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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홍일표(희망제작소 선임연구원,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시거센터 방문연구원)

워싱턴 싱크탱크들 사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연구주제를 손꼽아 본다면 중동과 이라크 문제가 지난 몇 년간 가장 큰 관심을 받아 왔다고 할 것이다. 수많은 군사전문가, 지역전문가, 외교정책전문들이 수렁에 빠진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전략을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쏟아 내 왔다. 부시 행정부 자체도 다른 문제에 대해선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이스라엘, 시리아 최근에는 이란까지 거의 모든 외교 및 군사역량을 중동 지역에 집중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세계 유일 초강대국으로 오랫동안 군림할 것만 같았던 미국의 위상은 오히려 더욱 추락하기 시작하였고, 오히려 중국과 러시아, 인도 등은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으로 급젹하게 성장하였다. 특히 “중국의 부상(the Rise of china)”은 조만간 “미국-중국” 양대 강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은 더 이상 낯선 것이 아니다(필자는 이미 <글로벌 브레인 투데이>에 지난 2007년 11월 14일 [미국 싱크탱크들의 중국 연구 열풍 : ‘위협’과 ‘협력’, ‘의심’과 ‘기대’의 공존](http://old.makehope.org/report/thema/brain/interviewview.php?id=15&cate_key=2&st=15&srh_key=&srh_value=)이라는 글을 통해 미국 싱크탱크들의 중국연구의 현황과 문제점, 전망을 짚어본 바 있다).

필자는 지난 2월 19일, 중국 인민대학(人民大學) 국제관계학과 교수이자 현재 브루킹스연구소 북동아시아정책연구센터(Center for Northeast Asian Policy Studies) 방문연구원으로 워싱턴 디씨에 머물고 있는 팡쫑잉(Pang, Zhongying) 교수를 만나 미국 싱크탱크들의 중국 연구에 대한 중국 연구자의 시각, 중국 싱크탱크의 현황과 쟁점들에 듣는 시간을 가졌다. 팡쫑잉 교수는 현재 중국 인민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이며, 인민대학교 국제대학원 글로벌 스터디 센터(Center for Global Studies) 소장을 맡고 있다. 그는 글로벌 정치경제, 지역이슈, 중국외교정책 등을 전공하고 있으며, 북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중국의 외교정책, 동북아시아 지역질서 재구성 등의 관한 중국 최고 연구자 가운데 한사람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브루킹스연구소에 머무는 동안 북핵문제 해결을 포함한 한반도 정세에 관한 저술을 준비하고 있다(그의 자세한 이력은 브루킹스연구소 북동아시아정책연구센터 홈페이지(http://www.brookings.edu/experts/pangz.aspx)를 참조).

인터뷰는 그의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실에서 약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되었고, 전체 인터뷰 분량이 다소 긴 관계로 2회에 걸쳐 소개할 것이며, 첫 번째 글에서는 주로 중국 싱크탱크의 현황과 특징을 다룰 것이다.
”?”홍일표(이하 홍) : 팡쫑잉 교수님, 오늘 이렇게 시간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그동안 미국 싱크탱크들이 정책결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연구를 수행해 왔고 조만간 그에 관한 책도 출판될 예정입니다. 저의 그 다음 연구과제는 미국 싱크탱크들의 동아시아 연구의 현황과 특징을 분석해 보는 것입니다. 특히 최근 미국 싱크탱크 세계에서 중국 연구는 ‘열풍’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팡교수님께서는 현재 브루킹스연구소 방문연구원으로 소속되어 있으신만큼 이런 미국 싱크탱크들의 중국 연구 실태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시고 계실 것 같습니다. 우선 미국 싱크탱크들의 ‘동아시아 연구’ 동향에 대한 팡교수님의 전반적인 견해를 말씀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팡쫑잉(이하 팡) : 홍박사님, 저 역시 이런 시간을 갖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홍박사님께서 말씀해 주신 것처럼 이곳 워싱턴 싱크탱크들의 중국 연구는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질문하신 ‘동아시아 연구’ 동향에 대해 말씀드려 보자면, 저는 연구주체에 따라 크게 둘로 나눠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미국 싱크탱크나 대학에 소속되어 있는 미국 현지의 연구자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과 달리 저처럼 동아시아 각국에서 미국에 일시적으로 체류하고 있는 방문연구원들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각국의 연구자들만이 아니라 영국이나 러시아의 동아시아 연구자들도 포함됩니다.

