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이 꿈꾸는 교육·복지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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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관클럽은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모인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모임입니다. 지방자치 현안 및 새로운 정책 이슈를 다루는 격월 정기포럼을 개최하며, 매월 정기포럼 후기 및 지방자치 소식을 담은 웹진을 발행합니다. 월 2회 진행되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인터뷰를 통해 지방자치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예로부터 온양온천으로 유명한 곳, KTX 경부선이 신설되면서 역이 생기고 현대와 삼성이라는 대기업 생산공장이 자리하면서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곳, 광역전철 개통으로 수도권과 1일 생활권으로 편입되면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곳 아산, 기업도시로 지난 10년간 인구가 10만 명이나 늘어났고, 인구 대비 전국 지자체 예산규모 1위인 아산시는 어떤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을까? 복기왕 시장을 만났다.

윤석인 희망제작소 소장 (이하 윤): 먼저 아산시는 어떤 곳인지 소개해 주시지요.

복기왕 아산시장 (이하 복): 아산은 오래 전부터 도시가 형성되었던 곳인데, 86년에 온양읍이 시로 승격되면서 아산군이 아산군과 온양시로 분리되었다가 95년도 도농통합 때 온양시와 아산군이 다시 합쳐져서 아산시로 되었습니다. 온양온천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온양이라는 지명은 잘 알고 계신데, 아산은 생소해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아산이라는 이름을 홍보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온양이라는 이름은 많이 알려져 있긴 하지만 온천도시, 관광도시로서의 이미지만 있는 반면에, 아산은 25년 전에 현대자동차가 들어오고 삼성디스플레이가 들어오면서 산업적으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이 강점입니다. 그리고 세종시가 만들어지면서 서울과 세종시를 연결하는 거점 도시로 아산과 천안이 가장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한 발전 가능성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도시가 아닌가 싶습니다. 현대와 삼성을 비롯하여 1,979개 기업체가 위치하고 있어 무역수지 흑자 1위, 대한민국 무역수지의 80% 이상이 아산에서 나온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산에서 수출하는 것은 거의 온전한 완제품이기 때문에 많은 흑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_1C|1016387912.jpg|width=”400″ height=”266″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복기왕 아산시장_##]

예산 9,000억 원? 우리도 부족해요!

윤: 그것이 세금으로 들어오나요? 법인세는 본점이 있는 곳에서 내기 때문에 정작 공장이 있는 지자체의 세수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던데요.

복: 지방세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800~1,000억 원 사이 정도 됩니다. 이익이 났을 때 종업원 수에 따라 일정 부분 나누는 비율이 있습니다. 그래서 법인세 전부는 아니어도 삼성이 아산시 세수에 기여하는 바는 큽니다.

윤: 아산시 예산이 9,000억 원이 넘었는데요. 인구 비례로 치면 전국 단위로는 아마 가장 큰 규모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자체 중에 단순 규모로 가장 크다는 성남이 인구가 100만 명이 조금 안되는데 예산이 2조 원 가까이 되거든요. 그런데 아산은 인구가 30만인데 예산이 1조 가까이 되니까 엄청나다고 볼 수 있네요. 가용예산은 어느 정도 되나요?

복: 어디까지를 가용예산으로 보는가에 따라 다른데요. 반드시 지출해야 될 예산들을 따져보면 남는 것이 없어요. 사실 시설관리니 사회복지비니 각종 사업으로 국도비 매칭으로 지출하고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민원 부분에서 쓰고 나면 가용 예산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부분까지 가용예산으로 본다고 하면 500억 원 이상은 정책 판단에 의해서 쓸 수 있습니다.

윤: 민선5기 임기가 2년 반을 넘었습니다. 그동안 핵심 과제로 추진하시고 성과가 좋았던 것은 어떤 것이 있는지 소개해 주시지요.

