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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규의 Dirty is beautiful

희망제작소 기획 1팀 이용규 팀장이 쓰는 ‘Dirty is Beautiful’이 새롭게 연재를 시작한다. 평소에 싱글몰트 위스키 한 병 가방에 꽂고 장돌뱅이처럼 전국을 누비는 이용규 팀장. 경험이 깊어지면서 글도 깊어진 그가 앞으로 차근차근 풀어낼 신선한 위스키 이야기, 그리고 짙은 땀내음 배인 지역 이야기가 자못 기대된다.

술에 순결을 빼앗긴 경험이 있는가


내가 처음 싱글몰트위스키(single malt whisky)를 접하게 된 건 영국 유학시설 기숙사 건물 바로 아래에 있는 펍(pub)에서다. 가끔 친구들과 맥주 한 잔 마시며 한 주간에 피로(?)를 풀곤 했던 그곳이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영국 북동부지역 술집 가운데 싱글몰트위스키를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이라는 것이었다.

가끔 마시는 맥주나 와인과 같은 술 말고도 약 90여 가지의 싱글몰트가 진열되어 있는데 이는 웬만한 영국 술집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대개가 예닐곱 가지 정도. 그것도 영국 사람들에게 대중적인 글렌피딕(Glenffidich), 메칼란(Machallan), 글렌모렌지(Glenmorangie) 정도만 있을 뿐 이렇게 많은 싱글몰트를 보유한 펍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처음 먹어본 것이 라거불린 16년산(Lagavulin 16 years)인데 지금도 그때의 기분을 잊을 수 없다. 사도바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회심(回心)을 한 사건(Saul of Tarsus)에 비유한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아무튼 내 입술을 부드럽게 훔치면서, 혀를 맴돌다,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순간, 찰나(刹那)의 무언가를 느꼈다. 이윽고 내 코를 통해 살포시 분산되는 스모키향의 짙은 여운이 길게 느껴지면서 무언가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마치 해 저무는 산 속 오두막집 굴뚝에서 하늘로 퍼지는 연기와 더불어 떡갈나무 장작이 빠득빠득 소리를 내며 타는 그 무엇인가였다. 먼 이국 땅에서 이국 술을 마시며 아국(我國)의 기억을 느끼는 이 부조화는 또한 웬말일까? 술이란 술이기 전에 그야말로 문화의 원류란 말인가. 그래서 위스키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일컫기를 ‘위스키는 찰나의 예술’이라 하는 것 같다.


위스키와 술의 종류


위스키는 지역마다 종류가 다르다. 그것은 재배하는 작물의 차이, 기후조건의 차이, 물맛의 차이, 만드는 사람의 차이, 제조방법의 차이, 숙성방식의 차이, 숙성통(barrel)의 차이 등 셀 수 없는 조건에 따라 각각 맛, 향, 색이 다르다. 예를 들어 재배작물(원료)에 따른 차이를 살펴보면 영국의 위스키는 반드시 보리(barely)로 만들어야만 위스키(whisky)라 부른다. 미국의 경우 위스키(whiskey)는 옥수수(corn)나 그밖에 일반곡물(grain)로 만드는데 그 종류를 보면 호밀(rye), 밀(wheat), 귀리(oat) 등이 있다.




”?”

그럼 위스키의 구분을 이해하기에 앞서 원료에 따른 술의 일반적 분류에 대해 한번 살펴 보자.

먼저 브랜디. 브랜디는 과일을 원료로 발효, 증류한 술을 말한다. 쉽게 설명해서 와인을 증류(distil)하면 브랜디가 된다. 대표적 브랜디가 프랑스 꼬냑지방에서 생산된다 하여 우리가 꼬냑이라고 부르는 브랜디 종류다. 프랑스는 사과로 만든 유명한 브랜디도 있는데 이를 칼바도스라 한다. 허나 칼바도스는 싸구려 취급을 당해 프랑스에선 웬만한 사람은 안 마신다는데 우리나라 강남에서는 불티나게 팔린다고 한다.

두 번째로 진(Gine)이다. 이것은 곡물을 발효한 높은 도수의 술에 향신료를 넣어 만든 것으로 그냥 먹을 수도 있으나(식도가 타들어갈 수도 있음) 주로 칵테일 용으로 사용한다.

세 번째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일전에 얘기했던 보드카이다. 원료가 감자나 옥수수 그밖에 호밀 등을 발효, 증류한 술로 무미, 무취의 독주로 이 역시 칵테일용으로 많이 쓰인다. 추운 러시아에서 혹독한 겨울을 나기 위해 제조했다고 하는 구라도 있다. 대표적으로 엡솔류트(스웨덴), 스미노프(러시아), 핀란디아(핀란드) 등이 있다. 설망 엡솔류트를 아기 분야로 착각하는 사람 없도록….

네 번째로 럼(Rum). 어렸을적 보물섬이란 만화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기억할지 모르겠는데… 외다리 해적선장 ‘하록’이 오른손이던가 왼손에 들고 있던 술병. 그것이 럼이다. 이것은 사탕수수의 즙을 발효, 증류, 숙성한 술이다. 대표적인 술이 바카디와 켑틴모건 등이다. 이 가운데 ‘바카디151’이란 술은 정말 술이라고 하기 보다는 ‘신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하면 술병 입구가 망으로 쳐져있고(쏟아지지 말라고) 경고문구가 ‘불이 붙을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할까?

좀 더 남았는데 오늘은 여기까지….

글_ 이용규 (희망제작소 기획1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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