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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장을 사는 사람들 (5)
제 박사 논문 심사위원회에 계신 교수님 한 분께서 제게 이렇게 물어보셨습니다.
“그래서 나정아, 네게 ‘나이’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니?”
사람의 나이에도 종류가 많습니다.
1. 태어난 지 몇 년이 지났다는 것을 알려주는 일반적인 의미의 나이: “난 몇 살입니다.”
2. ‘느끼는’ 나이: “난 ~살로 느껴져요.”
3. ‘보이는’ 나이: “난 ~살로 보여요.”
4. ‘할 수 있는’ 나이: “난 ~살 사람들이 하는 것을 할 수 있어요.”
5. ‘관심사’ 나이: “난 ~살 사람들이 관심 있는 것이 좋아요.”
6. 상대적 혹은 비교적 나이: “난 동년배에 비해서 늙어요, (혹은) 젊어요.”
7. ‘원하는’ 나이: “난 내가 지금 ~살이면 좋겠어요.”
이렇게 사람의 나이를 수많은 종류로 분류하는 미국 학계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그동안 인생의 세 번째 장을 사는 미국 시니어 분들과 대화하면서 느꼈던 점들이 하나씩 되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본 미국은 젊음, 에너지, 활기, 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입니다.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하는 사회입니다. 이러한 사회에서 나이가 든다는 것은 젊음을 잃는다는 의미를 지니며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집니다.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광고들만 보고 있어도 사회가 얼마나 젊음을 강조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심리학계에서 나이 든다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려는 일환으로 ‘Aging Well’이라는 운동을 벌일 정도입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이 나쁜 면뿐만 아니라 좋은 면도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학파입니다.
[##_1C|1038084903.jpg|width=”400″ height=”532″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학교 캠퍼스에서 우연히 발견한 광고입니다_##]
‘연륜’과 ‘공경’이 알게 모르게 근저에 깔려 있는 한국 사회에서 자란 저는 ‘나이’라는 단어에 매우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미국 시니어들이 어색하게 다가왔습니다. 처음에는 개인차라고 생각을 했지만 한 분 한 분 대화하며 나이와 관련된 질문을 할 때는 단어 선택도 정말 신경써서 해야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인생의 목표 중 하나가 ‘우아한 할머니 되기’였던 제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사고방식이었지만, 미국 사회에 깔려 있는 문화를 생각을 해보니 조금씩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인생의 두 번째 장처럼 활기 있게 열정을 가지고 사는 미국 시니어의 긍정적인 면만 바라보다가, 나이에 대한 고찰은 그 밑에 깔린 부정적인 면들도 볼 수 있게 하였습니다. 제가 인터뷰를 한 시니어 몇 분께서 “난 운전을 더 이상 할 수 없어서 사무실에 나오지 못하는 그 날까지 일을 할거예요” 아니면 “젊은 친구들과 나는 힘에 있어서는 다를 바가 없어요” 라고 말씀하실 때, 일에 대한 열정만 담긴 것이 아니라 미국 사회의 나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대한 반응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이를 정의하는 다양한 방식은 ‘나이’가 정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여러분에게 나이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요.
글_ 김나정 (보스턴 컬리지 경영학 박사과정)
najung.kim@bc.edu
● 연재목록
1. 세 번째 장을 사는 사람들
2. 인생의 의미, 한 문장으로 간추리면
3. 낯선 자신이 두려운 시니어에게
4. 어떤 자원봉사 자리 찾아드릴까요?
5. 나이에도 종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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