먼저 저나 홍박사님과 같은 방문연구자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관찰자”의 시각으로 워싱턴 싱크탱크 세계나 미국 학계를 바라보고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어떤 이슈들이 이곳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의제가 더욱 큰 관심을 끌게 될 것인지, 왜 특정한 주제들에 대해 미국 현지의 학자들이 더 흥미를 갖고 있는지 등을 살피게 됩니다. 반면, 미국 현지의 연구자들, 특히 싱크탱크 소속의 연구자들은 선거나 일상적 정책과정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자 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차이가 난다고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브루킹스연구소의 몇몇 연구자들 또한 민주당 오바마 후보나 클린턴 후보에게 정책자문을 해 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하는 것 자체가 미국 시민으로서, 나아가 싱크탱크 소속 연구자로서의 역할이기도 한 것이죠.

그렇다면 저와 같은 방문연구자들의 역할은 미국과 소속 국가의 동아시아 연구의 가교 역할, 두 학문공동체 사이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2년 전에 중국 베이징에 브루킹스연구소의 사무실을 열었습니다. 칭화대학교와의 공동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형식인데, 브루킹스연구소 내에도 중국연구센터(John L. Thornton China Center)가 운영되고 있지요. 브루킹스연구소는 이를 매개로 하여 동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연구소의 정책적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자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싱크탱크들이 지구적 규모의 영향력 확대, 역할 강화를 추구하는 것의 대표적 사례라 할 것입니다. 현재 브루킹스연구소는 카타르 도하(Doha)와 중국 베이징에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중국의 브루킹스연구소는 중국의 민주화, 외교정책, 기후변화 등 굵직굵직한 쟁점들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중국과 동아시아 각국으로 브루킹스연구소의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있어 과거 브루킹스연구소의 방문연구원으로 참여했던 이들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브루킹스연구소의 북동아시아정책연구센터는 지난 10년간 매년 중국, 홍콩, 대만, 일본, 한국, 그리고 가끔 러시아에서 1명씩의 방문연구원을 받아 왔고, 이들은 이미 상당히 중요한 동아시아 지역연구 네트워크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동문회 네트워크”라 할 수 있지요. 실제로 매년 <브루킹스 동문 컨퍼런스(Brookings Alumni Conference)>가 나라를 달리 해가며 개최되고 있고, 이는 브루킹스연구소의 동아시아 연구 역량을 강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듯이 브루킹스연구소에는 중국연구만을 별도로 담당하는 <손튼 중국 센터>가 있고, 여기와 북동아시아정책연구센터가 공동으로 연구나 행사를 수행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중국연구와 관련해서는 이 두 연구센터 사이에 약간의 중복이 있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북동아시아정책연구센터의 경우 동아시아 ‘지역’ 차원의 이슈를 주로 다루고 있고, 중국센터는 대체로 중국의 국내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북동아시아정책연구센터에서는 북핵문제, 중국와 대만의 양안문제, 중일관계, 지역의 협력과 경쟁, 자유무역협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의 역할과 전망 등이 중요한 연구과제로 다뤄지고 있는데 반해, 중국센터에서는 중국의 지속가능한 발전, 중국의 국내정치, 예를 들어 17차 중국공산당대회에 대한 분석, 경제전망 등에 주목하고 있지요.

”?”홍 : 중국 베이징에 개설된 브루킹스연구소 사무소가 활발한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자신들의 연구결과를 외화하고 있는가요. 다시 말해, 중국의 브루킹스연구소는 어떻게 정책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요?

팡 : 물론 그들의 활동양식은 이곳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컨퍼런스를 열고,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해서 연구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지요. 하지만 중국에서 브루킹스연구소가 갖는 정책적 영향력이라고 하는 것은 아직은 초보단계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중국 싱크탱크들 일반의 정책적 영향력이 미국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홍 : 그러면 주제를 바꿔서 중국 싱크탱크들에 대한 말씀을 들어 봤으면 합니다. 제가 아는 한에서는, 중국에 많은 싱크탱크들이 있지만 그들 대부분은 중국 정부부처나 공산당의 영향 하에 놓여 있는 것들로 미국에서 말하는 ‘독립적 민간 싱크탱크’들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팡교수님께서는 본인이 중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셨던 경력도 있으신 만큼 이 문제에 대해 잘 설명해 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팡 : 홍박사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중국의 싱크탱크들은 기본적으로 “반관(半官)”의 싱크탱크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무엇보다 그들의 재정구조가 거의 전적으로 정부부처나 공산당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부처나 공산당, 국무원 등은 싱크탱크들이 생산한 연구성과들을 많이 참조하고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미국식 싱크탱크”와 유사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싱크탱크 공동체(think tank community)”의 존재를 말하기도 곤란합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싱크탱크들에서도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어떤 분야는 이미 변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보다 ‘독립적’인 연구를 강조하는 싱크탱크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싱크탱크들의 상호협력이나 상호연계가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보다 정책지향이 강한 싱크탱크들과 학술지향이 강한 싱크탱크들 사이에서도 공통된 연구주제에 대해선 긴밀한 협조를 통해 연구가 수행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홍 : 그렇다면 현재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싱크탱크라고 한다면 어떤 곳들이라 할 수 있는지요?