복: 임기 초반에는 시정운영 방식을 참여와 소통을 통해 이뤄지도록 변화시키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사업 분야에서는 학교급식을 친환경으로 지원하면서 소비 뿐만아니라 생산까지 지역 내에서 이뤄지도록 순환구조를 만드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유통센터 건물도 짓고 농민들 교육도 시켜서 지역학교에 친환경 식재료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최우선으로 진행해서 모범적으로 잘 실행이 되고 있습니다. 금년 말 정도에 생산부분만 갖춰지면 학교 급식 부분에서 로컬푸드 시스템의 완성을 아산에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시외버스터미널을 재건축하고 그 곳을 문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지역주민들의 가장 큰 숙원 사업이었는데, 그 문제를 다행히 임기 초에 풀 수 있어서 현재 공정대로 잘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올 연말이면 터미널이 완공되고 대형 쇼핑몰과 영화관 등 종합 복합시설이 들어올 것입니다.

윤: 민자 유치로 들어오는 것인가요?

복: 네. 순수한 민자 유치로 들어오는 사업이어서 행정에서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단일권 사업으로 관심을 많이 두었던 것은 교육·복지 분야입니다. 아산 특성에 맞는 것을 만들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지방 도시들 대부분의 고민이기도 한 지역 간 교육 불균형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특히 아산은 생활권이 비슷하고 양질의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는 천안이 인근에 있어서 최소한 중등분야의 교육경쟁력을 맞추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시설 개보수를 비롯해서 아산시만이 갖고 있는 프로그램을 찾아내는데 노력을 하고 있고 지금도 많은 고민을 하는데, 예산도 타 자치단체에 비해서 많이 투여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학교 급식으로 지역 먹거리 시스템 구축

윤: 앞서 친환경농업 기반을 확대하신다고 하셨는데, 추진하고 계시는 정책들을 더 소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복: 올해부터 3년 동안 1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서 광역친환경농업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합니다. 아산에는 한살림생산자조합이 오래전부터 있어서 친환경농업의 실질적인 기반과 노하우가 있습니다. 다만 이분들이 일반 관행농과는 묘한 정서적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농협을 중심으로 친환경농업을 확산시켜보자는 생각으로 농협 중심의 법인을 만들어서 광역친환경농업단지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광역단지 조성사업에서 40% 정도의 예산을 축산분뇨 자원화 사업에 투자를 했습니다. 올해부터 축산분뇨 해양투기가 금지됐는데, 그런 것까지 액비화하여 자원으로 이용하는 것이죠. 이런 것들이 규모 있게 진행되면 3~4년 후에는 친환경농업 부분에서는 어느 곳 못지않게 잘 될 것입니다. 생산은 이렇게 진행이 되고, 소비 측면에서 로컬푸드 실현을 위한 1차적 시험대는 학교 급식입니다. 그리고 로컬푸드 매장을 만들어서 지역 농산물을 공급하려고 합니다. 우리 시 인구 중 농업인구가 10%정도 되는데, 도시민 생활을 하고 있는 시민들이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농산물을 소비하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개방화시대에 우리농업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거에는 친환경농업이 힘들고 손 많이 가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농민들도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있습니다.

윤: 농업인구가 10%인데, 그 중에 친환경농업에 참여하고 있는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요?

복: 현재는 한살림생산자조합에 관련된 분들 위주여서 비율이 높지 않습니다만, 앞으로 농협이 참여하면서 생산기반 자체를 친환경 농업으로 전환하려고 합니다.

윤: 완주, 전주는 학교급식을 공공급식으로 확대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이 먼저 친환경 식자재를 활용하는 모범을 보여 일반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농민들도 관행농업에서 친환경농업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생산자에게는 안정된 판로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인데요. 아산은 어떤지요?

복: 사실 공공기관이라고 하는 시장이 워낙 좁아서 상징적으로 할 수 있는 곳이 시청 정도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지역에 삼성이나 현대그룹의 대형 공장이 있지만 자체 푸드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그룹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곳은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_1C|1379678314.jpg|width=”400″ height=”266″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아산시 학교 급식 지원센터 준공식_##]

윤: 아산은 쌀 생산량이 많기 때문에 친환경농업으로 전환을 하면 쌀이 공급과잉 상태여서 판로가 앞으로 쟁점이 될 것 같은데요.

