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편집자 주/희망제작소 부설 간판문화연구소는 지난해에 이어 시민참여 칭찬캠페인인 <대한민국 좋은간판상>을 진행하고 있다. 간판별동대는 다양한 직업의 시민들로 구성되어 <대한민국 좋은간판상> www.ganpansang.org 웹사이트에 네티즌이 올려준 간판 중 1차 심사 대상지를 인터뷰하고 심사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2008년 6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제2기 간판별동대는 작년보다 더 다양한 시민들로 구성되어 있다. 미술작가, 문화 관련 대학교수, 시의원, 옥외광고물담당 공무원, 간판제작자 등 도시에 직접적으로 관심을 갖고 행동하려는 참여적인 사회인을 비롯해 다양한 전공의 대학생들이 2기 간판별동대의 주인공들이다. 특히 올해는 작년보다 디자인,도시,건축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이 많이 지원해서 도시 관련 전공자들이 공공적 관점에 점차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간판별동대는 여러 차례 워크숍과 간판주 인터뷰를 통해 도시경관과 간판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하고 있다.

7월 22일(화)에는 간판문화연구소 운영위원인 김영배 EDRK 대표가 ‘법률의 이해’ ‘간판디자인 A to Z’를 주제로 간판의 공공성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다.
김영배 대표는 ‘재미있는 간판’과 ‘재미없는 간판’의 다양한 예를 보여주면서, 좋은 간판과 나쁜 간판은 도대체 무엇인가? 라는 질문으로 강의의 첫머리를 시작했다.

”?”간판디자인 A to Z, 그리고 공공성

김 대표는 우리나라 간판 관련법이 많고 복잡한데다 관습적으로 무시된다며 이를 재정비할 필요성을 먼저 제기하면서, 현재 법률 재정비 움직임을 소개했다. 간판관련법은 옥외광고물등관리법, 옥외광고물등관리법시행령 (대통령령), 옥외광고물 등 관리조례 이외에 건축법, 도로법 등 약 17가지 이상이 있는데, 이를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체계로 재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공공디자인사업과 더불어 급격히 바뀌고 있는 간판정비사업도 다양성을 존중하며 시민과 함께 차근차근 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지자체에서 발표하는 가이드라인이 본래의 뜻인 ‘권유’가 아니라 법률처럼 ‘강제’되는 현실에 우려를 표하면서, 공무원들이 탄력적이고 관용적으로 법률을 집행해줄 것을 주문했다.

김영배 대표는 <좋은 간판 10계명>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좋은 간판10계명>

1. 너무 크게 만들지 말라.
2. 빈 공간을 많이 확보하라.
3. 너무 많이 달지 말라.
4. 원색을 쓰지 말라.
5. 글씨는 간판 절반 크기로.
6. 글자 크기를 대조시켜라.
7. 상호는 인상적으로.
8. 알맞은 그림을 곁들여라.
9. 화려함보다는 친근함이다.
10. 보는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김 대표는 르코르뷔지에의 모듈(module)의 이해를 통해 건물 속에서 간판이 적절하게 위치해야 할 수평모듈과 수직모듈 원리에 대해 설명했다. 우리나라 간판문제가 심각한 것은 건물보다 간판이 튀기 때문이라며, 간판은 건물에 속해야 하며 건물의 조형성을 깨지 않는 통일성 속에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했다. 통일성이란 모든 것을 포용해야 하지만 강압적이지 않아야 하며, 그 통일성 속에서 다양성을 찾고 그것이 얼마든지 권장되어야 우리 거리를 다채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공간·시각적으로 간판을 보는 방법
간판은 지역의 개성을 표현하고, 시간과 공간을 연출하는 역할을 한다. 간판이 거리의 경관적 요소가 되기도 하고 나아가 도시를 살아있게 하는 중요한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김 대표는 거리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공간에 대한 지각심리 실험을 통해 ‘우리가 거리에서 어떠한 풍경을 원하고 편안해 하는가’에 대한 별동대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지각심리 실험을 통해 별동대 스스로 거리의 공간을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한 것이다.

