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소기업발전소 주] 지난 1월 희망제작소 소기업발전소에서 발굴한 1차 희망소기업 경영 지원 대상자인 ‘풀무우유 영농조합’이 머니투데이 ‘이로운 소비’ 캠페인의 일환으로 자세히 소개되었습니다.

광우병이라는 화두가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하는 이 때에 묵묵히 국민의 건강과 올바른 먹거리를 생산하는 축산 생산자의 마음으로 유기농 요구르트를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있는 풀무우유.

아직은 찾아주는 사람이 많이 없어 젖소의 우유를 많이 짜지 않고 있다는 신관호 대표의 말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국민의 건강을 생각하는 유기농 먹거리의 장점을 살려 온 나라에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램을 해 봅니다.

소기업발전소에서는 희망소기업의 경영 활성화를 위해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 입점 등 신규 유통 판로 개척, 한국디자인진흥원을 통한 디자인 개발 나눔 사업, KT IT 서포터즈의 웹 활용 교육, 풀무원 기술연구소의 품질 관리 컨설팅 등 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영 분야의 지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차 희망소기업 선정을 위한 공개 모집과 발굴 작업은 6월 경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하 머니투데이 쿨머니 기사 원문)
이 소가 먹고 사는 법
[쿨머니, 이로운소비]<4-1>행복한 소가 만드는 평촌요구르트

이경숙 기자

[세상엔 두 가지 소비가 있습니다. 환경 혹은 사람에게 해로운 소비, 환경 혹은 사람에게 이로운 소비. 우리 주변을 조금 돌아보면 환경과 사람을 살리는 상품과 서비스들이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는 내게 이로워 남에게도, 세상에도 이로운 소비를 제안합니다.]

”?”결국 소가 먹는 게 문제다. 미국산 소는 가축 사체로 만든 사료를 먹고 광우병 공포를 불렀다. 이탈리아 젖소는 쓰레기로 오염된 풀을 뜯어 먹어 ‘다이옥신 치즈’ 파문을 일으켰다.

지금 우리가 먹는 우유, 요구르트는 뭘 먹은 소가 만들었을까. 희망제작소 소기업발전소가 추천한 충남 홍성군 금평리의 영농조합법인 ‘풀무우유’를 지난 9일 찾아갔다.

풀무우유를 생산하는 평촌목장. 사육장에 들어서자 시큼한 풀냄새가 물씬 풍겼다.

신관호(60) 풀무우유 대표가 느릿하게 말했다. “냄새가 좀 나쥬? 조사료(粗飼料, 건초 등 섬유질이 많은 사료)에 유산균을 섞어서 그래유. 만지지 마유. 손에 냄새 배유.”

안은 넓었다. 500평이라고 했다. 운동장 바닥에 톱밥이 보송보송했다. 5월 오후의 느긋한 햇살이 톱밥 위로 굴렀다.

스무 마리 남짓한 젖소들이 운동장 한 켠에 뭉쳐 앉아 우물우물 되새김질을 하거나 졸고 있었다. 사육장 뒤 언덕에서 바람이 불어 소등을 스치고 지나왔다. 풀향기가 났다. 소똥 냄새는 어디로 가고?

신 대표는 “발효한 조사료를 먹이면 소똥에서 냄새가 덜 난다”고 했다. “소도 사람하고 같아유. 장이 건강해야 몸이 건강하쥬.”
”?”그가 사육장 바깥으로 기자를 이끌었다. 초등학교 운동회에서나 굴림직한 크고 흰 공들이 야외창고 안팎에 그득히 쌓여 있었다.

“그게 유기농으로 키운 조사료들이에유. 우리 목장 오시다가 길가에 상자들 보셨쥬? 그게 오리장이에유. 이 근처엔 오리농법으로 유기농하는 농가가 많아유.”

건초 중 보리, 수단그라스, 호밀은 차남 준수(30)씨가 2만5000여평 밭에서 직접 유기농으로 키운 것이다. 지붕까지 올라간 건초더미들을 바라보면서 신 대표는 쌀독 채운 어머니처럼 뿌듯하게 미소 지었다.

곡물, 겨, 깻묵으로 만든 농후사료들은 ‘돌나라유기인증코리아’의 인증을 받은 것이다. 유기농 사료가격은 일반사료의 두배에 이른다. 중국산 유기농 ‘알팔파’ 20kg 한 포대에 1만4500원이다.

알팔파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사람들도 먹는다는 채소다. 평촌목장 젖소들은 사람으로 치면 유기농 김치에 유기농 쌀밥을 먹는 셈이다. 소 먹는 것이 사람보다 낫다.

부러운 맘에 건초를 씹는 소한테 손을 내밀었다. 소는 긴 혀로 손가락을 쓰윽 핥더니 못 먹을 것 먹은 표정으로 고개를 휙 돌리고 물러났다. 다른 소가 터벅터벅 다가와서 소의 목덜미를 핥아줬다.
”?”이곳 소들의 큰 눈엔 불안도, 분노도 보이지 않았다. 낯선 사람조차 느긋한 눈길로 바라봤다. 아마 이것이 행복한 소들의 눈망울인가 보다.

