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1.

2007년 봄, 사회창안센터에는 버스전용차선에 대한 두 가지 아이디어가 올라왔다.

[아이디어 1] 버스전용차선 택시와 공용 사용 제안

버스 전용 차선을 택시와 공용으로 사용하여 영업 업무에 효율을 주도록 하고, 택시 타고 가는 시간 절약과 택시비 절감 효과를 통해 이용자들의 편의를 증진시키고자 함.
택시에 버스 전용 차선을 개방한다고 하여도 버스의 수익성에는 별로 차이가 나지 않을뿐더러 택시 하는 분들에게 사납금 맞추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되고 서로 조금씩 도움을 줌으로써 택시 하는 분들의 불만을 해소 할 수 있음. 항상 버스를 타고 다니는 사람으로서 버스 전용 차선이 효율적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제안하는 바임.

[아이디어 2] 강남 버스전용차선 확대 필요

중앙버스전용차선에 대한 이견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반의 정책 혼선 등이 완화되고 환승 구간이 정비되고 있는 상황에서 버스이동시간이 빨라지고 버스, 자가용간의 이동공간이 구분되어 사고위험도 적어지는 추세입니다.
… 강남 버스전용차선 확대는 강남 자가용 운전자의 과밀을 일정 정도 억제해 주는 효과를 가질 수 있습니다. 강남 중앙버스전용차선은 버스의 원활한 운행과 출퇴근 소요시간의 감소를 가져올 것입니다. 따라서 강남의 현재 버스, 자가용이 혼재되어 복잡하기 그지없는 교통상황에서 버스탑승자의 확대를 가져올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유류소비 감소로 이어질 것입니다.

두 아이디어는 동일한 버스전용차선에 대해 다른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이디어 1은 “택시도 버스전용차선을 이용하자”는 주장이다. 택시가 버스전용차선을 이용해도 버스업자에게는 큰 불이익을 주지 않을 것이라 얘기한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버스전용차선이 제 기능을 다 할 수 있을까?
아이디어 2는 버스전용차선을 확대하자고 주장한다. 그럼으로써 버스의 원활한 운행과 출퇴근시간의 감소, 그리고 강남의 자가용운전자의 과밀을 억제할 수 있다고 한다.

과연 버스전용차선은 어떻게 운영되어야 할까?

#2.

2008년 11월 27일 늦은 저녁 7시 희망제작소에서 열린 [일상적 공공 철학하기 모임] 두 번째 시간의 이야기 주제는 ‘공익과 사익의 구별’이었다. 희망제작소 사회창안센터에 제안되는 많은 사회창안 아이디어 속에서 사익과 공익을 구분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1’에서 보았듯이 같은 사건을 두고도 사람들의 생각은 다양하게 엉켜 있기 때문이다.

이런 다양한 시선과 가치의 중첩 속에서 사회창안센터가 추구하려는 공익적 가치는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일상적 공공철학하기 두 번째 모임에서는 이런 고민을 가지고 아이디어 속에 숨어 있는 공익적 가치와 사익적 가치를 찾아내는 작업을 시민들과 함께 진행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사람은 시민평가단으로 활동하는 벤허, 박문수, 왕회장님(이상 닉네임). 모임을 이끈 박문수 님은 버스전용차선의 공공성에 대한 설명으로 모임을 시작했다. 버스 전용차선이 가지는 공공성은 어떻게 봐야할까? 대중교통의 범위는 그럼 어떻게 될까? 택시가 버스보다 공공성이 떨어질까? 참가자들은 박문수님의 문제제기에 공감하며 하나둘 의견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 택시는 대중교통일까?

참석자들은 버스전용차선을 설치하는 것,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들보다 많은 혜택을 누린다고 해도 이는 옳다는 데에는 다들 동의했다. 그러나 택시를 바라보는 시각은 조금씩 달랐다. 택시가 대중교통이라면, 택시도 전용차선을 버스와 함께 이용해야 하지 않을까?

한 참석자는, 택시는 자가용과는 달리 별도의 공공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 예로 최근에 몇몇 지방자치단체에서 택시를 관용차로 이용하는 ‘업무택시제’를 도입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업무택시제는 지방자치단체, 그 산하기관 등에서 1인 이상 출장 갈 때 관용차 대신 브랜드 택시를 이용하고 전용카드로 결제한 뒤 월별로 후불정산 하는 제도다.

그러나 버스전용차선에서도 택시의 공공성이 버스만큼 발현될 수 있을까? 만일 택시와 버스가 동시에 하나의 전용차선을 이용하게 된다면, 버스의 편리성과 신속성이 저하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즉 버스전용차선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 택시가 버스전용차선을 이용한다면 득일까? 실일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이도 있었다. 버스전용차선의 차선수를 더 확대(1차선→ 2차선)하고, 버스전용차선을 대중교통전용차선으로 해서 버스와 택시가 함께 이용하게 하자는 의견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 제안 역시 문제해결의 만능 열쇠가 될 수는 없을 것 같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판단기준이 필요하다. 참석자들은 ‘공익과 사익의 구별’이 하나의 판단기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과연 참석자들은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참석자들은 대체로 버스전용차선을 택시가 이용하는 것에 반대의 입장을 나타냈다. 버스전용차선에서는 택시의 공익성이 버스의 공익성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 때문이었다.

사실 이날 모임에서 가장 중요한 결론은 ‘공익’이라는 기준이 사회창안 아이디어를 바라보는데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많은 공감을 나누었다는 점이다. 얼핏 보면 쉬울 것 같은 공익과 사익의 구별도 생활 깊숙이 들어가서 살펴보면, 이렇게 그 구별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생활 속의 공익과 사익 구별하기’가 사회창안 아이디어를 바라볼 때도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음을 느낀 것은 물론이다.

* 모임안내 *

일상적 공공철학하기 세 번째 모임을 안내해 드립니다.

일시 : 2008년 12월 4일 (목) 늦은 7시
장소 : 종로구 수송동 안국역 6번출구 희망제작소 5층회의실

주제는 “좋은 공공활동에 대해 이해하기” 입니다.

– 공공활동가는 어떤 사람을 말하며, 그는 어떤 철학을 가지고 활동해야 할까요?
– 공공활동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요?
– 무엇이 인간 존중의 공공활동이고, 어떤 것이 공공의 이익이고 사익인가?

관심 있으신 분은 아래에 첨부한 [생각할 거리]를 읽고 오시면 됩니다.

** 희망제작소 사회창안센터는 일상적 공공철학하기를 통해서 그동안 소홀히 했거나, 쉽게 지나쳤던 기본적인 물음에 대해서 사회창안을 아끼는 많은 분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 같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기를 희망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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