복: 그 문제가 걱정입니다. 이번에 친환경농업으로 전환하면서 1년차 무농약 쌀이 나왔습니다. 이미 지역 학교에는 유기농 쌀을 공급하고 있어서 이것을 어떻게 판매할 것인가가 고민입니다. 서울에 있는 학교나 다른 곳에 판매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윤: 결국 삼성이나 현대 같은 곳에서 무농약 쌀을 구매해 주어야 할 것 같은데요. 이런 사례들을 한번 조사해서 기업체에 제안해 보는 것이 어떤지요. 둘 중 한 곳이라도 된다면 소문이 나서 확산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복: 학교급식센터가 만들어 지고 계약생산을 통해서 납품까지 잘 진행이 되면 제2의 판로들을 개척할 생각입니다. 아산에 있는 많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로컬푸드를 이용하게 할 수도 있고, 단체 급식처를 대상으로 확대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윤: 친환경농산물 판매를 위해서 서울 서대문구와도 협약을 맺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느 정도 성과가 있나요?

복: 아직 진행된 것은 없습니다. 그동안 포괄적 협약을 맺었고 이번에 서대문구와 친환경 무농약쌀 공급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금년에 친환경 1년차 무농약 쌀이 270톤 정도가 생산되었는데, 서대문구가 급식부분에서 1년에 쌀 600톤을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윤: 농가소득안정을 위해서 농업경영안정기금이라는 것이 시에서 조례를 만들어서 독자적으로 하는 거죠? 어떠한 목적으로 만드신 것인가요?

복: 시의 돈으로만 하는 것인데 아직 기금이 다 모이지 않아서 사용을 못하고 있습니다. 농민들에게 저렴한 이자로 대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는데, 현재는 대출금리가 대폭 내려가서 이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와 여건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노력은 하고 있지만 목표했던 사업을 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그래서 어떤 식으로 운용해야할지 재검토를 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온양온천, 지속가능한 힘을 키워라

윤: 두 번째 역점사업으로 시외버스터미널 신축 착공을 말씀하셨는데요. 민자사업이라 행정의 역할이 한계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만,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사업이 착공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요?

복: 사실 터미널 신축사업은 전액 민자사업이라서 별로 할 이야기는 없습니다. 다만, 민자 사업자가 여기서 이익을 내는 구조가 될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도와주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윤: 온양 쪽에 있는 것을 다시 신축하는 것인가요?

복: 그렇습니다. 옮기게 되면 터미널 근처에 형성되어 있는 상권이 어려움에 처하고, 20년 전에 한번 옮긴 것이어서 다시 옮긴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터미널 신축 사업은 시민들이 볼 때 제일 잘 했다고 하는 사업인데요. 업체 측에서는 적자 사업이지만 그냥 두는 것보다 일찍 시도해서 적자를 최소화시키겠다는 판단이 들었던 것이고, 저희는 행정적 지원 부분에서 업무 처리 속도를 내겠다고 해서 잘 진행이 된 것입니다.

윤: 터미널을 아산시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어떤 의미인지요?

복: 현재 추진하고 있는 터미널은 당초보다는 규모를 줄여서 9층 규모입니다. 사실 아산에는 인구가 30만 명이나 되지만 영화 상영관 하나 없습니다. 그동안 상영관 하나 갖고 있는 영화관이 운영되다가 그 곳마저 문을 닫아서 영화관이 하나도 없습니다. 서울 같은 경우는 30분 전철타고 영화 보러 가는 것이 가까운 것이지만 아산 같은 지방은 30분을 가는 것도 굉장히 멀리 가는 것이고 시 경계를 넘어 천안까지 가는 것은 부담스럽기 때문에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쪽에 영화관을 비롯해서 쇼핑문화 공간이 생긴다는 것은 지역민이 이곳에서 소비하고 즐기는 것이기 때문에 아산시 입장에서는 터미널을 랜드마크화 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윤: 온양은 구도심 재생사업이 필요한 단계는 아니죠? 그래도 온양을 지키고 유지하고자 다양한 고민들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고민들이 있는지요?

