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민선6기 지방자치단체장 56명,
희망제작소와 함께 지방자치 희망지도 만들기 힘찬 발걸음

세월호 참사 이후 보여준 중앙정부의 모습은 참담했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는커녕 무책임하고 끼리끼리 이익을 나누기에 혈안이 된 관피아, 무능력한 방관자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지방정부는 어떨까. 지방정부 역시 과거엔 크게 다르지 않았을 테지만, 지방자치를 혁신하기 위한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희망제작소가 지방자치단체장과 함께 뭉친 것이다.

지난 7월 11일 오후 민선6기 시장·군수·구청장 56명은 희망제작소(소장 윤석인)와 함께 서울 강동아트센터에서 ‘민선6기 목민관클럽 출범 총회 및 기념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하여 박철환 해남군수, 이홍기 거창군수, 이병선 속초시장 등 전국에서 모인 시장·군수·구청장 36명과 관계 공무원 70여 명이 참여했다. 먼저 총회에서는 김생기 시장(정읍시), 김선교 군수(양평군), 유종필 구청장(서울 관악구), 차성수 구청장(서울 금천구), 홍미영 구청장(인천 부평구)을 공동대표로 선출하고, 홍 구청장을 상임대표로 호선하였다. 아울러 사무총장과 분과위원회를 신설하여 운영을 활성화하기로 하고, 민선6기 주요 사업방향 등을 논의하였다.

목민관클럽은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과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추구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정책연구와 소통모임이다. 희망제작소가 정책연구기능이 취약한 지방자치단체를 지원하며, 지역혁신을 함께 추진하기 위해 제안해 만든 모임으로 지난 2010년 9월 7일 창립하였다. 민관이 만난 목민관클럽은 탄생 자체가 혁신이었다. 민선5기 47명 회원으로 시작한 목민관클럽은 마을만들기부터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 주민자치, 일자리 창출, 공공갈등 조정, 평생학습을 통한 사회적 자본 육성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현장을 누비고 서로 배웠다. 덕분에 민선5기 지방자치는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주민참여가 확대되고 행정의 투명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민선5기 성과들은 지역을 바꾼 77가지 혁신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렇게 목민관클럽이 지방자치 혁신의 소통창구로 알려지면서 민선6기에는 56명의 회원이 참여했다. 기존회원 34명에 새롭게 22명이 가입했는데, 신규 회원 중 4명은 재선 단체장이다. 그만큼 목민관클럽이 지방자치혁신 흐름에 주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다. 아울러 박원순 서울시장 외에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광역단체장이 참여하면서 지방자치 혁신 흐름이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나 깨나 사람 존중, 시민중심

기념 세미나에서는 이재은 교수(충북대, 희망제작소 재난안전연구소장)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표가 이어졌다. 재난 안전과 민선6기 지방자치 방향이라는 각각 다른 주제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 존중을 최고의 가치에 두고 시민과 협력하는 행정을 제시하는 공통점을 보였다.

‘우리 지역 안심마을 만들기’ 발제에 나선 이재은 교수는 ‘위기관리는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라며, “세월호 참사에서 보여주듯이 박근혜 정부의 국가 안보 개념은 전통적인 군사 안보에 머물러 있는데, 시급히 국민의 생명, 사회 안녕, 환경 보존 등이 포함된 포괄적 안보 개념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안심마을을 만들기 위한 4가지 조건으로 가치·시민·현장·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들었다. 세월호 사건의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언딘과의 계약을 들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은 중앙정부에 있다며, “시민의 삶을 최선으로 하는 가치가 안전 시스템의 기본이다.”고 말했다. 또한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과 인간의 근원적 권리에 대한 인식이 빠져있는 시스템은 그 자체가 재앙이다”라고 언급했다.