평촌목장 젖소는 모두 64마리다. 500여평 사육장엔 젖 짜는 소 26마리와 건유소 4마리, 200여평 사육장엔 임신한 소 8마리, 120평 사육장엔 육성우(어린 소) 26마리가 산다.

소들의 일과는 여유롭다. 출근은 새벽 6시. 목장 안주인 김연옥(60)씨가 “응아 하자, 응아 하자”하고 엉덩이를 툭툭 치면 똥을 누는 게 첫 일이다. 젖 짜러 착유실에 들어가기 전에 장을 비우는 것이다.

젖은 하루에 두번, 새벽 6시와 저녁 6시에 짠다. 그 외 시간엔 먹고 자고 논다. 배 고플 땐 자동급식기에 목을 들이밀고 농후사료를 받아 먹는다. 기계가 목에 달린 칩을 감지해 필요한 분량의 사료를 준다. 심심할 땐 여물통의 조사료를 씹는다.

소 주인들은 바쁘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사육장을 청소하고 젖 짜고 소 먼저 챙겨 먹이다 보면 정작 주인들은 오전 8시반이 넘어서야 밥숟가락을 든다.

일주일에 3톤씩 요구르트를 발효하는 일은 장남 강수(35)씨 몫이다. 95도로 열처리 살균한 후 38도로 식힌 우유에 덴마크산 유산균을 넣은 후 발효하고 나면 새벽 3시가 훌쩍 넘어가기 일쑤다.

밤새 만든 발효유에 경북 칠곡산 친환경 사과즙과 유기농 설탕을 넣으면 ‘평촌요구르트’가 완성된다. 이곳 소들은 제 몸에 좋은 음식을 얻어 먹는 대신 사람 몸에 좋은 요구르트를 주면서 주인들과 공생한다.

다들 하루에 5~6시간씩 자면서 일하지만 소 주인들의 표정은 소들만큼이나 평화로왔다. 신 대표는 “큰 뜻이 없다”고 말했다.

“꿈이유? 그냥 우리 가족이 농사지으면서 같이 사는 거쥬, 뭐. 깨끗한 음식 만들어서 ‘평촌요구르트’하면 맛있고 좋은 것이다 평가 받을 수 있으면 되구유.”
”?”강수씨가 냉장고에서 요구르트를 꺼내왔다. 단백하고 신선한 맛이 집에서 방금 발효시킨 요구르트 같았다. 단맛은 그닥 강하지 않았다. ‘이것이 내 손을 핥은 그 소의 젖인가’ 싶자, 요구르트가 귀엽단 생각이 들었다.

곁에서 신 대표가 “원칙적으로 소를 관리해서 정상적으로 만들어낸 젖으로 상식적으로 가공했다”고 설명했다.

“요즘 음식이 그렇잖아유. 사람 환심을 사려고 기능성이니 뭐니 여러가지 만드는데, 제일 좋은 건 기본을 지키는 식품이에유.”

신 대표와 차남 준수씨는 풀무학교 선후배다. 1958년 농민운동가 이찬갑, 주옥로 선생이 개교한 풀무학교는 생명을 섬기는 법을 가르친다.

풀무학교의 생명사상은 ‘풀무우유’라는 조합이름과 평촌목장의 사육장에 녹아 들었다. 평촌농장은 올해 안으로 유기농 축산 인증을 받을 계획이다.

희망제작소의 소기업발전소는 지난해 11월 가족 영농조합인 ‘풀무우유’를 가내 유가공 촉진 ‘희망소기업’으로 선정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매주 평촌요구르트를 주문해서 마시고 있다”며 “맛도 좋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홍보했다.

“목장에서 3부자를 만나 인터뷰를 하면서 소비자를 생각하는 그 정성과 열정에 감동 받았습니다. 여러분도 풀무우유의 평촌요구르트를 드시면 건강도 지키시고 지역 경제도 살리실 수 있습니다.”

미국도 공장식 집단사육이 발달하기 전엔 가족농장에서 우유와 쇠고기를 생산했다. 그 시절엔 광우병 논란이 없었다. 다른 동물의 시체를 갈아만든 사료를 먹일 필요가 없었으니까. 가족농장은 지역 경제뿐 아니라 우리 먹거리의 선순환을 지켜준다.

평촌요구르트는 전국 생활협동조합(www.co-op.or.kr), 인터파크의 희망소기업 몰, 식품업체 ‘트루라이프’를 통해 살 수 있다. 풀무우유(문의전화 041-631-3433)를 통해 직접 택배 주문을 할 수도 있다.


↑신강수 풀무우유 부장의 평촌요구르트 제조과정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