복: 기본적으로 구도심을 중심으로 한 주거단지들이 있어서 아직 그런 상태까지는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KTX가 있는 신도시에는 계획적으로 도시기반시설이 갖춰지고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어서 조금 걱정이긴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아산시 개발계획을 추진할 때, 구시가지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하고, 교통의 경우에도 구도심으로 들어올 수 있는 구조로 짜는 등의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해야하는 숙제가 있습니다.

온양을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터미널 신축과 함께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온양온천, 그리고 온천과 연결된 전통시장을 살리는 것입니다. 전통시장을 문화관광형으로 개발하려고 상인들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금년 말에 주차장을 짓고 나면 전통시장 내를 차 없는 거리로 해서 다양한 작은 문화 이벤트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그러면 젊은 층은 터미널로, 중장년층은 시장으로 오게 되고 그로 인해 구도심의 활성화까지 가능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구도심 활성화에서 중요한 것은 온양온천의 경쟁력을 떨어뜨리지 않는 것입니다. 온천 때문에 사람들이 이곳으로 오고, 온천 때문에 왔다가 전통시장에 한 바퀴 둘러보고 하는 것이 어느 정도 연세 있으신 분들의 코스이거든요. 그래서 온천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온천수를 이용한 화장품, 입욕제, 뷰티상품을 만들고 있고, 도고온천은 대전대학과 연계해서 한의원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전국 최초 사례일 것인데, 그것을 온양온천에서도 만들어서 각 체질마다 온천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를 진단해 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윤: 온천이 예전에 비해 많아졌어요. 예전엔 온양과 몇 곳 밖에 없었는데 요즘엔 곳곳에 온천이 생기다보니 온양을 주목하는 것이 낮아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온천수가 가지는 경쟁력이 있어야 하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말씀 부탁드립니다.

복: 새로 개발된 온천은 많지만 전통온천은 적기 때문에 온양온천은 전통온천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합니다. 그리고 도고 온천은 전통온천은 아니지만 보양온천 지정을 받았고, 아산 스파비스는 신식 온천입니다. 사실 이곳은 목욕탕이라고 쓰여 있는 곳도 다 온천입니다.

윤: 임금님이 이용한 곳, 대통령이 이용한 곳 같은 스토리텔링을 만들어서 온양 온천의 가치를 높이는 작업을 해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복: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여기는 임금이 와서 보름에서 길게는 석 달 정도 머물다 간 온양행궁이 있었던 곳이기도 한데, 그곳이 현재는 시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복원을 하려고 해도 시에서 감당할 수 있는 비용이 아니라서 어려운 상황입니다. 아울러 여기 온천 사업자들은 추가적인 예산 투입 없이도 충분히 이익이 나는 상황입니다. 스파비스나 도고 온천은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 경쟁력이 생기는데, 온양온천 같은 경우는 물 자체로만 하는 수준에서도 유지관리가 되기 때문에 이곳을 더 활성화해야겠다하는 생각은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2016 전국체전 유치, 배수진을 치다

윤: 2016년 전국체전 유치를 주요 성과로 꼽으셨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복: 사실 100회 전국체전 유치는 우리가 못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충청남도에서는 이미 천안에서 전국체전을 하면서 상당한 재원을 투여해서 부담스럽다고 생각을 했고, 충남에서 하려면 균형발전 차원에서 내포에서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사실 아산에서는 천안과 경쟁하는 심리가 있습니다. 천안과 아산은 전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수도권을 제외한 도시 중에서 재정자립도가 높은 곳으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산시 입장에서는 우리가 가능성이 있을 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입장이었습니다. 시민 서명운동을 받으면서 배수진을 치고 진행하였습니다. 일부에서는 유치 가능성도 불분명한데 왜 이렇게 세게 하느냐, 안되면 이 허탈감을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 이런 걱정들을 많이 하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체전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온천과 농업, 이것이 아산시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면 일자리와 함께 젊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서 그 사람들이 뭔가 여기서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있어야 한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것을 스포츠 분야라고 생각했던 것이고, 체전을 유치하게 되면 도시 경쟁력을 좌우하게 되는 인프라를 유치할 수 있는 객관적 조건이 만들어지니까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에 하지 못하면 16개 시도니까 20년 후에나 오는 기회라고 생각해서 최선을 다했고, 운이 좋게도 결과가 잘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윤: 국비 지원은 얼마나 되는지요?