김 대표는 덧붙여 게슈탈트의 형태심리학 중에 ‘도형과 배경원리의 이해’ ‘부분과 전체의 이해’ ‘다양의 통일개념의 이해’ 라는 공간지각에 대한 이론적 설명을 덧붙였는데, 별동대원들은 설명을 들으면서 좋은 간판을 평가하는 데 참고할 만한 시사점을 얻은 듯 스케치를 하거나 메모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좋은 간판은 마케팅에도 도움이 된다
크고 화려한 간판이 잘 보이고, 그런 상점이 장사가 잘 될까? 김 대표는 모든 간판이 클 경우 간판을 찾는 데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고 했다. 정보적 성격이 오히려 약화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점 주인은 간판을 가게를 알리는 중요한 수단으로 여길 때도 ‘우리 가게 간판은 특별해야 하고 아름다워야 하며, 동시에 거리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간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거리가 간판으로 혼란스러우면 고객을 끄는 상점의 매력이 소멸되지만, 거리가 아름다우면 저절로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간판의 정체성은 건물의 정체성에 포함되며, 더 나아가 거리의 정체성에 포함된다. 그러므로 간판은 성공적 마케팅의 바탕이라고 강조했다.

”?” 별동대원의 별별간판 이야기

강의가 끝난 후 간판별동대는 <대한민국 좋은간판상> www.ganpansang.org 에서 추천을 많이 받은 곳 중 시범적으로 5곳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결과로 작성한 간판리포트를 발표했다. 거주지 중심으로 4개의 조를 구성했다.
”?”별동대원 허승량씨는 직접 상점 주인과 만나 이야기 해보니 좋은 간판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는 저마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했다. 허씨는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준 상점주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B안경점을 인터뷰했는데 주인이 간판을 특별하게 만들기 위해 간판디자이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그렇게 힘들게 만든 간판이 상점수익에도 기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주인은 문을 열고 닫으면서 간판을 보고 흐뭇하게 씩 웃는다고 한다.”
허승량씨는 인터뷰 내용을 전하며 간판이 단순히 거리의 구성요소만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행복과 보람을 줄 수 있는 매개체가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별동대원 대학생 이종봉씨는 인터뷰 하러 간 두 곳이 모두 프랜차이즈 찻집이어서 직접 상점주를 만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일화를 전했다. 별동대 조원 4명 모두가 시간을 맞출 수 있는 주말에 갔더니 바쁜 시간이라 매니저와 인터뷰하기도 빠듯했다고 한다.

별별간판을 칭찬하기 위해 동네방네 다니는 간판별동대의 활동이 시민과 접점을 넓혀가는 의미있는 활동인 동시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인터뷰에 임하고 노력하였던 모습에서 다시 한번 별동대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김영배 선생은 이번 워크숍 강의에서“좋은 공간이란 사람들이 사교하고, 쉬고, 쇼핑하며, 머물고 싶은 장소를 창조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이 간판디자인의 기본철학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즉 사람이 행복하게 거닐만한 공간을 사유하고 창조하려는 노력 속에서 간판은 도시의 꽃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대한민국 좋은간판상 캠페인을 통해 널리 아름다운 간판들이 소개되고 알려져, 많은 이들이 주인으로서 개성을 드러낸 간판을 내걸기를, 향유자로서 도시의 경관과 간판문화에 관심을 갖기를, 나아가 거리가 활기차고도 조화롭게 변화하기를 꿈꿔 본다.

2008 대한민국 좋은간판상 공모는 8월 1일까지 계속된다. 현재 300개 이상 간판이 추천된 가운데, 남은 시간 동안에도 전국의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기대해 본다. 응모가 마감되면 간판별동대는 전체 좋은간판상 응모작 중 상위 10%의 다추천작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간판리포트를 작성하게 된다. 이렇게 간판리포트가 모이면 8월 중순에 1차 심사회의와 2차 심사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1차 심사회의는 시민연구자모임인 간판별동대가, 2차 심사회의는 전문가들과 간판별동대로 이루어진 좋은간판심사위원회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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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워크샵 http://old.makehope.org/news/post/view.php?id=2188
2차 워크샵 http://old.makehope.org/news/post/view.php?id=2197

대한민국 좋은간판상 웹사이트
http://www.ganpansang.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