팡 : 가장 대표적인 싱크탱크로는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China Institute for Contemporary International Research, http://www.cicir.ac.cn/en/item/item01.php)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이곳에는 연구원만 모두 300명이 넘고, 미국연구소, 일본연구소, 세계경제연구소 등 산하 연구소만 7개나 됩니다. 이외에도 한반도 연구, 라틴 아메리카 연구 등을 담당하는 연구부서가 3개, 종족문제, 제3세계문제, 지구화 등을 연구하는 센터가 10개 등 규모나 영향력이 미국의 대형 싱크탱크들에 뒤지지 않을 정도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중국사회과학연구원(Chinese Academy of Social Science, http://bic.cass.cn/English/InfoShow/Arcitle_Show_Cass.asp?BigClassID=1&Title=CASS)을 들 수 있습니다. 현재 연구원에는 31개의 산하 연구기관과 50개의 연구센터가 소속되어 있고, 3천명에 가까운 전문연구자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도 현재 지구화, 금융, 거시경제, 국제관계, 세계경제와 정치 등 다양한 분야가 연구되고 있으며, 영향력으로 보면 최고 싱크탱크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홍 : 그러면 이들 싱크탱크의 연구원들은 대부분 박사학위를 갖춘 이들인가요? 이들에 대한 사회적 대우나 평판은 어떻습니까?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연구자들 대부분은 대학교의 교수가 되기를 원하는 분위기라 할 수 있습니다만.

팡 : 중국의 개혁?개방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1990년 이전까지 이들 연구소 연구원들은 대체로 학사나 석사 학위 정도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박사학위소지자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상황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중국 내 명문대학 박사학위 소지자는 물론 미국이나 해외 유수 대학 박사학위 소지자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들이 연구원이 되길 희망할 경우 100% 채용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싱크탱크 연구원에 대한 사회적 평판이나 영향력과 관련해서는 연구자 개인에 많이 달려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CICIR)이나 중국국제안보연구소(China Institute for International Security, www.ciis.org.cn, CIIS), 중국사회과학연구원(CASS) 등은 중국 최고 싱크탱크들이며 영향력도 큰 편입니다. 이곳 연구원들에 대한 평판도 높지요. 하지만 새롭게 생겨난 작은 싱크탱크들 경우에는 영향력도, 평판도 그리 높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제가 전에 책임을 맡았던 남개대학교 글로벌연구센터(Center for Global Studies)와 같이, 비록 작고 새로 생겨난 연구소라고 하더라도, 기후변화, 환경, 안보 등 새롭게 등장한 뜨거운 이슈들을 다루는 연구소일 경우에는 영향력이 큰 경우도 있습니다. 기존 싱크탱크들의 경우 큰 덩치 때문에 쉽게 새로운 이슈들을 따라가지 못하는 측면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중국 싱크탱크들은 정치적으로, 재정적으로 국가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일 수는 없는 현실입니다. 국가로부터 지원이 없으면 생존 자체가 도전을 받는 형국이지요. 이런 관계는 비단 정부 부처들과 연계된 싱크탱크들만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 중국인민해방군 등과 연계된 싱크탱크들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홍박사님이 속해 계신 조지워싱턴 대학교의 대표적인 중국연구자인 데이빗 샴버우(David Shambough) 교수 등이 중국 싱크탱크를 연구한 논문에 따르면, 대학 소속의 싱크탱크, 중국사회과학연구원 소속 싱크탱크, 인민해방군 연계 싱크탱크, 정부부처 연계 싱크탱크, 공산당 연계 싱크탱크 등 5가지로 분류되고 있는데 제가 볼 때 그것은 매우 정확한 관찰인 것 같습니다.

중국 싱크탱크 연구자들에 대한 평판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려 보자면, 역시 개인에 따라 차이가 많은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이는 싱크탱크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몇 개의 싱크탱크에 동시에 소속되어 있기도 하는 등 다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싱크탱크 소속 연구자와 대학교수 일반에 대한 사회적 대우나 평판을 비교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다만, 대학교수에 대한 대우가 점차 높아져 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과거 ‘문화혁명’을 거치면서 대학교수의 지위가 크게 추락했었던 것이 점점 그 권위와 가치가 높아져 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지식인의 지위가 다시 “복원”되고 있는 것이죠.

(이하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