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장 속에 평화로운 마을 만들어요”
[쿨머니, 이로운소비]<4-2>신관호 풀무우유 대표

(이경숙 기자 / 05/15 12:49)

”?”1978년. 신관호 풀무우유 대표는 만 서른살이었다. 농사 짓는 게 실망스러워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중동으로 떠났다. 집엔 두 아들과 아내가 남았다.

동갑내기 아내, 김연옥씨는 남편이 보낸 돈을 모아 소를 샀다. 2년 후 남편이 돌아왔을 때, 두 아들은 건강하게 자라 있었고 4마리의 소들은 새끼를 배고 있었다. 충남 홍성군 금평리의 평촌목장은 이렇게 시작됐다.

한 동안 부부가 운영하던 목장에 차남 준수(30)씨가 농대를 졸업하고 나서 합류했다. 준수씨는 “이대로 가면 목장 적자가 커질테니 유가공업을 겸하자”고 제안했다.

2004년, 2억원을 들여 소규모 가공공장을 세웠다. 법인 이름은 신 대표와 준수씨 부자가 졸업한 풀무학교의 이름을 따 ‘풀무우유’라고 붙였다. 회계학을 전공한 장남 강수(35)씨도 직장을 그만 두고 합류했다.

지금 평촌목장은 젖소 64마리 규모로 성장했다. 풀무우유는 지난해 연 매출 2억5000여만원을 냈다. 이들이 만드는 ‘평촌요구르트’는 생활협동조합과 ‘트루라이프’를 통해 전국으로 배달되고 있다.

신 대표는 “우리 마을의 원래 이름이 평화로운 마을, 평촌”이라며 “우리가 이름을 참 잘지었다”고 말했다. “평촌이라는 이름과 요구르트가 신기하게 이치적으로 맞는 데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 위나 장 속에 수십억 마리의 이로운 균, 해로운 균이 있는데, 이 둘이 완전 적대관계가 아니라 공존관계에 있어요. 그런데 해로운 균이 더 많아지면 몸이 안 좋아지는 것이에요. 유산균은 우리 몸 속에 들어가 해로운 균, 이로운 균의 균형을 만들어줘요. 우리 위나 장 속을 평화로운 마을, 평촌으로 만들어줘요.”

그는 “꼭 평촌요구르트가 아니어도 좋으니 커피 대신 진한 요구르트 한 잔 드시라”고 권했다. 단, 평촌목장의 소처럼 행복한 젖소들이 만든 요구르트라면 더 좋겠다고 덧붙였다. 평촌목장은 젖소 사료의 85% 이상을 유기농 재료로 공급한다.

한주에 3톤씩 팔린다지만 풀무우유는 아직 적자 상태다. 수지타산을 맞추려면 한주에 5톤 정도는 팔아야 한다.

30년 전, 중동에서 벌어온 돈으로 다른 사업을 했다면 지금쯤 편히 노후를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어차피 농사에 실망하고 떠났던 그가 아니던가?

신 대표는 처음엔 “소 네 마리를 새끼 낳을 수 있게 키워놓은 아내가 신기해서”라고 답했다. 그러더니 “막내 준수씨가 어릴 때부터 농사를 좋아해서”라고도 덧붙였다. 어쩐지 핑계로 들렸다.

“원래 어머니, 아버지 살아계셨을 때부터 살던 집이라 떠나기도 싫었고”라며 그는 잠시 말문을 닫았다. 그의 시선을 따라갔다. 그는 목장 앞에 지은 자신의 벽돌집과 그 곁에 이어 지은 ‘막내’의 나무집을 바라보고 있었다.

“중동에서 건설 일했을 때 존 바에즈의 ‘포트랜드타운’이라는 노래를 들었어요. 포트랜드란 마을에서 나서, 결혼하고, 아이들을 전쟁터에 보내고, 또 살아간다는 얘기었어요. 그 노래 들으면서 여길(집과 마을) 생각했어요.”

그의 네살배기 손자는 흙 파고 놀길 좋아한다. “농사 좋아하는 제 아비를 닮은 모양’이라며 허허 웃는 그의 얼굴이 ‘평촌’ 같았다.

↑신관호 풀무우유 대표가 설명하는 ‘평촌’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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