있었지요?

김: 노원에 있는 한전 연수원 뒤편에 있었는데 옛날에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한국에 왔을 때도 그곳에 다녀갔습니다. 박정희 때 원자력 연구를 했던 곳이고 원자력 연구를 했던 두 원자로 중 하나는 완전히 해체를 했고 하나는 원자력 박물관을 만들겠다고 작업을 하고 있는 곳이 공릉동에 있습니다. 원자력 병원도 공릉동 같은 곳에 있습니다.

윤: 이제 <나비효과> 3부 교육과 도시에 관한 질문으로 넘어가면, 제일 눈에 띄는 것은 교육영향평가제인데 모든 행정을 교육과 연결시키는 개념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소개해 주시지요.

김: 우리가 교육이라고 하면 학교에 예산을 지원하는 것으로 한동안 접근을 했는데요. 요즘 ‘마을이 학교다’라는 개념도 있고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개념도 있지 않습니까. 노원구 전역을 어떻게 하면 교육장화 할 수 있을까, 기왕이면 우리가 하는 여러 사업에 교육적 효과를 고려한 사업을 할 수 없을까하는 고민이었습니다. 마침 당현천에 조경을 하길래 조경을 하지 말고 교육 공간화 해 보라고 해서 실험을 했습니다. 당현천에 조경을 할 때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각종 꽃이나 풀을 심고 그것을 교육장으로 조성할 수 있도록 해보라고 한 것이지요. 그 외에 구청이 가지고 있는 각종 인프라를 교육적으로 활용하는 일종의 필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일종의 환경영향평가나 교통영향평가와 같은 제도처럼 노원구에서 하는 각종 사업은 교육영향평가제의 심의를 받아서 최대한 교육적 효과가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주민들에게 물어봐

윤: 수락산 디자인거리와 마을공동체 공원이 대비되는 재미있는 사례라고 되어 있는데 설명해 주시지요.

김: 아시는 것처럼 오세훈 시장 때 디자인을 엄청 강조했잖아요? 거의 막판에 한 자치구당 디자인 거리를 조성하는데 50억 원씩 지원해주었어요. 노원구도 수락산의 한 길을 디자인 거리로 지정을 했는데요. 마침 제가 시의원 할 때였는데 정자도 있고 실개천도 있고 나름대로 운치가 있는 곳이었는데 디자인거리로 조성한 것이지요. 멀쩡한 도로를 다 뒤집어서 50억 들여서 대리석 깔고 했지요. 백 번 양보해서 주민들이라도 찬성하면 좋았을 텐데 주민들이 멀쩡한 도로 다 뒤집느냐고 항의가 많았어요. 디자인 한다고 하면서 대표적인 전시행정을 한 것이지요.

각 자치구 별로 하나씩 올리라고 해서 올리면 시가 50억씩 주었다니까요. 곳곳에 자치구별로 디자인거리가 하나씩 있어요. 지난번 지방 선거를 거치면서 민주당이 다수가 되면서 그 사업이 중단되었지요. 제가 와서 보니까 공사가 한 80% 정도 진행되어서 되돌릴 수가 없는 거예요. 겨우 주민들에게 미안하다고 하고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반면 불암 허브공원은 금년 5월에 개장을 했는데, 이것도 처음에는 조경을 하고 인공폭포 같은 것을 만든다고 해서 인공폭포는 에너지 낭비니 하지 말고 그 동네 주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보고 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불암 허브공원은 공원 한켠에 텃밭을 많이 만들고 도시농업지원센터를 만들어서 텃밭 가꾸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허브도 심고 했지요. 주민들의 참여, 주민들의 편익을 고려한 행정이어야 하는데 오세훈 시장의 실패 키워드가 역으로 디자인이 아니었나 싶어요. 사실 2010년 상반기부터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했는데, 실시계획을 완료하기까지 2년이 걸렸습니다. 공식적인 것만 7차례 주민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수시로 기획자와 주민들이 만나서 조율했지요.

윤: 수락산 디자인 거리는 더 이상 손댈 수 없는 거군요. 관광객에게 수락산 디자인 거리와 불암 허브공원을 함께 보여주면 좋겠네요. 저희도 교육프로그램을 많이 하면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 실패사례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실패사례를 들으면 그렇게들 좋아해요.

김: 곳곳의 디자인 거리가 다 그런 문제를 안고 있을 거예요. 저희가 대표적인 사례인 것이지요. 아주 멀쩡한 도로였거든요. 낡은 곳을 바꿨으면 그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았는데 말이지요.

윤: 불암 허브공원은 주민참여 관점에서도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아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주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수렴을 해서 진행하는 것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요즘 소통을 하도 강조하고 해서 허심탄회토론회 이런 것은 다른 데도 많이 있습니다만 다른 설명 보다는 재밌는 에피소드를 하나 말씀해주시고 넘어가면 어떨까 싶습니다.

