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합니다. 그리고 다짐합니다
– 문재인(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안녕하십니까.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문재인입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이하여 304명의 꽃다운 희생자들을 마음 깊이 추모합니다.
9분의 실종자들도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되돌아오기를 희망합니다.
1년이 지났지만 세월호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채연이 아버지는 딸이 다시 살아 돌아올까 싶어 아무것도 정리하지 못한 채 책상을 쓰다듬으며 1년을 보냈습니다. 주아는 학생증이 든 지갑을 양손에 꼭 쥔 채 발견되었는데, 주아 어머니는 자신을 찾으러 헤맬까봐 그랬다고 생각하십니다. 승현이 아버지는 60kg짜리 십자가를 메고 한여름 뙤약볕 아래 900km를 걸었습니다. 배타기 싫다던 손녀딸을 달래 세월호를 태워 보냈던 지윤이 할머니는 지금도 지윤이가 죽은 것이 자신의 탓인 양 가슴을 치고 계십니다.
1년이 지났지만 세월호는 여전히 바다에 갇혀있습니다.
유가족들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함께 9명의 실종자들을 지난 1년간 기다렸습니다. 다윤이, 영인이, 은화, 현철이, 혁규, 고창석 선생님, 양승진 선생님, 권재근님, 이영숙님은 아직도 차디찬 바다 속 세월호에 갇혀있습니다. 기울어진 배에서 구조되길 기다리던 9명은 지금 이 순간에도 구조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4월 16일 그날 이후 일상의 소중함을 더욱 깨닫습니다.
“학교 다녀왔습니다”, “어서 와서 손 씻고 밥 먹으렴” 일상의 평범한 대화이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에게는 간절한 소망이 돼버렸습니다. 까르르 웃으며 책가방 메고 지나가는 여학생들, 친구들과 떡볶이를 사먹으며 장난치는 남학생들, 이런 일상의 모습들이 세월호 유가족들에게는 사무치는 그리움이 되어 눈물로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들의 행복한 일상을 지켜주는 것입니다.
돈보다 사람의 가치를 앞세우고 국민의 생명을 무엇보다 소중이 여기는 안전한 나라만이 국민의 일상을 지켜줄 수 있습니다. 9명의 실종자들을 위해서라도,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을 위해서도 세월호는 반드시 인양되어야 합니다. 통곡의 바다에서 진실을 건져 올려 안전한 대한민국, 돈보다 사람이 먼저인 사회로 거듭나야 합니다.
새월호 이후 우리는 모두 세월호의 유족입니다.
아직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습니다. 무엇하나 밝혀진 것도 없습니다. 단하나의 기적도, 단하나의 변화도 만들지 못한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부입니다. 사람이 먼저인 대한민국으로 개조될 때까지 우리는 세월호를 결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른들의 욕심과 무책임으로 인해 국화꽃 한 송이가 된 우리 아이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꿈과 희망을 잃지 않겠습니다. 돈보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꼭 만들어내겠습니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다짐합니다.
희망제작소는 더 많은 기억으로 더 많은 힘을 모으기 위해 많은 분들에게 <0416 잊지않았습니다>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정당에 관계없이 많은 정치인분들께도 참여를 요청드렸으며, 그 중 문재인 님(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의 글이 제일 먼저 도착하여 소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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