지방정부에서 안전시스템을 만들 때, 시민의 참여와 협치는 필수적이다. 시민의 참여가 있어야지만 관료들의 무사안일주의를 극복할 수 있다. 이재은 교수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시민안전감시단, 학부모 안전관리단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현장은 공무원이 안전 매뉴얼을 지역의 특수성에 대한 고려 없이 작성하기에 강조되어야 한다. 이 교수는 공무원들이 다른 매뉴얼을 그대로 복사하여 안전 매뉴얼을 만드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강조돼야 하는 이유는 지자체가 컨트롤 타워로서 기능해야 안전사고에 대해서 보다 빠르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원순 시즌 2. 혁신과 협치

“다시 사람이 희망이며, 시민이 시장이다.”라고 운을 뗀 박원순 시장은 시민이 시장 위에 위치한 서울시의 조직도를 제시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시민을 조직도의 최상위에 위치시키고 있다며, 시민을 최고의 가치로 두는 것은 행정의 기본임을 강조했다. 이어 “혁신과 협치 두 날개의 시정이 펼쳐집니다.”라며 서울 시정을 중심으로 민선6기 지방자치 방향을 제시했다.

박 시장은 행정혁신을 위해 서울혁신기획관을 신설하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혁신 거점으로서 서울혁신파크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또한 올빼미 버스, 지하철 9호선 시민펀드, 정책박람회, 시민발언대 등 지난 경험 사례를 들며 시민과의 소통과 협력을 강조하였다. 끝으로 지역과 서울의 교류 확대를 통해 서로 상생하는 도시, 세계적인 혁신도시로 나아갈 것을 다짐하였다.


국가 대개조는 지방정부로부터

발제에 이어 민선 6기의 화두를 제시하는 시간에서도 사람중심 정책 기조는 이어졌다. 대부분 단체장들이 시민중심 행정을 강조하는 가운데 최영호 광주 남구청장은 “주민이 참여하는 시대를 넘어서 주민이 결정하는 시대로 나아가고자 한다. 사소한 골목길 문제에서부터 모든 문제를 주민들이 결정하는 실험을 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구본영 천안시장 역시 관료 중심이었던 천안시 행정을 시민중심 시민참여로 바꾸어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을 위한 행정을 지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단체장들은 지방자치의 혁신이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행복을 위한 바람직한 변화를 낳을 것임에 동의했다. 특히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세월호 사건에서 중앙정부의 한계가 드러난 만큼, 중앙정부에서 이야기한 국가 대개조의 주체는 중앙정부가 아니라 지방정부가 되어야 한다.”며 “우리가 곳곳에서 새로운 모습을 만들고 공유해보자.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내는 곳에 목민관클럽이 중심에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며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하였다.

한편, 단체장들은 지방정부의 자치권이 심하게 제약돼 있어, 새로운 사회를 위한 실험을 할 수 없다고 개탄하기도 했다. 채인석 화성시장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기관 교육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실정이다.”고 토로했다. 김윤식 시흥시장은 보육에서부터 기초연금까지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지방정부의 심각한 재정난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면서 지방정부에게 복지 재원 부담을 떠넘기는 중앙정부의 행동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단체장들은 심각한 지방정부 재정난을 해소할 수 있도록 목민관클럽에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여 대응하자고 주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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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민선6기 목민관클럽이 되길

‘지방분권, 자치혁신, 생활정치 민선 6기 목민관클럽이 만들어 갑니다.’ 민선6기 목민관클럽 출범식은 참여 단체장들의 힘찬 결의와 함께 기념촬영으로 마무리되었다.

만 19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에게 4년마다 돌아오는 지방선거. 표를 구할 땐 마치 모든 것을 다 해줄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당선된 이후에는 뭘 하는지 잘 모르는 게 현실이다. 투표 이후 우리 동네 살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무관심한 유권자 탓도 있지만, 주민들을 그저 행정수단으로만 여기는 관료주의 병폐 탓이 크다. 이런 가운데 시민중심 행정, 혁신과 협치를 앞세운 목민관클럽이 등장하였다. 민선5기 4년 동안 지방자치 변화를 위한 씨앗을 뿌렸다면 이젠 싹을 틔울 차례다. 목민관클럽이 앞장서 행정 불신을 거두고 시민과 함께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

글_ 조범근 (33기 목민관클럽 인턴연구원)
정리_ 송정복 (목민관클럽 선임연구원)
사진_ 박동명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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