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는 환경미화원과도 1년에 한 번씩 회식을 합니다. 환경미화원 숫자도 꽤 많아서 예전에는 세 번에 나누어서 했는데 힘이 부쳐서 두 번에 나누어서 합니다.(웃음) 또 옛날에는 5급 이상 직원들의 장례식, 결혼식을 갔다면 직급을 파괴하고 오로지 거리기준으로 가까우면 가고 전화로 대신하는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니까 구청장을 권위적으로 느끼지 않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구청에 바란다, 구청장에 바란다 글이 올라오면 댓글을 직접 답니다. 예전에는 구청장에게 바란다고 해도 해당과의 말단 직원이 달고 했습니다. 요즘은 제일 먼저 출근해서 하는 일이 인터넷으로 민원 들어온 것을 보고 답변의 방향을 정해주는 것이지요. 직원들 입장에서는 구청장이 직접 보고 있다는 것이 뒤통수가 간지러울 수 있지요. 그렇게 주민들하고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것이 행정의 가장 큰 변화가 아닐까 생각하고요.

윤: (좌중에게) 보고 할 때 서서하세요?

좌중: 이렇게 둘러앉아 합니다. (인터뷰 진행하는 동안 홍보과장, 팀장, 직원이 원탁테이블에 함께 배석하여 필요한 경우 의견을 주기도 함, 편집자 주)

윤: 앉아서 보고 하는 것에 감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고요. <나비효과> 4부는 ‘편한 의자’인데요. 구청이 구민들에게 편한 의자와 같은 공간과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축하 인사말이 와 닿았다고요. 당선 후 소통을 위한 첫 사례가 18년 동안 굳게 닫혔던 구청장실 앞 철문을 열었던 사건이라고요. 그 외에도 주민과 소통을 통해서 오랜 민원이었던 무허가 배드민턴장도 해결했다고요?

김: 노원구에 산이 많다보니 수 십 년 된 불법 배드민턴장이 여러 개가 있어요. 전임 청장들 때부터 있었는데 이분들이 수십 년 되고 회원들이 몇 십 명에서 몇 백 명씩 되니까 무언의 압력 때문에 없애지 못하는 것이지요. 회원이 몇 명이고 표가 어떻게 되며 수십 년간 해왔던 것이 그들의 말인데, 불법은 불법이라 해결을 안 할 수가 없어서 몇 차례 만나서 설득한 끝에 결국 다 정비를 했어요.

윤: 그러면 배드민턴 치시는 분들은 어떻게 하지요? 자연경관을 훼손시킨다고 평가를 한 것이지요?

김: 걷을 것은 걷어내고 대신 야외에서 치겠다고 하면 야외에 매트를 깔아주고 실내로 들어와서 하실 분들은 저희가 1년간 무료로 치실 수 있도록 해주고요. 주민들이 다 좋아하세요. 흉물스러웠는데 숲이 훤해졌으니까요. 대부분 단체장들이 표가 무서워서 못 하는 거예요. 그리고 수락산, 불암산 막걸리 집도 다 단속을 했어요. 자연은 자연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녹색복지국가의 꿈

윤: 재미있네요. 이제 마무리를 해야겠습니다. 지방자치 20년 가장 핵심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과 앞으로 1년 반 동안 어디에 중점을 둘 것인지, 또 목민관클럽 회원들에게 마무리 말씀 덧붙여 주시기 바랍니다.

김: 국가의 과제와 지방자치단체의 과제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1997년에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국가적으로는 양극화가 심해지고 경쟁, 효율중심으로 세상을 보면서 황금만능주의가 확대되고 그것이 동네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지요. 그러면서 그 동네의 여러 가지 민심이 아이를 낳지 않고 자살률이 높아지고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게 되어 왔거든요. 국가가 복지국가를 주요한 화두로 삼는 것처럼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역할도 동네 단위의 피폐해져 있는 사람들의 상처를 보듬고 마을공동체를 복원하고 따뜻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당면한 핵심 과제라고 봅니다.

기왕에 그렇게 할 때 좀 더 인간과 인간이 공존하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시스템의 복원으로 가야 두 번 일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노원구가 구정 목표를 녹색복지라고 한 것은 그 두 문제가 떨어져 있지 않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일들을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차분하게 해볼 예정입니다.

내년에는 ‘마을이 학교다’라는 개념을 좀 더 전면화해서 학교 안과 밖 공간이 전면적으로 우리 아이들의 교육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마을 공동체 전체가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도록 공동체 복원 활동도 역점에 두고 해볼 생각입니다. 도시형 모델과 농촌형 모델이 다 다를 수 있다고 봅니다. 종로 모델이 다를 수 있고 노원구 모델이 다를 수 있습니다. 핵심은 이기심, 경쟁, 효율 중심으로 되어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여러 가지 행정적 노력을 통해 공존과 공생의 마을로 바꿔나가는 작업을 목민관 식구들과 함께 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윤: 네, 고맙습니다. 늘 일관되게 말씀을 해주시네요. 교육, 복지, 근무 환경개선 그것이 바탕이 된 교육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 아주 좋았습니다. 긴 시간 수고하셨습니다.

진행: 윤석인 (희망제작소 소장)
정리: 송정복 (기획홍보실 선임연구원  wolstar@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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