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희망제작소는 12월2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대한상공회의소 중·소회의실에서 “좋은 준비, 좋은 정부” 심포지엄을 개최하였다. 이날 심포지엄은 “좋은 대통령은 좋은 준비에서 나온다”는 취지 아래 마련된 행사로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중요성과 운영 방향 등에 대해 토론하는 한편, “인수위 67일간의 준비가 5년 국정 성공을 가늠할 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확인하였다.

심포지엄은 총 5개 세션으로 1)인수위원회 구성과 운영의 법칙, 2)거버넌스-새 정부와 시민사회, 3)새 정부 인사의 방향, 4)창조적인 정부 운영, 5)커뮤니케이션-웹2.0시대, 인수위와 언론과의 관계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본격적인 세션에 들어가기에 앞서, 희망제작소 최상용 고문은 인사말에서 조선왕조 개국공신인 정도전의 사상과 철학을 예로 들며, 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인사를 중요시하고 민주주의의 선진화의 기틀을 갖춰나가길 당부하였다. 이어 기조연설에 나선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는 차기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주문과 더불어 “인수위원회와 차기 정부가 새로운 사회를 창조적으로 디자인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제1세션(인수위원회 구성과 운영의 법칙)은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과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의 주제발표와 김민전 경희대 교수(교양학부) 등 4명의 지정토론으로 진행되었다. 먼저 윤여준 전 장관은 1987년 이후 네 차례 조직되었던 역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행적을 되짚어보면서, “인수위는 성공적인 정부 출범의 기반을 만드는 데만 주력하고, 현재의 여야 대치 상황과 향후 펼쳐질 총선 정국과는 철저히 단절되어야 할 것”이라며 인수위의 기본 원칙을 제시하였다. 이어 박원순 상임이사는 역대 인수위 활동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비선조직을 따로 만들지 말 것” 을 주문한 뒤 “인수위원회는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 왈가왈부하거나 준비중인 정책을 서둘러 발표함으로써 혼란을 야기해서는 안되며, 현 정부와 정책에 대한 파악과 차기 정부의 구성과 정책에 대한 준비 역할에 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2세션(거버넌스-새 정부와 시민사회)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김선혁 고려대 교수(행정학)는 “정부-시민사회 관계에서 협력적 거버넌스의 구축과 발전을 지향하고자 했던 민주화 이후 지금까지 여러 정부의 노력은 설사 그 형태와 모양을 달리 하더라도 계속되어야 한다”면서 “정부와의 효과적인 파트너십을 위해 시민사회는 현실성 있고 실사구시적인 정책 대안을 개발하고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3세션(새 정부 인사의 방향)에서 주제발표를 한 김판석 연세대 교수(행정학)는 “인수위원회와는 별도의 인사팀을 가동시켜 인사안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정권 초기에 할 일은 많은데 준비기간은 그렇게 길지 않다. 첫 인사가 국정수행에서 중요한 지표를 제시하는 만큼 ‘핵심적인 역할을 할 유능한 인재 찾기’라는 중책은 별도로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인영 한림대 교수는 지정토론에서 노무현 정부의 ‘코드인사’가 국정 운영에 대한 반감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지적하였다. “국회의원들을 선별적으로 장관으로 임명함으로써, 능력과 전문성에 관계없이 미래의 대권 준비를 위한 경력관리 차원의 배려를 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대통령제 본래의 취지로 돌아간다는 차원에서 국회의원의 국무위원직 겸직 관행을 금지하고 인물검증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4세션(창조적인 정부운영)에서‘창조하는 국정운영의 조건과 과제’란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한 박광국 가톨릭대 교수(정경학부)는 “금세기 들어와 역사상 유례없는 환경변화로 불리는 세계화, 지방화, 정보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면서 노나카(Nonaka)가 1991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발표한 지식창조 이론을 인용하며 공무원들의 창조적 사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어 창조성 개발을 위한 차기 정부의 과제로서 △정부부문과 민간부문의 기능상 역할 재정립 △산출(output)지표보다 결과(outcome)지표에 대한 성과관리 강화 △하드웨어적 조직개편보다 소프트웨어적 변화관리에 우선순위 부여 △성과평가가 아닌 성과관리의 제도화 △창의성을 염두에 둔 외국제도 벤치마킹 △분화와 통합의 시차적 추진 △산탄총 공략 대신 소총 공략 중심의 대통령 아젠더 설정 등을 제시했다.

5세션(커뮤니케이션-웹2.0시대, 인수위와 언론과의 관계)에서 최영재 한림대 교수(언론정보학부)는 주제발표에 나서 “향후 5년간의 정치권력과 언론의 관계는 약 2달간의 정권 인수인계 시기에 거의 다 결정난다”며 “이 시기에 각 언론사는 새 정부를 어떤 기조와 방향으로 보도할 것인가를 결정하며, 정부 또한 이 때 언론정책의 방향을 세운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또 향후 이명박 정부와 언론의 관계에 대해 김영삼 정부와 비슷하게, 보수적인 언론과는 우호관계를, 진보적인 언론과는 긴장관계를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심포지엄 참석자들은 인수위원회의 비전과 원칙이 차기 정부 5년의 국정운영과 그 궤를 같이 한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67일이라는 짧은 준비기간 동안 5년의 밑그림을 다 그려낸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하였다. 그러나 짧은 시간 속에서도 인수위원회는 확고한 기본 원칙 속에서 각계의 요구를 수용하고 실현 가능한 정책 비전을 제시하여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한편, 희망제작소는 이날 <인수위 67일이 정권 5년보다 크다>라는 제목으로 14대부터 16대까지 인수위원회에 참여했던 16인과 미국 인수위 전문가인 스티븐 헤스의 인터뷰를 엮어 책으로 발간하였으며, 역대 미국 정부의 인수위원회에 대한 이야기를 엮은 리처드 뉴스타트의 저작을 <사랑받는 대통령의 조건>이란 제목으로 번역 출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