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에도 ‘마음♥️’이 있나요?

유례없는 비상계엄 선포는 국가, 사회, 그리고 시민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분노와 절망 속에서도 우리는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길을 찾아야 합니다. 희망제작소는 2025년을 맞아 <민주주의X마음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광장과 일상의 경계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당신, 지금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 “역사책에서만 봤는데 계엄이라니… 너무 놀랐어요.”

😦 “때 아닌 계엄에 어처구니가 없어 웃음만 나왔어요.”

😤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본 건지 화가 나요.”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민주주의를 지킨 많은 시민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혐오와 차별, 분노의 언어들이 공적 공간을 잠식해 온 병증은 결국 내란 범죄와 친위쿠데타라는 폭력적 사태로 터져 나왔습니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이렇게까지 망가질 수 있구나.’

충격과 절망은 시민들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습니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나날 속에서 우리가 이토록 분노하고 고통받는 이유는 우리가 민주주의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소중히 여기는 것이 부서질 때, 우리 마음도 함께 부서집니다. 민주주의가 무너진 순간, 우리 마음에도 균열이 생겼습니다.

분노와 좌절이 지나간 자리에 공허함이, 때로는 민주주의에 대한 냉소와 불신이 차지했습니다. 법과 제도의 영역뿐 아니라, ‘마음’ 측면에서 민주주의를 살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거리로 나왔습니다. 연일 광장을 가득 채운 목소리는 단순히 분노의 외침만은 아니었습니다.

응원봉과 깃발, K-pop이 만든 축제와 같은 집회, 세대 간 만남을 이끈 남태령 대첩, 선결제 캠페인과 같은 새로운 민주주의의 문화는 시민들의 마음 속 희망이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이 희망은 일시적인 군중이 아닌,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단단한 연대의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 마음은 보이지 않지만, 가장 깊은 내면에서 우리 일상을 추동하는 힘입니다. 그 마음들이 연결될 때, 비로소 민주주의는 살아납니다. 

희망제작소의 💞민주주의X마음 프로젝트는 바로 이 점에서 출발합니다. 상처받은 시민들의 마음을 돌보고,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들이 서로 공명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초유의 비상계엄을 마주한 그날 밤,

당신은 어떤 마음이었나요?”

민주주의 X 마음 수다방(👉참여하기)에서 함께 이야기 나눠요!

희망제작소가 던진 질문에 답하고, 다른 동료 시민들의 답변도 볼 수 있어요.🙌

함께 읽는 민주주의의 마음

현 시국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느끼고 계시는가요? 민주주의를 걱정하면서도,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절망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비통한 마음에 숨통을 틔워 줄 책 두 권을 소개합니다.

 왜 민주주의에서 마음이 중요한가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파커 J. 파머 지음, 김찬호 옮김, 글항아리, 2012.

민주주의 체제는 긴장과 갈등 없이 성립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민주주의의 마음은 낯선 사람을 환대하는 마음이어야 합니다. 다름을 ‘비정상’으로 규정하고, 상대방의 논리에서 허점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대신 조금 다른 방법을 취해볼 수는 없을까요.

저자는 민주주의의 마음에 습관을 길러보자고 제안합니다. 우리가 이 안에 모두 함께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이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긴장을 끌어안자고 말입니다. 현대사회에서 개인이 느끼는 비통함의 근원은 각자 다르고, 종종 모순적입니다.

내가 가진 마음이 부드러울 때, 그것은 나와 내 이웃, 세상의 고통을 끌어안고 ‘깨져 열릴’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마음이 부서져 열릴 때 비로소 솟아나는 선량한 힘을 역설합니다. 현대 정치에 상처받은 마음이 중요한 이유와 여전히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인지 환기합니다.

사회심리학자의 눈으로 본 극단주의의 실체

<그들은 왜 극단적일까> 김태형 지음, 을유문화사, 2019.

혐오와 차별이 공적 공간마저 잠식한 오늘입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기사 댓글에서는 매일 난투극이 벌어지고, 알고리즘을 따라 유입된 정보는 사실 인지도 불분명합니다.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과만 소통하며 편향은 공고해집니다.

결국, 우리는 사실이 아닌 ‘내가 믿고 싶은 것’을 믿게 됩니다. 이 책이 말하는 ‘극단주의’란, 비이성적 믿음에 사로잡혀 세상을 내 편과 네 편으로 이분화하는 태도입니다. 내가 옳다는 것을 지지하는 것에서 나아가,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타인에게 강요하는 것이죠. 극단주의는 마치 광신과도 같아서, 때론 약자로 하여금 스스로 자신을 이용하는 강자에 굴종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가 ‘극단주의 없는 미래’를 그릴 수 있을까요. 저자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고 합니다. 소득격차를 줄이고, 공정한 기회를 마련하고,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자와의 소통을 통해 ‘배제의 감각’을 줄이자고 말입니다. 우리가 걸어야 할 미래와 그 미래를 그리기 위해 필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을 던집니다.

글: 이채윤 희망제작소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