복: 별로 안 나와요. 총 350억 원입니다. 이정도면 행사비용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시  입장에서 보면 현재 국가사업으로 진행되는 여러 가지 도로공사가 2016년 전국체전으로 인해서 공정이 1~2년 정도만 앞당겨져도 그만큼 성장이 빨라지는 것이고, 사업 요청을 할 때도 명분이 됩니다. 그런 것으로 활용을 하려고 하는 거지, 그 자체로 돈이 내려오거나 그런 것은 거의 없습니다.

윤: 그래도 시설 만들 때 도비는 좀 나오지 않나요?

복: 아주 일부입니다. 도가 도청 이전을 하면서 재정이 많이 좋지 않은 상황일겁니다. 국도비가 올 때 시도비가 5:5 정도가 원칙인데, 우리 도는 8:2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이 상황에서 도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윤: 역으로 아산시가 예산이 넉넉하니까 할 수 있는 것이네요.

복: 우리는 감당을 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어서 하는 것이죠.

윤: 천안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천안 아산 통합이야기는 지금은 거의 없나요?

복: 지금은 아예 나오지 않습니다. 원칙적으로 행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통합을 한다는 측면에서는 찬성합니다. 그런데 2009년 당시에는 지역적인 개성과 특성을 무시하고 중앙에서 통제하기 좋은 행정 효율성 중심으로만 접근을 했기 때문에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부 정치권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 찬반을 둘러싼 쟁점을 만들다보니까 통합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윤: 지금 수준에서 대도시끼리 통합은 중요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도가 없어진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 시끼리 통합이 상당한 의미가 있는데 말이죠. 이전부터 계속 천안과 관계가 문제가 되는 것처럼 보이네요.

복: 천안과 아산은 모든 것이 비교를 하게 됩니다. 천안은 1200석짜리 문화예술회관 같은 기반들이 잘 갖춰져 있는데 추가로 다른 것을 짓는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아산은 아직 그런 것이 없어요. 자꾸 이렇게 비교가 됩니다.

윤: 천안이 그렇게 기반시설을 확충할 수 있는 여건이 되나요? 재정이 넉넉한 이유가 따로 있나요?

복: 아산시가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 10년 정도 되는데 그 시기의 천안은 이미 인구 40만 명 도시로 성장하는 곳이었습니다. 현재는 58만 정도로 아산의 2배 정도입니다. 그러다보니까 저희가 힘든 상황이죠. 우리는 청소년문화센터라고 좋은 시설을 지었습니다. 이런 시설을 가지고 있는 곳도 많지 않은데, 사람들은 일반적인 문화예술회관을 이야기 합니다.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농촌 교육, 찾아가는 방과 후 학교로 풀다

윤: 앞서 교육과 복지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교육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복: 사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공부를 더 잘 하기 위해서, 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지역을 떠나는데, 그런 학생들을 위한 지원이 필요했습니다. 장학금은 일반적인 것이고, 시비를 온전히 투입을 해서 ‘스마트스쿨’이라는 것을 별도로 운영을 합니다. 우수한 학생들이 우수한 강사진으로부터 배우고, 학습의 동기부여를 위해서 지역 출신 대학생들과 1:1 코칭을 할 수 있게 멘토를 맺도록 했습니다. 시작한지 2년 정도 지났는데 반응이 좋습니다. 3~4년 후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지 않을까 싶은데, 초기에는 좀 마찰이 있었습니다. 전교조 선생님들과 시민단체에서 우수학생들한테만 이렇게 지원해도 되는 것이냐고 하면서 ‘더 이상 당신은 우리 시장이 아니다’ 하는 피켓을 들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 정책을 실행하면서 좀 상처를 받았습니다. 진보를 말씀하시는 분들이 정책 하나 달라졌다고 적군이 되니까 참 가슴 아픈 이야기입니다. 활동하셨던 분들 중에서 우리 지역 출신 분들은 찬성은 아니지만 이해는 한다고 이야기를 하거든요. 그런데 원칙만 보면 나쁜 정책이라고 볼 수도 있죠.

윤: 교육 전반에 대한 지원정책 속에서 수월성 분야도 지원하면 크게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요.

복: 물론 다른 것도 하고 있습니다. 제가 교육정책 중에서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것이 얼마 전에 메니페스토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방과 후 학교’입니다. 시골마을에 아이들이 떠나지 않아야 빈 마을이 되지 않고 농촌이 활기를 찾을 수 있는데, 도시와 시골의 교육 혜택 차이가 엄청 납니다. 그래서 마을회관으로 직접 찾아가서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하는데, 밤늦은 시간까지 가능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이들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교육적 측면뿐만 아니라 공동체를 유지시키는 측면에도 긍정적이고 자랑할 만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윤: 어떻게 운영하는지 조금 더 자세히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복: 마을회관이나 교회, 성당 같은 공간을 사용하고 선생님 비용은 시에서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유가 있는 학부모님들은 그 시간대에 오셔서 도움을 주시고 계십니다. 방과 후 학교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양과 질의 두 측면 모두 확대를 할 생각입니다. 영어, 수학 등의 과목도 다루고, 학예회 발표도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단계에서 중학교 단계까지 넓힐 생각입니다.

윤: 기존의 것과 다른 점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복: 기존의 방과 후 학교는 밤늦은 시간에는 불가능한데, 마을회관이나 교회에서 하면 집과 거리가 멀지 않아서 늦은 시간에도 걱정 없이 운영이 가능합니다.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방과 후 학교를 시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곳은 저희 밖에 없을 것입니다.

마중버스, 마중택시

윤: 마중버스, 마중택시는 어떤 것인가요?

복: 일종의 마을버스라고 보시면 됩니다. 큰 버스가 들어가기 어려운 곳에 작은 버스가 들어가서 주요노선까지 연결해주는 것입니다.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두 가지로 민원이 압축됩니다. 교통과 도로, 길 뚫어 달라는 것과 버스를 좀 더 들어오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교통부분은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민간 사업영역이라 공공기관이 손을 쓰기도 어렵고 해서 지금까지는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이죠. 그동안은 시내버스업체한테 오지노선에 대한 지원금을 주고 있었는데 사실 효과가 전혀 없습니다. 시골에 사는 분은 한 달에 한 번 시내로 나와야되는데 버스가 없다고 불편함을 지속적으로 얘기하고, 버스 업자는 매번 들어가도 빈차로 나오는데 거길 왜 노선을 만들라고 하느냐는 양측의 줄다리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오늘도 일부 언론에서 마중버스도 지나치게 비효율적이라고 이야기를 했던데, 오지노선은 효율을 따져서는 안 됩니다. 등하교 시간과 장보러 나오는 것 정도의 대중교통은 기본이라고 봅니다. 그 정도는 갖춰져 있어야 귀농귀촌 얘기도 하고 시골에서도 살 수 있다고 말을 할 수 있는 것이죠. 이런 기본적인 교통복지 부분에 대해서 저희가 작년부터 투입을 시작하고 그 이름을 마중이라고 붙인 것입니다. 그리고 큰 버스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수익노선 중심으로 배차를 하고, 작은 버스는 신도시의 아파트 중심으로 순환을 해서 큰 버스와 환승할 수 있게 하면 서로 편리합니다. 요금도 환승제로 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버스 업체한테 오지노선에 들어가는 적자 보전액을 굳이 더 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재정효율성도 높일 수 있습니다.

택시는 콜택시처럼 운영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국토부에서 수요응답형 교통체계를 운영하라고 했는데, 재정지원을 해주던지 시범적으로 운영을 해보던지 해야 하는데 안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택시에 대해서 처음으로 시도를 해 보았는데, 버스가 들어가서 계속 공차로 나오는 비용보다 택시가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저희 고향이 23가구인데, 버스를 아침, 저녁으로 한 번씩 갔던 것을 네 번으로 늘려주었어요. 그런데 매번 공차입니다. 택시로 하니깐 한 달에 8번을 타는 거에요. 그 비용만 지원해 주면 되니까 경제적입니다. 비용 분석은 지금 진행 중입니다.


[##_1C|1046293063.jpg|width=”500″ height=”333″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마중버스_##]

윤: 처음 시도했던 나주시장은 택시가 대중교통수단이 아닌데 지원 수당을 준다고 해서 선거법 위반으로 제기되었습니다. 현재는 다른 곳에서도 하는 것을 보면 큰 문제가 없는 것 같습니다만 진행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는지요?

복: 저희 마을 택시는 버스 환승지까지만 운영을 하고 있어서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시행하려고 한 버스 단일요금제 관련해서는 생활권이 연결된 주변 도시에서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조례를 제정해서 제도적으로 완벽하게 준비한 후 하반기부터 시행하려고 합니다.

윤: 버스나 택시도 인근 시가 연계가 안 되어 있는지요?

복: 아산은 당진, 공주, 평택, 천안 4개 시군이 생활권으로 묶여 있는데, 아직은 단일 요금제가 적용이 안 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버스를 이용하는 분들이 다 서민이잖아요. 우리는 환승하고 단일 요금제를 도입하려고 하는데, 천안시는 우선순위가 여기에 있지 않기 때문에 약간의 충돌이 있습니다.

윤: 실개천 사업과 저탄소 녹색도시 추진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복: 실개천 살리기 운동의 경우에는 주민들이 하천정화활동, 수질정화식물 식재, 친수 휴식 공간 조성 등을 통해서 내 마을에 있는 작은 실개천을 가꾸는 것입니다. 실개천을 살리는 것뿐만 아니라 이러한 성과가 바로 나오다보니 주민들 스스로 주민참여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데 이것 또한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으로 에너지 부분에 있어서 동사무소 하나를 태양광과 지열을 이용해서 에너지 자립형 동사무소로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상징적인 의미도 있고, 앞으로 공공기관이나 마을회관, 경로당을 신축할 때 반드시 지열, 태양광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할 것입니다. 사실 경로당, 마을회관의 경우에 멋들어지게 지어놓고 전기세가 없어서 못 쓰는 곳이 굉장히 많거든요. 작년에 1호 친환경 경로당이 만들어졌고 앞으로는 개보수나 신축을 할 때 신재생에너지를 쓸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경찰대학이 만들어지면서 이주자 단지가 생기고 귀농귀촌 사업의 일환으로 송악면에 전원 마을 개발 사업을 하는데, 이 두 마을을 친환경 마을로 만들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친환경 주택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마을로 확대하려고 시범적으로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잘 왔구나 할 때까지

윤: 2년 반 동안 시정을 이끌어 오신 소감과 다른 회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복: 단체장이라고 하는 자리가 실적이 바로 확인되는 자리이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자리입니다. 저는 민선 5기 임기동안 눈에 띄는 성과를 남기는 것 보다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지역발전을 위해 징검다리 역할을 제대로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사실 아산시처럼 성장하고 있는 도시가 갖고 있는 현안들은 굉장히 복합적이고 여유가 없어서 주마가편을 해야 되는 상황입니다.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더 빠른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그와 동시에 현재의 설계가 앞으로도 제대로 된 성장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정신적인 부담이 많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예전에 국회의원 생활을 잠깐 했을 때보다 훨씬 더 보람이 있습니다. 국회는 입법을 하거나 행정을 견제하는 것이 집단으로 표현되고 성과가 더디게 나타나는 반면, 단체장은 오롯이 개인의 행적을 볼 수 있고 곧바로 성과가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분들에게 말씀을 드리는 것보다 제 스스로 돌아봤을 때 그래도 이만큼 내가 길을 잘 왔네. 이런 평을 내리고 싶습니다.

윤: 바쁘실 텐데 긴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행: 윤석인 (희망제작소 소장)
정리: 송정복 (기획홍보실 선임연구원  wolstar@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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